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겨울 2025 소설 보다
박민경.서장원.하가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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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기고서야 겨우

1월 내내 새해맞이에 허덕이면서 겨우

소설보다 2025를 계절을 거꾸로 만나며 겨우

읽기 시작했다.



 

참 오랜만의 단편 소설들,

한 입에 요리의 모든 진미가 들어오는 듯한

짜릿함과 풍미와 텍스처

재밌고 즐겁다.

 

감상이랄 건 없지만

기분 좋은 시간을 기억으로 삼으려

기록을 남긴다.

 

감탄한 작품 하나,

흥미로운 작품 하나.

 

.........................

 

아무래도 갖는 건 점점 쉬워지지만, 되는 건 점점 어렵다는 걸 아니까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코끼리를 좋아합니다. 눈은 온순한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잖아요. 저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의 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글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계속해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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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가을 2025 소설 보다
서장원.이유리.정기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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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는 이 시리즈를

제 계절에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표지의 가을 무화과를

먹으며 읽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서장원 작가의

아직 쓰지 못한 장편 소설이

너무나 읽고 싶어지는 인터뷰...

 

나도 하고 싶은 것들 대신

다른 일들에 치여 지치는 시간이

줄어야 할텐데...

혹은 줄여야 할텐데...

 

온전히 집중하거나

가뿐히 무용하거나

완전히 텅 빈 시간으로

살고 싶은데

 

그런 건 너무나 사치스러운

늘 호흡이 가쁜

한국 사회...

 

그러니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음.”

 

사람들은 대개 비슷하고, 저이는 좀 다르다 싶었던 사람들도 의외로 아무것도 없어, 특별함에 대한 믿음은 언제나 시간의 흐름에 삼켜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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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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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표지의 여름 포도를 그리워하며

오랜 기억 청포도를 떠올리며

여름호를 읽으니...

여름의 열기가 뇌에 서서히 스며드는 듯하다.




 

그 사람들이 저보고 적이라고 그랬어요.”

 

여름엔 나만이 아니고

다들 뇌가 끓어오르는 지도 모르겠다

지겹도록 두텁고 무거운 열기처럼

세상을 뒤덮은 적의와 공격성...

 

우리는 구원을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적을 기다리는 걸까(...)”

 

올 해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보다 늘 두려움이 먼저 도착한다.

확신이란 종종 위협적이고 폭력적이라서

나는 더 비겁한 사고만 하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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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5 소설 보다
강보라.성해나.윤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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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발

딸기가 제철을 찾기를 바란다.

딸기는 겨울 과일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먼저 하고 펼친 마침내 봄



 

아득한 과거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마침내 그녀를 따라잡았다.”

 

그곳에서 마음의 상처는 대면하고 맞서 싸워야 할 적이었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었다.”

 

봄은 존재가 드러나는 계절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작품들의 소재가 기막힌 드러남들이다.

봄호를 지난 해 바로 읽었다면

어떤 감상이었을지가 몹시 궁금해서

읽지 않은 시간이 무척 후회된다.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저 지금 이승만 광장에 있어요. 아주 좋은 사람들과 함께요.”

 

알 수 없지만, 아주 좋은 하루였어요.”

 

짧은 분량의 단편이 이토록 짐작 불가하고

기막힌 반전의 전개를 펼치는 것이 경이롭다.

2025년 소설보다 시리즈의 봄호를

아주 열렬히 추천하고 싶어졌다.

 

..................................

 

어쩌면 소설을 쓴다는 건 무심결에 흘려보낸 기억의 틈을 더듬더듬 메우는 일인지도요. (...) ‘내가 만든 세계의 진실을 믿고 그 믿음의 내력을 그때그때 구축하면서요.”

 

그럼에도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필사의 과정이 우리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는 생각합니다.”

 

작가란 사회의 통증을 함께 앓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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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속의 비밀 2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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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직선적 시간 개념에 매여있지 않아.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을 초월한 전체로서 작용하지.”

 

통증은 줄고 기분이 더 가벼워져서일까. 미뤄둔 2권 읽기가 속도감 있게 즐거웠다. 짐작(?) 혹은 기대는 했지만, 여러 해 만의 신작이라 더 그런가, 작품 속에 녹여 놓은 지식 범위와 분량이 방대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영화를 녹여 먹듯 천천히 봐야했던 때의 기분과 비슷하게 감탄하며 읽었다.

 

영화화된다면 어떤 작품이 될까 상상하며 읽다보니, 두 작품을 자꾸 오가며, 덕분에 더 복잡한 재미를 느끼며 더 짜릿한 마지막 반전을 만날 수 있었을지도. 프로그래밍처럼 정교한 추리 소설의 지적 구성을 만난 쾌감이 아주 크다.

 

가상 현실과 약물이라는 이중 자극은 (...) 그 효과가 너무 강력해서 뇌의 구조가 순식간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형됐다.”

 

사건을 전개하고 독자를 헤매게 하는 스토리텔링은 처음부터 신비롭고 동시에 지적이다. <테넷>이 전공 분야라서 더 구체적인 재미를 제공했다면, 이 작품은 비전공 분야라서 더 흥미롭게 집중할 기회를 준다.

 

죽음에 대한 이해가 바뀌면 개별 생명체로서이 자신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속한 시공간인 우주에 관한 인지도 정말 변화될까. 그런 패러다임 전환을 이룬 문명이 정말 생겨날까. 정말로 수만년을 꾸물꾸물 거의 진화하지 않은 인간의 뇌가 정말 그렇게 재구성되기도 할까.

 

두려움은 우리를 이기적으로 만들어요. 죽음이 두려울수록 우리는 자기 자신, 자기 물건, 자기만의 안전한 공간 같은... 익숙한 것에 더 매달려요. 인류는 점점 민족주의, 인종차별, 종교적 편협함을 내보이고 있잖아요. 권위를 업신여기고, 사회적 관행을 무시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남의 것을 훔치고, 점점 더 물질적이 되어가죠. 지구는 어차피 망했으니 어차피 다 죽을 거라고 여기면서 환경에 대한 책임감도 내려놔 버리는 거예요.”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는 않는 듯하다. 적어도 죽음 자체가 두렵지는 않다. 그저 대비가 부족해서 남은 이들을 힘들게 할까 걱정되고, 이별이 서러울 뿐. 그리고... 변하는 세상이 무척 궁금해서 더 목격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듯하다.

 

현실에서는... 지구 자본을 점점 더 독점해가는 글로벌 산업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 혹은 더 시시한 다른 목적을 위해 - 인간의 인지에 대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다 알 길은 없다. 일단은... ‘의식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차리는 지구 시민들이 더 많아지길 바랄 수밖에.

 

인간은 가상 세계에 푹 빠져있는 동안 일종의 비국소적 체험을 하고 있는 거야. 유체 이탈 체험과 비슷한 점이 많지. (...) 핸드폰 화면을 통해 세상 전체와 소통하면서 온갖 경험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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