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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
김희경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몇 년 전 아이 책을 읽어주려고 찾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읽게된 그림책 한 권이 마음을 사로잡았더랬다. 간략한 문장과 함께 그려진 그림이 꽤나 독특했는데,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이라는 개념을 어쩜 그렇게 잘 묘사해놓았던지~~~.
아마도 그땐 어린나이의 울아이보다 내 마음을 더욱 사로잡은 책이였을게다. 그 책이 유아실에 꽂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열람실에 적합했던 책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를 사로잡았던 그 책은 <생각>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의 책이었다.
이번에 창비에서 새롭게 출간된 신간도서를 훑어보다가 <마음의 집>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떠오른 작가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였다. 아마도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일러스트는 눈에 띌 수 밖에 없지 싶다. 앞서 <생각>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마음의 집> 또한 기대가 컸는데~ 김희경 작가님 글과 함께 어우러져 '마음'을 참 잘 표현해 놓은 그림책이다.
'마음'은 사물처럼 눈에 보이는 것도, 만져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고 또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다 느껴지는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마음... 이러한 '마음'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내 마음조차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들 때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써, 또 우리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난 후 든 생각... 참 대단하다 싶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지만, 어른인 나또한 그림과 글을 번갈아 보며 여러가지 곱씹어보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작가는 '마음'을 '집'이라는 공간으로 그려 넣고 있다.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으로 대체하여 표현하므로써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마음의 집은 모양도 크기도 다 달라. 백 사람이면 백 개의 집이 생기지.
마음의 집에는 문이 있어.
어떤 사람은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어떤 사람은 활짝 열어 두지.
문을 아예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단다.
마음의 집도 우리가 사는 집처럼, 모양도 가지각색이고~ 문, 창문, 방, 계단, 부엌, 화장실도 있지만, 저마다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가끔은 마음의 집이 스러질 듯하고, 문을 닫아 걸고 혼자 있을 수는 있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작가는 말한다. 바로 '이 세상에는 다른 마음들'이 아주 많아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옆에서 다른 마음들이 언제나 도와줄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우리아이들에게 이렇게 '마음'을 손에 잡히듯 설명해 놓은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떤 마음으로 '마음의 집'을 가꾸고 있는지, 또 어떻게 가꾸어야 할지 생각케 만들뿐만 아니라, 도와줄 수 있는 수많은 마음들이 늘 옆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어렵거나 힘들때 주위의 마음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문과 문을 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