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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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좋아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인터넷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 외에도 우리는 과학기술이 산업에 활용된 제품들을 문제 없이 구매 사용하면서 잘 살고 있다휴대폰이 생산/사용/폐기 과정에서 갖가지 환경오염과 노동착취인권 훼손을 하지만 사회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의사소통망에서 전 세계의 인프라망으로 자리 잡은 인터넷은 어떤가인터넷은 공공재인가 아닌가실은 현대/현재 사회의 문명 기반 국가사회개인 모두의 삶 은 민간기업이 소유한 것인가.

 

궁금하고 염려되는 점이 있거나인터넷의 역사가 알고 싶으시거나내 정보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케이블 회사들이 누구인지 알아둬야겠다거나나처럼 에드워드 스노든 NSA 폭로’, ‘위키리크스 관타나모 파일’, ‘조세 피난처’ 사건 등을 심층 취재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국제앰네스티 저널리즘상 등도 석권한 저자의 글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만나셔도 좋겠다.


음모와 배후를 파헤치고 추리하고 주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터넷에 관해 두루 정통한 지식 정보를 기대 이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산업 기술을 통제함으로써적어도 어느 정도는 모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 그 첫 단계는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의 본모습을 똑바로 보는 것이다.”



당시 대학에 컴퓨터가 부족해서 다른 대학 컴퓨터라도 써서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 국방부가 통신망이 망가졌을 때 핵 억지력을 유지할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산물로 인터넷이 생겨났다.

인터넷은 학자들이 따분해 보이는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부산물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불가역적으로 바꾸었다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서비스이지만나처럼 가만 생각해보면 언제 처음 인터넷 망에 접속했는지 기억이 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나는 통신망 수다에 별 흥미를 못 느끼다가, 4학년 때 교수 한 분이 인터넷상에 수업 진도와 성적을 올리겠다고 그 방법으로만 소통하겠다고 하셔서 억지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당시 학과 사무실이나 학교 전산실의 컴퓨터는 286이나 376이었다무슨 말인지 모를 분들 많을 거라 짐작한다하여간 윈도우의 발명은 어떤 바보라도 컴퓨터를 사용가능하게 만들었으니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신 교수의 말에 대꾸할 말을 못 찾았다.

 

우리는 구글페이스북온라인 광고 회사 등이 가진 데이터를 걱정할 뿐집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회사가 우리의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하지만 이들은 컴퓨터와 전화로 오가는 모든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HTTP는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게 만들어졌지만쿠키가 등장하면서 사용 기록 추적은 웹의 대표적 수익원이 되었다.”

 

이미 다 설정해 두셨을 지도 모르지만 사용하시는 브라우저를 종료할 때 쿠키도 모두 지워지도록 옵션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악랄하게(?) 따라붙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의 추천 광고를 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할 때 광고를 띄워서 돈을 벌 뿐 아니라사용자가 다른 인터넷 페이지를 방문할 때도 광고 회사에 정보를 넘긴다그러면 광고 회사는 다른 웹사이트까지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페이스북의 2018년 사사분기 매출액은 169억 달러이며이 중 166억 달러가 광고 수입이다.”



궁금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최근 주목받은 페이스북 내부 고발 사건’ 보도를 살펴 보시면 참고가 될 듯하다거칠게 요약하자면 인터넷 환경에서 야기되는 부정적 영향력을 방관하고 침묵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선거 기간 중 난립한 가짜 뉴스 및 허위 정보와 내전이 일어난 에티오피아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근무태만이 아니라조회수와 좋아요와 구독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다 알고서도 분노와 증오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분열을 조장해서 이익을 취했다는 점이다페이스북만 그럴까어느 사회이든 이 방식을 선호하는 이익집단들은 많다특히 선거철에 들어간 한국의 상황 역시 갈수록 저질스런 가관이 될 지도기억하셨다가 이런 발언을 하는 이들을 골라내는 도구로 삼으셔도 좋겠다.

 

보호와 감시 중 감시를 택한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사이버 공격과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줄 기술은 약화되고 무력화되었다 한다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전투가 매일 발생하는 격전지가 인터넷이라고 한다대안 역시 단순 명쾌할 수가 없다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키우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하다미국은 소송전으로 가는데 제대로 된 해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자가 만난 배후 세력’ 혹은 실권자들의 면면은 위키피디아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컴캐스트 홍보이사인 프랭크 엘리어슨벤처 캐피털리스트 존 보스윅전 FCC 의장 톰 휠러 등등이다심층 분석한 대상은 컴퓨터 과하자통신사투자자광고업자정보기관들이다방대하고 충실하지만 쉽다팔이 많은 경제 문화 분석이 아니라 인터넷’ 하나를 붙잡아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현재 인류 문명 전반을 어떻게 주도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규제해야할까

왜 규제해야할까

인터넷은 공공 서비스인가그래야하나



거의 매일 인터넷을 이용하여 살아가는 편리에 길들여진 사용자로서인터넷 거대 기업들과 전면전을 벌인 사이버 전사들과 저항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얼마 전 감상한 <듄Dune>보다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내 삶도 중간 지대를 떠올리기 어려운 정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의 <버전. 2021>로 흘러가고 있다판데믹 시절 동안에는 온라인에 접속하기 위한 재료를 만드는 시간으로 오프라인의 삶을 사용했던 것도 같다아주 많은 분들이 읽고 함께 고민하고 활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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