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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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를 되짚어 현재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세계사를 통해 국제정세를 파악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나간 과거를 재조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난 역사를 살피는 일은 흥미로운 반면 그 방대한 자료에 숨이 막히기도 한다. 역사를 다룰 때 시대별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 서문에서 쓰고 있듯이 역사는 시계열로써의 세로축뿐만 아니라 주제에 따른 가로축으로 읽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동서고금을 가로축세로축 결합해 이해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역사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로축(시계열)’이 아닌 가로축(주제별)’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럼에도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별 세계사 이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세로축을 살필 수 있는 연표가 앞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

세계사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간추린 연표라는 이름을 달고 BC30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국가의 흥망성쇠와 전쟁, 주요 사건 등을 다룬 연표다. 아메리카 대륙과 이베리아 반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북아프리카, 소아시아·발칸, 중동, 남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의 역사 흐름을 살필 수 있다.

 

이 책은 세계사 속에서 일곱 개의 주제를 선택해서 묶음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일곱 개의 주제가 매우 흥미롭다.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상품이 그 주제다.

본문을 읽다가 중국의 책봉 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중국에 조공을 하려고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당시 큰 나라에 예우로써 작은 나라에서 행하는 조공문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관건이 되어서 행해졌다는 것과 조공을 하면 중국의 부담이 컸다는 점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1346년의 크레시 전투와 1356년의 푸아티 전투는 프랑스가 두 번에 걸쳐 영국에 참패를 당한 전투인데 그 패배한 방식이 10년이 지난 뒤에도 똑같은 이유로 패배했다고 한다. 이유가 참 재밌었다. 프랑스 귀족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부터 말을 타고 준비하고 영국의 귀족들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는 말에서 내려 가만히 서 있었는데, 바로 그 전술 아닌 전술 덕에 영국은 두 번이나 프랑스군에게서 승리를 얻어냈다고 한다. 당시 갑옷의 무게가 무척 무거워 전투 전부터 말에 올라타 있으면 말의 피로도가 컸다. 하지만 프랑스 귀족들이 평민과 같은 높이인 말 아래에 내려서 기다리는 것을 참아내지 못했다고 하니, 귀족의 자존심이 패배의 원인이라 하겠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매 주제별로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 중 많은 부분이 흔히 다른 책들에서도 접했던 내용이었다는 점과 가볍게 훑고 있다는 점에서는 조금 아쉬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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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 리더들의 성공비결 논리학을 주목하라!
치루루 지음, 권소현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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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라 불릴만한 이들에게 그들의 성공비결을 묻는다면 어떤 공통된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리더십 비결로 여러 자질을 다루고 있는 책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 중에서 사유思惟 혹은 사고思考의 논리성에 주목하여 쓰고 있다.

사회 관계망 속에서 올바른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소통을 위해선 그에 합당한 논리적 사고와 판단력이 필요할 것이고 논리학적 문제 해결을 통해서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리더들이 논리학에 주목하여 배우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싶다.

 

책제목에 쓰인 논리학이 주는 개념 때문에 예상되는 책 내용과 함께, 책을 소개하고 있는 글을 읽었을 때는 어느 정도 묵직함을 상상했다. 하지만 논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아주 가볍고 쉽게 다루고 있어, 독자대상을 청소년(·고생)에게 두어도 좋을 듯하다. 논리학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청소년들에게 논리학의 기초 원리부터 논리학 용어 풀이, 주요 학자들의 논리학 이론들, 논리학적 사고의 중요성 등을 단편적으로나마 맛볼 수 있다 하겠다.

 

이 책의 구성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매 챕터마다 다양하게 제시되는 예화와 일화다. 예화와 일화를 통해 논리학을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가 쉽다.

변호사인 클레어가 자신의 일에서 역부족을 느끼며 기운 없어 할 때 후배로부터 논리학 수업을 제안 받고 수업을 듣는다는 인트로 부분을 지나면서 열다섯 명의 논리학 교수들의 수업을 들으며 변화하는 자신의 생각을 깨치게 된다는 설정 또한 어렵지 않게 페이지를 넘기도록 만드는 구성이라 하겠다.

열다섯 명의 논리학 교수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인물들이다. 챕터마다 교수(논리학자)의 사진 혹은 그림이 실려 있고 생몰연대와 간략한 주요행적, 주요저작이 실려 있어 좋았다. 본문에서 교수의 옷차림이나 말투 또는 행동 등을 묘사한 부분은 웃음을 자아내거나 좀 더 실제적인 현장감 있는 모습으로 그려넣은 점도 흥미롭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몇몇 부분에서 그냥 겉핥기처럼 두리뭉실한 설명도 있어 아쉽지만 논리학을 맛보고자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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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촘스키 - 현대 아나키즘과 반제국주의의 기원을 찾아서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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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언어학에서 어휘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문장 중심으로 그 연구 방향을 바꾸어 준 변형생성문법의 창시자로 알고 있는 촘스키(Noam Chomsky)에 대해서 매우 새롭게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언어학 위치에서 촘스키는 대단한 인물이다. 그가 발표한 이론은 현대 언어학에서 매우 뚜렷한 발전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철학, 컴퓨터공학, 심리학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하겠다. 이런 촘스키를 언어학자로만 알고 있었다가 이 책을 통해 현대 아나키스트이며 반제국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어 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사회활동가로서의 촘스키를 보니, 당시 미국의 적국인 베트남의 하노이를 방문해서 강연하고, 미국 국방성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투옥되기도 했으며, 미국의 대외정책 비판에 앞장서 활동함으로써 국가의 적이라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매우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가라 하겠다. 흥미로운 것은 군수산업체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고 있는 MIT에서 1961년 종신 교수가 되었다는 것과, 같은 MIT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스티튜트 프로페서Institute Professor’로 임명되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전쟁 중 하노이에서 미국을 비판한 자국의 교수에게 주어진 명예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비교하여 생각해보니 미국이라는 국가도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그런데 교수로서, 연구하는 학문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여 그의 모든 저술은 학문 업적으로 인정했지만, 촘스키의 많은 글들은 미국 언론에서 거의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촘스키에 대한 현재까지의 행보 중에서 아나키즘과 제국주의 비판에 초점을 두고 개략적으로 펼쳐 놓은 책이다. 촘스키가 가지고 있는 사상을, 본문에 삽입해 놓은 촘스키의 글을 통해 훑어 살펴보기에 꽤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촘스키의 다양한 저술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과 관심을 자유롭게 창조적으로 계발하는(본문 38)’ 것이 교육이라는 존 듀이의 사상과 버트런드 러셀의 인간 중심 교육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촘스키는 교육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적은 없지만 언론 통제와 같은 방식의 교육 통제를 비판하여 쓴 책, 그 중에서 특히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2002)>,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2000)>이라는 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두 권의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

저자가 머리말에 이 책을 통해 촘스키의 책을 직접 읽도록 유도하는 안내 길잡이 역할(머리말 14-15)’을 하고자 했다고 했는데 내겐 그 길잡이 역할이 된 듯하다.

 

마치며, 이 책의 저자가 본문에서 독자들에게, 이 책과 촘스키에 대한 자신의 의도를 전하는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스스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비판적 사고를 갖추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확실한 주장을 갖는 것이 그것이다.

이처럼 그런 논의를 소개하면서 나는 나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는 독자들에게 그런 입장을 강요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참고 자료로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스스로 비판적으로 판단하기 바란다. 촘스키가 무엇보다도 바란 것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갖는 것이었고, 그것이 그의 아나키즘의 본질이다(본문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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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대 소설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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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4대 기서奇書를 얘기할 때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를 말한다. 여기에 5대 고전소설로 한 권을 더하면 <홍루몽>을 포함하여 말하는데, 책 제목만으로는 많은 이들이 들어 알고 있는 책들이다. 이중에서 <수호전>은 정말이지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라 세밀한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읽을 당시 술술 재미있게 읽었던 느낌은 지금도 남아있다. <삼국지연의>도 읽은 지 10년이 넘은 듯하다. <서유기>는 책 보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접한 내용이 많고 <금병매>는 제목만 알고 있을 뿐 내용은 전혀 몰랐던 책이다. <홍루몽>은 중국인들이 쏟아내는 찬사 때문에 중국 5대 소설 중 가장 호기심이 컸던 책이었다. <홍루몽>을 읽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가 방대한 분량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못했는데, 이 책의 저자 또한 다음과 같이 <홍루몽>을 평하고 있어 눈길을 잡았다.

중국 백화소설의 금자탑이라고 마땅히 불러야 하는 동시에 이를 능가하는 장편소설은 중국에서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아직 쓰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본문 387).”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는 중국 소설을 논하지 말아야 하며, 더 나아가 중국 문화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작품(본문 400).”

이처럼 <홍루몽>은 아주 뛰어나서 다른 무엇과도 견줄 데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적고 있다.

 

이 책은 중국 5대 소설을 각 인물과 시대와 주제와 형식 등으로 비교, 분석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삼국지연의><서유기>는 상권으로 묶여 있지만 이 책에서도 중간 중간에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어 그 두 권에 대한 이해의 폭까지 넓힐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수호전>을 소개할 때는 <수호전>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책들과 비교하고, <금병매><홍루몽>도 마찬가지로 주요 내용을 각 책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나 공통점을 짚어 주고 있다.

삼국지연의의 매력의 근원이 수많은 명장면에 있다면 수호전의 그것은 인물에게 있다(분문 14).”

수호전은 기본적으로 싸우는 집단의 이야기이므로 병참은 역시 중요한 문제인데 이러한 점에 대한 언급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략) 참고로 삼국지연의의 경우에는 전쟁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병참에 관한 기술이 보인다(본문 118,119).”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수호전><금병매><홍루몽> 또한 개별적으로만 소개되지 않고 세 권의 책이 엮어져 비교하는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수호전>을 강조하는 남성 세계를 다루며 여성에 대해서는 혐오 양상을 드러낼 정도로 결벽을 강조하는 책인 반면 <금병매>에서는 <수호전>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여성이 대거 등장하여 욕망에 따른 파멸 과정을 주요 인물(여성)의 관계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준다. 거기다가 <수호전>23회본에서 등장하는 무송무대의 이야기의 한 축을 가져와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금병매>인데 이 책의 제목은 소설 속 세 명의 여성 이름에서 한 글자씩 가져온 거라고 한다.

<수호전> 관련 글은 읽다보니 예전 읽었던 내용들이 조금씩 기억나곤 했다. 양산박에 집결한 부분까지만 기억나는 걸 보면, 내가 읽었던 책은 70회본까지만 쓰인 책이었던 모양이다. 70회본 이후의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좋았다.

조설근 작가에 의해 완결되지 못해 아쉬운 <홍루몽>은 속된 욕망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꿈틀되는 <금병매>와는 달리 정화된 소년, 소년의 세계와 속된 바깥의 세계를 교착하여 승화의 장치를 설정해서 만든 성숙도가 높은 소설이라고 쓰고 있다. 본 책의 내용이 조금씩 삽입되어 있어서 맛보기처럼 읽어볼 수 있었는데, 워낙 짧은 분량이다 보니 제대로 된 감상을 하기는 어려웠지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비교될 정도로 걸작으로 칭하는 저자의 글과 더불어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이조차도 플로베르의 <감정교육>과도 아울러지는 작품이 <홍루몽>이라고 하니, 꼭 읽어봐야 할 책 목록에 포함했다.

중국 5대 소설은 모두 그 분량이 방대하다. 읽고자 해도 엄두가 나지 않던 차에 이 책을 통해 시대에 따른 중국 백화소설의 변화 양상도 파악할 수 있었으며, 각 책마다 그 내용의 중심축을 이해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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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 스물세 편의 오페라로 본 예술의 본질
손수연 지음 / 북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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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편의 오페라 아리아와 명화의 접점을 찾아 묶은 책이다. 아리아와 명화의 만남이 흔치 않은 듯해서 호기심을 끌었던 책인데, 읽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우아한 필체로 이야기를 끌어내어 표현하고 있는 오페라 이야기와 명화 읽기는 읽는 내내 매우 만족스러웠다.

책을 읽기 전 저자를 소개한 토막글을 읽었는데 읽는 도중에 다시 한 번 책날개를 들췄다. 분명 오페라 평론가였지 싶은데 명화를 읽어내는 수준 또한 예사롭지 않아서다.

 

화가의 눈에 들어온 푸른 하늘은 미처 겨울의 공기를 지우지 못한 듯 선명하고 눈부신 푸른빛이 아니라 조금은 빛이 바랜 듯한 채도가 낮은 푸른색이다. (본문 101)”

겨울의 공기를 미처 지우지 못한 푸른 빛, 빈센트 반 고흐 <꽃 피는 아몬드 나무>의 배경이 되는 푸른색에 대한 저자의 묘사다. 1월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몬드 꽃 이야기와 함께, 우애 깊었던 동생 테오에게 태어난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는 설명도 곁들어져 있다. 여기에 접목된 오페라 아리아는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중에서 카바티나 , 믿을 수 없어라(Ah, non credea mirarit)’와 카발레타 , 내 마음 속에 충만한 기쁨 (Ah, Non giunge)’이다. 환희의 벅찬 정서를 노래한 아리아와 고흐의 아몬드 꽃을 접목시킴으로써 더욱 톡톡 화사하게 터지는 꽃망울이 느껴지게 만드는 글이다. 저자의 필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오페라의 내용을 먼저 설명하기도 하고 명화를 먼저 설명하기도 한다. 오페라를 설명하면 뒤에 접목할 명화가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져서 자꾸 페이지를 미리 넘기기도 했다. 오페라의 아리아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보니 읽는 동안에 찾아 들어 본 아리아가 꽤 많았다. 아리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명화를 읽고 오페라의 내용에 가슴아파하기도 하고 익숙했던 명화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청각과 시각이 함께 즐거웠던 책 읽기 시간이라고 해야겠다. 책 속에 실린 명화들을 다른 책에서 만나게 되면 이젠 아리아도 함께 들려올 듯한데,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바> 그림을 볼 땐, 미미를 향한 그대의 찬 손아리아가 들리지 않을까 싶다.

에필로그에 저자는 이 책에 대해서 애착과 공을 들였노라고 쓰고 있다. 수긍이 갈 만큼 꽤 멋진 책이다. 글을 쓰면서 연민의 감정까지 느꼈다는 저자의 글처럼 오페라 인물들, 특히 리골레토에겐 무척 진한 연민이 느껴졌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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