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입술 젤리 넝쿨동화 16
이나영 지음, 김소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잊고 있었다가 다시 생각난 표현입니다. ‘새빨간 거짓말*!’ 왜 새빨갛다고 했는지 가만 생각해보니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저만 모르나요?


새빨간 거짓말신어 뻔히 드러날 만큼 터무니없는 거짓말.

 

제목도 표지도 한 번 못 것만으로 잊을 수가 없게 인상적입니다특히 휴대폰 화면이 현실적이고 시사적입니다.

 

설정은 제게는 살짝 충격적이었습니다거짓말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니그런데 가만 내용을 보니 곤란한 답변을 요구하는 주변 사람들 어른들 포함 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맛있니예쁘니이런 순전히 취향에 관련된 질문은 좀 더 자제하고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하기 곤란했을 이솔이의 심정을 짐작해보니 안타깝습니다부담이 점점 커져서 솔직한 답변보다는 거짓말을 술술’ 잘 하고 싶어진 거니까요.

 

게다가 들어보면 뻔한 거짓말인데 편하게 잘 하는 친구가 있으니 화도 났겠지요그래도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만으로 바라던 게 이루어지다니너무 위험한(?) 소원 성취 방식입니다생각은 말보다 즉각적이고 제 멋대로 일 수 있으니까요.



팝업창과 뜨고 구매의사를 묻는 장면이 정말 노골적입니다아이들도 이제 휴대폰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일을 어색해하지 않나 봅니다.

 

눈을 감고 맛있어 새빨간 입술 젤리!’라고 속삭이세요.

그 다음 입술을 세 번 핥으면 끝!

당신은 이제 최고의 새빨간 거짓말쟁이가 될 거예요!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얼마간 짐작할 수 있으시지요거짓말 효과로 인기를 얻고 즐겁기도 하지만거짓말이란 일단 자신이 한 거짓말을 다 기억할 수 있어야 하고 이야기는 할수록 내용이 더 불어나게 되지요거짓말을 잘 할수록 더 주목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테니 그 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들에게 직접 듣는 것보다는 거짓말에 대해 아이들이 혼자 읽어 보고 혼자 자연스럽게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이야기입니다.

 

거짓말에 관한 책인데 저는 일상적으로 하는 그다지 생각을 깊이 하지 않은 질문들에 대해서 더 오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너무 편안하게 너무 쉽게 상대에게 대답을 기대하고 묻는 일에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질문이긴 한데 좋은 거짓말은 정말 존재하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어린이 마음 사전
마음꽃을 피우는 사람들 엮음, 박희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꼬꼬맹이가 내일로 10살이 되면 이젠 십 대 두 명이 된다.

본인들은 법적 성인 이전까지는 미성년 대신 어린이로 불러 달라고 주장하지만

어린이날을 즐기고 싶은 의도인 듯 -

이제 아동 도서는 나만(?) 읽겠구나 싶은 시절이 곧 도래할 듯하다.

어린이 그림책과 동시와 청소년 문학을 애독하는 나로서는

함께 읽는 시간이 사라지는 건 상당히 쓸쓸한 상상이다.

 

어쨌든 나는 모르던 어린이 월간 잡지 만드는 이들 소식도 덕분에 알게 되었다.

어린이학부모초등교사그림 작가 등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든 잡지에 실린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57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쓴 글이다.

귀하고 사랑스럽고 진짜 어린이들의 현실이다.

제목에 진짜라고 붙은 이유를 이해했다.

 

풍선은 환경 문제로 인해 더 이상 즐기지 않지만

아이들이 마스크 벗고 자유롭고 신나게 노는 표지가 멋지다.

상상 속 친구들이야기 캐릭터들도 함께 라서 더 좋다.

 

시도 있고 산문(?) 수필 형식의 글도 있다.

형식이 무엇이건 다 멋진 글들이다.

가족과 형제와 학교 이야기가 당연히 주를 이룬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세상의 모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에게 속한 것
가스 그린웰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색감에 마음이 사알떨렸다강렬한 보색은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처럼 읽히기도 한다이 정도는 표지디자인이 아니라 전시작품처럼도 느껴진다연초록 심장 부근에 저자와 장르와 역자가 글자 크기를 달리하며 자리 잡은 것도 무척 세련된 감동을 준다.



옆모습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를 떠올리게도 한다배경과 배우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감상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영화였다살짝만 슬픈 결말 역시 어울렸다이 책은 영화와는 사뭇 다를 분위기이긴 하다.

 

표지에 집착했다 옆길로 빠지는 이야기에서 돌아와서어쨌든 어떤 사랑이든 어떤 거래든 구태연 하거나 지루하진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박상영 작가의 추천을 가장 큰 이유로 삼아 읽는 것이니 이미 편애 가득이다.

 

나이가 드니 화들짝 놀라는 일이 적어져서 정말 그것만은 편안하다발간되자마자 클래식이 된 레전드 문학작이라는 퀴어 문학을 이렇게 태평한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태도를 내가 지녔다니 조금 뿌듯하다.

 

밀도가 높은 감정일 거란 예상은 했다경험 상 내가 읽은 퀴어문학작품 속 인물들은 늘 그렇게 사랑에 면역도 없고 저항도 못하는 허약한 존재들이었다한편으로는 그 정도 농밀한 감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면 엄청 강한 이들이란 모순적인(?) 생각도 한다애틋한 마음이 드는 사랑이다아주 짧고 직선적인 표현들임에도 이 작품의 장면들 속에서는 모두 아릿하다.

 

나는 네 고객이 되고 싶지 않아네가 너무 좋아하지만 널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건 나한테 좋지 않아.”

 

나는 너한테 뭐야? (...) 넌 그렇게 사는 삶이 마음에 들어?”

 

읽은 분량이 늘어갈수록 주인공에게는 아주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인물로 보이는 미트코보다 자신을 부정할 지라도 지극한 애정을 그치지 않는 주인공에게 훨씬 더 마음이 쓰인다감정은 눈앞의 동시적인 발생품인 듯 더할 수 없이 생생한데생각이든 대화든 문장들은 서글플 정도로 담담하다화를 버럭 내기도 전에 미리 기운이 빠진 사람처럼.

 

처음엔 그냥 읽었는데아름다운 날 여느 공개적인 멋진 곳이 아니라 문화의 전당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장소 설정이 함께 사는 세상의 가장자리로 누군가를 힘주어 밀어낸 사회의 축소판처럼 보인다자신의 정체에 대해 혼자서도 물어야하고 관계 속에서도 확인해야 하고 사회 속에서도 설명해야 하고이쯤 되면 정체성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일들이 악몽이다그러고 보면 정체를 밝혀라시리즈의 최고봉인 아무나 빨갱이라는 정체를 뒤집어씌우던 세월이 짧지 않았음이 새삼스럽다결이 다른 이야기인가.

 

어쨌건 그렇게 시작되어 힘껏 사랑을 이어나간 주인공이 대단하다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간곡하게 이어나간 순간들이 나는 눈물겨웠다사랑이란 감정의 한 가운데가 있다면 가장 깊은 곳에서 뽑아내고 다시 그곳에 담아 두는 감정이라 느껴졌다자기 연민이 아니라 상대의 처지를 헤아려 생각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는 그런 유대를 혼자 마련해 둔 사랑이 느껴진다.

 

미트코는 어리둥절하다는 듯 잠시 서 있었고거리에 홀로 서 있는 미트코를 본 나는 다시 그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 찼다그가 언제나 혼자였다는 생각이 들었다자기 자리를 한 번도 찾지 못한 채. (...) 


문득 나는 미트코 대신 분노를 느꼈다. (...) 기름칠하지 않은 기어가 긁히는 것 같은 미약한 분노를 느꼈다. (...) 이 분노도 그저 내 생각뿐이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미트코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사랑했으나 그를 알고 지낸 세월 내내 내게는 그저 이방인이었을 뿐인 이 남자에게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 


나는 그가 대로 쪽으로그를 멀리 데려갈 버스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어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켜보았다나는 얼마간 그대로 서서 그가 사라진 모퉁이를 바라보았다그런 다음 안으로 들어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가 내 옆에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아서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나도 얼굴을 잠시 묻었다.

딱히 슬프거나 아파서는 아니다.

느낀 감정의 모두가 고작 그것이라면 작품에 대한 모욕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이로운 뇌 - 뇌의 신비로움을 알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최성범 지음 / 밥북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 생긴 독서의 영역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뇌과학 분야가 있다존재의 문제가 철학에서 천체물리학의 영역으로 옮겨 왔듯이 인간 행동과 분석에 관한 문제도 심리학에서 인지과학뇌과학의 영역으로 옮겨왔다복잡하고 난해하고 질문 자체를 바르게 하고 있는지 혼란스럽던 주제들이 과학의 영역으로 오면서 간단하고 명료해지기도 한다.

 

인간은 지적 존재이므로 지성을 사용할 때 기쁨을 느낀다이런 의미에서 두뇌는 근육과 같다두뇌를 사용할 때 우리는 기분이 매우 좋다이해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칼 세이건

 

우리 모두 우주에서 살아가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멈추는 법 없는 뇌를 통해 거의 모든 기능을 하고 있으니이 책의 저자와 같이 임상에 주목해서 개별 사례들을 분석하는 내용이라해도 적용 가능한 공통적인 내용들이 도출된다즉 개별성과 보편성도 뇌로 인한 것이며뇌의 구조기능작용과 결과에 이르는 길에 각자의 경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사례별로 설명해 준다.

 

직접 관찰할 수 없는 뇌를 이해하기 위해경험행동생각언해병증사고방식 등에서 드러나는 내용들을 분석한다이론이라면 반갑게 읽어 나갈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예시들이니 가독성이 아주 좋다.

 

성격성향가치관행동과 습관사고방식언어 구사 방식감정 표출 방식사회성절제 능력 등 (...) 이 모두는 그 사람의 뇌와 연관되어 있다.”

 

뇌과학 책들을 읽으며 심정적으로 도움을 받은 부분은 감정적 문제의 저변에 생물학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이다정신적 문제라고 정신적 고민에 빠져 괴로워하는 대신 생물학적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가벼워지고 힘을 낭비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완전히 절망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대신내가 느끼는 괴로움이 실은 통증일 수도 있다는신체적 이유일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일은 무해하거나 유용할 수도 있다.

 

진짜 문제는 사람들의 마음이다그것은 절대로 물리학이나 윤리학의 문제가 아니다.” 아인슈타인

 

역으로 내가 신체적 통증을 느끼거나 성격이 갑자기 바뀌거나 비이성적이고 반사회적인 충동이 일어나는 경우에 뇌에 병변이 생겨 그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다교통사고와 같은 분명한 사건이 있었던 경우는 상대적으로 짐작하기 쉬울 수도 있지만뇌종양의 경우에는 사후에 발견될 수도 있다이 책의 사례에서 보듯종양의 위치에 따라 감정 반응 조절 능력에 이상이 생겨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도 한다어쩌면 짐작하는 것보다는 많은 현상들이 뇌 이상 뇌의 퇴행물리적 충격종양 등으로 전두엽 앞부분에 손상이 생기는 -을 원인으로 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완벽한 대책이란 건 없겠지만대상이 나 자신이건 지인이건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감정 조절 능력이나 판단 능력 혹은 학습 능력 저하가 감지된다면일시적인 기분 탓이거나 연령에 따른 호르몬 변화일 수도 있지만 뇌 이상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여지로 두는 것을 권하고 싶다그렇다고 무조건 겁을 먹거나 일상적인 기분 변화에도 뇌 이상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자는 것은 아니다.

 

연령 불문 발병하기도 하지만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가장 근심스러운 일은 역시 기억과 관련된 일이다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한 뇌 관련 여러 장애를 가리키는 치매가 그렇다일단 치매는 병증이라기보다는 증상으로 나타난다이제는 거의 상식처럼 알려져 있듯이치매란 생애 어느 시기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인지 장애이며 뇌 손상 사고나 뇌졸중으로도 생길 수 있다.

 

치매 진단을 받는 환자의 절반 50~60% 정도가 알츠하이머라고 한다나머지는 뇌졸중이나 당뇨로 인한 혈관성 치매, 60세 이상에게 보통 나타나는 전두엽 치매운동 기능과 기억 부분에 단백질이 쌓여 생기는 노인성치매가 있다고 한다장수할수록 어쩔 수 없이 발병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어쨌든 다해보는 수밖에 없다그리고 그 최선들은 이미 우리 모두가 대략 다 알고 있는 방법들이다머리 충격 안 받기적정 시간의 수면사회적 관계 맺기학습(새로운 것 배우기), 운동하기명상하기건강한 식생활.

 

반복되는 조언에도 불구하고거부할 분명한 이유가 없음에도특별한 약물이나 학습이 필요하지도 않은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인데어쨌든 꾸준히 하지 못하는 일들이다. 7개 중 2~3개는 형편없이 못하고나머지는 그럭저럭이다조금 더 애써보자비결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월에 있을 북클럽 도서를 읽는 중에 이런 내용을 만났다.

 

어떤 책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 책의 장점을 발견해서 책을 구입하고 또 나중에 가서는 이 작가가 다음번에는 무슨 책을 낼지 궁금한데라고 말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그게 바로 글쓰기고 또 출판이에요.”

 

이 기준에서 보자면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간을 나는 가장 궁금해 하며 살았다전작 <오베라는 남자>를 데굴데굴 구르듯 실제가 아니라 기분으로 웃으며 읽고 초조하게(?) 다음 작품을 기다렸다눈물이 난다. 6년 만이다전작을 재작년에 다시 읽기도 했다다짜고짜 전체적인 감상을 요약하자면엄청나게 재밌다!

 

이율배반적인 것들끼리 일부러 짝을 지은 것처럼 딱 붙어서 온갖 풍경을 자아내고 삶고 사람도 혼란스럽게 한다현실이라면 기운이 몽땅 빠졌을 법한데 다행히 소설이라 견딜만하다끔찍하지만 절망적이지도 않고슬픔이 진하지만 몹시 웃기고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혼란스럽지만 품위를 잃지도 포기하지도 않고울다 웃다 하다 보면 아까운 이야기가 다 끝나버린다. 🥺😭

 

진실은 무엇일까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복잡한 경우가 거의 없다우리가 진실이 복잡하길 바라는 이유는 먼저 간파했을 때 남들보다 똑똑한 사람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건 다리와 바보들과 인질극과 오픈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다하지만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사실 여러 편의 사랑 이야기다.”

 


엄청나게 어설픈 은행강도가 등장한다현금 없는 은행을 털러 가는 것부터가 참은행에 현금이 없으면 은행원에게라도 돈을 내놓으란 말 한 마디 못하고 당황하다 겁을 먹고 도망을 간다달아난 곳에 여덟 명이 있는 바람에(?) 인질범이 되어 버린다어설픈 범인과 엉망진창인 인질범들……이런 저런 척을 하며 살다가 저지른 실수들과 오해들과 때로는 거짓말들을 자신들의 상처로 안고 불안하게 살아가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당신도 자기 자신을 좀 존중해주어야 하지 않겠어요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은행 강도로 성공할 수 있겠어요항상 남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대로 하면 되겠느냐고요.” (...) “잠금장치 쏴서 부숴요좋은 말로 할 때!”

 

“(...) 제발요나는 아무 계획도 없어요생각을 좀 해야 해요이럴 줄은 몰랐거든요.”

뭐가요?” 로는 물었다.

인생요.” 은행 강도는 코를 훌쩍였다.

 

자자이렇게 된 거 자기소개나 합시다여기 복면 쓴 친구는 이름이 뭐예요?”

 

저기... 저한테 그런 걸 물어보시면 곤란한데요.”

 

기막히게 남의 속내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작가로 인해 혼란스럽다유사 경험이라도 한 것인지몽땅 상상한 것인지뭐가 되었든 최고로 재밌고 마음이 뜨끔거리는 통찰임에는 분명하다평생을 인간 연구만 한 괴짜 같은 작가이다절대 안 먹는 메뉴인데 너무 웃다 정신이 몽롱해서 따라 시킬 뻔 했다.

 

꼭대기 층에 있는 인질인데요여기 하와이안 피자 좀 갖다 주세요.”

 

뭘 옮겨 적든 확실한 스포일러가 되는데도 참지 못하고 몇 구절 적었다수백 배나 되는 더 재미난 상황들과 대화들이 있고 어쩌면 갑자기 마음이 찡 울리면서 눈물이 차오를 이해와 공감 가득한 작가가 작정한 문장들도 있다번역임에도 불구하고 빈 틈 없이 작동하는 스토리는 기적이다.

 

최악의 인질이야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

 

그리고 뭘 막 숨겨둔 것들이 있다책 읽다 뒤통수를 맞고도 진심으로 웃는 멍청이가 되어 한껏 즐길 수 있다이 정도로 재미있으면 상관없다.덕분에 적어도 이번 주말이 끝날 때까지는 우울할 수 없을(?) 듯하다전작과 마찬가지로 남은 올 해 친구들 생일 선물은 모두 이 책이다.

 

6년 만에 만났는데...... 다 읽어 버렸다...


다음 작품은 언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