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배워 내일 써먹는 경제상식 - 돈을 잘 쓰고, 모으고, 불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금리·환율·유가
김정인 지음, 남시훈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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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베스트셀러 종합부문에서 10위 권 안에 든 책 중 상당수가 경제 관련 책이었다특히 주식 관련 책들이 그 자리를 꽤 차지했는데미국 증시가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가져오면서 주가 폭락 사태를 맞고코스피가 1,450포인트대까지 폭락하여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을 안겨주던 작년 3월을 지나, 1년을 넘어선 현재 코스피가 3,200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더욱 주식 열풍과 주식 공부를 함께 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않나 싶다시장의 흐름을 알아야 전망도 살펴볼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돈이 어디서 태어나 어디로 어떻게 흘러 다니는지 이해하는 정도’ … 딱 그만큼의 경제 공부(9)”를 다루고 있다고 선포하고 있기 때문이다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무역과 금융의 핵심요소인 금리와 환율과 유가이 책은 이 세 가지를 다루고 있다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기초적인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쏙 들었던 점은 그림과 표로써 쉽게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는 것이다경제 책이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도표그래프특히 메신저상의 대화 장면과도 같은 표현으로 설명하는 그림은 책을 읽는데 좀 더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해주었다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는 글이 많고 쓰고 있는 어휘도 어렵지 않게 풀어쓰고 있어서 이해를 더욱더 쉽게 할 수 있었다물론 경제 지식이 짧은 내가 읽기엔 아주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경제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글은 매우 흥미로웠다금리와 환율과 유가 중에서 유가에 대한 이해 폭이 가장 적었는데이 책을 읽고 나서 원유특히 오일쇼크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

경제 지식의 밑바탕을 다지기에 매우 괜찮은 책이다.

 

덧붙여서이 책은 한 달 공부 챌린지라는 시리즈로 묶여 나올 책 중 첫 번째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다음으로는 재테크 공부와 관련된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경제 상식 공부를 다룬 이 책처럼 기초 개념적이면서 다양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술술 다루고 있다면 좋겠다이어지는 한 달 공부’ 시리즈가 어떻게 꾸려질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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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선생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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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머리말에서 저자는 곤충과 벌레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쳤다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스승이 된 것이다(6).”라고 쓰고 있다머리말을 읽을 때만 해도 이 책의 제목인 충선생은 이러한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목차를 보더라도 이 의미를 부여한 제목임은 분명하다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제목에 대한 생각이 중첩되었다곤충을 의인화하여 높여서 부르는 충선생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곤충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곤충을 대하는 애틋한 자세를 가진 저자 또한 충선생으로 불릴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책 소개를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시점에서더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여 곤충과 벌레를 논하고 있어서 매우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었는데이러한 글 바탕에 깔린 저자의 곤충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충선생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었다.


 

다섯 장(chapter)으로 분류하여 충선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곤충이 아닌 충선생으로 개구리두꺼비지렁이뱀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곤충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 정보를 알게 되었는데예를 들어 반딧불이의 발광 물질 루시페린을 설명하면서 그 반딧불이의 발광 상태(빛의 색깔밝기지속성빈도)가 사람의 지문이나 홍채처럼 개체마다 다르다는 것이나 모기는 생존 본능적으로 어둡고 검은 곳을 찾아 자신의 몸을 숨긴다는 것이나죽어가는 동물의 호흡에서 나오는 탄화수소 냄새를 탐지하여 사체에 도달하는 금파리 등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다.

동양 한자문화권에서 익숙한 공자순자 등의 인물과 연관된 이야기를 가지고 엮기도 하고 한자어를 들어서 엮기도 하며 중국 속담을 가지고 엮기도 한다예를 들면 사마귀’ 편에서는 청나라 때 만들어진 당랑권을 제시한다당랑권을 체계화시킨 황비홍을 이야기하고, ‘당랑포선황작재후라는 말의 뜻을 설명하면서 현대의 조직 체계에서의 모습을 빗대어 이야기를 엮어간다.




본문 저자의 글은 읽는 맛이 상당하다곤충과 벌레를 이야기하는데 어릴 적 추억을 풀어내어 독자로 하여금 유사한 추억을 환기하게도 하고저자가 처한 상황 속 경험을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쉽게 수긍되도록 유도한다글의 전개를 보면 수필적 감상이 곤충의 정보 지식적 설명과 곁들여져 나온다고 하겠다곤충과 관련된 지식정보를 보면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단순히 곤충의 지식 정보에서 끝나지 않고 과학적역사적문화적 차원의 다양한 지식을 엮어 쓰고 있다특히 한자문화권의 여러 가지 곤충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서술되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정서적 차원에서도 여러모로 마음에 쓱 와닿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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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이솝 지음, 최인자 외 옮김, 로버트 올리비아 템플 외 주해 / 문학세계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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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우화라는 단어를 던지면 아마도 머릿속에 우화와 함께 딸려 떠오르는 단어가 이솝이 아닐까 싶다이솝우화라는 제목을 붙이고 나온 책은내 어릴 적에도 참 많았고 지금도 서점에 가면 여전하다너무도 오랜 시간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우화의 수식어처럼 이솝이 따라붙곤 한다어린이들이 자주 접하고 읽는다는 점에서 이솝우화는 아동도서라는 관념도 심어주었다동물들특히 유난스레 사자가 많이 나오는 이솝우화는교훈을 담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그러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첫 느낌은이제껏 제대로 된 이솝우화를 읽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제목처럼 어른을 위한’, ‘정본’, ‘이솝우화 전집이라는 것을 톡톡히 본문 내용이 일깨워 주는 책이다물론 본문에 실린 358가지 우화 중 얼마는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우화와 비슷한 내용을 가진 우화들도 있지만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우화들은 꽤 생소했다또 결말 부분이 조금 생소한 우화들도 있다본문 우화에 대한 해설에서 리비아인도 등 여러 나라 전래 우화들이 이솝우화에 흡수되어 실린 것들로 추정된다며 설명하는 근거들은 꽤 흥미로웠다.


본문 뒤에 실린 로버트 템플의 해설을 보면 내가 어릴 때 읽은 것은 진짜 이솝이 쓴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동용으로 쓰인 우화들은 역자들의 입맛에 따라 개작된 것이 많다고 한다원문 이솝우화의 내용은 꽤나 야만적이고 거칠다보니 그 내용에 교훈을 담아 아동용으로 펴내기 위해서는 순화 과정이 필요했던 모양이다전래동화의 원작들이 잔혹하듯이 이솝우화 또한 그러했던 것인데이후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 윤리가 바뀌면서 그에 맞춰 텍스트도 고쳐나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솝은 실존 인물일까기원전 6세기 인물인 이솝은 뛰어난 입담과 재치로 당대에도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이솝의 우화는 기원전 5세기 인물인 플라톤과 기원전 4세기 인물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에 실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실존적 인물이 아닐까 추측한다철학 사상가들이 자신의 책에 이솝우화를 포함한 것은 풍자가 넘치고 재치 있는 우화를 통해 비판적 상황에 비유적으로 쓰기 좋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우화는 사람 이외에 동물식물무생물을 의인화하여 풍자를 통해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니 빗대어 표현하기 좋은 글감이었으리라우화의 특성이 이러하다 보니 온·오프라인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삶을 투영해볼 재료로써 읽히는 것이지 않을까?


우화는 분명 비틀린 유머와 격언과 재치 있는 방백과 가시 돋친 경구들의 놀라운 원천이다.”(430쪽 이솝우화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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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명화로 보는 셰익스피어 - 베스트 컬렉션 5대 희극 5대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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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리면 셰익스피어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다. 1996년 제작된 영화이니 25년 전 로미오 역을 소화했던 ‘레오’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표지 한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로 실린 ‘로미오와 줄리엣’ 작품을 보면서부터 떠올린 이미지였다. 그런데 줄리엣의 이미지는 ‘올리비아 핫세’였다는 점. ㅋㅋ 검색해보니 1968년 제작된 영화로,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의 줄리엣 역할을 했다.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줄리엣은 1968년 배역 배우로, 로미오는 1996년 배역 배우로 내 머릿속에 이미지화되었다는 것이, 어쩌면 이 희곡 작품을 읽을 때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며 나름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볼륨 자체도 있지만, 종이 재질로 인해 무게 자체가 상당하다. 이 종이를 사용한 것은 명화의 색상을 선명하게 담아내기 위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무거워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는 어려웠지만, 읽으면서 명화를 감상하기는 참 좋았다.

10편 작품 모두 원작 장르는 희곡이다. 비극 편에 실린 5편은 희곡으로 모두 읽었던 작품들이고, 희극 편에 실린 5편은 희곡이 아닌 이야기책으로 읽었더랬다.


이 책은 희곡의 대화 형식과 소설의 서술 형식을 번갈아 가며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그 작품의 주요 장면들(예를 들면 <햄릿>의 경우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가 있는 장면)은 희곡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건을 전개할 때는 서술 형식으로 쓰고 있어서 작품 내용 전체를 조망하는데 효과적인 듯하다. 아쉬운 점은 희곡작품을 읽을 때면 대사와 행동 지시문만으로 인물의 성격과 작품 전체에 흐르는 정서를 감상하기 때문에, 작품 감상과 해석의 몫이 오롯이 내가 되지만, 이 책은 편역 자의 해석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자칫 원작의 느낌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 중 가장 긴 희곡은 <햄릿>이다. 이 작품 주인공인 햄릿에게 우유부단함의 전형성을 입혀준 사람은, 인간의 성격유형을 햄릿형과 돈키호테형으로 나눠 제시했던 이반 투르게네프라 하겠다. 물론 <햄릿>을 읽은 독자가 햄릿을 우유부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작품 안에서 직접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또한 독자의 몫으로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본 책에서 ‘우유부단함’으로 햄릿을 명시하고 있는 것은 조금 아쉽다. 서술 형식으로 구성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 해도 독자의 시각으로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명화는 정말이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으로 인물의 모습, 표현법, 색채 묘사 등을 비교하거나 인물의 복식을 살펴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거의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 삽화와 함께 작품을 읽다 보면 극의 한 장면을 현재 보고 있는 듯 현장성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루벤스의 <리어왕>의 작품(154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시 루벤스!’라고 감탄하면서 보았다. 또 외젠 들라크루아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담은 명화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유명한 ‘발코니 장면’은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서, 화가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묘사하는 색다른 시각을 포착하여 비교하는 맛이 있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가장 회자되는 비극 5편과 희극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10편의 작품을 ‘명화’와 함께 엮어 읽어나갈 수 있도록 페이지 곳곳에 삽입된 작품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희곡작품이기 때문인지 ‘명화’의 역할이 ‘무대 위 한 장면’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명화 그림으로만 한정되어 있지 않고 실제 무대 장면을 담은 사진, 영화 속 한 장면 등도 포함되어 있어 좋았다. 각 작품 제목이 쓰인 시작 페이지에서는 조각을 만날 수 있다. 부조를 포함하고 있는데,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제외하고 모든 작품의 시작 페이지에 실린 조각 작품들 어떻게 찾았는지 흥미롭다. 그 페이지에는 그 작품을 대표할 만한 작품 속 명대사 한 줄도 만날 수 있다. 구성면에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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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열전 - 지금 우리 시대의 진짜 간신은 누구인가?
이한우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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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과 간신은 임금이 만든다.’

이 문장은 본 책 들어가는 말에 쓰인 글로,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문장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충신이든 간신이든, 그들의 사회적 위치는 왕이 아닌 신()이다. 권력의 정점에 있지 아니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들 신하로 하여금 임금만큼의 권력을 휘두르게 만든 것도 임금이요, 임금 자신이 두려워할 정도의 권력까지 쥘 수 있게 만든 것도 상황을 제대로 여미지 못한 임금의 허점일 터이다. ‘임금이 눈 밝고 귀 밝아야 한다. 그것이 총명이다(부록, 240).’에 쓰인 글처럼 임금의 자질이 그러해야, 간신(奸臣)은 임금 주변에서 자신의 자리를 꿰찰 수 없게 된다.

 

저자는 한나라 유학자 유향의 저서 <설원>에서 정의한 여섯 가지 간신의 유형을 조합하여 일곱 간신(찬신, 역신, 권간, 영신, 참신, 유신, 구신)의 유형을 제시한다. 본문은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간신들과 함께 우리 고려사와 조선사의 간신들을 함께 그 유형별로 다루고 있다.

고려시대 최악의 간신으로 다루고 있는 이자겸찬신-나라를 무너뜨린 간신에 분류했다. 이자겸의 외적인 풍모는 온화하고 맑았다는 평이 사신에 의해 쓰였다 해서 놀라기도 했다. 필요하다 싶으면 마음을 얻기 위해 얼굴색을 바꾸면서도, 전횡을 일삼아 왕조차 꺼리게 만든 인물이었다 한다.

송나라 학자 진덕수의 <대학연의>에 나오는 간사한 자가 주군을 옭아매는 실상에 대한 일곱가지 유형을 오늘날에 맞게 저자가 재구성한 일곱 유형 또한 인상 깊다. 진덕수의 그 책은 조선시대 세종, 중종 때에 간행된 책으로 조선 임금들이 필히 읽었을 책이다. 그럼에도 이후 왕들이 간신을 구별하지 못했던 것은, 임금의 총명이 사라져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하는 간신의 말을 충언으로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의 왕 중에서 매우 총명하다고 일컫던 정조 또한 자신의 즉위를 돕고 영조의 총애를 등에 업은 홍국영이라는 영신-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간신을 남겼으니, 총명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일깨운다. 자질이 있는 임금이더라도 참신-임금의 총애를 믿고 동료를 해치는 간신의 농간으로 무너지는 간신술의 위험성을 논하면서 광해군과 이이첨을 다룬 내용도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꽤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죽과 밥만 축내는 무능한 신하-죽반승으로 조선 실록에 이름이 올라 있는 상진이라는 인물이다. 이 인물에 대해서 저자는 현대적 맥락으로 재평가 하는데, 그의 행동과 태도를 현대 관점으로 보면, 죽반승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했다고 한다. 시대별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어떤 사람을 간신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조심해야 한다. 자칫 한 사람의 인격 전체를 말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부록, 239)’

저자는 진덕수의 간신 식별법을 논하면서 위와 같이 말한다. 매우 수긍되는 말이다. 동서고금, 어느 시대에도 간신이 없을 수는 없다. 현대 사회에도 마찬가지다. 본문 내용 중에 나오는 간신이라 일컫는 사람들 중에는 처음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 권력적 위치가 사람을 망가뜨리는 상황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총명함은 공생적 관계를 형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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