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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다시보기 - 신라의 비단, 로마로 가다
나영주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2월
평점 :
역사를 전공하거나 공부가 깊은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거의 모든 역사서가 이야기책처럼 재미있다. ‘실크로드’와 관련된 내용은, 오래 전 러시아 유학생이 질문을 했는데 내가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미안했던 기억과 결부되어, 늘 반갑게 업데이트하고 싶은 소재이다.
판형도 크고 사진도 아주 많고 역사적 설명도 빼곡하다. 이렇게 오래 붙잡고 읽으며 배우고, 참고도서들도 나중에 부지런히 찾아 읽을 수 있는 책은 늘 기분을 설레게 한다. 막상 학교를 다닐 때는 몰랐던 공부하는 재미와 즐거움을 상기시켜준다.
“비단, 종이, 인쇄술, 나침반 등이 동이족 고조선과 신라에서 출발하였고 초원로를 비롯하여 말과 밍크코트, 양질의 철을 수출하여 동방의 큰 나라로서 풍요롭던 고조선(...) 중앙아시아는 서양인이 아니라 동양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었고 거주민 월지 및 강족이 모두 고조선, 고구려와 밀접하다. (...) 특히 초원 실크로드는 고대언어 및 빗(빛)살무늬토기의 전파로와 일치한다고 <네이처>에서 밝히고 있다.”
지도를 다시 그리고 인류 문명이 거대한 규모로 유통했던 당대 최고의 기술력과 문화가 집약된 물건들을 새롭게 알아가고 표시하는 일은 흥미진진하다. 오래 전 살았던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걷는 여행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면 좋겠단 생각이 불쑥 든다.
하가점하층문화에서 발굴되는 빛살무늬토기는 어떠한 종류인가?
북방 초원로와 오아시스로의 관계는 어떠했을까?
수수께끼 월지족은 어디가 기원이고 현재 어디라고 볼 수 있는가?
한무제 장건 이전에는 실크로드가 누구에 의해서 경영되었는가?
한나라의 실크로드 경영은 얼마나 지속되었나?
실크로드의 교류 상품으로 정체가 파악되는 나라들은 어디인가?
한국의 차별적인 금속 가공술은 어떻게 가능한 것이며 왜 중원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부재한가?
신라의 해상권 장악은 어떻게 가능하였던 것인가?
저자가 정리해준 질문들을 잊지 않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며 읽어 보았다. 이럴 때는 예전부터 암기력이 참 나쁜 내 성향이 아쉽다. 시험 스트레스가 없으니 즐겁게만 읽었다. 실크로드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업데이트가 그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다 읽고 나서도 허전하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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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지명에 수없이 존재하는 ‘카라, 가라’ ‘겨레, 고리, 구리’와 밀접하며 (...) 나라도 없을 때 우리 동이족에는 치우 천자의 ‘구리’국이 있었다고 문헌에 명시되어 있다. 또 ‘실꾸리’는 중앙아시아에서 국제 통화가 되면서 ‘실크’라는 영어를 낳았다. ‘세레스, 세르’라는 실크 작물에 대한 고대의 로마 단어는 중세에 들어서 견사를 감은 고구려의 실꾸리가 대체하게 되었다.”
“실크로드는 ‘실꾸리’의 길이다. 그런데 ‘쿠리’한 꾸리, 구리, 고리 즉 (발을) 감아올려서 빛이 들어오도록 한다는 순우리말이며, 조이 동이족인 구리 및 구려를 뜻하는 단어이다.”
“색동을 포함하는 이러한 비단 금은 소수 민족들의 독자적인 실크이다. 이러한 비단은 동서로 거침없이 뻗은 초원길을 통해서, 또 흉노 월지가 차지하고 있었던 기련산맥 오아시스로를 통해서 전달된 것이었으며, 그 실크로드의 동쪽 끝은 발해만 주변의 고대 한국이었던 것이다.”
“양질의 철과 ‘문피는 발조선 척산의 수출품’ 등에서 보듯이 비단, 철, 모피를 모두 함께 수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당시 고조선뿐이다.”
“거란은 태조 왕건에게 낙타 50마리를 주었지만 태조는 이를 굶겨서 죽여 버렸다. (...) 왕건의 고려는 이미 남해로 실크로드의 번영함으로 인해 힘겨운 육로 교역이 그다지 필요치 않았던 것이 아닐까?”
“고대 한국의 뛰어난 금속 기술을 보여 주는 유물 중 하나가 철불과 청동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