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서 바로 써먹는 한자어 문해력 80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독자 대상이 분명하다.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본문은 더욱 그러하고 부록은 완벽히 이 대상을 위하여 구성된 책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 대상은 바로 수능 수험생이다. 저자는 국어영역 지문을 파악하기 위해 ‘모르면 반드시 틀리고 알면 반드시 맞히는’ 핵심 어휘 80개를 선별하여 실었다고 한다.


각 단어를 설명하는 구조는 대체로 동일하다. 먼저 어원을 살핀다. 다루고 있는 단어가 모두 한자어이기 때문에 그 한자어 생성 원리를 설명하는데, 하나씩 뜻을 파헤칠 때마다 외우지 않아도 왜 그 단어가 그렇게 쓰이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어 좋다. 또한 교과 지문에서 어떤 키워드로 등장하는지도 알려 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단어 설명의 마무리 방식이다. 공부의 방법, 인간관계,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 공부의 목적, 감정 조절을 위한 방법 등으로 끝맺는데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만 끝내지 않고 좀 더 근원적인 공부 목적과 자신의 가치관 등을 생각거리로 던지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단어마다 <이 단어가 시험지에 나올 때> 코너가 있다. 실제 시험을 볼 때 그 단어의 사용이 어떻게 함정을 파고 수험자를 헷갈리게 하는지도 알려 주고 있어서 수능 목적으로 이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반드시 곱씹어 바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코너이다.


책은 문학, 비문학으로 나눠서 주요 단어를 다루고 있으며 심화 출제 문제에 등장하는 단어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단어들도 있다. 부록은 시험을 보기 전에 짧은 시간에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시험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각 단어의 치트키로 꾸려놓았다. 예를 들면 ‘경합’이라는 단어의 치트키로 ‘제한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인지 본다’라고 쓰고 있다. 80개의 단어 치트키는 시험장에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80개 단어를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이 단어 중에는 이미 제대로 파악하여 어떤 형태의 함정을 가지고 제시되어도 거뜬히 풀 수 있는 단어들도 있을 것이므로, 실제로 자신이 헷갈리거나 시험지에서 맞닥뜨렸을 때 뜻이 종종 헷갈리는 단어들만 골라 선택적으로 공부하면 더 효과적인 이 책 활용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10분, 두뇌가 젊어지는 그림찾기 - 어르신을 위한 건강한 놀이!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대상을 ‘어르신’으로 명시해 놓았는데, 표지 그림에서 보는 것같이 숨은그림찾기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르신 취향의 소재가 많다. 그림의 색상도 화려하고 소재들도 큼직큼직해서, 숨어 있는 그림을 찾은 후에 각 페이지마다 그려진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함께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부모님이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신다면 그림 속 소재들을 모방하며 따라 그려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선명한 외곽선들이 있어서 따라 그리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부가 활동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독자 대상이 꼭 어르신만은 아니다. 꼬맹이들도 엄청 예쁜 그림이라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숨은그림찾기는 원래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분면한데 우리 아이들도 신나게 그림 찾기에 열중하며 즐거워했다. 처음엔 화려한 그림체여서 숨은 그림을 찾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모두들 숨은 그림을 찾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실 10분이라는 제한 시간을 두지 않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음 페이지, 다음 페이지로 넘겨 가며 찾기 때문에 아껴가면서 이 책을 즐기려면 반드시 시간이나 페이지 제한을 먼저 얘기해 두어야만 한다. 사실 그렇게 했음에도 "한 페이지만 더!”라는 말은 꼭 이어진다.


다른그림찾기는 더 흥미진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솔직히 이 부분은 나 또한 엄청나게 즐겁게 빠져든 그림 찾기다. 다른 그림이 12곳이나 있어서 두 그림을 비교하며 찾는 시간은 숨은그림찾기에 비해 오래 걸렸다. 다른그림찾기의 그림체도 예뻐서 좋다. 숨은그림찾기와 다른그림찾기 모두 관찰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가 있지만, 특히 다른그림찾기가 더욱 그러하다. 집중력도 함께 길러진다.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고 찾기도 했는데, 12곳을 먼저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정해 놓고 했더니 더욱 재미있었다. 가족이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즐겁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더 많은 페이지로 구성한 2탄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싸움의 승패를 가르는 ‘한 수’를 배우기 위해 펼친 이 책의 첫 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싸우지 마라’였다. 저자는 이 주제를 첫 장에 배치했다.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손자의 말처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승리이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면 가장 손실이 적은 승리가 아닌가!

이러한 목적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방법에 대해 저자는 ‘손자병법 모공편’에서 최상의 방법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즉 적의 계략을 꺾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제시한다. 이 부전승 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부전승의 역설’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그것을 ‘명성 없는 승리’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쉽게 이기는 장수, 병나기 전에 예방을 잘하는 의사,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잘 자랄 수 있도록 올바르게 방향을 잡아준 부모, 큰 위기가 닥치지 않도록 미리 잘 준비하는 상사. 이들에게는 명성이 없다. 현실에선 위기를 극복하거나, 위험한 길에 빠진 자녀를 돌이켰거나,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이겼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병자를 살린 자들이 박수받는다. 저자가 이것을 ‘역설’로 짚어 주기 전까지는 그런 명성 있는 자들이 대단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손자는 ‘명성 없는 승리’가 최상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싸움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한 문장이 깊이 와닿았다.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네 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싸울 것이냐’ 즉 싸움판을 간파해야 하고, 판의 ‘주도권’을 어떻게 장악할 것인지, 상대의 마음을 바꿔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심전), 마지막으로 이긴 뒤에 혹은 위기에 살아남는 데 필요한 전략(불패)이다.

‘주도권’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노부나가의 정보전을 예로 들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판의 주도권을 잡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정보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정보의 중요성은 오늘날 경제 분야에서 더 두드러진다. 심전 편은 상대를 움직이게 만드는 전략, 즉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를 짚어 준다. 논리는 감정의 문이 열린 뒤에야 비로소 작동한다는 점을 흥미로운 일화들로 설명한다. 이 심전 편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제갈량의 블러핑’ 사례다. 제갈량의 이 전략이 통한 것은 상대가 사마의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제갈량은 아마도 사마의가 아니었다면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몇 년 전 사마의 전기를 읽으며 그의 노련하고 치밀한 면모에 감탄했던 터라, 그 사마의를 돌려세운 제갈량의 전략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손자병법이 군 장성의 필독서이자 교재로, 또 현대 사회인에게도 필독서로 꾸준히 권장되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실감했다. 이 한 권의 책에는 다양한 역사적 예화와 현대 사회 이슈, 개인 간 갈등 사례를 넘나들며 싸움의 전략을 풀어내는데,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 만큼 흥미롭게 전개해 나간다. 이 책은 저자가 부언해 놓았듯이 읽고 난 후라도, 실생활에서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다시 펼쳐 전략을 숙고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면의 밤에 읽는 치유의 시 50 - 정신과 전문의 노먼 로젠탈이 건네는 마음 처방
노먼 로젠탈 지음, 고두현 옮김 / 토트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음악치료나 미술치료는 고대 문명에서부터 사용되어 왔다. 신경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학문적 접근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다. 실제로 감정 조절과 질병 완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불안이나 우울, 트라우마, 만성질환, 재활 치료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10여 년 전에도 지인이 자기 자녀의 심리적 문제를 음악치료를 통해 치료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그 치료가 ‘문학치료’, 그중에서도 세부 장르인 ‘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독서치료나 글쓰기 치료 역시 음악치료나 미술치료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일부 활용되고는 있지만, 시 읽기를 통해 자기감정을 완화하거나 시적 화자와의 동일시를 통해 통찰의 단계로 들어가 왜곡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을 읽노라면 노먼 로젠탈이 ‘시’를 사랑하며, 그의 ‘시적 감성’이 벼린 칼처럼 예리하고 섬세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어’와 ‘시구’에서 찾아내는 그의 깨달음은 놀랍다. 다음은 로젠탈의 그러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대목 가운데 일부이다. “이 시를 처음 만난 것은 한 통의 편지를 열었을 때였다. 그 안에서 종이 한 장이 떨어져 나왔다... 이 시가 어느 편지에서 불쑥 떨어졌을 때, 나는 예술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내가 평생 연구할 질환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것 같아서 가슴이 뛰었다.”(151쪽) 시 한 편에 가슴이 뛰는 이유가 첫째는 시 자체가 주는 예술적 아름다움 때문이었고, 둘째는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다루는 질환을 설명할 근거를 발견한 듯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일화를 끄집어내게 한 시는 에밀리 디킨슨의 〈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이다. 로젠탈은 디킨슨의 생애를 이야기하며 그의 시에서 ‘광장공포증’의 전형적인 사례를 찾아낸다. 자기 분야의 연구에서 시적 감성만큼이나 깊은 관심을 두었기에 가능한 통찰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독서를 통해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책 한 권 전체를 다 읽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 한 편 역시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다 읽어야만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맺힌 마음을 시 한 행이, 문장 한 줄이 풀어줄 수 있다. 번역 시라는 점에서 원작이 지닌 본질적 요소들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책에 실린 50편의 시마다 마음에 남는 시구들과 로젠탈의 탁월한 해석이 있었다. 잭 길버트의 〈실패와 비행〉에서는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은 서투르게라도 할 가치가 있다.’ 이 시행 앞에서는 긴 호흡으로 머물 수밖에 없었다. W.H. 오든의 〈장례식 블루스〉에서는 ‘그는 나의 북쪽이자 남쪽, 동쪽이자 서쪽, 내 평일의 일이자 일요일의 안식, 내 정오이자 자정.’이라는 세 행이 그러했다. 방위와 시간으로 사랑의 크기를 표현하다니. 윌리엄 블레이크의 〈독을 품은 나무〉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로젠탈은 이 작품을 ‘분노 조절’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블레이크의 또 다른 시 〈호랑이〉만큼이나 강렬해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이 책은 시 한 편마다 로젠탈의 해석과 ‘마음 처방전’, 그리고 ‘시인과 시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으로 시를 읽고 나니, 이제는 시 한 편 한 편이 치료의 언어처럼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질문이 가지는 힘은 분석을 통한 객관화이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테노브의 질문은 “지금 내가 느끼는 이것은, 대체 무엇인가.”(28쪽)이다. 그 감정을 데이터로 살펴볼 수 있어야 진실한 사랑을 알게 되는 것이다.

첫 페이지를 열고 만난 테노브의 ‘리머런스’ 개념은 나에게 생소해서, 더 흥미로웠다. 이 개념을 다룬 원전이 아직 번역되지 않아 영어 원전으로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난이도가 별 두 개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렇지만 저자는 10여 쪽 분량으로도 충분히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저자는 정확한 요점 정리의 달인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 “왜 하필 그 사람이었는가.”(31쪽)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쇼펜하우어에게서 찾는다. 그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사랑의 형이상학’ 챕터의 첫 문장은 충격적이다. “모든 종류의 사랑은, 아무리 숭고하게 보일지라도, 그 뿌리는 오직 성적 충동에 있다.”(33쪽)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유전적 보완’을 위한 종의 의지라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결혼 후 부부 사이에 닥치는 환멸 역시 목적이 달성된 종의 의지로 설명한다. 그가 활동 당시 외면받다가 책 출간 30년이 지나서야 재발견된 이유가 조금은 이해된다.


사랑의 본질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완전한 사랑은 가능한가.”(63쪽)라는 질문은 또 다른 차원을 열어준다. 스턴버그는 가능하다고 보았다. 단, 어떤 부분이 사그라들고 있을 때 그 부분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했다.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리 위대한 사랑도 죽을 수 있다.”라는 그의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과의 간극은 표현으로 메워 가야 한다. 그것은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바우만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영구적인 유대는 없다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주장보다 그와 아내와의 관계이다. 그의 표현대로 ‘액체 근대’를 논한 그의 사랑은 오히려 ‘고체’처럼 단단한 유대였다는 점에서, 그의 이론과 실제 삶 사이의 간극이 역설적이라, 이 또한 사랑의 또 다른 형태가 보여 주는 듯했다.

사랑의 원인을 묻는 말도 이어진다.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는 피셔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 피셔에 따르면, 사랑이라고 오해했던 끌림·애착·욕망은 뇌에서 보내는 각각 다른 화학물질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며, 그래서 누군가에게 끌리면서도 성적 욕망은 전혀 다른 사람을 향할 수 있다고 한다. 융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의 내면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끌리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이처럼 사랑은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렇게 분석할 수도 있으며, 심리의 문제일 수도, 뇌 시스템에 의한 욕구일 수도 있다. 저자는 그 다양한 사랑의 체계들을 한 권에 담아낸다. 그중에서 내게 “아, 그렇구나!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깨달음을 준 것은 채프먼의 ‘사랑의 언어’였다. “자신의 언어로 상대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닐 수 있다. 상대의 언어로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238쪽) 채프먼의 이 말은, 사랑이 언어적 소통의 문제임을 일깨운다. 나의 언어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과 상대의 언어적 표현이 다를 때 관계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는 거다. 그러므로 상대가 어떤 언어로 사랑을 받아들이며 표현하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어쩌면 스턴버그의 ‘표현’이 채프먼의 ‘언어’를 만날 때 비로소 완전한 사랑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