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터 시작하는 하루 1분 기적의 스트레칭 - 노화는 늦추고 통증은 사라지는 매일 체간 운동 28
사와키 가즈타카 지음, 최말숙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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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50견이라고 하는 어깨 결림은 50세 이전에도 얼마든지 발생한다. 그 외에 직업, 자세, 운동 여부, 생활 습관 등등 여러 이유로 몸의 여러 곳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손가락 관절이 아프다.

 

살다보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은 많고, 그나마 나빠지는 속도를 좀 줄이면 좋겠다는 바람만 남는 신체 증상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안과 관절은 일단 나빠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방법은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의학 진단이다.

 

관절 통증은 그나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듣는다. 날이 갈수록 말랑해지는 몸이 걱정이고, 근력이 떨어지면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체간근’*이라 부르는 것은 핵심 몸통 근육이다.

 

* 머리, , 다리를 제외한 몸의 중심부. 엉덩허리근, 복횡근, 척주세움근, 배곧은근, 복사근, 대둔근



 

저자는 이 근육이 50세 이후 건강을 결정짓는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노년에 급격히 몸무게가 줄면 장기근육이 줄어 위험하다는 의사의 주의는 자주 들었다. 장기 근육을 단련하기는 어려울 듯하나, 전반적 건강 향상과 자세, 식습관 등 도움이 될 일은 있을 것이다.

 

척추와 관절에는 근육이 많은 도움이 된다. 코어 근육이라 불리는 것과 유사할 듯한데, 우리 몸의 큰 근육이 단단하지 못하면 분명 문제가 생기거나 무리가 온다. 문제는 근육은 매일 꾸준히 단련해야 유지관리가 된다는 것. 닭가슴살 먹고 집중훈련으로 될 일이 아니다.



 

산책, 계단오르내리기, 플랭크 등의 간단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버티기에 내 몸에도 한계가 온 듯하다. 물론 그거라도 해서 다행이었다 싶다. 50이란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든 매일 하는 운동을 꼭 습관으로 만드시기 바란다. 일찍 할수록 좋다고 믿는다.

 

나는 이 책을 계기 삼아, 기능해부학 공부도 해보고, 스트레칭 종류도 배워보고, 새로운 동작 중에 계속 할 수 있는 동작들을 골라 당장 시작해보려 한다. 운동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날 때 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준비할 필요가 없는 동작이 가장 좋다.



 

아주 기초적이 건강 상식과 도구 없이 안전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들이 있어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다. 특별한 일이 되면 꾸준히 할 수 없다. 하루 1분씩 2가지 동작이니 언제든 시간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4주 동안 매일 운동 인증 기록을 남겨야겠다.

 

하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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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는 로봇이다 - 안온 미니픽션,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들
강성은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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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동화속 풍경은 반백이 다 된 제게도 낯선 소재들이 있었습니다.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고 본 적 없는 사물은 몰입과 공감을 돕지는 못합니다. 이야기와 메시지가 잊히고 사라지는 것이 아까운 작품들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짐작한대로 우리 집 십 대들은 전래동화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고 읽으려 노력해도 너무 낯설어합니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워서 이야기들이 다른 형태, 다른 장르로 재탄생하길 바랐습니다. 일본의 설화와 민담이 여러 장르로 재밌게 활용되는걸 보아서 더 기다려졌습니다.

 

굳이 한국전래동화일 필요는 없겠지요. 전 세계에 익숙하지만 흥미로운 변주가 가능한 이야기들은 풍성하니까요. 안온북스의 이 책은 꽤 오래된 제 바람에 응답한 듯 다시 태어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읽기 전 이미 반갑고 즐겁습니다.

 

여덟 편인데 시리즈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을 재탄생시켜주면 좋겠단 탐욕을 부려봅니다. 참여하신 작가들 성함에 책이란 최고의 사치품이라고 재확인합니다. 성탄절에 읽고 싶었지만 번다함이 피로가 되어 그만... 언제 읽어도 좋을 종합선물 같은 소설집일 것입니다.



 

늙어서 읽으니 다 아는 이야기가 이렇게 서로를 돌보자는 것이었구나... 싶은 것도 있고, 참 오래 인류의 고민의 주제였던 이야기도 보입니다.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서로의 대답을 듣고 배우기도 하고 지혜를 빌리기도 했겠지요.

 

바리가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나는 이야기꾼이 되었다.”

 

읽어보니 제목 자체가 엄청난 반전이었습니다. 가차 없던 시대의 어린 죽음을 되살린 희망의 불빛 같은 반전에는 눈물이 솟습니다. 어리지 않은 어른들도 다치고 죽는 사회를 현실의 우리도 연대로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그제 읽었다면 성탄 기적을 간구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이곳에 있었군요.”

 

은은하지만 슬픈 정서가 흐릅니다. 차용한 방식은 생각보다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다양하지만, 출발이 옛이야기라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무엇이건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시리즈 출간... 부탁... 재밌게 읽으시라고 내용은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시절을 뛰어넘어 재탄생된 이야기들 속에는 힘을 잃는 것, 힘을 얻는 것이 뒤바뀌기도 한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어쩌면 옛날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의 목적은 다음 세대인 어란이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고 가꾸라는 것이었을까요. 제 할머니께서도 그러셨을까요...

 

수많은 아이가 불을 든 채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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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평등한 교실 - 가르치며 배우는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김동진 외 지음, 페페연구소 기획 / 동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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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이 형벌인가 싶을 때도 있고, 죄책감에 비참해지기도 하지만, 신비롭고 뿌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공헌한 건 없지만, 어쨌든 동료로서 인류가 상상하고 생각해낸 현실에 없는 품격 있는 생각을 만날 때 그렇다. 그 중 하나가 평등개념이다.

 

물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현실에 없는 것들을 기본개념으로 삼는 일이 낯설지는 않다. 면적이 없는 점과, 길이만 있는 선, 높이가 없는 면을 상상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고 계속 배웠던 물리학 이론은 현실의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평등도 그만큼 신기하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개념이다. 어느 두 개체도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평등이 필요하다. 평등이 적용되는 사회와 국가에는 운에 따라 결정되는 차이들을 채워서 누구도 부당한 불이익에 좌절하지 않도록 하자는 다정한 정책들이 존재한다.

 

쉬울 리 없다. 운 좋게 가진 행운이 중요하고 차이를 좁히기 싫은 이들의 저항은 거세다. 운이 좋았다는 건 여러 형태의 권력을 가진다는 것이니 막강하다. 인간의 수명으로 가늠하면 한숨이 절로 나올 느린 속도이나 방향은 분명하다. 많은 것들이 변했고 계속 변해갈 것이다.


 

책 속에서 어려움과 힘든 이야기들을 만나 실망도 좌절도 아닌 웃음과 감동과 용기를 배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 외로워서 찌그러들 것 같은 현실 속에서, 단단하게 멈추지 않고 애쓰는 분들의 존재가 가장 든든하다. 심지어 여러 번 크게 웃기도 했다. 힘이 난다.

 

페미니즘을 알게 된 뒤 평소엔 부드럽게 넘어가던 상황에도 무언가 목에 걸리게 되었지만, 그것은 불편함 속의 진실을 보게 하는 용기의 이론이기 때문이다.”


 

초능력도 마법지팡이도 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성공비법(?)은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며 형태를 만들고 자료를 남기고 다듬어 가는 과정뿐이다. 모든 것이 과정의 연속이니 실패란 없다. 그날 할 수 있는 당시의 최선을 다해보고, 다른 날 다시 시도할 힘을 만든다.

 

나는 말 못 할 경험들을 이미 겪은,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많은 여성과 어린이에게도 치유와 안전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숭고하고 어려운 일이다. 일상을 이어가는 고됨을 감당하는 것도 변화를 위해 노력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도. 벼락치기, 한탕주의, 수퍼히어로를 믿지도 않고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다만 애쓰는 분들이 더 널리 많이 알려져서, 절대 혼자가 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에게 교실은 두려운 놀이터이자 일터였고, 조용한 시위의 현장이었으며, 도래하지 않은 세상을 살게 하는 일상이었다.”


 

남부럽지 않은 선입견과 고정관념과 욕설을 감당하는 직업이 선생님들이지만, 월급 이상의 일을 하시는, 때론 기꺼이 감당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실과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사회라도 아무 희망이 없다. 힘껏 응원한다. ‘연구와 실천이라는 이상을 이루어내고 계신 귀한 기록이다.

 

어쩌면 삶이 너무 슬프기만 한 어떤 존재도 그 손을 붙잡고 우리를 발견하며 자기를 사랑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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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퍼즐 맞추기 - 타인의 슬픔을 들여다보는 여자들이 건넨 위로 맞불
이현정.하미나 지음 / 동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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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나눠 맞불을 지핀 두 분의 전작들을 읽었다. 한 책에서 만나 뵐 거란 생각을 못해서 기쁘고 반갑다. 오늘은 이 책을 의지 삼아 존엄하게 살아본다. 어느새 잊고 만 깊은 슬픔, 내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 외면해버린 슬픔, 공감 대신 외면한 고통, 너무 느슨해진 연대를 안전거리에서 꺼내본다. 나의 송구영신에는 반성反省 - 되돌려 살핌 - 의식이 필요하다.

 

돕고 싶지만 도울 수 없는 순간을 자주 만나셨을까요



 

10, 20대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복약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진단명은 같아도 겪는 내용은 다르다. 자신만 아는 고통을 어떻게든 표현하면 알아듣는 이가 있다는 것은 치료의 출발이자 희망이다. 의료진단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고통이 다 그렇다. 당사자가 들여다본 고통의 실체를 타인이 이해하려는 애씀의 기적이 사람을 살게 한다.

 

자신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그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정확하고 말끔하게 표현하고, 가장 적합한 위로를 건네고 아무도 상처 받지 않은 과정이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다 알고 느끼게 된다. 내 얘기를 듣는 사람의 태도와 진심을. 당장 엉망이 되더라도 듣고 있다는 것, 상대도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었다는 것.

 

그런 의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생략되고, 저지되고, 도리어 가해를 당하고, 모욕을 당하고, 상처를 깊게 만드는 일에 권력이 작용하는 장면을 우리는 거듭 목격하며 살았다. 살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혐오하고 싶지 않은데 혐오를 불같이 혐오하고 싶은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지식인의 역할은 고충이나 아픔을 보듬고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



 

말과 글을 통해 소통할 수밖에 없지만,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대의 행동, 이력, 태도... 구체적이고 직접적이고 기록으로 남은 반복되는 선택이 진짜 정체라고 배운다. ‘마음 가는데 돈이 간다는 말은 농담도 자조도 아니다. 정치인이 진심으로 현실화시킬 정책에는 반드시 예산과 인력보충이 있어야 한다. 아니라면 거짓이거나 헛소리다.

 

관찰

 

올 해는 어떻게 봄을 빠져나와 여름, 가을을 지나, 지금 여기에 왔는지 몹시 흐릿하다. 척추가 뒤흔들린 충격 같은 선거 결과가 있었고, 현실은 더 구체적으로 참담해져갔다. 이제 겨우 7개월 남짓이다. 누가 더 절망했는지 모를 일이나, 위로를 구하기가 무색하게 주변의 많은 이들이 깊이 절망했다. 책 속으로 도망가서 외면하고 침묵하는 것 외에 살 길이 보이지 않았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고 건강한 자아 경계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크게 애쓰는 대신 생각만으로 지쳐서 절망한 깜냥이 작은 나는 직업에 대한, 직업을 통한 기대와 노력을 포기했다. 하지만 밥벌이를 최대한 무심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방식으로 살자란 결심이 무색하게 매일이 고단하다. 지난 주 업무 일정은 다 끝난 셈이고, 심신은 엉망이다. 이렇게 해를 거듭해서 계속 살아야 한단 말이지..

 

그러니 사람, , 세상의 아프고 어두운 곳을 밝혀보고 연구하고 도움이 될 방법들을 찾고 목소리를 내고 글을 쓰는 분들이 빛나 보일 수밖에 없다. 세상이 아직 안 망하고, 눈앞이 환해지는 소식들, 조금 숨쉬기가 편해지게 변한 세상이 이런 분들이 애쓴 기적이라는 새삼스런 깨달음에 감사하며 잠시 정신을 추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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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쏟아진다 창비시선 484
이대흠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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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오려 붙일 작은 창을 내고 헝클어진 바람을 모아 섬돌로 두었습니다

 

남도 말의 묘미를 잘 모르고 산다. 살아본 경험도 없으니 감각조차 부족하다. 늘 아쉬워하며 남도말로 쓰인 문학에 주저하다가 올 해 가을 소설을 읽었는데, 깊이 느끼고 조금 울기까지 했다. 그 눈물에 주저함이 씻겨 간 걸까. 그냥 읽어 보기로 하자는 용기가 생겼다.

 

여섯 번째 시집... 숫자만으로 짐작 못할 시간의 깊이를 노안으로 더듬어가며 찬찬히 읽었다. 무서운 제목에 언제 쏟아질지, 왜 쏟아질지 모를 코끼리를 두려워하며. 가만가만 만나보는 시들이 잔잔하고 아름답다. 대신 켜켜이 깊이가 다져져 있다.

 

사물과 세상을 오래 보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걸까. 인간을 많이 겪다 인간이 싫어지기도 하는 풍경과는 참 다르다. 설명할 말이 없는 감정인데, 알아 들을 수 없는 닫힌 문과 같은 관념적인 시어들은 없다. 다행이고 그래서 더 집중해야 이면을 느낄 수 있다.

 



사는 일이 고단하고 자주 서럽고, 자기 연민으로 향하는 길은 넓고 짧다. 물론 정제된 언어를 가진 시인이 그럴 리는 없다. 침잠하는 정서 대신에 다정하게 건네는 시선과 말과 손길이 독자를 오래 위로한다.

 

차가운 당신의 외딴 방에 봄을 켜겠습니다

 

문학은 인간을 살게 하고 견디게 하고 버티게 돕는다. 그런 역할을 하는 이유는 문학을 통해 우리, 함께, 사랑을 나누고자 하기 때문이다. 사랑 때문에 말을 건네고 글을 건넨다. 사랑 때문에 시가 태어나고 시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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