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글쓰기가 쉬워졌다 -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글쓰기가 쉬워지는 당신의 첫 글쓰기 수업
김수지(노파)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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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어떤 주제의 글을 써서 제출해야 할 일이 종종 있다. 이럴 때 그 일은 매일 할 일의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나다가 제출 마감일을 가까이 두고서야 쓰는 경우가 많다. 게을러서라기보다는 글 쓰는 일 자체가 어렵고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선뜻 쓰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쓰면서도, 막상 쓰기 시작하고 글을 마쳤을 때 얻는 기쁨도 꽤 커서 뭔가 모순처럼 내 생활에 자리 잡은 것이 글쓰기이다.

글쓰기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엇비슷하게 전달하는 내용들이 있다. 대부분의 저자가 글은 꾸준하게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복과 꾸준함은 성장을 가져오는 힘이 되기 때문이겠지만 무턱대고 꾸준히 쓴다고 해서 글이 나아질까? 물론 많은 저자가 이야기하듯 퇴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이것에 대한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고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하다. 이 퇴고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자기 글을 처음 만난 글처럼 읽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김수지 작가도 본 책에서 글을 꾸준히 써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것을 마음에 콕 박히게 표현한다. “글쓰기를 할 때는 내심 10년은 쓰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하기 바랍니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10년은 진짜 기한이 아닙니다. 진짜 기한은 오늘 하루입니다. 오늘, 가볍게 글 한 편을 쓰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입니다.”(51쪽)라고. 오늘, 바로, 가볍게! 쓰는 것이 “진짜 목표”가 된다면 어떻게든 쓸 듯하다. 또, 보기에 더러운 글은 읽기에도 더럽다고 하면서 퇴고의 중요성과 오류 없는 문장(맞춤법)도 강조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보만을 얻는 책으로 볼 수 없는 지점이 있는데, 김수지 작가가 써 내려간 몇몇 문장이 그랬다. 정보 글이 품은 감성 가득한 글줄이 마음에 남는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우물이 하나씩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쁜 생활 속에서 누구도 자신의 우물을 제대로 들여다보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성긴 덮개로 대충 덮어놓고는 마치 우물이 없는 듯 살아갑니다. 평소에는 그런 미봉책이 효과가 있지만, 한 번씩 거대한 감정의 파고가 일면 조악한 덮개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심연까지 뻥 뚫린 거대한 구멍이 여러분의 가슴 한가운데 생기는 겁니다. 생살이 드러난 것처럼 마음이 아프고 쓰라릴 수밖에 없습니다. 글쓰기는 그렇게 드러난 마음의 우물 안으로 조심스럽게 두레박을 내려보내 진심을 길어 올리는 일입니다.”(66-67쪽)

우물 안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진심을 길어 올리며 쓰게 되는 글은 그 과정만으로도 그 사람을 치유하는 글이 될 듯하다.

책의 주제가 주제인 만큼 상황에 따른 글쓰기 방법도 일러 준다. 일상 글, 회사 글, 팔리는 글로 나누어 각 글마다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써야 제대로 쓸 수 있고, 효과적이고 쉽게 쓸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중에서 자기소개서와 보고서 쓰는 방법은 여러모로 꽤 유용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 잘 익혀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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