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묻다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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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잔잔한 일상과 심리에 대해 귀 기울여 듣는 기분이다가, 이제 겨우 30여 쪽이 지났는데 같은 방식으로 두 건의 사망이 발생했다는 생각이 들어 화들짝 놀랐다제목의 묻다가 장소가 앞에 나오니 땅에 무엇인가를 묻는 일이겠지만어쩌면 질문을 묻다란 중의적 표현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이런 전개라면 땅에 묻는’ 사건이 더 발생할 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내가 그런 존재라는 막연한 의식만 있었지 구체화되지 않아 

그것을 소리 내어 누구에겐가 표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에 타인에 대한 방어의 몸짓으로서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소아정신과 선생님이 의심할 만큼 지극히 내성적인 데다 더해서 의도적으로 소리 자체를 내지 않았더랬다.

 

주인공 민주의 시간을 따라가면서 읽는 것이 쉽지가 않다태어나면서부터 어떤 식의 상처를 이미 받았고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 이어지지만아이는 마치 트라우마에 걸린 당사자처럼 조심스럽게 성장한다지극한 사랑을 주는 대상도 있지만 그 결합은 탄탄하지만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어린아이가 화자로 묵직한 사건의 한 가운데에 있을 것 같아 자주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평범한 타인뿐이 아니라 전문가인 의사를 완벽하게 속일 만큼 영악한 괴물이 되어 버린 이유를 

스스로 합리화하자면 고모와 고모부고종사촌 언니 둘, 4명의 식구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정확하게 두 개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굳이 표현하면 환희와 환멸이었다

어린 나의 정서는 어디로 향해야 했을까?


민주와 민주의 친부모이들의 사연을 알고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향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설명되어야 한다하지만 저자는 현상만을 반복해서 묘사하고 감정의 색깔조차 조심스럽게 혹은 흐릿하게 두고 있어서 원인을 짐작하거나 추리해내기가 막막하다.

 

내가 알아서 안 되는 일이 뭘까?’

 

그녀는 무엇을 의심하는 건가?

 

나의 부모는 누구고 왜 고모네 집에서 살게 되었고 고모부는 왜 나를 그다지도 미워했나?

 

아이는 자라고 변하게 마련이라 어느 덧 민주는 말도 하고 감정 표현도 하고 학교생활은 기대 이상으로 무탈하고 평범하게 한다단짝 친구도 생기고 미래와 꿈을 이야기하기도 한다실패하는 법 없이 진학하여 대학에 간다심지어 동아리활동도 즐겁게 하고 사랑에도 빠진다이렇게 지내는 동안 더 이상 어디에도 묻을’ 일은 일어나지 않고어린 민주에게 드리웠던 심적 고통과 어둠이 흩어진 것만 같아 한참을 마음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고모 집에서 사는 동안 나의 머릿속에는 항상 암울함과 더 알아서는 안 되는

그래서 스스로 알려는 노력 자체를 안 하고 싶고 어둠으로 숨기려는 기운이 늘 존재했다.

 

교감이라는 건 영혼이 서로 교통한다는 말인데 

피차에 자신이 가지고 이는 비밀을 상대방에게 들키기 전에 말머리부터 돌려야 하는 운명이라면 

차라리 입을 열지 않는 것이 현명하리라는 걸 서로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평화의 시간들은 민주가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해서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는 고모의 닫힌 입과세상에서 유일하게 애정과 신뢰를 느끼는 대상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아이의 타협과 유예로 유지되는 아슬아슬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날의 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하잖아?”

 

질문은 민주의 마음에서 떠난 적이 없고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놀랍게도 이런 영향력은 살아 있는 것으로 결국 밝혀진 민주의 생부와 그가 신출귀몰하게 오랜 세월 제공한 물리적 뒷바라지를 포함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사연에서 으레 동반될 감동적이거나 희생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는 점이 특이하게 느껴졌다문학에서 어떤 신파나 감동을 최우선으로 삼거나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비극적 역사나 환경과 맞물리는 사연들이 등장하는 소설 속에서 이토록 건조하고 사무적인 관계 역시 놀랄 만큼 생경하다저자의 스타일일 수도 있지만저자가 주목하는 것이 다른 부분일 거란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의 등이 깜깜한 산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목도하고 나도 모르게 그에 대해 연민이 생겼다

동질감이었다

다음에는 분노했다

나는 산으로 그를 따라가 묻고 싶었다

산속에 어느 길이 당신이 가는 또 다른 세계로의 길인가?

 

끝까지 일언반구의 설명도 없이 완전하게 부재하는 생모아이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리는 생부그리고 그 생부의 놀라운 행적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마지막 장까지 다른 비밀이 있을 거라 생각되는 고모의 행동이다그리고 밝혀진 또 다른 살인 사건들.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시장기가 몰려왔다

죽고자 하는 것과 먹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하는 것이 얼마나 역설적인 것인가를 깨닫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뭐라고 하면 좋을까역사탐사기획보도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감정이 흔들리거나 강렬한 인상을 받거나 하는 느낌이 없었다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타입의 신기한 글이다마지막까지 하나쯤은 다들 이상한 등장인물들을 추리하느라 머릿속이 분주했다그런 인간 유형들이 지극히 더 현실적인 것인가일상에서는 실제로 드라마같이 모두 다 설명되고 이해되는 그런 일들은 드문 것인가.

 

그래저 찬란한 산 중턱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내가 산다니까.’

 

유일하게 적을 두고 살아 온 집마저 타인들의 손과 발에 의해 파헤쳐지고유일하게 친밀감을 형성한 고모와도 이별하고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사람을 밀어 낼 것만 같은 곳에서 주인공 민주가 남아 있다냉장고와 창고의 식재료들만으로 그저 숨 쉬며 버티고 있다막바지에 몰려 확인해본 통장엔 따스한 체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돈이 입금되어 있고마지막 순간까지 민주는 한 번도 큰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이야기의 끝과는 상관없이 모든 것은 그대로 무등산에 묻혀 있는 것만 같다.

서늘하다 못해 손발이 시린 기분이다.

뜨거운 차라도 마셔야 속이 풀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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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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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끝이 아니다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그리고 마침내 세상을 떠났다중략부모님의 아들조부모님의 손자증조부모님의 증손자유고슬라비아의 아들인 나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우연히 독일로 피난을 왔다아버지작가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모든 게 나일까? 438

 

제목 때문이었을까이례적으로 내용이 궁금하여 활짝 펼치지 않고 표지를 한참 보았다표지의 용이 마치 인간으로서의 근원적 출신 정보를 모두 담고 있는 유전자의 형태처럼 보인다저자의 이름이 흩어지는 용의 육체 가운데에 적혀 있는 것은 어떤 고정의 의미일까아니면 꽃들이 흩어지고 날리듯 무상한 흐름의 의미일까출신으로 차별받은 선명한 기억이 없음에도 출신이라는 말이 폭력적으로 들려서 목이 막히는 기분이다.

 

할머니우리 할머니 크리스티나가 기억을 잃어가기 시작할 때 나는 기억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86

 

소천하신 조모님이 나를 손주가 아니라 재종질녀로 부르기 시작한 때가 다시 떠올랐다마치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이 문득 떠오르듯 단편파편시간의 비순차적 전개감정의 고조와 다채로운 색감들이 작법의 제한 없이 지면의 제약 없이 흘러넘친다장편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새 저자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기분에 잠시 읽기를 멈추고 긴 호흡을 하기도 했다.

 

우리를 이곳저곳으로 이끈 달콤쌉쌀한 우연들이 출신이다. 89

사람들과 아무 상관없는 소속감이 곧 출신이다. 89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사실조차 처음 알게 되었다한 세계가 그렇게 사라졌는데 내 세상엔 영원히 기억될만한 천둥번개와 같은 울림이 전해지지 않았다니한 번도 가 본적 없는 공간에 대한 향수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게도 생겨났다. ‘나라를 잃었던’ 그 시기에 내가 살지 않았음에도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배워서 알게 된 것처럼소설 속의 시대와 배경과 인물들이 자주 내가 아는 시대와 배경과 인물들을 떠올리게 했다. ‘해외 동포라는 친밀한 단어로 불리지만여태껏 잊고 살았는지 찾으려 하지 않았는지 모를 이들도 떠올랐다내게는 자주 방문해서 익숙하고 여전히 여러 좋은 친구들이 사는 독일 하이델베르크가 이민자들에게는 어떤 터전이 되었을까도 가능하면 더 정확히 생생히 상상할 수 있으면 하고 바랬다.

 

내가 만들어내는 허구의 세계는 창작인지기억으로 이루어진 열린 체계로이 체계는 실제로 일어난 일에 맞닿아 있다고. 28



이 이야기는 기억이 소멸되는 시점에서짧은 시간에 사라져버린 한 마을에서망자들의 현존에서 시작되었다. 40

 

저자의 세계는 그리움과 공상과 사색으로 가득하다그리고 이 모든 것들로 저자는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고 유지하려 한다이는 단순한 허구라 말할 수 없다내가 기억하는 지난 시간들과 함께 한 모든 이들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허구가 아닌 것처럼그 기억 속 일화들이 얼마나 미화되고 치장되고 선별되어 나에게 남아 있는 지와도 무관하게 그것들은 모두 현재의 나에게 실재하는 세계이고 내가 기억하는 한 그렇게 살아남을 것이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해서 행복해하는 사람도 드물다그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도망치는데때론 그 어떤 무엇으로부터때론 실존적 존재로부터 도망친다이처럼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건 때론 무거운 짐 같고때론 선물 같기도 하다. 86

 

목적지도 없이아직 거리 이름도 강 이름도 모르는 세상을우리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이곳엔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도우리가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167

 

무엇을 할 것인가어디에서 살 것인가는 나의 20-30대를 관통하던 가장 중요하고 고통스런 질문이었다그 둘은 때론 서로 결합되어 한 번의 결정으로 정착되기를 강요했고때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괴리로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공항만 봐도 멀미가 날만큼 세계의 절반을 돌아다녔지만 나는 결정을 하지 못하는 자신과 여지를 보여주지 않는 현실로부터 뿌리 없이 날려가듯 그렇게 도망을 다니며 시간을 견뎠는지 모른다결국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곳에서 사는 꿈을 끝없이 유예하다가어느 순간 잘 하는 일도 아닌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 모두의 고향은 우연에 의해 탄생한다. 166

 

나의 반항은 일종의 적응이었다중략그러나 소속감은 지지했다나를 원하고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295

 

나는 모국에서도 고향이 없다좀 더 정확하게는 소속감과 애정과 그리움을 느끼는 대상으로서의 장소가 없다필요할 때면 언제나 두 팔을 벌려 나를 기다려 주시던 분들이 돌아가시고 사회적 고아가 된 기분을 거듭 느끼며 가난한 어른이 되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그 때로부터 영원히 부재하나 유일하게 깊은 의미를 가지는 존재들로서 그리운 그 분들이 나의 유일한 고향이었을 지도 모른다그래서 사람을 고향으로 삼고 만 내 정서는 그분들의 세계가 사라지자 내 기억 속에 튼튼한 집을 짓지 못하고 물리적 공간마저 탄생시키기 못한 능력의 부재로 귀결되었는지 모른다.

 

분명히 내 감정은 묵직했고 읽는 내내 의미를 찾아 몰입했지만 또한 놀이동산의 조명들과 기구들과 방문객들의 반응처럼 다채롭고 떠들썩한 재미난 입말들도 상당한 분량이며, 이는 저자의 지적이고 성숙한 사고와 현실 대처에 대한 지혜로운 여유를 잘 보여주기도 한다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오랜 시간 잔잔하게 이어지는 누군가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는 특별한 경험과도 같은 신기한 책이다웃다가 울다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기도 했다저자의 기억인지 소설 속 인물들의 기억인지 더 이상 구분이 안 가는 것도 더 이상 문제가 안 될 만큼 장면들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다시 책을 투르르 넘겨보니 저자는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대답을 350쪽이 넘는 분량으로 계속 설명했다적어도 저자에게는 이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확해지지 않았을까 싶다출신과 고향은 하나가 아니다.



오랜 사색과도 같은 독서의 끝에 숨을 고르고 잠시 멈출까하는 순간상상도 못하게 유쾌한 엔딩, ‘용의 보물이 등장한다이야기의 백미라 느껴지는 부분을 망칠까 두렵지만이런 형식의 엔딩이야말로 저자가 망각과 기억을 동시에 불러 오면서 전개한 이 소설의 발걸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라고 공감한다요소요소가 충실하고 정성스런 장편이 엔딩이 제일 재밌고 유쾌하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하고 싶은가.

 

표지의 뒷장을 쳐다보는 내게 남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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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가지 - 마음을 달래줄 캘리에세이
나하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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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 같았던 지난 세월 속에서 하얀색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읽고 쓰고 그림 그리고

때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픔 속에서 좌절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아무도 없을 것 같지만 고개를 조금만 들어보면 하늘에도 땅에도 만물이 있다.

힘들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빌고 또 빌었다.

 

아침마다 부대치는 감정에 최소한으로만 휘둘리려 애쓰는 날들이 반복된다현실적인 고민도 분명하지만닥치지 않을 지도 모르는 걱정을 당겨서 헛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어떤 것들은 금방 결론이 나기도 하고 상황이 정리되기도 하지만그러지 않은 것들은 잊어버릴 수 없는 한 반복되는 불안과 헝클어짐을 피할 도리가 없다.

 

세상은 보물 창고 같은 것이다.

보물을 발견하기까지 고되지만 또 혼자서는 어렵지만,

보물은 험한 그 길을 용기 내어 걸어온 이들의 것이다.

 

내 앞에 놓여 있다 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감추어져 있어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닌

의식적으로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도 볼 수 없을 그런 것들

이오덕 선생님이 말한 '아이처럼 보는 힘'이 그런 것이다

햇살이바람이사람이삶이 그렇다.

 

나는 열심히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어디로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잠시 쉬자,고 했던 시간이 멈추지 않는새로운 계획의 부재아주 사소하고 시시한 일들만 종종 시도해 보고 싶다그런데도 거의 매일 피로하다어쩌면 호흡과 명상과 결심을 새롭게 하는 것보다 염증 수치를 낮추고 뇌의 세로토핀이나 아드레날린을 늘이는 치료가 더 효과적일 지도 모르겠다,

 

정여울 작가의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를 읽고 그녀의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다그녀는 치유의 문학을 쓴다강의 시간 동안 내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며 내 아킬레스건을 찾아내어 다독여주는 위로의 시간을 경험했다이날 강의 주제는 '상처를 치유하는(심리학인문학의 힘'이었다중략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위한 노력보다 숨기기 위한 노력을 하며 산단다그런 잘못된 행위는 자칫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했다중략정여울 작가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글쓰기를 하고 산단다아픔을 문학으로 풀어내기까지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기까지 얼마나 고된 글쓰기를 했을까행복을 넘어 희열을 안겨준 그녀의 마음과 문학에 감사한다.

 

그렇게 눈 뜨는 것이 후회가 되는 오늘흐릴 것이라 예보된 날씨를 걷고 5월의 햇살처럼 이 책이 도착했다글귀 문장 하나하나가 차분하고 다정하게 위안이 되는 것에 더해마음이 색이 번지는 듯한 일러스트레이션들이 모자람 없이 나타나고글도 그림도 아닌 캘리그래피들이 육성으로 들리듯 생생하게 말을 건다.




 

지금껏 자연을 무상임대 하며 살았다.

불행과 행복이란 장학금을 받기도하고 좋은 날좋지 않은 날을 번갈아 겪어가며

37년째 인생학교에 다닌다.

가난은 훌륭한 스승이었고 내가 가진 아픔(장애)은 겸손과 사명이 되었다.

내 앞에 놓인 자연을 가만히 오래 들여다보면 나를 어루만져 주는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힘이다.

 

마음이 따가울 정도로 아프게 읽은 저자에 대한 소개글고통과 괴로움을 겪을지언정 힘을 잃지 않았던 이의 저력과 용기와 재능이 빛난다한 시절을 늘 전력질주를 하다 어느 날 손을 탁 놓아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일관성의 줄기가 끊긴 듯한 내 삶과 참 다르다.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27번의 수술을 거친 꼬마 주인공 어기는 이제 홈스쿨이 아닌 일반학교로 들어가게 된다우주인처럼 헬멧을 쓰고 얼굴을 가리고 지구인들 세상 속에서 외롭고 아프게 그만큼 뜨겁게 살며 견디며 산다어기가 느꼈을 세상의 온도차무게감이 얼마나 컸을지어기는 포기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고 짧게 울고 빨리 뛴다중략영화 <원더>.

 

어기는 곧 나의 이야기-나는 어른이 되었고 더 이상 헬멧을 쓰지 않는다나도 안면 장애를 가지고 있다마흔 번의 수술을 거쳤다책과 영화를 좋아하는 회사 선배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영화 중간 중간 우리 아이들이 마무 말 없이 내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중략특별함(장애)을 가진 아이의 형제자매는 외롭고 아프다내 동생들도 그랬다힘겨운 만큼 우리 가족은 단단해졌다우리는 모두 원더(Wonder).경이롭고 위해한 존재인 것이다헬멧도 가면도 쓰지 않고 사는 사회가 오길 바라고 또 바란다.

 

"어기의 모습은 바뀔 수 없으니 우리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자신의 현존에 집중하면서 차분히 호흡을 고르고 생각을 모으는 일이 명상이라면어쩌면 이 책의 면면이 오늘 오후를 구원해 줄 가이드였을 것이다어찌할 바를 정확히 몰라 불안한 모든 분들이 만나봤으면 싶은 깊고 고운 저서이다.

 

고된 하루의 끝에서 내가 보고 들은 좋은 이야기들을 베개 삼아 잠이 들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글을 썼다

글이 써지지 않는 날엔 책을 꺼내 읽었다

그 떨림이 좋았다

지금도 그렇다

만물을 살펴보며 글감 삼아 글을 쓰는 일은 여행을 떠나는 것마냥 설레고 하루에 이틀을 사는 기분이다.

 

"옭음과 친절 중에서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면친절을 택하라."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린 종종 잊고 산다그래서 쉽게 화를 내고남의 이야길 하고비난을 하고험담을 하며 시간낭비를 하기도 한다중략나 역시 매일을 반성하고 속죄하며 다짐하기를 반복하며 산다실수의 연속버거움의 날들그러나 그 길에서 오늘을 살아낸다열심히 하지 않아 얻을 수 있는 일이 과연 존재한단 말인가그것이 나의 것이 될 수 있단 말인가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먹고살기 바빠 흘린 눈물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이다. "내게 행복이 올 리가 없지"라고 생각하는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 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먹고살기 바쁜 사람들나 같은 사람들우리 부모님 같은 사람들과 나누기 좋은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나를 살게 해준 가족들친구들동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감사의 마음도 함께 담았다책을 통해 배운 세상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만난 사람들일상 속에서 떠나는 소소하고 잔잔한 여행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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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키우는 장내 미생물 - 바이러스 공포 이겨내는 방법
김세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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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에 관한 관심은 늘 있었고 이런 저런 조언과 정보를 바탕으로 섭식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아주 안 했던 것은 아니었다그러다 코로나 이후 불확실한 감염의 위험에 언제 노출될지 모르니 면역력이 부디 잘 저항하고 견뎌주길 바라는 마음도 커져만 갔다.

 

상당한 기간을 유기농 채식을 했고 현재는 때때로 적당히 하긴 하지만 온 가족이 당연한 듯 유산균을 매일 따로 섭취하고 있다그렇지만 장 트러블이 종종 발생하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변비를 오가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게다가 가족들 수만큼 알러지 수가 있고종류도 다 달라서 식재료를 잘 구별하고 체크하는 일은 일상이다나이 탓이라고 무심한 듯 받아들이고 매일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며 대사증후군과 질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가족 구성원들도 있고우울증 약을 무척 오래 먹다 중단하다 하는 이도 있다연령에 상관없이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잦은 부종과 염증 수치가 올라 고열 증세를 보인다거나 하는 일도 있다.

 

가족들 모두 대체의학이나 대체식품을 별로 신뢰하지 않아서 그냥 최선이라 믿는 담당의사에게 정기검진과 약 처방을 받는다아마 평생 이런 저런 약들을 복용하면서악화되지만 않을 뿐 낫지는 않는구나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미래가 빤히 보인다.

 

자주 듣는 이야기에 따르면 집중적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면서 식습관도 평생 실천 가능한 건강식으로 바꾸어야 대사질환류의 질병들과 이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군대식 기숙병원이 아니라면식습관 생활습관만이 아니라 정신개조를 당하지 않는 한은 가능한 이야기 같지가 않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족 구성원들이 다양한 병증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거나 소금 섭취량이 높거나 한 것도 아니다그래서 우리 가족끼리 가끔 하는 이야기지만 감칠맛 최고인 반조리식품과 저장식품들외식음식간식들을 즐기지도 못하고 앓을 병은 다 앓는 상황이 때로 무척 억울하다.

 

그래서 이 책 소개글에 장 건강이 면역력과 대사질환개선 그리고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들을 설명하고건강을 찾고 유지하기 위해 따라할 수 있는 제안들이 있다니 반갑고 기대가 높았다암투병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할 말은 아닌 듯도 싶지만확실한 치료법이 있는 단일 병명이면 차라리 낫겠다 싶은 적도 꽤 있다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분들이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다들 대사질환들로 분투하고 계실 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지면 당장은 당면한 고위험질환이 아닌 듯싶다가도사라지지 않고 거의 매일 몸에 달라붙어 있는 통증낯선 음식이나 환경은 신기하기보다 염려가 앞서는 알러지들결국은 시술 정도는 필요한 심장질환 등 대사질환은 결코 덜 위험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질병이고 경우에 따라 치료도 개선도 쉽지 않다.

 

이렇게 만성질환에 시달리다 지친 분들이나 말기 암으로 병원 치료를 중단하는 분들의 약해진 틈에 파고들어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가짜 정보를 퍼뜨리고 이익을 취하는 악랄한 이들이 있다심정이 이해되어 더욱 안타까운 이런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가짜의학정보 소매상들이나 쇼닥터들이 주류 미디어에서 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줄어들고 실력과 공신력 있는 분들이 연구 발표하고 많은 실증 사례들이 증명하는 유용하고 유익한 제안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의학적 설명들과 사례들과 치료법들은 책을 직접 읽으면서 담당 의사에게 상담도 해보고 배워 가야할 분량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10계명이라 명명한 생활 실천 제안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비슷하게 지키고 있는 항목들과 새롭게 시도할 것들, 그리고 못할 듯한 항목들로 나누어 보았다. 새 바이러스들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고 인간의 미래는 어쩌면 변이를 감당할 수 없는 치료약 개발이 아니라 면역력 쪽에 생존의 가능성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이전의 '정상 생활'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면 모두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습관을 익히고 건강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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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는 당시의 인상적인 느낌을 일깨워주듯 반가운 이미 읽은 작품도 있지만새로 알게 되어 흥미로운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일단 마구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하루 종일 책만 읽고 살아도 되면 좋겠다 싶게 시간이 아쉽다그 중에서도 제일 반가운 작가는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주목한 문학초점의 내용이다.

 

하필이면 사랑이 일목 대상인 일목인처럼물거품이 될 각오가 선 인어처럼.

목소리를 드릴게요.”

 

벌써 10마음이 쏙 드는 장르를 마음에 쏙 들게 써서 들려주는 이 작가가 one hit wonder로 사라질까봐 신간이 나올 때의 기쁨과 환희와 휴지기의 염려와 불안을 번갈아 맛보며 살아온 시간이 이만큼 흘렀다언제나 신간 소식을 살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이 책은 <창작과비평봄호에서 다뤄주지 않았다면 한참 뒤에나 알게 되었을 것이다.

 

솔직히 인정하자면 나는 장편 소설을 더 좋아하는 취향이다프리다이빙을 하듯 한 장소를 정해 깊이 잠수하는 그 느낌을 원하고 좋아한다그래서 정세랑 작가의 작품들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이 단편집을 고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초창기부터 근래 발표된 작품들까지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기란 꾸준히 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믿는 나로서는짧지만은 않은 8년 동안 작가의 세계관도 스타일도 한결같은 점이 참 대단해 보인다.

 

이류니 삼류니 하는 평가를 받든 말든 SF 창작물을 글을 알게 된 이후 쭉 좋아하는 독자로서, SF 소설들의 흔한 분위기를 짚어 보면 다음과 같다자신이 제안한 미래와 세계를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현재와 현실을 여지없이 비난하고 부정한다그런 후에는 끝 간 데 없이 묵직한 세기 말 분위기나 어서 빨리 세계인류공동체로 인지하지 못하면 모두 다 끝난다며 무식한 인간들을 계도하려는 미션에 사로잡혀 내내 고함을 지르는 분위기혹은 손 쓸 수 없이 이미 망가져버린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신성한 임무를 강요하는…… 읽고 나면 과식이나 배탈로 복통이 날 듯 한 내용들이 생각보다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라 재밌어하며 또 찾아 읽을 나의 취향에 솔직하게 좌절한 적도 꽤 있었다.

 

그러다 분위기가 이 장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첫인상을 주는 따스한 표지의 정세랑 작가의 SF를 처음 읽으면서마치 독소 배출과 정화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 같았다늘 반갑고 매번 참 좋은 이 작가의 글에 대한 느낌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착하고 아름다운 진짜 재밌는 꿈을 신나게 꾼 것만 같은 SF 세계?

 

작은 하늘색 알약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고 동시에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나의 이런 졸문으로 인해 정세랑의 SF는 유치하고 얄팍하다고 혹여나 생각하는 분들은 없기를 바란다정세랑처럼 여성과 자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서술해내는 작가는 드물다그러면서도 거대담론이나 주류윤리를 퍼붓지 않고 더없이 사랑스럽게 감정을지지 않으려는 노력을정당방어를 하듯 살아가는그래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 사랑하는 세계가 제일 중요한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인물들을 매번 더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등장시킨다.

 

생각해보면지렁이들이 내려오기 전에 끝나지 않은 게 신기하다.

우리는 행성의 모든 자원을 고갈시키고 무책임한 쓰레기만 끝없이 만들고 있었다.

100억에 가까워진 인구가 과잉생산 과잉소비에 몸을 맡겼으니멸망은 어차피 멀지 않았었다.

모든 결정은 거대 자본에 방만히 맡긴 채 1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꾸고

15분 동안 식사를 하기 위해 4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을 플라스틱 용기들을 쓰고

매년 5천 마리의 오랑우탄을 죽여 가며 팜유로 가짜 초콜릿과 라면을 만들었다.

재활용은 자기기만이었다.

쓰레기를 나눠서 쌓았을 뿐실제 재활용률은 형편없었다.

그런 문명에 미래가 있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언니가 죽는다 해도 언니가 죽어서 딱 좋은 정도로 숙성된다고 해도 먹지 않을 정도로 언니를 좋아해요.

그런 낭비를 할 만큼 좋아한 사람 없었어요지금까지

 

공격성과 폭력성이 없는 남성 캐릭터들 - gentle - 역시 마음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활짝 열리고 호감이 듬뿍 솟는다세상과 사람들을 망치는 몸튼튼 머리텅텅 저질스런 캐릭터들이 난 정말 지긋지긋하다남자다진짜 사나이다류의 남자다운 특성은 정세랑 세계에선 악역을 제외하면 없다.

 

누구와도 좀처럼 말다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좋아했어요.

농담으로라도 비열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요.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배려하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라 좋았어요.

오빠는 자주 아팠는데그래서인지 제가 조금이라도 아픈 날이면 귀신처럼 알아채곤 했었어요.

오빠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았더라면 좋아한다고 더 일찍 말했을 텐데.

 

세계를 조망하는 폭이 넓고저항의 메시지도 음악처럼 은근하고 한결같이 이야기 전반에 흐르고인간과 세상에 대해 작가가 포기하지 않는 낙관이 반갑다그리고 억지로 덧발라진 어색한 전개도 없어서 정말 재미있다분명 현실과 일상에 밀착된 다큐처럼 생생한 이야기들이 어느새 신선한 SF로 옮겨가 있다정세랑 작가의 상상은 그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독자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 해서 낯설지 않다.

 

첫사랑이 조금 더 많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대개 사랑이 바래는 것은 소중한 순간들을 잊고 서로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므로

이제 잊히지 않는 기억들로 사랑은 유지되었다.

 

능력과는 별개로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으면 광신자로 묘사되기도 했던 초능력자가 뜻밖에 제일 코믹한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고행성을 운영하는 대단히 지성적인 식물체인 나팔꽃 언니 호칭이 정말 정겹다 는 미소로 맞이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예쁜 캐릭터이다정세랑 작가는 나팔꽃 언니를 절친처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분명하다.

 

담백한 문장들에 마음이 넘쳐흐른다상상이라도 절절하게 그리워한 누군가를 볼 수 있다면알고 보니 다 거짓이고 불가능한 일이었더라도 기꺼이 속아서 달려가는 그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11분의 1>을 읽고 나니 예전에 <피프티 피플>을 읽고 난 뒤처럼 눈물이 또르륵 흐른다<목소리를 드릴게요>는 하루 빨리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되었으면 좋겠다아동도서도 아니고 만화도 아닌데기쁘고 반갑게 꼬맹이들이 가장 짧은 단편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을 재밌게 읽고 신나한다행복한 시간이다.

 

완벽한 풍경이었다.

하루를 더 살아남는다 해도.

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다시는 내다보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런 완결성이 사람에겐 필요한 것이다.

운동선수에게 메달이 필요하듯이.

 

어서 어서 다음 신간을 하사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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