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론 - 우리 활 바르게 쏘는 법
장언식 지음, 안대영 옮김, 이윤치 해설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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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킹덤2’를 보고 인터뷰 내용을 찾아보다가, 사료에 충실히 따르자면 다들 활을 들고 좀비와 싸웠어야 했으나, 화면에 담기에는 칼을 휘두르는 편이 그림이 좋아서 그렇게 설정했다는 내용을 들었다. 물론 우리 민족도 칼을 허리에 차기는 했으나 활쏘기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칼을 허리 뒤로 돌려 매달았다는 것, 그러니 그동안 우리가 늘 보아왔던 칼 차기는 일본 사무라이식이라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자는 알지만 화면을 위해서 소품을 달리했다니 이해할만하고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문득 광화문 광장에서 짝퉁 논란을 온 몸에 맞으며 서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떠올랐다. 뜬금없이 왼손잡이가 된, 그나마 쥐고 있는 칼이 일본도, 입고 있는 갑옷은 중국갑옷, 얼굴 모습은 표준영정과 다른 조각가 본인의 얼굴, 눕혀져 있는 독전고. 고증 능력이 못 미쳤다면 더 조사하고 노력하면 될 일이나 이렇게까지 참담할 만큼 엉터리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싶다.


 

다시 활로 돌아와서...... 다른 동물들보다 현저히 체력이 야간 인간이 사냥감을 잡기 위해서는 가능한 멀리 떨어져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 확실히 겨냥 가능한 활이 생각할수록 내게는 가장 그럴 듯한 무기였을 듯하다. 창이나 칼은 그야말로 육박전이라 체력과 체격을 어지간히 키우지 않고서야, 혹은 비슷한 인간끼리의 전투가 아니고서야 생존을 위한 사냥에는 위험이 크고 별 쓸모도 없었을 듯하다.


 

열심히 고증 자료를 찾아본 것은 아니라 대부분 주워들고 생각한 내 짐작일 뿐이지만, 어쩌면 활은 그렇게 가장 먼저 ‘기술’로 발전하고 학습되고 확산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사시사철 전쟁 중이 아니라면 평시에는 체력과 정신력을 단련하는 ‘무예’로 철학과 가치가 덧붙여지고 그 역시 중요하게 학습되어 전승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경험이 없고 아마 한국에서 초중고 학내 활동으로 지정해서 ‘활쏘기’를 무예로 가르치는 곳도 없지 싶다. 뜻밖에 나는 일본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친구를 통해, 중학교에 궁예부가 있어 아이가 등록했다는 소식을 몇 해 전 들었다. 올림픽 양궁처럼 점수내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통복장을 하고 다 같이 과녁 앞에 서서 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로서 전설로만 들어오던 이야기가 일본에서 현실이 되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예비역으로서 사격에 꽤나 자신감을 보이는 제부 덕분에 우리 가족은 사격 체험을 해보았고, 그러다 우연히 활쏘기 체험, 양궁 체험, 국궁 체험까지 해보았다. 크게 재미가 없었던 사격은 제외하고, ^^ 활쏘기 체험은 해보신 분들은 그 기분을 아시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정말 재미있고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종목이었다. 한강 활쏘기 체험으로 시작해서 문화센터 활쏘기 체험, 무려 활쏘기 증강현실 체험도 했다. 국궁은 온 가족이 좌절감만 체험했기에 다시 도전할 지는 의문이지만, 양궁은 배울 기회가 있다면 정식 등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코로나가 일상을 모두 강제하기 전 <전쟁기념관> 1층에서 예전 활들을 구경하고 체험한 것이 마지막 활쏘기의 추억이 되었다.


 

물론 사적 체험은 이 책에서 알리고자 하는 ‘무예’로서의 활쏘기와는 거리가 멀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통을 부활시키는 가장 영리한 방법은 재미있게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활쏘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여러 해 전 영화 <최종병기 활>도 뒤늦게 가족이 모여 보았다. 아이들은 예전 사람들은 활을 정말 잘 쏘았다고 감탄했지만 음...... 배우들의 노고는 차치하고 액션들이 심하게 낯설다.


 

어쨌든 우리 민족이 활을 잘 쏘았고, 전투에서 활을 중요한 무기로 활용하여 전과를 거두었고, 그에 관한 이야기들도 전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고구려를 세운 고주몽,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장군, 당태종을 물리친 양만춘 장군, 거란을 물리친 고려의 강감찬 장군, 왜적을 물리친 조선의 이순신 장군 등은 물론이고 일제의 침략에 맞선 항일 의병장과 의병들 까지. 그리고 임금들 역시 활쏘기를 평소에 단련의 수단으로 익혔다고 한다.


 

이쯤 되면 활쏘기는 단순한 무기 취급에서 더 나아가 정신과 마음가짐을 담기 마련이었을 터이다. 그리고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이 책 <정사론> - 올바르게 활을 쏘는 법을 논함 - 이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매년 대사례를 하고, 각 고을에서는 향사례를 했다고 하니, 이는 연 중 큰 행사이며 이를 준비하기위해 거의 매일 단련을 한다는 말이기도 하니, 그야말로 국민스포츠와 축제였을 듯하다.


 

더 나아가 활 속에 담긴 이치, 철학, 수련법 등의 내용이 풍부해서 단지 활 쏘는 체험이 즐거운 우리 가족과 같은 분들만이 아니라 민족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일 것이다. 한 가지, 미리 마음을 다 잡아야 할 것은 원저자 장언식 장군이 원전 한문과, 유학 경전과 역사서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계시니, 번역하고 주해하신 내용이 친절하고 섬세하지만 논문에 준하는 진지함은 독자가 잘 감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전설처럼 전해진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하는 단절된 우리 역사의 한 분야의 파편들을 튼튼한 한 줄로 엮어준 것 같은 이 책을 읽게 되어 정신사가 단정해진 좋은 기분이 든다.


 

“천하를 다스리는 도는 과녁을 쏘아 이를 밝히는 것이며 이를 이어받아 쓰는 것이다.”


“治天下之道(치천하지도)는 曰(왈) 侯而明之(후이명지)하며 承之庸之(승지용지)”


서경


 


“천하에 위엄을 세우는 도는 나무를 구부려 활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드는 것으로 한다.”


“威天下之道(위천하지도)는 曰(왈) 弦木爲弧(현목위호)하고 剡木爲矢(염목위시)”


주역


 

드디어 오늘, 2020년 4월 15일 대한민국총선투표일입니다. 사전 투표한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오늘 결정을 굳히고 투표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자주 실감하고 행사할 수 있는 일이 드문지라 더욱 떨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늘 투표 때마다 많이 떨리고 조금은 서글프고 그렇습니다. 



투표하러 가시는 길, 하시는 동안, 오시는 길 모두 안전하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4년만이 아니라 어쩌면 더 오랜 미래를 결정할 지도 모르는, 우리 모두가 직접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투표를 포기하지 마시고 할 수 있으신 분들은 기운 내셔서 잘 다녀와 주시길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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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윅 클럽 여행기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허진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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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스 다른 작품을 읽고 아름답지만 슬픈 문학의 느낌으로 기억해서, 혼자 읽기엔 힘들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는데, 분량이 많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잘 읽힙니다. 예스러운 원작의 표현에도 얼른 익숙해졌으면 좋겠네요. 초역본 출간이 반갑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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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
정영오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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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일정 정도의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존재할 것이나 한국 사회는 특히나 어지러울 정도로 급속한 변화를 겪어 온 지라, 조선왕조, 일제 식민지, 한국 전쟁, 공화국 - 독재, 대량학살, 혁명, 국가위기, 탄핵 등등 - 에 이르는 여러 번의 환골탈태시기를 한 생에 모두 살아 낸 분들이 있을 정도로 국가/사회 정체성의 변화가 무쌍했다. 그러니 한 개인 안에서도 사고의 전이나 일상생활 양식의 변화가 더딘 경우도 있고, 자의건 타의건 빠른 경우도 있으며, 이는 사회구성원집단간의 격차를 한 세대에서도 복합적으로 상이하게 만들고, 세대 차에 이르면 소통이 불가능한 극단적 경우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런 배경의 연장선에서 한국 사회는 민주공화국의 공무원들에게 공직자로서의 직업윤리 대신 왕조 시대의 덕목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는 국민/시민들의 의식에 학습된 문화로 자연스럽게 고착화되어 있어서, 법 감정이나 관행을 단순히 시대에 불일치하는 일이라 외면할 수도 없다. 특히나 인기투표의 형식을 크게 빌려 온 선출직들의 경우에는 능력이나 활동으로 평가받기보다는, 호감형 인간이 되는 것이 정책 투표를 하지 않는 많은 유권자의 표심을 모으기에 필수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는 또 다른 극심한 감정노동과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가족, 친지, 지인들을 포함한 인권침해적인 평가와 절박한 상황에 몰린 후보자의 거짓말이나 부정행위를 야기하거나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도 한다.

 

4대 성인도 하지 못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현대의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희망 사항이라기에도 불합리하고 과하다. 어째서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해야만 바람직한 것인가. 사람 사는 일이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거기서 거기, 비슷하게 마련이라고 하지만 조선 시대 치국 철학과 관직에 대한 청사진을 민주공화국의 공무원과 순치 나열하는 것도 어쩌면 크게 유의미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런 걱정과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영암군수 이종영李鍾英이 다산을 찾아와 ‘정치 잘하는 법’을 물었다. 여섯 자의 염廉자를 군수의 허리띠에 써 주고...... 설명해 주었다.

​첫 째의 청렴함廉은 밝음을 낳는다. 그러니 사물의 실상이 훤히 드러날 것이다.

​두 번째의 청렴함廉은 위엄을 낳는다. 그러니 백성들이 모두 그대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세 번째의 청렴함廉은 강직함을 낳는다. 그러니 상관이 그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이 일화를 소개하는 것은 지도자는 자신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질 것이요, 자신의 몸가짐이 바르지 아니하면 비록 명령을 하더라도 행해지지 않을 것이므로 자신의 몸가짐에 대한 스스로의 규율이 먼저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흉년에 백성을 위한 조세 감면을 요구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직을 떠나라. 상관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직을 떠나라. 상관이 내게 무례한 행동을 하면 관직을 떠나라.”

 

“상관이 항상 나를 언제 날아가 버릴 지도 모르는 새처럼 여긴다면 내 말을 다르지 않을 수 없으며, 내게 무례한 행동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정치하는 것이 거침없이 순조로울 것이다.”

 

“상사의 지시가 이치에 맞지 않아 받들어 행할 수 없는 일이라면, 사리를 자세히 살펴 행할 수 없음을 보고하되, 그래도 들어주지 않으면, 이 일로 말미암아 비록 파직이나 귀양을 당하더라도 굴복해서는 안 된다.”

 

첫째는 덕행이 고상하고 지조가 청백함이요.

​둘째는 학문이 통하고 행실이 닦여 경서에 정통한 박사요.

​셋째는 법령에 밝고 익숙하여 족히 의옥(범죄의 흔적이 뚜렷하지 않아

죄가 있고 없음을 결정하기 어려운 사건)을 결단함이요.

​넷째는 강직하고 씩씩하고 지략이 많아서 재능이 현령을 맡을 만함이다.

- 벼슬아치의 자질 네 가지

 

어렵고 - 한자가 꽤 있다 - 방대한 양이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유명할수록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공식에 맞게 나는 스토리는 익숙하나 정약용의 삶과 철학을 생생히 느껴본 적은 없었다. 비록 목민심서 원본은 아니지만, 인용된 내용들로만 판단해봐도, 목민심서는 사료적 가치가 클 것이라 짐작된다. 만약 정약용이 중앙에 머무르고 승승장구하는 관료로 평탄한 삶을 살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던 조선 후기 생활상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아버지가 목민관으로 임지 부임을 하여서 보고 들은 내용, 자신이 ‘어사’가 되어 파악해 본 현실, 유배지에서 목격한 또 다른 지방 백성들의 참담한 상황에 대해 근거 - 팩트 -를 가지고 증언하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의 가치는 그러한 자료를 가지고 탁월하게 분석한 정약용의 능력이며, 이는 조선 후기 경제사, 문화사 연구자들에게는 무척 귀중한 자료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시대에 한정되지 않는 인문학적 사상서로서도 탁월하게 기술된 자료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다신이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 대해 세태에 대해서만 비판을 한 것은 아니다. 아래 내용은 다산 선생이 34세 때 충청도 금정역 찰방으로 좌천되어 근무할 때 ‘퇴계집’을 읽으며 매일 새벽 자신의 생각과 언행을 반성하며 쓴 글이다.

 

“세상을 우습게 여기고 남을 깔보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재주와 능력을 뽐내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영예를 탐내고 이익을 좋아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남에게 베푼 것을 잊지 못하고 원한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한 패거리가 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은 공격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잡스러운 책 보기를 좋아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고,

​함부로 남다른 견해만 내놓으려고 애쓰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니,

​가지가지 온갖 병통들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여기에 딱 맞는 처방이 있으니 ‘고칠 개’가 그것이다.”

 

뭐 이렇게 하나도 완전히 비켜나는 게 없나 싶을 정도로 다산의 기준에 따르면 나는 허물투성이 인간이다. 다행히 공직자가 될 계획이 없었으니 망정이다. 한 때 공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니 그때도 공공복리증진을 위한 직업윤리를 고심하며 전업한 것은 아니고, 초과근무를 거절할 수 없는 회사에서 자정에 퇴근하고 출장을 몇 달씩 가며 초과근무수당이 연봉에 육박하는, 자살이나 과로사 외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생활을 더 이상 못하겠다 싶어, 통근 버스가 데리러오고 데려다주는 9-6제 공무원 생활을 하겠다는 지극히 사적이고 영혼 없는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뜻밖에 이사, 부장들, 과장들, 팀장들 포함 200명의 직원들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거대한 설계팀에 발령받은 것도 의아하고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우리가 남이가’라고 야유회마다 술잔을 들고 외치며 다 같이 으쌰으쌰하자는 공직 사회에 적응 못해서 그만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저쨌든 다산의 반성 기준에 비추어 이토록 허물투성이 인간이 나라면 공무에 오래 머물지 않은 것이 여러 모로 천만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면 이 모든 덕목을 이루는 ‘배움’ 어떠해야 하는지 책장을 넘기다 이 구절을 발견했다.

 

“배움이란 스승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스승이 있어야 배울 수 있는 것이니,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을 초빙하여 스승으로 삼은 다음에야 학규를 논할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점차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본받을 만한 스승이나 제대로 된 본보기가 될 만한 사회의 어른들이나 서로에게서 배우는 기회는 얼마나 될까. ‘사람’이 실종된 듯한 사람 교육 현장에서 입시 대비 ‘교과서 위주의 학습’이란 흔하게 통용되는 구절이 절로 대비되어 떠오르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이 선언되고 세계가 거의 멈춰버린 시간, 대한민국 4.15총선 선거공보물을 옆에 두고 다음 두 구절을 더 인용해본다.

 

“백성들이 수령을 사모하고, 수령의 명성과 치적이 뛰어나, 유임하거나 같은 고을에 다시 부임하게 된다면 이 역시 역사책에 이름이 빛날 것이다.”

 

재난이 생길 것을 생각하고 걱정하여 미리 예방하는 것이, 이미 재난을 당한 후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

 


선거 기간이 되면 매번 알고 싶지 않지만 알아야할 것같아 내키지 않는 마음을 다잡고 찾아보는 자료가 있다. 범죄/전과 기록인데, 선거란 꼭 뽑아야될 사람을 뽑는 일만큼 꼭 떨어뜨려야하는 이들을 떨어뜨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판결과 형량을 마친 경우 소급해서 단죄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지 모르나, 이번 후보자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기소판결 확정 사유들 - 성범죄, 추행, 폭행, 방화, 살인미수/살인, 그리고 동일범죄 10범 이상 등등 - 정말 이들이 처벌과 반성을 통해 새 인생을 각자 찾는 영역만이 아니라 공직 사회에 진출해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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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만두를 먹는 가족
이재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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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페르소나=마스크 아이디를 쓴 지라 탈 이야기에 호기심이 듭니다. 그리고 만두와 가족이 포함된 제목을 보고 소소한 일상이야기인가 했는데! 충격! 식재료로 개를 사용해서 만두를! 또 어떤 대단한 반전이 있을지 기대되는 미스터리 추리입니다! 장편물이라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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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쉬운 10문장 영어회화 - 아주 작은 영어 습관의 힘
선현우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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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에 띄는 대로 독서를 하다가 문득 '가장 쉬운 시리즈'의 어학 공부를 하자는 생각이 들어 혼자 일본어 한달 과정을 해보았다. 불안한 마음을 잠시 잊고 몰두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여러 의미로 만족스러웠다.


그러다 우리집 꼬맹이들이 자기들도 뭔가 해보겠다고 해서 정말 쉽고 지치지 않을 내용을 권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재미있다.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 메뉴얼을 익히듯이 진행되는 과정이라 뜻밖에 영어회화개그쇼가 펼쳐지는 분위기이다.

 

내가 보기에도 꽤 유용한 표현들이 충분히(?) 짧은 문장들로 표현되어 있는데도, 10문장이라는 표지의 큰 글씨를 보고 들떴던 꼬맹이들이 100문장에 2가지 패턴이라 실제로 200까지 표현이 있는 내용에 잠시 분노(?)했지만 곧 바로 설득이 가능했다.

 

어떤 표현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어린 시절이 지나면 살짝 무례하거나 사려 깊지 못할 듯도 해서, 귀엽게 들리는 건 어릴 때 뿐이라고 말을 보태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이 회화 표현들을 집에서 주고 받는 놀이로 활용하기로 확고하게 결정한 듯해 일단 염려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MP3가 제공되어서 발음도 확인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 정도의 집중력을 요구할 수는 없고, 다행히 귀가 밝은 편이라 어떤 발음들은 꽤 제대로된 영어처럼 들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잔소리하는 어른들이 없는데 어디서 배운 것인지 어른들이 잔소리할 때 쓸 것같다는 표현들 자신들이 알아서 골라내는게 살짝 억울하면서도 귀엽다.

 

저렇게 재밌게 지내도록 두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각자에게 탐나는 상품을 걸고 아래의 100문장 회화 표현으로 뭔가 내기 게임을 해봐야겠다.

 

다른 초보 교재를 본 적이 없어서 비교를 할 입장은 아니지만 간결하고 유익한 선별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고 만족스러워서 여러 가지를 고심하셨을 선현우 저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Day 001. I’m ready. 난 준비됐어.

 

Day 002. I was right. 내 말이 맞았어.

 

Day 003. I’m busy making dinner. 난 저녁 준비하느라 바빠.

 

Day 004. I’m not going to cry. 난 울지 않을 거야.

 

Day 005. You’re lucky. 넌 운이 좋구나.

 

Day 006. You’re a good cook. 너 요리를 잘하는구나.

 

Day 007. Are you ready to go? 갈 준비 됐어?

 

Day 008. Were you a quiet kid? 넌 조용한 아이였어?

 

Day 009. It’s easy to learn. 그건 배우기 쉬워.

 

Day 010. It’s impossible to fool him. 그를 속이는 건 불가능해.

 

Day 011. It’s a bad idea to go alone. 혼자 가는 건 안 좋은 생각이야.

 

Day 012. This is weird. 이거 이상하네.

 

Day 013. Is this important? 이거 중요한 거야?

 

Day 014. That’s what you need. 그게 바로 너한테 필요한 거야.

 

Day 015. There are children in the car. 차 안에 애들이 있어.

 

Day 016. Is there a prize? 상품이 있어?

 

Day 017. Here is your drink. 여기 네 음료 있어.

 

Day 018. I don’t think so. 아닌 것 같은데.

 

Day 019. I thought you would get mad. 네가 화낼 줄 알았어.

 

Day 020. Do you think it will rain tomorrow? 내일 비가 올까?

 

Day 021. Thank you for the gift. 선물 고마워.

 

Day 022. I appreciate your help. 도와줘서 감사해요.

 

Day 023. I apologize for being late. 늦어서 죄송해요.

 

Day 024. I don’t want to waste time.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

 

Day 025. You don’t want to eat that. 그거 안 먹는 게 좋을 거야.

 

Day 026. Do you want me to drive? 내가 운전할까?

 

Day 027. Do you like spicy food? 매운 음식 좋아해?

 

Day 028. I don’t like it when it’s crowded. 난 사람 많은 게 싫어.

 

Day 029. I’d love to help you. 난 너를 정말 돕고 싶어.

 

Day 030. I feel great. 기분이 아주 좋아.

 

Day 031. I don’t feel like eating now. 지금은 먹고 싶은 기분이 아니야.

 

Day 032. It feels like a dream. 마치 꿈인 것 같아.

 

Day 033. You have a lot of talent. 넌 재능이 많구나.

 

Day 034. I have no idea what to do.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Day 035. I need some water. 난 물이 좀 필요해.

 

Day 036. You need to take a break. 넌 휴식을 취해야 돼.

 

Day 037. I need you to watch this. 이것 좀 봐 줘.

 

Day 038. I know the answer. 난 답을 알아.

 

Day 039. I know how to drive. 난 운전할 줄 알아.

 

Day 040. Do you know his number? 그 사람 전화번호 알아?

 

Day 041. I understand your point. 네 말을 이해해.

 

Day 042. Help me push the car. 차 미는 것 좀 도와줘.

 

Day 043. I’ll help you with the bags. 가방 드는 거 도와줄게.

 

Day 044. This will help you focus. 이건 네가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Day 045. They say it will be dangerous. 그건 위험할 거래.

 

Day 046. What does the email say? 이메일에 뭐라고 써 있어?

 

Day 047. How do you say, “Hello,” in Greek? 그리스어로 안녕하세요.”를 뭐라고 해?

 

Day 048. I mean, you did a good job. 그러니까 내 말은 네가 잘했다고.

 

Day 049. It means something is wrong. 뭔가 잘못되었다는 뜻이야.

 

Day 050. What do you mean you can’t? 못한다니 무슨 말이야?

 

Day 051. I wonder why it’s closed. 그게 왜 닫혀 있는지 궁금해.

 

Day 052. I wonder if he saw me. 그 사람이 나를 봤는지 궁금해.

 

Day 053. No wonder she is angry with you. 그 애가 너한테 화를 낼 만하네.

 

Day 054. I won’t give up.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Day 055. Will you come? 올 거야?

 

Day 056. I can do it today. 오늘 그거 할 수 있어.

 

Day 057. You can unplug it. 플러그 뽑아도 돼.

 

Day 058. Can I sit here? 나 여기 앉아도 돼?

 

Day 059. I can’t believe they are dating. 걔들이 사귄다니 말도 안 돼.

 

Day 060. I might be slightly late. 난 약간 늦을지도 몰라.

 

Day 061. You might get hurt. 넌 다칠 수도 있어.

 

Day 062. It might not be this week. 이번 주가 아닐 수도 있어.

 

Day 063. I shouldn’t waste time. 난 시간을 낭비하면 안 돼.

 

Day 064. You should throw it out. 넌 그걸 내다 버려야 돼.

 

Day 065. Should I wait here? 나 여기서 기다릴까?

 

Day 066. We’d better get going. 우리 출발하는 게 좋겠어.

 

Day 067. I had to take a taxi. 난 택시를 타야 했어.

 

Day 068. Do I have to dress up? 옷을 차려입어야 하나?

 

Day 069. We might have to reschedule. 우리는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할 수도 있어.

 

Day 070. You must be excited. (넌 틀림없이) 기대되겠다.

 

Day 071. You must have left it at home. 넌 분명히 그걸 집에 놓고 왔을 거야.

 

Day 072. There must have been a reason.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야.

 

Day 073. What do you like to eat? 뭐 먹는 거 좋아해?

 

Day 074. What will you wear tomorrow? 내일 뭐 입을 거야?

 

Day 075. What’s the best location? 가장 좋은 위치는 어디야?

 

Day 076. What time is the meeting? 회의가 몇 시야?

 

Day 077. How’s the food? 음식 어때?

 

Day 078. How do I open it? 그거 어떻게 열어?

 

Day 079. How did you get a discount? 어떻게 할인을 받았어?

 

Day 080. How long does it take to get there? 거기 가는 데 얼마나 걸려?

 

Day 081. Why do you like him so much? 그 사람을 왜 그렇게 많이 좋아해?

 

Day 082. Why is it empty? 왜 비어 있지?

 

Day 083. It’s because today is Sunday. 그건 오늘이 일요일이기 때문이야.

 

Day 084. When do you leave work? 언제 퇴근해?

 

Day 085. When will you arrive? 언제 도착해?

 

Day 086. Where is your office? 사무실이 어디에 있어?

 

Day 087. Where did you park? 어디에 주차했어?

 

Day 088. Where should we begin? 우리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Day 089. I’m sure it’s going to be fine. 분명히 괜찮을 거야.

 

Day 090. I wasn’t sure if she noticed. 그녀가 알아차렸는지 잘 모르겠더라.

 

Day 091. How can you be sure this is not a mistake? 이게 실수가 아니라고 어떻게 확신해?

 

Day 092. You look upset. 속상해 보이네.

 

Day 093. It looks like a new building. 그건 새 건물인 것 같아.

 

Day 094. It sounds great. 아주 좋은 것 같아.

 

Day 095. It seems like a good plan. 좋은 계획인 것 같아.

 

Day 096. Let’s be patient. 인내심을 가지자.

 

Day 097. Let them go. 그들을 보내 줘.

 

Day 098. I’ve done that before. 전에 그거 해 본 적 있어.

 

Day 099. Have you ever eaten there? 거기에서 식사해 본 적 있어?

 

Day 100. I normally don’t wear glasses. 난 평소에는 안경을 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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