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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 진심이 닿는 전시 해설의 노하우
김인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4월
평점 :
미술 전시를 관람할 때마다, 나는 해당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먼저 확인하고, 그에 맞춰 관람 시간을 정하곤 한다. 도슨트 설명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전시를 관람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순수하게 감상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도슨트의 설명 없이 먼저 감상한 후, 가이드를 들으면 나만의 감상과 비교할 수 있고, 놓쳤던 감상 포인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어 더욱 인상 깊은 관람이 되곤 했다. 몇몇 전시회에서는 도슨트 프로그램 대신 오디오 가이드 송수신기 대여나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오디오 가이드보다는 도슨트가 현장 해설을 더 선호한다.
미술 전시 관람을 즐기다 보니, '도슨트'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처음에는 학예사(큐레이터)와 도슨트가 비슷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도슨트 활동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학예사와 도슨트가 전혀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도슨트는 주로 자원봉사로 활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점을 알게 되었을 때, 도슨트라는 직업에 대한 호감이 더욱 커졌다. 자원하여 봉사로써 그 일을 하는 도슨트들이 정말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서 도슨트가 현장에서 작품을 설명하기 전에 스크립트를 작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슨트들은 스크립트를 작성하기 위해 전시 작가와 작품을 조사하고 연구하며, 정보 수집과 더불어 자신만의 해석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야만 좋은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훌륭한 전시 해설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우선시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란 생각도 했다.
이 책은 도슨트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도슨트가 되기 위한 방법부터 스크립트 작성 요령, 완성된 스크립트로 해설하는 방법까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으며, 스크립트 작성 시 분량 조절과 오류 수정 방법,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별 대처법도 자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람 대상과 작품의 형식에 따라 해설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흥미로운 정보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다양한 전시 가이드와 사례별 스크립트를 비교한 내용도 유익했다.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도슨트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