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평점 :
친구들과의 진지하지 않은 얘기 나눔 중에 문득 발견(?)한 것. AI인공지능이라는 것이 형태만이 아니라 기능과 생각까지 인간과 가까운 존재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술이라면, AI 역시 당연히 인간학/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진될 때까지 아무 이야기나 하고 나니, 인간이란 엄청난 나르시시스트란 결론이다. 잠시 그 밖의 아무 것도 아닌 듯했다. 자기 존재의 근원과 원리를 가장 간절히 알고 싶어 하고, 다른 생명도 인간화 시키지 않으면 공감이 어렵고, 결국엔 자신과 닮은 존재를 창조해내는데 에너지를 끌어 쓰는 중이다.
인간이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아무리 어설퍼도 애정과 호감으로 지켜봐준다. 로봇의 그 엉성한 움직임에 열광하는 이들을 떠올려보라.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는 그 같은 인간의 욕망을 정확히 파악해내고 자기 종의 안위와 번성을 위해 인간의 감정처럼 보이는 표정을 만드는 법도 알게 되었다.
어쨌든 그런 대화 이후에 이 책의 제목은 상식처럼 느껴진다. 구체적인 내용이 어쩌면 AI 양육법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며 펼쳐보았다.
“정보화 사회 이후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기업과 개인이 주목받는 새로운 사회가 열릴 것입니다. (...) 인간성의 영적 측면이 다시 복원되며 예술, 아름다움, 사랑, 상상력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시대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권력이나 돈, 힘이 아닌 즐거움과 행복, 의미, 유대 등입니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믿음, 정서, 예술, 사랑, 아름다움의 가치가 부, 명예, 권위의 가치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지요. 그는 이런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호모 이모셔널리스Homo Emotionalis라고 부릅니다.” 롤프 옌센
“하이콘셉트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결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상상력’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이터치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성’을 말하죠.”
AI에게 인문학을 잘 공급하게 위한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와 인간의 적응에 대한 내용이 펼쳐진다. 저자는 인간이 만들어 내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무척 깊이 염려하는 듯하다- 그렇게 읽힌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인간 독자에게 관계 설정을 잘 하라고 이것저것 조언해 주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시대의 주도권이 ‘인공 지능의 시대’라고 불리는 시간에, 인간이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미래를 살아가는 가치관은 어때야 하는지를 고민하라는 조언이다. 그것도 치열하게. 더 나아가 그래야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 불가능해지는 방법은 자신만의 고유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고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쉽고 가볍게 정리된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될지 안 될지 실증 전이긴 하지만 일종의 스릴러처럼 느껴지는 건 과도한 상상력 탓일까. MS, 페이스북, 나이키 등이 숙고할 겨를도 없었는지 다급한 모습으로 ‘메타버스’로 속속 입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