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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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냥 신간 나올 때마다 다 읽습니다. 그런지가... 1993<개미>부터...입니다. 이번엔 혼종 인류입니다.* 무시무시하고... 궁금합니다. * <멸종 위험에 대비하여 현 인류를 보완할 세 종의 혼종 신인류 창조에 대한 시도>




 


내 조상은 인류의 진화가 세 가지 경향을 따를 거라 추론하셨지. 더 작고, 더 여성적이고, 더 굳게 연대하는 쪽으로.”

 

SF 문학의 오랜 팬이다. 어릴 적엔 픽션다운 상상력을 미처 미래로 그리지 못한 채로 즐겼고, 21세기가 되자, 작품 배경인 미래가 근미래로 초근미래로 가까워졌다. 이제는 문학이 과학기술의 활용과 문제를 따라잡듯이 현실이 된 소재로 택하기도 한다. 혼종 생체 실험은 전공자자 아닌 내가 알기로 이미 30년도 더 된 이슈다. 연구범위와 소위 완성도에 대해서 일반에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작품 속 사피엔스는 기어이 핵폭탄을 마구 쏴대는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테러와 전쟁이 계속되는 와중이니, 현실에서도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서 쉬는 호흡마다 소름을 삼킨 듯 으슬으슬하다.

 

생은 찾고자 하는 이들에겐 방법을 찾아 줬어.”

 

진화는 무정하기만 해서, 의지도 계획도 없이, 각종 형질을 가진 개체들을 던져놓는다. 살아남아 우세종이 되면 성공한 진화가 불린다. 따뜻하고 다정한 이야기들이 더 많아져야 살아갈 힘이 생길 텐데, “상호 보완적 에너지를 지닌 생명체만 멸종되는 듯해 자꾸 힘이 빠진다.

 

근현대 프랑스 문화로 사회화된 작가는 자유 의지와 운명을 온갖 우여곡절이라는 삶 속에서 지향과 목표점에 도달시켜주는 혼합 동력으로 삼는다. 혼란스럽지만 그만한 자각을 품고 일생 살아가는 이들 또한 얼마나 소수일까 싶다. 보인다고 다 알아 보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명백해서 보이지 않는 것은 늘 있다 - 많다.

 

“<키메라>라는 말은 실현할 수 없는 것, 유토피아, 무모한 꿈, 환상과도 동의어가 됐어.”

 

재미는 보장이니 그저 읽으시라. 읽다 보니 나는 다시 오래 된 질문과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문제에 이른다. 생의 반환점을 돌아서인지 지쳐서인지 희망이나 낙관을 애틋해하지 않아서인지 예전처럼 서글프거나 힙겹지는 않다.

 

,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한 이들이 부디 살기로결심하고, 다정한 방식을 해결책으로 선택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사피엔스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가장 느리고 완곡할) 사랑으로 행동해주기를.

 

살면서 우리는 대체로 두 갈래 길 앞에 놓이죠. 공포의 길과 사랑의 길. (...) 사랑이 당장 가능하지 않다면 일단 눈을 맞추고 서로 이야기하고 귀담아듣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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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알고 싶다 : 인상 카페 편 클래식이 알고 싶다
안인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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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주말이고 마침 여름밤은 짧지 않아서 더 반가운 책이다. 차례를 살펴보고 가장 끌리는 작곡가와 음악부터 읽어보아도 무방할 구성이라 좋다. QR코드가 있어서 글과 함께 음악 감상하기도 편하다. 내용이 재밌고 문장이 깔끔하다.



 


이 책에 담긴 작곡가들 중에는, 덕분에 추억이 가득한 공연을 즐긴 이도 있고, 연주할 꿈을 오래 가진 이도 있고, 실제로 연주한 애정하는 곡의 작곡가도 있고, 해외에 여러 해 거주할 때 중독처럼 빠져든 이도 있다.

 

음악을 들으며 읽는다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참 행복한 방식의 독서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세 분의 작곡가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감상한 글을 남기려 한다. 독서란 모르는 건 늘 있다는 것을 일깨워져서 매번 즐겁다.

 

제 인생을 음악에 바친 건 모차르트 덕분입니다. 모차르트는 저의 음악에 자극을 주었고, 무엇보다도 음악을 사랑하게 해줬어요.”

 

친절한 저자는 각 작곡가별로 클래식 대화가 가능해지는 키워드 10”을 따로 정리해주었다. 스토리는 상세할수록 더 재밌지만, 키워드를 암기할 수 있다면 그것대로 재밌는 기억 방식일 수도 있겠다.

 

또한, “꼭 들어야 할 추천 명곡 PLAYLIST”도 정리해 주었는데, QR코드가 붙어 있어서, 바로 들으며 목차를 익힐 수 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겨울이면 늘 그립다. 아이들과 적당히 환호하며 신나게 보는 크리스마스 즈음의 기억이라 그렇다. 어쩌면 혼자서도 할머니가 되어서도 보러가게 될 지도.

 

쇼팽의 서정성과 리스트의 기교를 약간 낡은, 그러나 깊은 상자에 담아 조용히 열어서 보여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 모든 고통과 탄식을 고스란히 품은 채 계속 연주하고 싶고, 계속 듣고 싶게 합니다.”

 

죽기 전에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들을 한번은 완주 연주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 죽기 전이란 것이 생각보다 긴 시간이 아닐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더구나 재작년에 시도해본 연주는... 마치 전생에서 배운 듯, 내 손가락이 아닌 듯 충격적으로 엉망이었다.

 

오토의 유서에는 말러가 좋아하는 도스토엡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 형제들>의 구절이 써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하진 못했지만, 말러의 곡들을 지나칠 수는 없다. 껴안고 연주하면 심장을 울리는 첼로의 울림과 떨림을 증폭시키는 깊고 묵직한 튠. 말러가 좋아한다기에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읽으려다 기절할 뻔 했다. 첫 시도에 실패하고 두 번째 함께 읽기 클럽에서 겨우겨우 일독했다.

 

나이가 들수록, 말러의 음악을, 사랑을, 고통을, 삶을, 죽음을, 아슬아슬한 경계의 여정들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버겁다 싶은 순간마다, 말러의 악보에 적인 구원의 순간들이 음악이 되어 내 일상의 공기를 흔들 것이다.

 

잘 몰라도 늘 부족해도, 역시 예술서 독서는 행복하다. 주말도 음악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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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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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부끄러움과 용기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나날이다.”

 

호의를 갖고 꾸준히 쓰신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내셨다. 평생 꿈을 이루셨다니 기쁘다. 알려진 삶의 면면처럼, 그 역사적 순간의 모습과 육성처럼, 반가운 이 책도 경애로 읽게 될 것이다.

 

새로 시작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방송을 틀어두고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앞뒤가 없이 한 면만 있는 불가능한 존재처럼, 말도 글도 솔직하고 깔끔하다. 이렇게까지 알고 싶진 않았는데(?) 짐작보다 더 많은 면을 알게 된다.

 

판사는 타인의 인생에, 특히 극적인 순간에 관여하는 사람이다. (...) 시간이 갈수록 판사란 직업이 두렵다.”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 점에서, 그런 최소한의 합의들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점에서, 저자 문형배도 독자인 나도 보수주의자다. 한국사회의 진면 - 강고한 카르텔 - 이 드러날 때마다 나는 수십 년 산 세월이 무색하게 놀란다.

 

그러니 판사로 재직하고 퇴임한 저자의 글을 시의적절하게 만났다. 세상에는 놀랍도록 직업윤리가 부재한 이들도 적지 않지만, 적어도 판사가 어떤 윤리의식을 가진 직업인지를 배울 수 있고, 그 기준선을 찾을 수 있다.

 

큰 세상이 효율성과 같은 단일한 가치로 빌딩을 이루고 있는 반면, 작은 세상은 다양한 가치로 숲을 이룬다.”

 

어려운 단어 하나 없는 문장들처럼, TV화면 속 저자는 자신이 상식파라고 밝힌다. ‘작은 세상을 꿈꾸며, 역사의 진보를 믿고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려는, 나의 행복이 주의의 불행한 사람의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 민주주의 제도화에 기여하지 않는 이들도 민주주의를 누리는 사회를 바라는, 10년 후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으려고 기록을 남기는 상식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면서도, 진짜로 해내는 사람은 드문 상식파의 삶이다. 이 모든 게 진심이라면, 한국 사회의 가장 급진적인 삶은 문형배식 상식파에 속하는 이들이 사는 방식일 것이다.

 

우정이 사회 내로 들어가면 농도는 옅어지겠지만 박애가 되는 게 아닐까? 박애를 바탕으로 이 사회를 재구성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가 바라고 추구한 작은 세상에는 호의와 우정이 넉넉하다. 어쩌면 재직하는 동안, 동료 재판관들이나 법원 사회에서도 그는 이 책에 기록된 바람과 믿음을 추구하며 살았을 것이다. 다양화와 존중이 함께 하는 직장의 풍경이 궁금하고 부럽다.

 

이렇게 술술 글을 잘 쓰시니 책으로도 다시 만나게 되면 좋겠다. 강연도 많이 다니시고 인터뷰도 다 거절하지 마시길 바란다. 퇴임 후 동료 시민으로서,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실 모습이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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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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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발걸음이 우편함 앞에 멈춰 설 때마다 만년의 우정이 한 뼘씩 자라났다. (...) 마지막 편지는 올리버가 세상을 떠나기 3주 전에 주고 받았다.”

 

신경과학자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려고 150통이나 되는 편지를 주고받을까. 대담보다 편지를, 말보다 글을 더 편해하는 독자라서, 더욱 기대되는 두뇌 교환 회고록이다. 아내와 모자가 먼저 떠오르는 올리버 색스를 만날 기대에 펼쳤다가 수전 배리를 감동적으로 만난 책.




 


과학은 분야가 좁고 깊고 다양해서, 전공자가 아니면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다만 과학자의 태도는 언급할 수 있다. 물론 연구 대상에 따라 태도가 현저히 달라지기도 한다. 사람을 연구하는 분야의 윤리적 책임과 요구가 가장 강력할 거라 짐작하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가 나를 두 눈과 뇌가 달린 흥미로운 사례로 취급하는 차가운 연구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올리버는 새로 얻은 시력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잘 알았다.”

 

올리버 색스 박사의 세계관과 태도는 그의 저작들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지만, 수전 배리의 경험과 기록으로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올리버는 환자에게 공감하는 연구자는 지금도 귀하다. 49세에 시력이 향상되어 세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된 배리가 자신의 경험을 집요하게 털어놓을 때, 무시하지도 비난하지도 않고, 진지하게 듣는다. 소위 정설과 배치되는 사례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가르침이 크다.

 

더구나 올리버 자신은 종양으로 시력을 잃어 가는 중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다양한 연대와 협력의 방식이 있겠지만, 이 둘의 관계도 순전하게 감동적이다. 질병과 장애를 데이터로 파악하지 않고, 폭넓은 학문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배리의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의 희망과 변화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한다.

 

환원주의 과학을 거부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저 왕좌에서 끌어내리기만 하면 됐죠. 이렇게 저의 환멸은 해방감으로 변했답니다.”

 

본다는 것과 인지한다는 것, 인간 뇌의 작동 방식은 기존 상식과 감각에 반하는 내용이 많아 무척 흥미롭다. 감각과 행동 경험을 통해 모은 데이터로 세상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생물로서, 인간 한 종 내에서도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은 지식이나 상상보다 다양한 듯하다.

 

시각 체계가 두 가지라는 것도,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거쳐 정보 처리된다는 것도 처음 배운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진화된, 적응력이 뛰어난 생물인 인간은 감각기관의 변형을 인지 과정에서 교정 합치한다. 그 결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시각적 심상도, 시력을 가진 사람들의 심상도 그 수준이 매우 다양하다.

 

흔히 생물은 발달 단계라는 것이 정해져 있어서, 어떤 기관과 기능은 그 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받거나 발달하지 못하면, 그대로 고정 장애가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입체시는 유아기의 결정적 시기에만 발달할 수 있고 그 시기가 지나면 결코 발달할 수 없다는 것이 반세기간 정설로 이어져온 것과 같다.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나 진위 여부는 나로선 알 수가 없다. 그보다 더 빛나는 감상은, 인간을 대상화하지도 위계적으로 여기지도 않는 과학자의 태도다. 그런 관계에서만 우리는 어떤 혹은 누군가의 본질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드물긴 하지만 내 우주에 있는 모든 별과 행성이 나란히 정렬하는 것 같은 때, 이날도 그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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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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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치고 지어내지 않은 것이 있을까?”

 

, 개역증보판이다.” 초역을 읽지 못한 독자가 이런 기쁜 반응을 보인 건, 종종 개역 증보판이 가져다주는 행운이 크기 때문이다. 글이 늘어났고 번역은 다듬어졌다. 표지는 물론 책 만듦새도 멋지다. 늦여름을 매일 힘겨워하며 지내는 중에 잠시 계절도 시간도 잊고 책을 읽는다.

 

실내는 죄책감이 들 정도로 쾌적하니 더위에 뇌가 휘둘리는 건 아닐 텐데, 초면인 작가의 문장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시베리아, 모스크바, 지구의 낯선 고장들이 경험한 공간들이라서가 아니라, 사유하는 방식이 다른 걱정 없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오래 생각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다시 말해 쓴다는 것이 나에게는 이 부호들을 반복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쳐 나는 새로운 언어에 입양될 수 있었다.”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님이 책을 더 많이많이 읽어두라고, 사회에 나가면 이런 방식으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기회가 거의 없을 거라고, 당부처럼 권하실 때는 설마 그럴까 했다. 그러나 밥벌이를 스스로 하는 일상은, 가족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생긴 삶은, 더 이상 깊고 오랜 사유의 틈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

 

유쾌한 반전의 시선이 가득한 글을 즐기는 중에도 그 상실이 그리워 눈물이 고인다. 마치 돌이킬 수 없는 유년 시절처럼, 근심 걱정 없이 무언가의 본질을 경험할 수 있었던 그 짜릿하고 노곤하고 향기롭던 시절처럼. 일본어와 독일어로 쓰고 사는 작가의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은 강력한 상기와 절감을 유발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삶을 온전하게 사는 게 아니라는 주장은, 사람과 삶을 주체와 객체로 나누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임이 틀림없다.”

 

한 때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의미가 가진 유효 수명*이 얼마인지가 더 궁금해진지 오래다. 과학을 전공했기에, 인문학적 사유가 깊은 문장으로 사유하고 글을 쓰는 일의 즐거움과 고통을 제대로 안다고 하기도 어렵다. * The life of meaning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런 작가와 글을 만나면, 잘 모르고도 그 힘에 기껍게 휘둘려, 현실의 한계를 슬쩍 넘어 환상적인 어디쯤에 머물 수 있다. 살짝 두려울 만큼 낯설지만 고혹적인, 기꺼이 헤매고 싶은 다정한 세계. 더 이상 뭘 성취하지 못해도... 뭐 어때, 하며 그냥 더 살고 싶은 시간이다.

 

나는 나도 살고 있고 나의 삶도 살아간다고 말하고 싶다. 나의 글도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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