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류스잉.펑정 지음, 양성희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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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의 철부지 소년이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이 책은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아낸 전기이다. 그동안 마윈에 관한 일화는 책이나 신문기사를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 왔지만, 그의 성장 과정부터 글로벌 기업 CEO로 올라서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담아낸 건 이 책이 아마도 유일할 듯하다.

 

 

마윈馬雲에 관한 모든 것

 

대개 전기傳記란 현역에서 은퇴한 나이 지긋한 성공 인물이나 생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세상을 타계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기록한 문건으로 예컨대 정식으로 기록한 역사서의 경우 열전列傳에 해당한다. 이 책의 저자가 마윈에게 전기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그도 "책으로 쓰기엔 내 나이가 너무 젊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고, 아직 성공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는 그들의 일화를 공개한다.

 

 

철부지 소년 마윈은 아름다운 강남 도시 항저우의 서호西湖변에 위치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업 성적이 뒤처져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좋은 성적을 받아본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중학교 때 만난 지리 여선생이 유창한 영어로 항저우의 볼거리를 외국 관광객들에게 소개했던 일화와 함께 학생들도 지리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에 그 길로 그는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지리를 아무리 잘 알아도 영어를 못하면 아무 소용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70년대 말, 80년대 초의 중국은 개혁 개방의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활기가 넘쳤다. 그리고 중국의 신비로움을 찾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호수 도시 항저우로 향하는 발길도 점점 많아졌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어 방송을 청취하던 마윈도 서호 변에서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가이드하면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영어 실력뿐 아니라 세상과 인생을 보는 시각이 부쩍 커졌다.        

 

마윈을 가장 괴롭혔던 공부는 수학 과목이었다. 첫 번째 대입시험에서 그는 수학 1점을 기록했다. 이후 경극협회 책임자였던 아버지 소개로 잡지사의 잡부로 사회생활을 시작, 주경야독끝에 두 번째 입시에선 수학 19점에 그쳤다. 차라리 기술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일과 공부를 계속 병행했다. 그는 20살에 세 번째 입시에 도전했다. 이번엔 수학 기본공식을 달달 외운 덕분에 수학 점수는 120점 만점에 79점을 기록했다. 과락은 면했지만 총점에서 5점이 부족해 4년제 대학은 지원하지 못하고 항저우 사범대 영어 전과專科에 응시했다. 신설대학이라 영어 본과本科에서 정원 미달이 발생해 성적이 우수한 전과 학생을 본과로 승급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당시 영어 성적은 마윈이 최고득점자였다.

 

1984년, 자타공인 열등생이었던 마윈은 그토록 원하던 대학생이 되었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마치 물을 만나 고기처럼 미리 갈고닦은 영어 실력 덕분에 전공 점수는 늘 5등 이내에 들었다. 남들이 전공과 시름하는 동안 그는 동아리, 학생회 등 폭넓은 대학생활을 경험했다. 리더로서의 재능을 꽃피워 3학년 때는 항저우 사범대학 총학생회장, 항저우 시대학연합회장이 되었다. 대학 때 그는 가장 소중한 인연을 캠퍼스 커플로 만난다. 바로 장잉張瑛이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그는 총장의 특별 추천으로 항저우 전자공업대학에 발령받았다. 당시 졸업생들은 대부분 고향 마을 중학교 선생님으로 발령이 났지만 그는 특별 대우를 받은 셈이었다. 마윈은 탁월한 영어 실력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항저우 전자공업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우수 강사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중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시동을 걸 때엿다. 영어 회화, 무역 상식 등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가 부족했다. 마윈은 영어 강사로 외국인들과 오랫동안 교류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무역 회사의 사장들은 마윈에게 번역을 의뢰하는 일이 많아졌다. 당초 마윈은 대학 강사로 발령시 5년 근무 조건이었기에 번역 일은 부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1992년, 마윈은 몇몇 친구와 함께 첫 창업에 나섰다. 바로 하이보 번역회사다. 경험이나 기반이 부족한 서른 나이에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그리 녹록한 게 아니었다. 번역 회사의 직원은 대부분 퇴직한 영어 선생님들이었다. 한 달 사무실 임대료가 2,400위안, 첫 달 매출은 고작 700위안이었다. 이렇게 몇 달 지나자 동업자 중 몇몇 친구는 빨리 회사를 정리하자고 종용했다.

 

"계속해야 해. 절대 포기하면 안 돼. 반드시 이겨 내야 해. 머지않아 희망의 빛이 비출거야"   

 

어떻게든 회사를 유지시키려는 그의 노력이 계속되면서 수익 다변화 전력 탓에 회사는 점점 잡화점으로 변해 갔다. 꽃, 선물, 양말, 속옷, 의약품, 의료 기기 등 보따리장수는 3년 가까이 이어졌다. 탄생하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달고 하루하루 버티던 하이보는 기적처럼 되살아났다. 1994년에 손익 분기점을 넘기고 1995년엔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그가 계획했던 대로 항저우 최대 전문 번역 단체로 성장했던 것이다. 현재 이 회사의 장홍 사장은 10여 년 전 힘들었던 날을 떠올리면 김정이 북받친다고 말한다.

 

 

  

야후 검색창에 <China>라고 써넣었다. 그러나 컴퓨터 화면에 뜬 문구는 냉정한 현실을 알려 줬다. <no data> 신기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인터넷 세계. 어떻게 이렇게 큰 중국의 존재를 모를 수 있지? 이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상황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마침내 그의 사업 감각이 꿈뜰거렸다.

 

"나와 업무 제휴를 맺읍시다. VBN은 여기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전담하고, 나는 중국으로 돌아가 인터넷을 널리 알리고 거래처를 확보하겠소"

 

1995년 4월, 그는 귀국하자마자 저녁에 자신의 집으로 친구 24명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귀국할 때 구입한 386 노트북을 꺼내 이 작은 컴퓨터와 함께 인터넷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가 장장 두 시간이나 떠들었지만 갈수록 듣는 이들은 집중도가 낮아지면서 이해하기에 벅찼다. 아무튼 이 모임을 통해 그는 자본금 10만 위안을 마련해 차이나페이지를 출범시켰다.

 

초기에 마윈이 홈페이지 사업을 시작할 때 인터넷이라는 상품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기에 사기꾼이나 미친놈으로 불릴 판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인터넷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 동안 설명을 들은 사람은 "좀 전에 내 이름으로 우편함을 3개나 가질 수 있다고 했는데, 하나는 사무실에 놓고, 하나는 집에 놓으면 되는데, 나머지 하나는 둘 데가 없는데?"라는 반응이었다. 어쨌던 왕후 호텔과 항저우 제2텔레비전 공장이 가장 먼저 차이나페이지의 고객이 되었다.

 

중국의 야후를 만들겠다는 사업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윈은 베이징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열심히 베이징 거리를 뛰어나니며 각부 책임자를 설득하겠다는 도전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업무 제휴, 정보 제공, 홈페이지 제작 수주 둥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항저우에선 나름 유명햇지만, 그는 베이징 거리에선 찬바람을 맞는 집 없는 떠돌이 신세와 같았다.

 

1996년 3월, 자본력이 취약했던 차이나페이지는 항저우전신에 합병됐다. 마윈의 판단으로는 베이징 도전이 실패로 끝나자 현실을 더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면서 규모가 큰 항저우전신과 계속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997년 12월, 경제무역붕의 정식 요청을 받아 팀을 대동하고 재차 베이징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마윈, 장잉 등 선발대 8명과 펑레이, 한민 등 후발대 5명이 팀에 합류했다. 이들 13명은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베이징행을 선택했다. 경제무역부는 대규모 인트라넷 구축 및 공식 사이트 제작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마윈에게 의뢰했던 것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로 많은 굴욕과 무력감을 견뎌야 했다. 이에 그는 팀원들에게 세 가지 선택안을 제시했다. 첫째, 지금 사무실에서 계속 일한다. 둘째, 야후 차이나 같은 직장으로 옮긴다. 셋째, 발전가능성이 큰 신생 인터넷 회사로 옮긴다면 추천서를 써 주겠다고 다소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때는 1998년 겨울,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3일 안에 결정하라고 했다. 동료들은 5분 만에 결정을 내렸다. '다 함께 항저우로 돌아갑시다. 처음부터 다시 사작해요!'였다. 마윈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만리장성에 선 마윈 사단 용사들은 저 멀리 겹겹이 이어진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중략)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쌓인 울분을

 

 

 

 

"손님,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아, 미안해요. 혹시 알리바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알리바바, 당연히 알죠. 열려라, 참깨!"

 

인터넷 열풍과 함께 도메인 이름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도메인 선점에 나서고 있었다. 1998년, 마윈은 미국 출장 중 식당에 들어가서도 오직 이 생각 뿐이었다. 마침 아라비안나이트를 떠올리는데,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터와 그는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웨이터가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대답했고, 이 순간 마윈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이것이 알리바바의 작명 비화이다.

 

1999년 2월 21일, 항저우의 평범한 주택 단지 호반 화원에 위치한 마윈의 가정집. 이 집이 바로 알리바바의 사무실이었다. 마윈은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알리바바 첫 직원 총회였다. 이를 '18나한의 소집'이라고 말한다. 알리바바의 창업 멤버들에게 붙인 멋진 별칭이다.

 

 

 

"이 어둠을 뚫고 나가려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다 함께 소리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내가 선창하면 여러분은 무조건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18명이 함께 칼을 휘두르고 함성을 질러야 합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유학파 인재 차이충신 

 

 

 

 

 

 

 

 

알리바바가 야후를 인수한 지 1년이 지난 2006년 8월 9일, 마윈은 처음으로 알리바바와 야후의 제휴가 실패작임을 시인했다. 이날 2006년 하버드 중미 국제 교류 연합 학생 대표 정상회의에 마윈은 강사로 초청되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유의 블랙 유머로 자신의 처지를 밝혔던 것이다.

 

"알리바바와 야후의 결합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 저는 결혼식 전날의 신랑이 된 기분입니다. 오랫동안 사랑해 온 그녀와 드디어 결혼하게 됐지만 별안간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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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독 그 사람이 힘들다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김세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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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르시스적인 사람'이라면 우선 이기적이고, 다른 사람들은 배려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 우리를 유독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 대표적인 예로, 권력 주변을 맴도는 정치인이나 성공만 지향하는 기업의 경영진이 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바보야, 문제는 나르시시즘이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따귀 맞은 영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여자의 심리학>의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독일 최고의 심리상담가이다. 그녀는 지난 34년 동안의 심리학 연구와 많은 상담치료를 통해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바로 나르시시즘, 즉 자기애自己愛라고 결론을 내린다.

 

나르시스적인 사람은 사회 최고위층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동료들,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고 우리들을 그저 박수부대 정도로 이용해먹는 동료들을 생각해보라. 또 우리들 자신은 어떤가? 타인으로부터 끈임없이 인정받고픈 욕구 때문에 스스로를 쉼 없이 다그치는 나르시스적인 모습을 띠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르시시즘은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 그리고 감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어떻게 업무 관계가 달라질까? 저자는 직업적인 상황, 특정한 사람, 조직, 그리고 사회 등 어느 곳에 나르시스적인 구조가 숨어 있는지를 밝혀내려고 한다. 이에 우리들은 이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으며,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자기애自己愛는 자신의 내면에 나타나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대한 방어기제로 작용하므로 마음의 상처와 가치 상실감에 대한 일종의 보호 장치인 셈이다. 우리 내면의 진실된 모습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선 부정적이지만, 아무튼 그 효과가 매우 탁월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나르시시즘은 이해력, 창의력, 업무적 역량을 키워주고 화술과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가 타인과 교류하고 공감하는 능력,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 또한 나르시시즘 때문일 수도 있다. 자존감에 상처 입은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이 우리 삶을 황폐하게 만들 때 우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이 책에서 배워보자.

 

 

 

긍정적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의 핵심 주제는 인격적인 가치 또는 무가치, 그리고 그 가치를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한 온갖 노력에 있다. 나르시스적인 인물은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기 위해 언제나 최고가 되려고 한다. 이들은 자신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지만, 이것은 자신에 대한 마음속 회의감을 감추려는 기만적인 행위일 뿐이다.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고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자신을 추켜세우지 않는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나르시스적인 부족함이 있어서 이를 자기과시를 통해 상쇄하려는 계산에 불과하다.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과도 훌륭하게 관계를 맺어 나간다. 즉 자신의 인격적 가치를 느기고, 또 "접근이 불가능한 자신만의 의식 세계를 높게 평가"할 줄도 안다. 실패하거나 비판받아도 자존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다시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장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존중하기 때문에 남을 시기하거나 기만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자기애가 손상되거나 덜 발달된 경우에는 성공과 성과, 지위, 매력, 그리고 권력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외적인 모습이 긍정적인 자존감을 대체한다. 직업상의 맥락에서 볼 때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대개 크게 성공했고 매우 유능하다. 이들의 문제는 대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나 친밀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다. 이들의 완벽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불안감과 자기 회의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다른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쉽게 탄로나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의 두 얼굴

 

나르시시즘이 가진 야누스적인 얼굴에 대해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해왔다. 이들은 나르시시즘을 가진 이들에게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경탄받고 싶은 욕구나르시스적인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경탄을 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동시에 남들이 함께 경탄받는 것을 막으려고 애쓴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감을 안정화하는 데 경탄과 경쟁 두 가지를 모두 필요로 한다. 이 둘은 완전히 상이한 결과를 낳는다. 경탄 받으려는 노력은 자기 확신과 사회적 성공과 인기를 낳고, 경쟁은 수많은 갈등과 거부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이다.

 

 

나르시스적 사회 구조

 

나르시시즘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인류의 주제이다. 다만 오늘날 이것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는 나르시시즘으로 각인된 세상에서 더 좋은 것을 추구하고 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자녀를 원한다면 대리모나 정자를 구할 수도 있다.

 

"나르시시즘은 효과 빠른 마약이다. 나는 나의 자화상에 불쾌하게 여겨지는 모든 것을 나르시스적인 상황 속에 숨길 수 있다"

 

물론 나르시시즘이 전통적인 의미의 마약은 아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은 불쾌한 현실을 가리고 미화한 다은 무언가로 이를 대체하려 한다는 점에서 마약이나 중독 물질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누린다. 이들은 자신의 부족하고 사랑스럽지 못한 측면을 감추려 든다. 좀 더 큰 성공과 돈, 인정, 권력, 소비에 대한 추구는 상처받은 자기 자신을 위한 수단이다.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쉽게 모욕감을 느낀다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사소한 것에도 모욕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자신의 실수를 들킨다든가, 아니면 누군가가 다음번엔 약속시간에 맞춰 와달라고 부탁하기만 해도 이것을 처벌이자 개인적인 평가절하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곧바로 자신의 인격과 결부 짓게 되고, 그로 인해 거부감을 느끼고 억울해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뭔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수치심을 느끼지만, 결코 이를 시인하지 않는다. 대신 모욕당했다고 느끼면서, 자기에게 어떻게 그런 걸 요구할 수 있냐며 비난한다. 마치 해고 통보라도 받은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모욕 반응은 상당히 과장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은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다. 모욕감을 느낀 사람은 상대방에게 며칠이고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의사표현을 최소한 하는 것으로 응대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건방지게 댕응하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절하를 냉소적으로 비꼬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든 이들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뭔가 아주 나쁜 일을 한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이 가진 최고의 방어기제는 책임 전가경멸이다. 모욕을 받으면 이 두 가지 수단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모욕에 따른 분노는 너무나 격렬해서 정해진 다른 대응 방식을 모두 잊어버리게 만든다. 다른 사람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논거만 들릴 뿐이다. 생각과 행동의 범위가 좁아지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으로만 대상을 보게 된다. 동료가 자기의 생각을 말하면서 진정시키려고 하면, 그 말을 곡해하는 바람에 결국 그 동료는 죄인이나 멍청이가 되어버린다. 자신이 갈등 촉발에 기여한 부분은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바보로 낙인찍어버리는 것이다.

 

 

 

이상화와 폄하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대개 어렸을 적에 주변 환경에서 이상화경멸에 관련된 감정적 반응들을 체험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자신의 행동에 반영시키되, 비현실적인 자기애와 자기 경멸, 심지어 자기 증오 사이를 오가면서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유년기의 이러한 경험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의 생각까지 바꿔놓는다.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다른 사람들에게 참된 사랑도, 진심 어린 보살핌과 지원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경탄 또는 비판, 통제 또는 무시를 기대한다. 그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이런 방식으로 행동한다. 이상화하거나 폄하하거나 통제하고, 교감이라는 것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나르시스적인 사람이 성공과 매력, 권력이라는 자신의 이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는 스스로 더 중대하다고 느낀다. 이로써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나는 가장 위대하고 가장 현명하다" 반대로 실패하고, 비난받고, 거부를 당하면, 자신이 열등하고 가치 없다고 느끼면서 자기 자신을 깎아내린다. "난 이 일을 하기엔 너무 어리석어. 내가 모든 걸 망쳐놓을 거야"

 

평가절상과 평가절하의 메커니즘은 자기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에도 적용된다. 즉 나르시스적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따라 '특별하다', '뛰어나다', '매우 이상적이다' 등으로 사람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 

 

 

 

 

 

 

 

 

 

 

 


자기 성찰과 자기 제어를 위한 최선의 전략은 감정의 배출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말을 경청하고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에게 선의를 가진 사람과 직장 밖에서 만나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만 신중함을 잃지 않고 실천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그 해결책이란 문제를 놓고 직접 상사나 동료와 대화하는 것일 수도 있고, 계속 충돌하지 않도록 아예 거리감을 두는 것일 수도 있다. 대화를 업무에 관한 것으로 제한해서 객관적인 대화만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체념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결정을 내리도록 해주는 내면의 힘을 일깨우는 것이 좋다. 

 

 

나르시스적 갈등에서 벗어나는 방법

 

나르시스적인 상사나 동료들과의 업무적 만남에 있어서도 어떠한 전략으로 목표에 도달할 것인지 반드시 숙고해봐야 한다. 부드럽게 진정시키기, 맞장구쳐주기, 화제 전환하기 같은 방법은 보통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행동은 권력쟁탈전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 상대방과 대적하길 원치 않는다는 신호이자 협력을 제안하는 신호다. 그러니까 '너 아니면 나'라는 질문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실수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표현하되 다툼을 피하는 것이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이 전략이 항상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래서 늘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전략은 나르시시즘의 다양한 특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폭력형~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

필요형~ 도움을 주고픈 본능을 억제하고 성인으로서 대화하고 책임을 촉구

충동적-불안정형~ 되도록 얽히지 말고 다른 길을 가라

말발형~ 치료나 코칭이 필요하다

적응형~ 우리는 알아서 자신을 챙겨야 한다

요구형~ 현실감을 유지하면서 도와줘라

 

 

나르시스적인 상사에 대응하는 법

 

너무 쉽게 유혹당하지 말라

공정함은 도움이 안 된다

함께 대항해도 결국엔 반란은 실패로 끝난다

칭찬받으려는 기대감을 버려라

공연한 희망으로 위로받지 말라

 

 

 

 

 

누구에게나 나르시시즘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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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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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당신 마음을 알겠는가? 과연 마음이란 무엇인가가 정말로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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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회를 잡아라 - 돈의 흐름을 바꾸는 금융 대혁명
정유신.구태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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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핀테크란 이름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소개되고, 포럼 발표와 지상에서의 활발한 의견 개진, 핀테크업체 창업도 꽤 늘어나서 나름 붐이 조성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석에서 지인을 만나면 "핀테크, 그거 지급결제 말하는 것 아닌가?"라든가 "신용카드, 체크카드로도 충분히 편리하고 빠른데 왜 핀테크가 필요한 것인가?" 등의 질문이 아직 많다. 왜 그럴까. 아무래도 핀테크(FinTech)란 용어의 뜻이 아직 모호하고 범위 또한 너무 넓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하면 핀테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핀테크는 Finance의 Fin과 Technology의 Tech를 합쳐서 보통 금융과 IT기술의 결합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래서는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 현상을 이해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한 듯하다. 이제껏 나온 웬만한 금융 서비스치고 IT기술과 결합되지 않은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부족분을 채우려면 어떤 용어가 필요할까. 개인적으론 '금융의 인터넷화' 또는 '금융의 모바일화'로 이해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 '새로운 금융의 시대가 온다' 중에서



새로운 금융 시대가 도래한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을 의미한다. 사실 핀테크가 금융시장의 화두로 등장한 지도 벌써 1년 여가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개념을 잘 몰라 한다. 왜냐하면 모호한 의미와 함께 그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선보인 웬만한 금융 서비스는 모두 IT기술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새삼스럽게 핀테크란 용어가 등장해서 우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에 저자는 이를 '금융의 인터넷화' 또는 '금융의 모바일화'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다. 흔히 우리들은 금융하면 먼저 은행의 점포, 증권회사의 객장 등을 떠올리고 은행, 저축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의 간판이나 우리들을 응대하는 직원 정도를 생각하게 된다. 이젠 영업점은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회사 직원은 핀테크(IT) 서비스로, 금융회사는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IT 플랫폼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내 손 안에서 영업점, 금융회사, 금융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의 민주화, 만인에 의한 만인의 금융

 

핀테크는 사람들을 금융의 소비자가 아닌, 금융의 주체로 만든다. 이제 일반이들

 

 

 

 

 

 

보안에 대한 최고 우선순위는 '보안이 뚫렸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둬야 한다. 보안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정보를 100% 안전하게 철통같이 보안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 세계 해커들이 보안의 벽을 뚫으려고 난리인데 100% 확실한 보안이란 존재할 수 없다. 또는 가능하더라도, 지불 가능한 것 이상의 비용이 든다. IT 시스템을 해커들의 기술에 발맞춰 바꿔나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보안이 뚫렸을 때 어떻게 빨리 그것을 감지하고 문제를 빨리 해결해 원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가다.

 

또 보안이 무너졌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킹이 발생했다고 모든 비난의 화살을 금융기관으로 돌리면 곤란하다. 아무리 경비를 철저히 해도 도둑의 침입을 100% 막지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말이다. 금융기관의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이를 책임져야 하지만 범위 내에서 져야 할 것이다. 정보를 훔치러 온 도둑이 있다면 죄를 물어야 할 대상은 이 도둑일 것이다.

 

 

 

 

먹을 것인가, 먹힐 것인가

 

머지 않아 외국의 핀테크 기업들이 한국으로 상륙할 것이다. 발 빠르게 우리도 핵심 역량을 쌓아두지 않으면 금융산업의 출혈은 불 보듯 뻔하다. 빗장을 걸어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지구촌의 글로벌화로 해외 기업들은 언젠가는 한국금융에 새로운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한국에서 요커뿐 아니라 한국 국민도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알리페이는 하나은행, 한국 스마트카드, KG이니시스 등과의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 유커들은 612만 명, 11조 원을 국내에서 사용했다. 미국의 페이팔 서비스는 하나은행과 제휴해 소액 해외 송금, 해외 소비자의 국내 물품 결제, 가맹점 결제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이어서 아예 국내에 직접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삼성페이는 전세계의 지갑 혁명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살펴보면, 식사 후 계산대에서 지갑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폰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신용카드가 나온다. 미리 등록해 둔 카드 중 적절한 신용카드를 골라서 지문인식센서에 손가락으로 본인인증을 한다. 스마트폰을 마그네틱 카드 리더나 NFC 단말기 근처에 갖다 대면 결제 완료의 알림 통보가 도착한다.

 

 

 

 

이종교배, 증권화, 그리고 빅데이터

 

금융투자업계에서 핀테크산업이 발전하려면 '이종교배'와 활발한 '증권화' 과정이 필요하다. 금융이 그동안의 자기 수익 모델로 순종교배를 해봐야 기존 금융과 다르지 않다. IT와 과학기술 등과의 이종교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이종교배는 업계의 전체적인 시장 규모, 즉 파이를 확대할 수 있다. 한 업종이 IT기술을 이용해 편의성이나 접근성을 높이는 것보다 한 업종과 다른 업종을, IT기술을 접목해 융합, 발전시키는 것이 금융시장의 파이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제, 대출, 투자 및 자산관리, 보험 등 외연을 넓혀가며 다양한 서비스, 수익 모델이 나오게 되면 금융산업의 파이가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IT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이 비슷한 업무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증권업계와 게임산업이 융합했을 때의 효용이 훨씬 크다. 즉 동종업계가 가진 파이를 나누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보다 이종교배의 효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뿐 아니하 금융시장 전체에 핀테크산업이 정착되려면 정부가 빅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해야 한다. 또 이와 함께 보안 문제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있어야 핀테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이 제대로 돼야 신뢰성 있는 신용 분석도 가능해지고 금융투자업계의 맞춤형 자산관리 등을 이용한 정보의 패턴화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IT 기반의 빅데이터 인프라가 정착되면 은행, 증권,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 전반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라

 

한국은 IT 강국이다. 방향만 제대로 잡히면 전국민이 힘을 합쳐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강점을 지녔다. 이제 핀테크 기업과 금융권이 가진 빈 곳을 채워주는 생태계가 육성되어야 한다. 핀테크 업체는 아직 금융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라 상호 협력이 사실 만만치 않다.

 

핀테크산업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핀테크 생태계는 IT와 금융이만나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만나며, 부자와 빈자가 만나고, 필요와 공급이 만나는 장場이다. 핀테크 생태계가 잘 조성되면 향후 우리의 삶은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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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한민국 트렌드 -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6 전망
최인수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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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을 샀다. 좀 비싸게 샀다. 지금 당장 사용하려고 산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믈건의 값이 더 오른다는 소문을 듣고 샀기 때문에 손해 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값은 오르지 않고 이자만 계속 나간다. 괜히 산 것 같았다. 2015년 현재, '어떤 물건'이란, 바로 '집'이다. - '서문' 중에서

 

 

2015년까지의 '결핍'은 2016년에의 '니즈'가 된다

 

대중 소비자들의 큰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현재 댲중 소비자들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마크로밀엠브레인은 2013년과 2015년에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한 감정을 측정했다. 대중 소비자들은 답답한 현실에 대해 근심과 걱정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더 '외롭고', '허무'한 느낌을 가졌고, 이 현실에 '화'가 나있는 듯 보인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바로 이런 감정적 경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간~ 당신이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

집~ '저렴하게' 모든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공간

콘텐츠~ 광고에 스토리를 밀어 넣는 이유

정서적 허기~ 집 밖에서 집밥을 찾다

욕구~ 집에서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완벽한 방법

불안~ 우울한 재테크, 희망은 없다

불신~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가치를 소비하다

 

최근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제품은 다소 비싸도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소비의 주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치 소비'다. 한정된 돈을 최대한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심리를 읽을 수 있다. 또한 바쁜 일상에서 지쳐 있는 자신에 대한 보상 행위이기도 하며 자신의 욕망과 기호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가치'가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우리 사회가 다양한 개인의 욕망이 표출되려는 지점에 도달했다고도 본다. 이러한 가치 소비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과도 연관 지어 살펴볼 수 있다. 좀처럼 여유 없는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든 여가 활동과 취미 생활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욕구가 커진 것이다.

 

 

최근 아날로그적인 취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도 결국 '과거의 정서'가 대변하는 가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숨 가브게 흘러가는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는 아날로그 취미 활동이 사람에 대한 그리움, 따뜻함, 천천히 즐기는 여유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속도를 되찾고자 하는 개인들의 욕구가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준다.

 

 

내 쉴 곳은 집, 내 집 뿐이리

 

지치고 힘이 들 때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가족이 있는 '집'을 떠올린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과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기에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새삼스러울 만큼 집의 의미를 떠올리거나 되새기는 모습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청년 세대는 높은 취업 문턱 앞에서 절망하거나 포기하고 있으며, 중년층은 가계 부채에 허덕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노년 세대는 준비되지 않은 은퇴 이후의 삶 앞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렇게 삶이 불안하고 위태로울수록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그리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냥 편안히 쉬고 싶다는 욕망과 함께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생각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집에서 조립이나 악기 연주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고 커피, 술, 요리 등을 좀더 갖춰서 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집이 그저 부의 척도이자 기능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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