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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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끼리 나누는 매우 친밀하고 깊은 우정을 세간에서 사용하는 말이 ‘브로맨스’이다. 제목을 보면서 세잔과 졸라의 관계를 ‘브로맨스’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나 생각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마지막에는 별로 좋지 않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러한 시각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다. 즉, ‘브로맨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세잔과 졸라를 묶은 가장 큰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각자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알린 두 사람은 그들이 서로에게 투영했던 것이 그 위대함을 끌어낸 것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서로가 추구하는 것이라면 최대한 허용하였으며, 이에 따라 그 둘의 관계는 서로 격려와 비판을 나누며 함께한 반세기의 장구한 우정의 세월로 본 것이다.


이 책은 세잔과 졸라,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한 탐구 도서이다. 19세기 초 프랑스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통해 두 사람의 생애 변화에 관해서도 서술하고 있어 그 때의 프랑스 상황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그 유명한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서는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좋았으며 두 사람의 작품에 대한 설명 글도 다루고 있다 보니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세잔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저자의 매우 통찰력 있는 작품해석을 만날 수 있어서 이 점에서도 매우 흡족했다. 졸라와 세잔의 두 사람을 그 당시의 정치, 역사와 함께 작품으로 표현된 미술, 영화, 소설 등을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 많은 것을 연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벗어나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 중 흥미로운 것은, 졸라는 국어 성적이 좋지 않아서 입학 자격시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것과 세잔은 데생 실력이 좋지 않아 미술대학 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낙담으로 이어질 작지 않은 실패가 아닌가! 하지만 그 둘은 그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졸라는 작가로서 명성을 날리고 세잔은 그림으로 한 획을 그었으니 둘 다 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거다. 이 둘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대함은 어떤 상황에서도 도전하고 탐구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의지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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