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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9호 - 2023.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희망을 벼리는 건 그 힘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희망이 발하는 것을 목격해왔다.”
“비틀거리고 좌절했으나 끝내 포기하지 않던 힘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이 되었다. 그리고 내일을 열 것이다.”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묵묵히 일상을 쌓아가길 바란다.”
“앞이 될 수 없다면 곁이, 곁이 어렵다면 맨 뒤라도 함께하길 바란다.”
“그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우리, 사라지지 말자.”

어제와 오늘
사이에 유격이 클 때
꿈에 깃들지 못한 채로 내 주변을 맴돌던 악몽이
눈뜬 아침을 가엾게 내려다볼 때
* 유격1 (裕隔) [명사] 기계 작동 장치의 헐거운 정도.

‘불구하고’
그새 또 잊고 어제 잠시 샌드위치를 사고 싶었다
거의 살 뻔했다
애도할 줄 모르는, 플라스틱에 싸인 것을

그 모든 시간이
나의 선택이었다고

있는 힘을 다하여 3월이 왔다
살아 있는 모두가 3월에 도착했다
봄이 아니랄 수는 없을
이제 3월
그저 신을 신고 나가서
있는 힘을 다해 땅을 밀면
몸이 앞으로 나갈 것이다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더 망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건
여전히 희망일까,
낱낱이 찾아낸 시간차 절망일까
아무도 만세를 부를 것 같지 않은 날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