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방 책 먹는 고래 25
최미혜 지음, 어수현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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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제목이지요어떤 계기로 이 동화를 만드셨는지 조금 알아서 더 겁이 나지만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거쳐 위로도 담아 주셨을 거라 믿고 펼쳐 봅니다.

 

2년 전 초꼬맹이가 애니메이션인지 학교 친구였는지 모를 동기로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했습니다외국어란 세계의 확장이라 여기니 반가웠습니다덩달아 저도 같이 초급 동영상 강의도 듣고 회화 연습도 했지요.

 

그러다 일본과의 외교 관계가 악화되고불매 운동도 거세지고불가역적 문서와 소녀상 등으로 인한 역사적 아픔들도 부상하니아이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몹시 놀랐을 것이고 나름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한 후 일본에 놀러 가는 일도일본어를 배우는 일도 그만 두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그리고 무척 단호하게 언니들을 괴롭히고 죽인 일에 대해서는 용서를 빌어도 용서할 수 없다란 입장 표명을 하셨습니다.

 

2년이 지나 아직 그 일을 기억하는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직접 물어본 적은 없고 이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6학년 혜주는 어느 날 갑자기 삶이 복잡해집니다치매가 진행 중인 왕할머니가 집으로 오셔서 방을 함께 써야 합니다할머니는 욕도 가끔 하시지요어릴 적 귀여워해주신 기억은 없고어쨌든 낯선 이와 한 방에 있으니 모든 것이 불편합니다.

 

목수일을 못하게 된 아빠는 자신이 쓸모가 없어 버려졌다는 것이 슬프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고 부탁하시니... 지내기는 하는데왕할머니는 자신을 여동생으로 알고 오히려 방을 같이 쓰기 싫다고 하시네요.

 

단기 기억 장애가 있지만 의식이 또렷해질 때면 할머니도 상황이 힘이 듭니다배변 실수를 하고 기저귀를 하고 손녀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모두 기억하니까요그리고 오래 전 친구와 고향으로 의식 여행을 떠납니다.

 

행복했던 기억도 있지만일본 순사가 이장과 함께 왔던 날은 여전히 끔찍합니다구명책으로 약혼자라 나선 이와도 가족과도 헤어져 이름 모를 일본 근처 섬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하게 된 시작의 날이니까요.

 

아픔이 진해서 현실의 가족을 다시 잊어버립니다날 할머니라 부르는엄마라 부르는 이들을 낯설어하며어떤 엄마로 살았는지남편은 누구였는지고향의 연인은 어디에 있는지.

 

물속에 잠겨 있는데 주변에 저렇게 큰 거머리들이 떠다니다 몸에 들러붙는다니할머니의 꿈에 제 악몽은 견줄 바가 못 되는군요.

 

6학년인 혜주가 혼자 고민하다 마음을 고쳐먹는 전개가 아니라서 좋습니다할머니의 일기장을 읽고연극반 선생님의 이해와 격려를 받아 극본을 직접 쓰고 연극 공연을 합니다생존자들의 비극이나 일본군의 만행에 주목하기보다밝은 곳으로 드러내어 아팠겠다공감하고 위로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동화 속 이야기지만 빛나 보이고 뭉클하면서도 무척 슬프고 화도 나고 늘 그렇듯 복잡한 기분입니다그런 아픈 역사가 있었지만 사과를 제대로 받고 처벌도 하고 보상도 받았으니 마음이 좀 풀린다이런 얘기하며 살 수 있을까요. 

 


나쁜... 사과도 할 줄 모르는 나쁜...

.

.

.

성노예가 뭐야?”

 

작가는 이 단어를 사용하네요명칭도 중요하고 정확한 내용이 전달되는 것도 중요하지요제가 처음 접한 단어는 무려 정신대(挺身隊)’였습니다. * 조선여자근로정신대挺 빼어날 정 身 몸 신 隊 무리 대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몸을 던질 각오로 조직된 부대)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중학생이 되면서 구체적으로 다가왔어요국사 선생님이 들려준 위안부 이야기일본은 그들을 종군위안부라 부르며 당당했고수치심과 모멸감으로 힘든 성노예 생활을 한 어르신들은 지금도 숨죽이며 살고 있습니다.”

 

올 해 초 최고의 망언 중 하나인 존 마크 램지어의 논문과 발언 기억하시나요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 동화 속 왕할머니는 16세로 나오지만실제 평균 연령은 12~13세였다고 합니다일본 장학금이 그렇게나 좋았나 봅니다뭐라 말도 아까운 자라 말로 화낼 가치를 못 느낍니다.

 

더 기막힌 것은 대한민국 국정원이 일본 극우에게 이 일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이들의 일정을 포함한 정보를 넘겼습니다거래도 아니고 그냥 갖다 줬습니다공항에서부터 검색과 모욕을 당하도록이런 일을 겪으면 혼란스럽습니다여전히 어딘가는 누군가는 식민지인 듯해서.

 

작가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글을 썼다고 합니다타인의 삶에 깊이 공감하는 이들이 그렇듯 작가의 시선은 우리’ 민족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더 확장됩니다.

 

지금도 붉은 방은 존재합니다캄보디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가 추운 비닐하우스에서 얼어 죽은 방입니다. (...) 그들을 하인 취급하며 인격적으로 학대하는 사회가 붉은 방이죠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무심한 어른과 외면하는 아이가 있는 곳 또한 붉은 방이라고 생각해요장애를 가진 친구가 사회에서 차별받는 세상이야말로 붉은 방입니다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새 옷을 안 사겠다고 외쳤어요. (...) 점점 붉은 방으로 변해가는 지구를 그냥 둘 순 없어요.”

 

11월 10차별금지법/평등법은 어떤 대접을 혹은 취급을 받게 될까 생각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과도한 심정적 집착인가요. 2007, 2010, 2012년 모두 입법 무위되었으니 그럴 만도 한가요반평생을 이미 살아버려 더 초조한 성격이 되나 봅니다모두들 안온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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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친구 맞니 책 먹는 고래 26
서가숙 지음, 유희경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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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친구 맞니라고 하는 제목이 궁금증을 키운다한 서식지에서 만날 가능성이 적은 바다거북토끼독수리라는 설정도 특이하다그래서 더 재미난 일들이 가득 펼쳐질 지도.

 

친구라어떤 친구친구란 서로 도와줘야 하는데서로에게 어떤 일을 도와줄 수 있지사는 곳도먹이도 다른데 친구가 되면 만나서 뭘 하지?”

 

우선친구를 해치지 않는다는 약속을 먼저 해 줘.”

 

 약속은 약속이라 이 셋은 친구답게’ 살아 보려는 노력을 해본다그런데 예상한 것보다 잔인한 상황이 펼쳐지고 그에 상응하는 복수도 이루어진다두근두근 놀랐다.

 

인간 사회에서는 드문신뢰를 저버리는 일에 대한 인과응보가 강렬한 인상과 더불어 교훈이 될 지도문득 제 본성을 따라 살아야하는 독수리가 성급하게 친구가 되자는 약속에 동의했다는 속셈이 따로 있는 듯도 했지만 생각을 한다.

 

억지로 친구가 되는 일은 시작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것일까일단 약속을 한 것에 관해서는 지켜야 한다는 걸까작가는 어떤 메시지에 더 공을 들였을까.



강력한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인데세금 논의를 거하게 하는 진중한 전개가 펼쳐진다.

 

세금은 공평해야 한다천재지변의 경우에는 피해를 감안해서 면제하고 복구비를 지원해야 한다세금 낼 형편이 아니면 노동으로라도 메워야 한다한 번의 호의가 선례가 되어 모두가 세금 면제를 원하면 재정이 무너진다.

 

설득을 하는 고양이와 반발하는 늑대의 캐릭터들이 인간 사회의 여느 이론가들 못지않다.

 

얼핏 자기 생각이 있고 소신이 있어 보이던 고양이는 아주 복잡한 캐릭터이다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교묘하고 치밀하게 음모를 꾸미기보다는민폐로 보여서 아쉽기도 했다너무 빨리 읽지 않고 고양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떠오르는 인간들에 대입해보면 갑갑한 마음이 한 가득이다어떤 이론으로 포장해도 결국엔 제 욕심 차리느라 그로 인한 공동체 전체의 부작용을 생각도 못 하고사후에 변명하기에 급급하니까.

 

동물 왕국은 인간 사회보다 처벌이 더 강력한 영구 추방령이다인간은 가두긴 하지만 의식주를 세금으로 모두 제공하는데특정 동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담은 이야기라 마냥 편하지는 않지만동화란 모두 인간의 삶을 해석하기 위한 텍스트로 여기면 좋을 듯하다.



태어날 때부터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는 병아리가 있었어.”

 

첫 문장이 매력적이다그런 병아리도 있을 수 있지어쩌면 더 많은데 생존을 위해 협력할 뿐인지도 모르는 일이지.

 

싫어몰려다니는 그 자체가 싫어.”

싫어종일 먹느라 시간을 보내기는 싫어.”

싫어종일 땅만 보며 걸어 다니는 것도 싫어.”

 

읽을수록 감정 이입이 되어 공감이 커진다병아리는 별명이 생겼다. ‘싫어’, ‘빼빼’, ‘거꾸로’. 이런 성격은 일단 가족과 집과 고향을 떠나게 된다혼자가 되고 싶어서 일 수도 있고자신이 속할 수 있는 다른 질서의 세계를 찾고 싶기도 하고.

 

모험과 여행을 거쳐 동료들을 만나고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읽다가 또 엄청 놀랐다이 작가분의 스토리는 내 예상을 늘 벗어나는 구나 싶다.

 

닭이 되어 알을 낳고 병아리들을 키우며예전 자신의 엄마와 똑같은 잔소리들을 하며 산다그리고 고향이 그리워서 찾아가 본다동화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편이었나 싶게 극히 현실에 있을 법해 괜히 힘이 쭈욱 빠지는 결론이다.

 

알 낳기 싫다고 농장에서 뛰쳐나왔는데 자신도 결국은 엄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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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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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좋아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인터넷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 외에도 우리는 과학기술이 산업에 활용된 제품들을 문제 없이 구매 사용하면서 잘 살고 있다휴대폰이 생산/사용/폐기 과정에서 갖가지 환경오염과 노동착취인권 훼손을 하지만 사회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의사소통망에서 전 세계의 인프라망으로 자리 잡은 인터넷은 어떤가인터넷은 공공재인가 아닌가실은 현대/현재 사회의 문명 기반 국가사회개인 모두의 삶 은 민간기업이 소유한 것인가.

 

궁금하고 염려되는 점이 있거나인터넷의 역사가 알고 싶으시거나내 정보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케이블 회사들이 누구인지 알아둬야겠다거나나처럼 에드워드 스노든 NSA 폭로’, ‘위키리크스 관타나모 파일’, ‘조세 피난처’ 사건 등을 심층 취재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국제앰네스티 저널리즘상 등도 석권한 저자의 글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만나셔도 좋겠다.


음모와 배후를 파헤치고 추리하고 주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터넷에 관해 두루 정통한 지식 정보를 기대 이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산업 기술을 통제함으로써적어도 어느 정도는 모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 그 첫 단계는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의 본모습을 똑바로 보는 것이다.”



당시 대학에 컴퓨터가 부족해서 다른 대학 컴퓨터라도 써서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 국방부가 통신망이 망가졌을 때 핵 억지력을 유지할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산물로 인터넷이 생겨났다.

인터넷은 학자들이 따분해 보이는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부산물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불가역적으로 바꾸었다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서비스이지만나처럼 가만 생각해보면 언제 처음 인터넷 망에 접속했는지 기억이 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나는 통신망 수다에 별 흥미를 못 느끼다가, 4학년 때 교수 한 분이 인터넷상에 수업 진도와 성적을 올리겠다고 그 방법으로만 소통하겠다고 하셔서 억지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당시 학과 사무실이나 학교 전산실의 컴퓨터는 286이나 376이었다무슨 말인지 모를 분들 많을 거라 짐작한다하여간 윈도우의 발명은 어떤 바보라도 컴퓨터를 사용가능하게 만들었으니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신 교수의 말에 대꾸할 말을 못 찾았다.

 

우리는 구글페이스북온라인 광고 회사 등이 가진 데이터를 걱정할 뿐집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회사가 우리의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하지만 이들은 컴퓨터와 전화로 오가는 모든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HTTP는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게 만들어졌지만쿠키가 등장하면서 사용 기록 추적은 웹의 대표적 수익원이 되었다.”

 

이미 다 설정해 두셨을 지도 모르지만 사용하시는 브라우저를 종료할 때 쿠키도 모두 지워지도록 옵션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악랄하게(?) 따라붙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의 추천 광고를 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할 때 광고를 띄워서 돈을 벌 뿐 아니라사용자가 다른 인터넷 페이지를 방문할 때도 광고 회사에 정보를 넘긴다그러면 광고 회사는 다른 웹사이트까지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페이스북의 2018년 사사분기 매출액은 169억 달러이며이 중 166억 달러가 광고 수입이다.”



궁금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최근 주목받은 페이스북 내부 고발 사건’ 보도를 살펴 보시면 참고가 될 듯하다거칠게 요약하자면 인터넷 환경에서 야기되는 부정적 영향력을 방관하고 침묵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선거 기간 중 난립한 가짜 뉴스 및 허위 정보와 내전이 일어난 에티오피아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근무태만이 아니라조회수와 좋아요와 구독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다 알고서도 분노와 증오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분열을 조장해서 이익을 취했다는 점이다페이스북만 그럴까어느 사회이든 이 방식을 선호하는 이익집단들은 많다특히 선거철에 들어간 한국의 상황 역시 갈수록 저질스런 가관이 될 지도기억하셨다가 이런 발언을 하는 이들을 골라내는 도구로 삼으셔도 좋겠다.

 

보호와 감시 중 감시를 택한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사이버 공격과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줄 기술은 약화되고 무력화되었다 한다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전투가 매일 발생하는 격전지가 인터넷이라고 한다대안 역시 단순 명쾌할 수가 없다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키우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하다미국은 소송전으로 가는데 제대로 된 해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자가 만난 배후 세력’ 혹은 실권자들의 면면은 위키피디아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컴캐스트 홍보이사인 프랭크 엘리어슨벤처 캐피털리스트 존 보스윅전 FCC 의장 톰 휠러 등등이다심층 분석한 대상은 컴퓨터 과하자통신사투자자광고업자정보기관들이다방대하고 충실하지만 쉽다팔이 많은 경제 문화 분석이 아니라 인터넷’ 하나를 붙잡아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현재 인류 문명 전반을 어떻게 주도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규제해야할까

왜 규제해야할까

인터넷은 공공 서비스인가그래야하나



거의 매일 인터넷을 이용하여 살아가는 편리에 길들여진 사용자로서인터넷 거대 기업들과 전면전을 벌인 사이버 전사들과 저항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얼마 전 감상한 <듄Dune>보다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내 삶도 중간 지대를 떠올리기 어려운 정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의 <버전. 2021>로 흘러가고 있다판데믹 시절 동안에는 온라인에 접속하기 위한 재료를 만드는 시간으로 오프라인의 삶을 사용했던 것도 같다아주 많은 분들이 읽고 함께 고민하고 활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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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스트넛맨
쇠렌 스바이스트루프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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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만 고착된 이미지였을지는 몰라도제목에서부터 10월이 연상되는군 밤 옆에 두고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아무 의미 없지만 집착하듯목차가 끝나는 11월 4일에 완독을 해서 다행이란 흡족한 기분이다.

 

11월부터 코펜하겐은 거의 하루 종일 어둡다. 11시에 뿌옇게 밝아 오는 듯하다 2시면 깜깜해진다실내에 아무리 불을 켜도 호흡곤란이 와서평생 단 한 번 계약을 스스로 파기하고 직장을 그만뒀던 오래 전 기억이 난다.

 

목에 줄이 걸려 있지 않다면 덜 무서웠을 표지의 chestnut 인형이 묘한 느낌의 공포를 미리 선사한다작품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범인을 마주할 줄이야알고서 범죄를 밝히고 추리하는 과정의 작품도 나는 무척 좋아한다.

 

극한의 고통이 짐작되는 잔혹한 묘사로 만나는 살인 행각이 끔찍하다살인현장마다 남아 있는 살인자의 표식 밤인형’. 1년 전 납치 실종된 이의 지문이 묻어 있다.

 

1989년 10월 최초로 등장한 범인은 지금어디에 있을까극적인 장면들이 연이어 지나는 중에도 범인이 완벽하게 가려져 있는 느낌에 갑갑하고 그래서 궁금증은 폭증한다.

 

완력이 약한 여자들만 골라 살해하는 찌질한 범인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참혹한 사건의 담당형사가 딸을 키우는 유일한 보호자라는 설정에 불안 초조했다.

 

극한의 매운 맛을 느끼게 하는 이 끔찍한 연쇄살인은 1년 전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까 내내 궁금했다형사 톨린과 파트너 헤스의 고군분투의 과정이 마무리까지 지루하거나 억지스럽지 않아 좋다.

 

특히 아동학대/()폭력/범죄에 관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룬 것북유럽에서 가능할 내용의 복지 시스템에 대한 비판그리고 거짓말을 감추려는 노력이 얼마나 고난다고 힘든 일인가를 파헤치듯 보여주는 인간 심리를 사회복지와 연계해서 펼쳐 주는 점이 설득력이 강하다.

 

진짜 범인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충격적인 반전이니읽기 전인 분들은 어떻게든 스포일러를 피하셔야 한다!

 

읽으면서 맛보는 감정의 온도 차가 커서 즐거웠고텍스트에서만 드러날 수 있는 세심한 심리 표사생각의 변화 등이 재미를 더한다집착도 과장도 없는 건조하고 서늘한 북유럽의 분위기를 따르는 작품이다그렇기 때문에 남은 여지들이 억지스러운 봉합보다 훨씬 더 좋다.

 

시리즈나 스핀오프라도 출간해 주시길!

엄청 빨리 읽히니 주의! 596페이지 분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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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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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진지하지 않은 얘기 나눔 중에 문득 발견(?)한 것. AI인공지능이라는 것이 형태만이 아니라 기능과 생각까지 인간과 가까운 존재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술이라면, AI 역시 당연히 인간학/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진될 때까지 아무 이야기나 하고 나니, 인간이란 엄청난 나르시시스트란 결론이다. 잠시 그 밖의 아무 것도 아닌 듯했다. 자기 존재의 근원과 원리를 가장 간절히 알고 싶어 하고, 다른 생명도 인간화 시키지 않으면 공감이 어렵고, 결국엔 자신과 닮은 존재를 창조해내는데 에너지를 끌어 쓰는 중이다.

 

인간이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아무리 어설퍼도 애정과 호감으로 지켜봐준다. 로봇의 그 엉성한 움직임에 열광하는 이들을 떠올려보라.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는 그 같은 인간의 욕망을 정확히 파악해내고 자기 종의 안위와 번성을 위해 인간의 감정처럼 보이는 표정을 만드는 법도 알게 되었다.

 

어쨌든 그런 대화 이후에 이 책의 제목은 상식처럼 느껴진다. 구체적인 내용이 어쩌면 AI 양육법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며 펼쳐보았다.

 

정보화 사회 이후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기업과 개인이 주목받는 새로운 사회가 열릴 것입니다. (...) 인간성의 영적 측면이 다시 복원되며 예술, 아름다움, 사랑, 상상력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시대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권력이나 돈, 힘이 아닌 즐거움과 행복, 의미, 유대 등입니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믿음, 정서, 예술, 사랑, 아름다움의 가치가 부, 명예, 권위의 가치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지요. 그는 이런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호모 이모셔널리스Homo Emotionalis라고 부릅니다.” 롤프 옌센

 

하이콘셉트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결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상상력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이터치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성을 말하죠.”

 

AI에게 인문학을 잘 공급하게 위한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와 인간의 적응에 대한 내용이 펼쳐진다. 저자는 인간이 만들어 내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무척 깊이 염려하는 듯하다- 그렇게 읽힌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인간 독자에게 관계 설정을 잘 하라고 이것저것 조언해 주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시대의 주도권이 인공 지능의 시대라고 불리는 시간에, 인간이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미래를 살아가는 가치관은 어때야 하는지를 고민하라는 조언이다. 그것도 치열하게. 더 나아가 그래야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것이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 불가능해지는 방법은 자신만의 고유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고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쉽고 가볍게 정리된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될지 안 될지 실증 전이긴 하지만 일종의 스릴러처럼 느껴지는 건 과도한 상상력 탓일까. MS, 페이스북, 나이키 등이 숙고할 겨를도 없었는지 다급한 모습으로 메타버스로 속속 입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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