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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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


작품을 통해 작가를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단 생각을 오래 했다. 애초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누구에게 배웠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어쨌든 그런 태도에 균열이 난 건, 작품보다 작가가 더 궁금해서 은밀하게 가능한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본 건 조르주 상드George Sand였다.

 

워낙 소문(?)이 대단했다. 그걸 전해준 문학 전공한 친구의 입담도 기여를 했을 것이다.

 

20세기의 교정에서 경험한(?) 일이었지만, 각인된 인상과 느낌이 강렬해서 기억하는 관련 장소들에 갈 일이 생기면 늘 작가가 상기되곤 했다.

 

파리 센 강변의 새장수 딸의 딸생각을 많이 하면 망상도 가능한 건지, 센 강변에 발자국을 콕콕 찍으며 3주간 머물 때는 새장수를 본 것 같기도 했다. 사진에는 중고서적을 실은 알록달록한 카트들만 있었는데도.


사진 1, 2 : Seine River Paris


사진 3, 4 : Paris Bouquinistes

 

사진 5 : Maison de George Sand, Nohant Vic

 

사진 6 : George Sand statue by artist Francois Leon Sicard in the Jardin du Luxembourg, which is a large free public garden in the 6th Arrondissement of Paris



그 버릇이 남아 책을 받고도 간만에 작가 소식(?) 찾아보느라 시간을 넉넉히 썼다. 휴가 중이라 더욱 느긋해진 마음으로 마치 진짜 방학을 맞은 긴장이 모두 풀린 기분으로. 이 휴가가 끝나지 않을 지도 몰라, 하는 헛된 바람을 곁들여서.

 



덕분에 책은 3일간 완독할 프로젝트로 삼았다. 아무도 강요 안 해도 프로젝트로 삼으면, 약속과 계약에 충실하도록 훈련된 인간이라 어쨌든 해낸다. 어째서 여전히 작품보다 작가가 더 궁금한 것인지... 사람, 아니 내게서 고집스럽게 변하지 않는 면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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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 여성 호러 단편선
김이삭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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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악!



모르는, 어렴풋한, 아리송한... 단어들이 많아...

어릴 적 전래 동화를 싫어한 대가를 이제 받는 건가...

 

충이, 멱목, 습신, 걸음나비,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쇠무릎 (두 문단에 이만큼...)

 

오싹 서늘하려고 읽었는데

열이... 오른다...

뒷목 뻣뻣...

나쁜 X...

 

가스라이팅은 무섭다. 악질이다, 변명 불가 범죄다.

늘 참 기가 막히는 고부갈등...

이러지들 맙시다...

 

데이트폭력, 스토킹, 묻지마 범죄는 한 구덩이에 넣고 소멸시킬 수 없나...

권력, 금력, 체력 기타 등등 무엇이건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공포에 비하면

작품의 기괴함이 애틋할 지경이다.

그래도 복수의 한길로 글을 써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린다.

현실에선 아주 입에서 X싸는 소리만 많아서...

 

밤이고 타인의 시선이 없어서인가 욕이...

품위 있게 살고 싶은데...

 

생존만 하면 다행인건가,

평생 어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지도 모르고 그런 말해도 되나

이런 XXX XXX 사회를 만들어 놨어...

오늘도 품위는 뭐...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고 사람보다 무서운 건 돈이었다.”

 

사람은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귀신은 사람을 죽일 수 없거든요. 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내 말이! 귀신이 사람 해코지 하는 거 살면서 한 번도 못 봤다, 사람이 사람 괴롭히고 죽이는 건 찾아보면 매일 다량으로 알아볼 수 있다. 알량한 법정 최저 임금 어쩌고 하면 을 이유로 사람 괴롭히고 죽이는 사람 같지 않은 X들의 X같은 X소리도 지겹도록 들었다.

 

으음... 이러려고 읽은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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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관리하면 당신도 잘 살 수 있습니다 - 눈뜨는 것조차 버거운 사람들이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우울증・기분장애 관리 가이드
수전 J. 누난 지음, 류초롱 옮김, 양용준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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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수행을 통해 시난고난한 삶의 희로애락으로부터 해탈한 분이 아니라면, ‘기분으로 표현되는 여러 감정적 굴곡을 겪으며 살 것이라 짐작한다문제는 등락의 폭일 수도 있고특정한 감정적 반응만 강렬해서 주의하며 관리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인정과 더불어 일상과 삶을 힘들게 하고 혼자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노력하는 것으로는 힘든 경우가 되면꼭 도움을 청하기를 바란다가능하면 무속이나 비법이 아닌 국가공인자격증을 갖춘 의료진을 찾아가면 좋겠다.

 


어느새 꽤 오래전 일이 되었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복약도 해보았다환경적 요소가 강하다고 판단해서 가능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내내 살아왔다해보니 삶에서 필요한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짐작보다 단출했다.


 

질병이 아닌 것도 병원 관리 내에 들어간 부분도 있다는현대 의학에서 너무 많은 것을 질환으로 취급한다는 지적도 있지만혼자서 힘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도움을 청할 곳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기분 장애도 그렇다.


 

안 그런 사람이 있나 싶게 너무 많다다들 전문가 수준으로 잘 알고 있다일상에서는 대개 무력감이나 짜증이나 예민함으로도 자주 표현된다원인은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이며발현이 되거나 되지 않거나 한다.


 

약이 필요하고 관리가 잘 된다고 효과를 본다면 복약을 하는 것이 절대 나쁘지 않다예전 나의 복약 경험은 너무 정신이 멍해지고 둔해지는 느낌이라서 거부하고 싶은 심정이 아주 컸다그래서 대신 루틴을 촘촘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해 노력했다.

 


특별한 루틴이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대신 안 지키거나 무너지면 타격이 적지 않다규칙적인 식습관양질의 식사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적절한 사회적 관계 유지끊어내야 할 것을 단호하게 끊고 정리하기많이 힘들면 의사와 상담하고 약물 치료도 거부하지 말 것.

 


관리와 대응과 치료법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다그러니 정답이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오답일뿐더러 해봐야 효과도 없다심하면 악화된다이 책은 워크북 가이드 형식이라 시본 생활을 관리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계획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든든해지고 불안이 가라앉는다.


 

번아웃만성피로는 없던 기분 장애도 발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거듭 강조하지만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다특히 타인을 돌보는 분들도 많이 걱정된다자신을 돌 볼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세하게 다 기억이 안 나지만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여러 경로로 하나씩 모았던 정보와 조언들이 말끔하게 책으로 정리된 듯해서 반갑고 부러웠다뭐든 해보고 도움을 청하고 가능하면 전문가와 정확한 지식정보를 의지하길 바란다.

 

잘 산다라는 정의도 각자 다르겠지만무탈하고 평온한 일상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람직한 현실이다그런 일상에서 지치지 않아야 남은 힘으로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더 안전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데도 종종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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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으로, 다시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향기시집 1
나태주 지음, 한서형 향 / 더블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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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오일을 품은 향기시집표지의 초록이 눈부시고 아름답다책점까지는 아니고 그냥 펼쳐 보았다첫 번째 시는 곤란하게도(?) 행복... 이다스트레스와 비례하는 오전 커피 탓에 속이 쓰리고 아프기 시작한다이럴 땐 좀 비딱해지는데...



 

<행복1>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한국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이 짧은 시 속에 담겨 있는 듯돌아갈 집이 없고집을 구하긴 했는데 빚이 잔뜩혹은 평생 집을 구할 정직한 방법이 없어 보이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시절은 수상하고마스크는 불편하고시간도 없고 오르는 물가에 비용도 부담이라는 기사 제목을 직전에 보았다생각을 멈추지는 말자안부도 묻고 서로를 살피자.

 

혼자서 부르기 좋은 노래들이 표절이라는 흉흉한 소문들표절을 확정하기가 그렇게 어렵다고 하고어차피 순수 창작은 10% 내외라고 하고아무도 증언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면.

 

섭섭하고 화가 나는 건 창작의 퍼센트가 아닐 지도 모른다구전되는 노래들이라고 폄하할 이유가 없었던 것처럼거짓말거짓그 대가를 너무 자연스럽고 당당히 누리던 시간들... 모를 일이다어쨌든 판결이 난 건 아니니까.

 

위가 아프면 날카롭고 뾰족해진다향기를 힘껏 깊이 들이마신다다음 시는 무엇일까이번에도 그냥 펼쳐본다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참 즐거운 시간이다.



 

<>

 

하루 종일 버리고 버린 나의 말

사람들 가슴에 던지고 던진 나의 말

 

비수가 되지 않았기를

쓰레기가 되지 않았기를

 

(...)

 

이 시는 눈앞에 붙여 둬야겠다욕을 안 할 뿐... 내가 뱉는 말들의 음색이 말투가 표정이 비수처럼 날아간다이전에 한 결심은 다 무용하고 말이 시작되면 얼어붙어 단단해진 덩어리들이 탄환처럼 날아간다매번 참 싫은데... 도저히 멈춰지지 않아 말을 줄여보려고 한다가능한 묵언... 적어도 그 만큼은 감정을 덜 내뱉을 수 있겠지.

 

세 번째 우연과 행운오늘도 산책을 나가보라는 등떠밈인가.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

 

부모님 댁 베란다 화분에 이름 모를 풀꽃이 피었는데뽑지 말라고 보기 좋다고 하셔서 이젠 아주 튼튼하게 나무처럼 자랐다이름은 아직도 모르고 색깔과 모양은 안다이웃 말고 친구와 연인이 되어도 좋은 거지.

 

미적거리는 몸을 일으켜 오늘도 산책을 나서게 되면 친구와 연인을 더 만들어봐야겠다이웃은 못 되더라도색깔을 알고모양을 알고.


 

시집은 늘 좋은데향기가 담겨서 기분이 더 빨리 차분해졌다아직 통증이 느껴지지만 신기하게 허기도 느껴진다금방 읽을 수도 있고 외워볼 수도 있고 한참 생각에 녹여볼 수도 있고 오래 기억할 수도 있고 따라하다 나를 바꿔볼 수도 있고시란 참 귀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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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 역사왜곡방법론 : 총론(總論)
진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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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왜곡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을 것이고 실제로 오랜 시간 자행되어 왔을 것이다의도와 목적 또한 다양할 것이고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로 삼아 장기간 가능한 모든 자료들을 모아 조선왕조실록처럼 집중 작업하지 않는다면 밝혀질 날은 요원하다.

 

친구 중에 고려사를 전공하는 이가 있는데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무척 곤란해 했다자료도 적고 연구자들도 적고 예산도 적고...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했다그러다 발굴현장을 다니고 관련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최초의 목표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명칭이 익숙하면 잘 아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제공된 일부 정보를 제외하고 우리가 해당 시대에 대해 아는 바는 사실 없다특히나 문자가 확립되고 기록이 본격화되기 전이라면그나마 남은 물건들을 해석하는 일로 모든 것을 짐작할 뿐이다.

 

그러니 삼국 시대에 대해서 기존 학계에서 예산을 들여 연구할 리가 만무하고 저자의 인상적인 이력에서 보듯관심이 있는 이들이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을 스스로 모아 해석을 해나가는 방법이 해당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거의 유일한 방법일지 모른다.

 

萬波息笛 만파식적

萬 일 만 만 波 물결 파 息 쉴 식 笛 피리 적

 

덕분에 만파식적에 대해 처음 자발적으로 찾아보았다비유와 해석으로 보자면, ‘만파란 끊임없는 내환과 외환을 일컫는 것이다우환들이 쉬도록 하는 피리란한자에서 보듯 죽간에 적은 문서일 가능성이 있다물론 물증은 없다그러나 기물보다는 문서가 더 그럴 듯하다.

 

신라(新羅신문왕(神文王때 있었다는동해에 있는 섬에서 자란 신기한 대나무로 만든 피리라는데이것을 불면 나라의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니외교협약 문서 같기도 하다기록된 바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모두에 전해지니물증이 흔적도 없는 것이 아쉽다.

 

협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세력이 불에 태웠을 수도 있고파기했을 수도 있고발설하지 않도록 해서 상세 내용이 있는 문서가 아닌 기물로 바꾸어 기록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적의 군사가 물러가고가뭄에 비를 내리고병자를 낫게 하고파도를 잠재우는 힘.

 

적의 군사가 물러가는 것 외에는 덧붙여진 내용이 아닐까혹은 전쟁이 그치니 다른 것들도 좋아지더라는 이야기일까저자는 만파식적을 ‘1,300년 전 동아시아인들의 영원한 평화협약이라 설명한다.


 

사실 다 모르는 이야기다설명도 주장도 뒷받침할 물증은 없다. 7-8세기 권력 지형도는 한 세대 30년쯤으로 비교적 빠르게 변화했고삼국시대는 곧 남북국 시대 통일신라와 발해 다시 고려시대로 변화한다.

 

국경선도 국가의 개념도 국제 관계도 협약도 현대의 개념으로 이해하기엔 다른 점이 많을 것이다서양의 도시국가들을 이제는 수도로 한정해서 지리적으로 파악하듯이한반도의 상황 역시 항구나 포구 중심으로 무척 다양한 교류가 빈번하고 중앙 권력이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들도 많았을 것이다.


 

상상력이 뛰어나고 끈기 있는 연구자들이 풍족한 예산을 확보하고 이런저런 연구들을 해주었으면 하는 분야는 참 많다무기를 만드는 대신 잊힌 삶을 복원하고 스토리를 즐기고 그럼으로써 지금 현재의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책을 읽다 커진 내 상상이 만파식적의 설화보다 더 과감한 상상인 듯하다어딘가에서 나타나주면한반도 말고도 만 가지 근심을 없애는 능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멈추지 못하는 전쟁에 지치고 문명이 권위가 내게서 약화되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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