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늙은 사람이 홀대 받는 시대에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지니며 마을의 안전을 지키려는 그 자세가 무척 인상적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만에 끝내는 MBA
벤 티글러.조엘 아츠 지음, 김경섭.윤경로 옮김 / 김영사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만에 끝내는 MBA'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는 동안, 나는 다른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경영 분야의 최고 히트곡―들을 연주하는 가수가 된 듯한 느낌을 종종 받는다. 세미나와 이 책은 리더십과 조직, 전략, 실행 분야에서 40명 이상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귀중한 이론과 가르침, 통찰―최고의 비즈니스 사상가들이 지금까지 제시한 가장 위대한 통찰과 조언―을 선별, 요약, 정리, 설명하고 연결한다. 그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 벤 티글러

 

 

하루 만에 끝내는 MBA 명강의

 

저자 벤 티글러는 네덜란드의 저명한 경영학 연구자이자 트레이너이다. 그는 25년 이상 변화와 리더십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의 사명은 "행동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25만 독자를 사로잡은 Dream, Dare, Do sold를 비롯해 2000년도 이후 그가 쓴 책이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저자로서의 명성이 높고,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지속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저자가 진행하는 'MBA in one day' 세미나에는 지난 10년간 17,000여 명의 리더들이 참가했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독일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즈니스 강연회로 자리 잡았다.

 

또 한 명의 저자 조엘 아츠는 리더십과 리더십 개발 분야의 트레이너이다. 그는 이 책의 집필은 물론 MBA in One Day 강연 CD(세트)와 달력을 함께 만들었다. 그는 국제 경영학을 전공했고, 비영리 조직의 매니저로서 국제 리더십에 관련된 수많은 업무를 수행했다.

 

공저자들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사상가들의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세련된 솜씨로 소개하고 이를 실용적으로 응용한다. 누구라도 이를 활용한다면 고객들을 자신의 열렬한 팬으로 만들고, 조직 구성원들을 의욕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리더십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은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리더십, 2부 조직, 3부 전략, 4부 실행이다.벤 티글러는 평생 배워도 부족할 내용을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서 제시한다. 해당 영역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핵심 내용을 정리한 후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구루들의 이론을 취급한다. 나아가 우리들에게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교훈을 제공하면서 마무리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랜차드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난 몇 년간 벤 티글러의 '하루만에 끝내는 MBA' 세미나에 특별 게스트로 참여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정말 탁월한 방식이다. 경영서적으로 가득 찬 서가에서 찾아낸 가장 뛰어난, 가장 감화력 있는 통찰이 하루 만에 채워진다. 정말이지 마음에 쏙 든다"  

 

성공한 경영사상가들의 아이디어의 특징

 

1. 간단하다

2. 돋보인다

3. 시대를 초월한다

 

 

구루 매트릭스

 

공저자들은 구조를 좋아한다. 리스트, 아우트라인, 박스 및 범주화 같은 것들 말이다. 구조는 일상 속 어지러운 현실, 쏟아져 나오는 경영개념과 통찰력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구루 매트릭스는 경영사상가를 리더십, 조직, 전략 및 실행이라는 네 가지 범주를 통해 분류하는 모델이다. 각 주제를 다룰 때, 먼저 해당 분야의 유명 경영사상가의 이론을 살펴본 다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상가를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조금 더 발전된 개념을 제시한다.

 

 

 

1부(리더십)에선 리더십과 경영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 리더십의 책임 한계, 효과적인 리더, 리더로서 타인의 발전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등을 살펴본다. 이에 대한 해답을 줄 경영사상가로는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 로버트 퀸, 켄 블랜차드 등이다. 2부(조직)에선 조직의 모델과 장단점, 뭘 해야 우수성을 개발할지, 왜 조직을 재편성하는지, 조직 내에서 개인의 강점을 어떻게 만들지 등을 살펴본다. 여기서 만날 경영사상가들은 헨리 민츠버그, 톰 피터스, 마이클 해머, 마커스 버킹엄 등이다.

 

3부(전략)에선 마케팅의 실제 의미, 기본적인 전략들과 장단점, 전략과 내부 조직을 어떻게 연결할지, 일관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지 등을 살펴본다. 여기서 만날 경영사상가는 마이클 포터, 필립 코틀러,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등이다. 마지막으로 4부(실행)에선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 요소, 효과적인 변화 전략 과정, 구체적인 대책,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등을 살펴본다. 여기선 짐 콜린스, 존 코터, 로버트 캐플란& 데이비드 노턴, 엘리 골드렛 등의 경영사상가를 만나게 된다.

 

 

리더십

우리는 리더십과 경영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워렌 베니스의 리더>의 저자 워렌 베니스(1925~2014년)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21세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리더 세대가 필요하다. 경영자가 아닌 리더 말이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는 맥락을 지배하지만 (…) 경영자는 맥락에 굴복하기 때문이다" 베니스의 말이다.

 

그러나 대중적인 경영사상가 헨리 민츠버그는 이러한 구분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관점에서 리드하지 않는 경영자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리더십이 없는 경영자가 재미없고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경영을 할 줄 모르는 리더는 동떨어져 있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자 조건

 

1. 시간을 관리한다

2. 확실한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

3. 강점을 활용한다

4.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한다

5. 효과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한다

 

말년의 드러커의 인터뷰를 보면, 그는 리더십 분야를 포함하여 인기 있는 경영자에 대한 사람들의 불합리한 반응에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는 리더의 카리스마에 너무 많은 가치를 잘못되게 부여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후반에 가장 카리스마 있던 리더는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무솔리니였다! 그들은 잘못된 리더였다. 과거 백 년 이래 가장 유능한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이다. 그는 1온스의 카리스마조차 없었다"

스티븐 코비(1932~2012년)는 인생을 농사짓는 것에 비교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시험을 보거나 업무 마감일을 벼락치기로 해서 성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농사를 지을 때 그런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 봄과 여름 내내 베짱이처럼 놀다가 갑자기 가을에 바짝 일해서 수확할 수는 없다. 농사는 그렇게 지을 수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말이다. 인생에도 자연의 법칙, 즉 원칙이 존재한다. 그것이 결혼이든, 아이를 양육하는 일이든, 조직 내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든 마찬가지이다.


 

7가지 습관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4. 윈-윈을 생각하라

5.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내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

 

 

제8의 습관

 

 

조직


우리는 조직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중요한 사회 이슈는 대개 조직이 만든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는 조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 동안 당신이 만난 조직의 수를 세어 보아라. 라디오를 듣고, 전화를 하고, 전기와 수도를 사용했다. 이 모든 것은 조직 없이는 불가능한 행동이다.

 

"조직 효과성은 합리성이라는 편협한 사고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냉철한 논리와 강한 직관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 - 헨리 민츠버그

 

헨리 민츠버그는 경영에 관해 제너럴리스트의 관점을 고수하고, 관리 행동, 조직구조와 전략 개발에 관한 책을 열 권 이상 집필했다. 그는 100편 넘는 논문의 공동저자이며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 대학에서 강의한다. 그의 국제적 인기는 1970년대 초 경영자의 일과에 대해 연구한 것에 크게 힘입었다.

 

조직의 6가지 기본 구성요소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 조건

 

1. 철저하게 실행한다

2. 고객에게 밀착한다

3. 자율성과 기업가정신이 있다

4. 사람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

5. 가치에 근거해 실천한다

6. 핵심사업에 집중한다

7. 조직을 단순화한다

8. 엄격함과 온건함을 동시에 지닌다

 

 

전략

전략의 모든 것은 차별화로 귀결된다. 남들과 다르고 특별하고 독특해지는 것이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현은 어렵다. 컨설턴트로서 필자는 여러 사업가와 경영자에게 전략에 대해 물어보았다. 대답은 모두 같았다. 고품질 저가격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때 다음과 같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면 그들은 조금 짜증을 낸다. 고품질은 어떤 것을 의미하나? 다른 경쟁회사와 정말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저가격'은 최저가격을 말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기업은 많이 없다.

 

마이클 포터는 현대 전략 분야의 아버지로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전략 사상가로 손꼽힌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항공우주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우등으로 졸업했고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에서 4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좋은 전략은 제대로 된 목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좋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목표는 월등한 수익률이다" - 마이클 포터

 

전략이란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는 세 가지 본원적 전략을 제안했다. 즉 원가우위 전략, 차별화 전략, 그리고 집중화 전략이다. 원가우위란 최저가를, 차별화란 독특하다고 인식되는 제품을, 집중화란 하나의 명확한 세분화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또 조직 내부 활동의 설명, 분석과 조율을 위한 가치 사슬 모형을 고안해냈다.

 

 

 

실행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계획한 바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는 여러 변화 노력은 대부분 실패한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왜 CEO는 실패하는가>에서 CEO 강제 퇴임의 70% 이상은 그들이 계획한 것을 실행하는 데 실패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2002년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뇌를 두 가지 시스템으로 구분한다. 이 둘은 서로 대립하는데, 시스템1은 아무 노력 없이, 빠르고, 자동적으로, 무의적으로, 무질서하게 반응하며, 시스템2는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작동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시스템1이 대부분 지배한다는 것이다. 아래의 연습 문제를 풀어보자.

 

야구배트와 공의 가격은 모두 1달러 10센트이다.

야구배트는 공의 가격보다 1달러 높다.

그렇다면 공의 가격은 얼마인가?

 

대부분 곧장 '10센트'라고 답변하는 오류를 범한다. 만약 10센트라면 야구배트와 공의 합산액은 1달러 20센트가 되므로 오답이다. 정답은 5센트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실패하는 것은 바로 논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우리는 시스템2를 통해 굉장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지만, 실행을 할 때는 시스템1이 가동되어 제한을 받는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경영 구루인 엘리 골드렛(1948~2011년)은 '한 명의 바보가 조직을 망친다'고 역설한다. 그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더 골>을 통해 제약조건이론TOC을 소개했다. 다른 경영사상가 내지 컨설턴트가 들으면 매우 기분이 상할 주장을 한다.

 

"내 접근법은 대부분 상식이다. 그 말은 요즘 기업들 대부분이 몰상식하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경영사상은 허튼소리이다. 전략은 장기적인 허튼소리이고, 활동기준회계는 굉장히 정확한 허튼소리이다. 하지만 결국 다 허튼소리일 뿐이다"  - 엘리 골드렛 

 

 

 

배우고, 가르치고, 실행하라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배운 내용을 남에게 가르쳐보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지 않도록 배운 내용을 동료들에게 '한 시간에 끝내는 MBA'로 설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하루 만에 끝내는 게 힘들다면, 하루에 1파트씩 독파하는 것이 어떨지 싶다. 경영자와 경영학도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공유 - 최고의 의사결정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의 힘
리오르 조레프 지음, 박종성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그룹 사고는 어떤 집단에 대한 잘못된 충성도에 기초해서 소집단 구성원이 그릇된 결정을 내리는 양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룹은 진실을 추구하기보다는 내적 불일치를 제거하고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합은 그 집단이 내거는 신념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도덕적' 행위로 포장, 합리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룹 사고에서는 견해의 다양성이나 반대의 목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그룹 사고는 독립적 사고를 포용할 수 없다.

 


반면에 생각공유는 오로지 독립적 사고와 함께 이루어진다. 다양하고 이질적인 집단 사이에서, '옳은' 결정이나 결과의 기준이 미리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능해진다. 크라우드 지혜는 단지 최종적인 결과물일 따름이다. 연령대나 배경, 관심사, 전문성이 제각각인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대규모 집단 내의 다양한, 때로는 상호 충돌적인 관점이 이를 만들어낸다.
 

 

 

집단의 지혜(wisdom of crowd)는 얼마나 정확하고 유용할까?

 

집단이 한 개인보다 더 큰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100년도 더 지난 옛날의 아주 유명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이는 1907년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년)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내용인데, 사람들로 붐비는 영국의 플리머스 시장에서 도살된 황소 한 마리의 무게 맞추기 대회를 개최한 바 800명의 군중 가운데 아무도 맞힌 사람이 없었다.

이번에는 군중들이 각각 개별적으로 추정하는 무게를 모두 취합하여 평균을 냈다. 놀랍게도 이 집단의 지혜는 가축 전문가들의 추정치보다 더 정확한 무게였다. 황소의 실제 무게는 약 543kg이었고 군중들이 개별 추정한 무게의 평균은 약 547kg이었다. 실험 결과가 발표된 후 사람들은 집단지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이 상황이 재현됐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리오르 조레프가 지식강연 테드TED에서 청중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500가지 이상 추정치를 스마트폰으로 알려왔다. 놀랍게도 청중들의 평균치는 813kg으로 실제 무게보다 단 1㎏ 모자랐다. 물론 실제 무게를 사전에 알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클라우드, 즉 군중(또는 집단)은 집단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의사결정을 내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편향성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돈을 투자할 만한 곳을 찾을 때 클라우드 의견을 구하면 효과적이다.

 

생각공유는 일종의 클라우드소싱된 생각의 프로세스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창조성에 접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삶에서 더욱 큰 편리와 기쁨을 창출해낼 수 있다. 혼자 생각하는 대신 소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여러 명으로 구성된 크라우드와 함께 생각할 수 있다.

 

클라우드펀딩은 클라우드소싱의 또 다른 사례다. 단독 투자자를 찾아 어떤 사업에 거금을 투자하게 하기보다는 여러 명의 투자자를 물색해 각자에게 소액씩 투자하도록 한다.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지말라는 투자격언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결국 투자자가 1,000만 명이라면 훨신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공유는 전통적인 클라우드소싱과 다르다. 생각공유는 생각의 클라우드소싱이며, 클라우드소싱된 생각이다. 즉 의사결정의 클라우드소싱이다. 생각공유는 자기자신을 큰 클라우드와 만나게 하고, 이 클라우드에게 자신과 함께 생ㄱ각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클라우드를 찾아가서 자신을 위해 생각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클리우드라는 집단지성에 접속해서 이를 이용해 자신이 좀 더 똑똑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필요한 도움을 얻어내는 과정인 것이다.

 

저자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상태에 관해 글을 올렸다. "내 다음 커리어는 뭐가 돼야 할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직을 물러나기로 결심한 후 자신의 진로상담을 클라우드에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나아가 박사 학위, 강의, 컨설팅, TED 강연 등 자신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클라우드와 속속들이 공유했다. 결국 그는 16살 소년의 제안으로 진짜 황소를 강연에 등장시켜 단 번에 이목을 집중시켜 TED 스타 강사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가치를 제공하면 나의 클라우드 규모가 커진다

 

모든 것이 가치가 될 수 있다. 내가 쓴 어떤 것, 어떤 자료에 걸어주는 링크, 내가 발견한 흥미로운 동영상, 호기심을 자아내는 질문, 기타 우리 모두의 삶에 의미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유하게 되는 정보 등 모든 것이 가치에 해당된다. 가치는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고, 때로는 삶의 신비에 경탄하도록 만드는 무엇이다.

 
생각공유에서의 가치란 좀 더 실용적인 것과 연관된다. 사람들을 도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도록 만들어 주거나 나의 지식, 정보, 경험을 공유하도록 허락함으로써 누군가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일 등이 그에 해당한다. 물론 가치란 주관적이다. 그래도 고양이 동영상이나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를 찍어 올린 사진 같은 것은 가치가 될 수 없다.

 

가치는 양방향 도로와 같다.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홍보도 판촉도 아니다. 가치는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느낌을 가지도록 만드는 일이다. 어떤 확실한 믿음이자 분명한 관점에 관한 것이다. 크라우드로부터 피드백이 올 때 비로소 나의 공유에 가치가 부여된다.

 

생각공유를 망하게 하는 방법

 

1. 팔기~ 클라우드에게 뭔가 팔 생각만 하면 클라우드는 금새 자취를 감춘다

2. 무응답, 느린 응답~ 도움을 받았다면 재빠른 응답을 해야 한다

3. 잠수 타기~ 연결이 불가능한 상황을 클라우드가 알도록 해야 한다

4, 감정 상하게 하기~ 눈 앞에 없다고 상대를 모욕해선 안된다

 

 

 

생각공유를 통해 우리는 모두 창조적이 될 수 있다

 

생각공유를 하면 혁신안이나, 전에는 발견할 수 없던 해법, 장기적 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함께 사고하면 더 똑똑해질 뿐 아니라 더 창조적이 된다. 창조성이란 독창성originality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어떤 면에서는 기능성functionality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실행 가능한' 새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영감에는 효율성이 있어야 한다. 혁신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누군가가 창조적이라는 말을 할 때 우리는 으레 독특한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창조성을 다소 신비함을 지닌 무엇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창조적인 사람은 보물 창고의 열쇠를 가진 사람이고, 창조성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낡았다. 생각공유를 통해 우리 모두는 현실적인 일과 삶에서 더욱 창조적이 될 수 있다. 

 

 

클라우드는 모두가 커플매니저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은 중매를 성직자나 다른 사람(부족 사회나 고대 문화에서)에게 아웃소싱 해왔다. 중매를 맡은 사람은 서로 꼭 맞는 사람을 꼭 맞게 연결시켜 주는 '성스러운' 소명을 수행했다. 그 시절 중매에서 '꼭 맞는다'의 기준은 아마도 의뢰인이 소유한 가축의 수에 따라 결정되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약간 복잡해졌다. 온라인 만남 주선 사이트에서는 알고리즘을 가동해서 사람들을 연결시켜 준다. 이러한 사이트가 매우 인기 있다는 것이 전혀 놀랄 만한 뉴스가 아니다. 2013년 퓨 리서치에서 수행한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59퍼센트는 온라인 중매가 사람을 만나는 좋은 경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온라인 프로파일 상에서 매우 심하게 거짓으로 자신을" 보여준다고 응답한 비율도 54퍼센트나 된다.

 

소셜 네트워크 안에는 친구가 있고, 또 친구의 친구들이 있다. 그 내부에서 우리는 저마다 서로서로의 커플매니저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그라노베터 교수가 말한 <약한 유대의 힘> 이론을 되새겨 봄직하다. 구직에서 약한 유대가 강한 유대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정설이 되었다.

 

1973년,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마크 그라노베터 교수<약한 유대의 힘>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어떤 소셜 네트워크에서든 약한 유대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있다. 그는 약한 유대를 친한 친구나 가족이 아닌 '지인'정도로 정의한다. 예를 들면 나에게서 따로 떨어진 두 명의 이웃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것은 바로 약한 유대이다. 약한 유대는 생각공유를 하고자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어떤 '이질성'을 연결시키는 다리나 끈이 되어 준다. 그럼으로써 클라우드의 지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사랑을 찾는 데도 큰 힘을 쓸 수 있을까? 나와 강한 유대로 연결되어 있는 친구는 아는 사람이 나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약한 유대로 연결된 크라우드는 전적으로 새로운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나를 접속시켜줄 수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만남과 사랑의 기회가 만들어진다.

 

 

 

잘 쓰면 보약, 잘못 쓰면 독약

 

저자는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지성을 얻고 활용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혼자 내리는 결정은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고, 때로는 비합리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집단지성을 얻는 방법으로 '생각공유mind sharing' 기술을 제시한다.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두는 것처럼, 일반인도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인맥을 통해 집단지성에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생각공유를 위한 도구로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가 있다.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얻으려면, 표본은 최소 30건이 넘어야 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글을 올리면 평균적으로 페이스북 친구 중 12%만 확인한다. 따라서, 30건이 넘는 답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250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페이스북 친구나 트위터 팔로워를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각공유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도움이 되는 집단지성을 얻기 위해선 자기자신도 온라인 친구들에게 유용한 정보나 경험, 지식,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능숙하게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SNS를 활용하고 싶지만 마땅한 방법을 모르거나,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너비 우먼 - 여성 리더 15인의 운명을 바꾼 용기있는 결단의 순간
김선걸.강계만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떤 여성이든 삶은 그 자체로 드라마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사회인으로서, 그리고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복잡다단한 한 편의 장대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는 뜻이다. 이 드라마 속에서 여성들은 인생의 새로운 관문을 거칠 때마다 좌충우돌하게 된다. 임신과 출산 문제를 비롯해 육아 문제가 있다. 이런 새로운 관문에 맞닥뜨리는 순간, 여성은 인생의 분수령이 될 만한 중요한 선택과 결단을 내리게 되곤 한다.

 

 

 

열다섯 명의 한국 여성들이 선택한 길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의 롤모델이기도 한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섀릴 샌드버그는 세계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그녀는 미국 재무부, 매킨지, 구글 등에서 활약해온 여성 리더로 그 어떤 여성보다 큰 주목을 받는 소위 '잘나가는 여성'이다. 이런 그녀도 여성이기에 겪는 유리천장의 고통을 토로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뉴욕 맨해튼 사모펀드의 최고층 회의실에 간 그녀가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당신은 이 사무실에서 회의를 한 첫 번째 여성이거나 아니면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첫 번째 여성일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즉 여성용 화장실이 없다는 얘기인 것이다. 남성들만의 세계에 최초로 진입한 여성들이 마주치는 현실을 짐작케 해준다.

 

이런 케이스가 단순히 셰릴 샌드버그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어머니부터, 우리의 아내, 우리의 여동생들이 이미 겪어왔고, 또 우리의 딸들이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그런 어려움이다. 셰릴 샌드버그의 <린 인>에는 201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레이마 그보위의 스토리도 실려 있다. 그녀는 라이베리아의 독재자를 권좌에서 몰아낸 여성운동가이다.

 

그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 셰릴의 집에서 레이마의 자서전 출간 파티가 열렸다. 당시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라이베리아 여성처럼 전쟁과 테러와 성폭력에 고통받는 여성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질문하자, 레이마는 간단하게 해답을 내놓았다. "영향력을 손에 쥔 여성들이 많아지면 됩니다"

 

그렇다. 리더의 위치에 올라서는 여성이 많이질수록 이들이 여성의 관심사항과 요구사항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며, 결국엔 세계 모든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편 상황들이 점찾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한국의 15 명 여성들도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책에는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였다가 마흔 넷에 수험생 딸을 두고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한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회장, 로펌 일을 처리하느라 불철주야, 심지어 주말조차도 반납하고 일하는 가운데 육아도우미까지 계속 바뀌는 힘겨운 상황을 겪었던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순경 출신-고졸-여성'이라는 3대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퇴근 후 녹음해둔 대학 강의를 들으며 집안일을 해 온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무허가 판잣집에 살며 중학교 때부터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등 지독한 가난을 겪었던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삼성증권 최초 여성임원인 이재경 상무, 포스코 역사상 최초 여성임원인 오인경 상무 등 각 분야 1호 여성이 1인자로 등극하기까지의 위대한 인생 드라마가 담겨 있다.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 대성여상을 졸업한 후 경찰공무원 시험을 통해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청 과학수사계장, 경찰청 여성정책실장, 충북 진천경찰서장,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광주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을 거쳐 부산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2014년 12월 경찰제복을 벗고 현재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며 제2의 경찰의 길을 걷고 있다.

 

그녀가 고3이던 열아홉 살 때, 5년째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자 그렇잖아도 어려운 가정 형편이 급격히 더 나빠졌다. 미대에 진학하려던 그녀의 꿈은 실현불가능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5남1녀의 외동딸인 그녀는 혼자서 6남매를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결심을 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변곡점이 있다. 그녀의 변곡점은 아버지의 죽음이 초래한 셈이었다.

 

 

 

학교 친구들은 대학이나 은행 취업을 선택했지만 그녀는 순경 시험에 지원했다. 엄마를 잘 보살라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그녀는 순경 교육을 마치고 희망 배치 근무지로 청주를 선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신이 평생을 경찰직에 몸담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결혼하면 자연스레 가정주부로 돌아가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는 1982년 전국 몽타쥬 요원 선발시험에 응시해 덜컥 합격하고 말았다. 미술학도의 꿈을 이렇게 보상받게 되자 서울에 위치한 경찰청 과학수사과로 인사발령이 났다. 순경이 된지 5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승진시험을 치뤄 경장으로 승진했고, 그 무렵 교제하던 남친과 결혼을 했다. 과학수사과의 업무에 큰 보람을 느끼면서 진짜 경찰이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녀의 남편은 유통 회사에 근무하므로 주말엔 일하고 월요일엔 쉰다. 맞벌이 부부의 인생이 어디 쉬우랴? 일요일에 그녀는 '남편 없는 과부'로, 월요일엔 남편이 '아내 없는 홀아비'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부부의 슬하엔 세 딸이 있는데, '진짜 엄마'는 따로 있다. 바로 그녀의 시어머니다.            

 

경찰이란 직업은 해야 할 업무가 있으면 출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범죄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말에 현장 지문 등 감식이 들어오면 경찰청 사무실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아이들은 사무실 구석이나 복도에서 동화책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절단된 신원 미상의 손가락 증거물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지만, 이를 일부러 숨기지는 않았다. 사실 책상 주변을 치울 여유도 없었다. 이렇게 그녀는 '엄마가 일하는 곳'을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혹시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이 있다면 단지 육아와 가사 때문에 멈추지는 마십시오. 정 힘들면 주변에 도움을 구해보세요. 어려운 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여성 분들이 우여곡절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이금형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 태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미국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로펌과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에서 일했고 한국시티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정치권에 입문해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등을 지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 법과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주는 자신의 세 가지 행운을 평소에 즐겨 자랑했다. 첫째는 일찍 부모를 여읜 탓에 남들보더 일찍 철이 들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워낙 약골로 태어났기에 항상 건강 관리에 신경을 기울였기에 아흔이 넘어도 정정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셋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저학력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겸손하게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조윤선 전 장관은 마쓰시타 회장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여자이었기에 불모지에 뛰어든 결단 덕분에 '여성 1호' 타이틀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즉, 성차별이란 유리천장을 오히려 그녀는 블루오션으로 만들어낸 셈인데, 이는 결국 여성이란 핸디캡이 만들어 준 행운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친정어머니는 약사다. 평생 딸에게 일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린 시절 그녀는 밤늦게까지 부엌방을 공부방으로 차려서 한약사 시험을 준비하던 모습, 그리고 운전면허를 준비할 때 식탁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그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로 그녀의 가슴에 '평생 배움과 전문성'이란 어머니의 가르침이 각인되어 있다고 한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딸의 엄마로서 그녀 역시 피할 수 없는 3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었다. 즉 임신, 출산, 육아 문제였다. "한 여성의 직장생활은 온 우주가 나서야 가능한 것"이라고 애로를 토로한다. 이중에서 가장 큰 위기는 육아였다. 보모 아주머니가 너무 자주 바뀌어서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김앤장 변호사로 재직하던 중 한 금융기관에서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 이에 멘토로 모시던 원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그녀는 금융기관에서 일할 때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따져본 결과를 열심히 설명했다. 그런데 그 원로 변호사는 그녀의 얘기를 듣고 나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일인데 그런 수준으로 생각해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마치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후 생각을 고쳐, 자신이 그 자리를 맡아 일한다고 생각했을 때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어떤 기분일까 등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를 생각하자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걸 경험한 이후부터는 새롭게 도전할 때마다 항상 '내가 그 일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가슴이 뛰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기준으로 결정해왔다. 그렇게 내린 그녀의 결정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 세대에는 여성이 직장에 진출하는 것을 도와야 했지만, 이제는 여성이 직장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때가 되었어요. 젊은 세대들이 우리 세대를 보며 너무 사치스로운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조윤선 

 

 

이민재 엠슨 회장

 

이 회장 역시 사업 초기엔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술 접대, 골프 접대는 물론 사우나를 함께 다니며 영업을 하는 경쟁사 남성들에 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좌절감에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아예 만나주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특히 당시엔 구매 담당자나 기업체 대표 등이 여성이라면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몇 푼이나 번다고 돌아다니느냐"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다.

 

"여성을 비하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고 비애를 느꼈어요.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엄마의 끈기라는 건 이 정도로는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 회장은 주변에서 같이 사업하던 남성들이 자존심이 상해서 포기해버리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본인은 끈기를 가지고 그들보다 더 치열하게 도전했다고 말했다. 어떤 얘기도 꾹 참고 웃으면서 명함을 내밀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은 바로 가족과 위기감 때문이었다. 마흔네 살, 평범한 전업주부 생활을 즐기던 그녀의 남편이 명예퇴직을 당하자 두 자식의 학비를 벌어야만 했다. 당시 큰 아이는 대학 1학년, 작은 아이는 고3이었다.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금성방직에서 5년간 일했던 게 전부였던 그녀에게 찾아온 위기는 바로 기회였던 셈이다. 아이들을 공부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녀를 필사적인 창업으로 내몰았다. 1987년 돈을 빌려 펄프지를 수입하는 작은 무역 회사를 설립, 18평짜리 사무실에서 광림무역상사가 출범했던 것이다.

 

"끈질기게 버티고 기다려야 합니다. 동물들도 새끼를 가진 후엔 모성애를 바탕으로 초월적인 힘을 낸다고 하지요. 그런 슈퍼파워를 잠재력으로 지닌 사람들은 여성뿐입니다. 몸속에 내재된 그 끈질긴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않고서는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것이란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 -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

 

위에서 살펴본 3명의 여성 리더외에도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여성 최초로 국내 금융사 CEO를 역임한 손병옥 프루덴셜생명 회장, 삼성증권 최초 여성 임원인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42년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오인경 상무, 1세대 여성 IT 벤처 기업가로 스물일곱에 창업해 20년간 기업을 건실하게 일궈온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전국에 104개의 직영매장과 헤어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인생을 바꾼 드라마틱한 결단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결정적 순간이 직장인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다양한 상황과 입장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중국 상하이로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가지 않고 아이들과 한국에 남아, 약 7년동안 워킹맘 생활을 하며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은 결단을 인생 최고의 결단으로 꼽았다.

 

이들이 내린 결단 중에서 한결같은 공통점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겠다'는 결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지정치의 두 얼굴 - 서울대 교수 5인의 한국형 복지국가
안상훈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그리스의 실패와 스웨덴의 성공을 보면 국가 발전전략으로서 '좋은 복지전략'은 따로 있는 게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의 '크기'만 얘기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의 문제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관한 정치적 결정은 국민들의 의식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여론이 얼마나 잘 집약되어 있는가는 변화가 필요한 순간 그 나라의 명운을 결정한다. - '서문' 중에서

 

 

복지 정치는 두 얼굴을 가졌다

 

우리 사회의 계층 갈등을 분석하고 사회 통합을 모색한 서울대 사회복지학, 정치외교학, 경제학, 사회학, 언론정보학 교수 5인이 다시 모였다. 이번 주제는 '한국형 복지의 방안과 해법'이다. '성장'만으로 더 이상 '복지'를 해결할 수 없는 지금,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정치권과 언론계,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실현해야 할 한국형 복지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현실적 해법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다.

 

복지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관심사다. 더욱이 삶이 팍팍해질수록 우리 사회는 이 주제에 대해 더 열띤 공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의 고민은 유럽의 고민과는 다르다. 유럽은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 복지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웨덴vs 그리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소통 가능한 나라가 지속 가능한 복지를 만든다', '앞으로 10년,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그들은 어떻게 복지 이슈를 이용하는가', '국민이 행복한 복지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등 다섯 개의 주제로 한국 복지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을 함께 다룬다.

 

'복지국가로의 전환'은 한국보다 훨씬 앞서간 성공적인 자본주의 국가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도성장의 시대가 끝난 한국 경제는 지금 저성장의 국면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국가발전략의 화두는 '복지국가'다. 현재 이러한 전환은 이미 시작되고 있지만 좋은 복지국가로 갈 수 있을지는 정치권의 행보에 달린 셈이다.

 

복지정책과 관련해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진실, 그것은 복지정책 그 자체가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사실이다. 2012년 대선 경쟁시 '복지정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공한 스웨덴의 복지국가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들여올 수도 없다. 그들은 이미 오랜 세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기들에게 적합한 방식을 찾았기 때문이다. 책의 다섯 저자들은 한국형 복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1. 스웨덴과 그리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스웨덴과 그리스의 성패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누구와 더 가까운가? 한국이 이미 그리스행 특급열차를 탔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과연 우리 정치인들은 복지와 세금에 관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2. 소통 가능한 나라가 지속 가능한 복지를 만든다 ~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스웨덴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반면, 그리스는 현재까지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 과연 한국은 정치인과 정부, 국민 간의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3. 앞으로 10년,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중화, 고령화, 민주주의는 각각 심각하면서 동시에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령화의 속도를 감안하면 이를 풀기 위해 남은 시간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세 가지 문제에 한국 사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

4. 그들은 어떻게 복지 이슈를 이용하는가 ~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선거 때마다 쟁점이 되는 복지 정책은 왜 구호에만 그칠까. 언론과 정치권의 역학관계에 그 이유가 숨어 있다. 상호 필요한 존재이면서 견제하는 이 둘은 복지 이슈를 어떻게 이용할까?

5. 국민이 행복한 복지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 나라는 모든 국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집이 돼야 한다.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의 집'을 건설하는 데 있었다. 복지정치 없는 복지정책에 머물고 있는 한국은 이제 장기적 차원의 복지국가를 모색해야 할 때다.

 

 

"복지는 곧 정치다"

 

선진국들은 각자의 사회경제적 사정에 따라 차별화되는 복지국가를 꾸려가고 있다. 스웨덴과 그리스, 두 나라의 복지국가 행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쪽은 지구촌 여러 나라로부터 성공신화에 박수를 받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망국亡國의 늪에 빠진 모양새이다. 두 나라는 모두 동일한 복지국가를 지향했는데 왜 이처럼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까?      

 

복지정책과 관련해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그것은 복지정책 그 자체가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정치에서도 복지가 화두로 등장하게 된 사건은 '무상급식'이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설처럼, 무상의 파급효과는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차별적인 무상급식을 내세웠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진사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복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사전에 깊은 성찰을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야권에선 2010년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무상급식'을 공약公約으로 내세우자,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사회보장기본법에 관한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보수파의 합리적 복지확대를 선언했다. 이후 여당은 박근혜식 복지확대론으로 야권을 궁지로 몰며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고 만다.

 

지나간 과거 시대의 복지는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충족되었다. 이른바 성장만능주의의 환상에 사로잡혀 복지에 관한 국가 차원의 준비 타이밍을 놓친 게 우리의 현실이었다. 이후 그동안 억눌린 복지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자 성장주의에 대한 환상은 깨지기 시작했고 압축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위의 그림[1-1]을 보면 한국의 불평등이 크게 높은 상황은 아니지만, 복지국가를 통해 불평등이 개선되는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향후 성장에 의해 우리의 불평등이 개선될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복지의 확대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림[1-2]는 국민소득 수준에서 각국의 복지지출 수준을 보여준다. 첫째, 한국은 복지출 수준이 가장 낮다. 1만불 시점에서 스웨덴이나 독일은 20%선을 넘고 있는데 한국은 5% 대도 한참 하회한다. 둘째, 한국은 지속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복지증가를 보여준다. 앞서 나가던 스웨덴과 독일은 25,000~30,000 불을 거치면서 약간 지체 내지는 낮아지는모습을 보인다.

 

한국의 복지지출 증가속도가 빨라서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험한 복지'는 사실 수준이나 속도만 갖고서 얘기할 순 없다. 위험한 복지라는 표현도 옳지 않다. 좀 더 세련된 표현법으로 구사하자면 '지속불가능한 복지'가 되겠다. 한국의 경우 출발부터 복지수준이 워낙 낮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위험수위라고 단정짓기엔 논리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한국의 복지확대가 지나치게 빠르지 않다면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정치가 문제인 듯하다. 보수와 진보 측 양당이 큰 복지를 외쳤지만 지속가능성에 의문부호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복지확대를 위한 재원을 무엇으로 충당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한쪽에선 '부자증세'를, 다른 한쪽에선 '증세 없는 복지확대'를 약속했다. 과연 이들 정책은 실현가능성이 있을까 싶다.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안이 시급하다 하겠다.

 

복지정치란 무엇인가?

 

20세기 사회과학의 관시밍 복지국가라는 새로운 현상이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합리적인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복지전략이 도출되려면 정치가 어떠해야 할까? 마치 중국의 '백가쟁명百家爭鳴'시대만큼이나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의 이론은 복지 확대기와 축소기에 다른 모습을 보인다.

 

초기 복지정치론의 대표주자는 북유럽의 '권력자원론'이다. 이에 따르면 처음엔 자본가들이 모든 권력을 쥐고 정치마저 좌지우지하지만 민주정치가 활성화됨과 함께 유권자들의 의식이 깨어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된다. 일반 서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이 의회에 더 많이 진출하게 되고, 마침내 좌파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국정운영권을 잡게 되면 자본주의의 폐해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각종 입법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이익집단정치론은 권력자원론이 북유럽과 일부 유럽에 국한되는 얘기라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복지입법은 여러 이익집단의 요구에 정치인들이 반응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치인의 생사여탈권을 쥔 유권자로서의 이익집단은 자신들을 위한 복지확대를 요구하므로 정치인들은 이를 결코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거가 복지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선거가 있었던 해엔 복지지출을 증가시켰던 것으로 확인된다. 복지국가의 황금기는 1970년대 오일쇼크 무렵 막을 내렸다.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성장가도에 빨간불이 켜지자 몇몇 나라에선 복지축소와 세금감면 등 신자유주의정책이 실시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가 동조하면서 '방만한 복지'에 대한 개혁 조치들이 힘을 받았던 것이다.

 

사실 먹고사는 게 힘들어지면 남을 돕겠다는 생각이 수그러들기 마련이다. 지난 시기엔 낙관적이었던 모든 전망이 이젠 회색빛으로 변해버렸고, 연금을 깎고,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일이 선진국 정부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복지축소와 우선순위 조정의 문제가 공통과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림[1-4]는 복지재편기에 각국의 복지지출이 어떤 변화를 껶었는지 보여준다. 첫째, 대체로 복지 후발주자에 속하는 나라들의 성장 기울기가 좀 더 가파르다. 둘째, 신자유주의가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1980년대에 대부분 나라에서 복지 지출 증가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셋째, 스웨덴 같은 나라에선 1990년대 초반의 상승에 이어 다시 정체되는 모습을 보인다. 넷째, 독일이나 스웨덴 같은 복지선도국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축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스웨덴의 성공과 그리스의 실패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했지만 그리스의 경우 심각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복지 혜택을 줄이고 경제의 생산성을 올리는 방식에서 스웨덴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성공한 반면에 그리스는 위기를 당하자 국민들의 의견 차이가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흔히 한 사회가 노령화될 때 노인의 증가가 가져오는 재정 부담에 주목하지만 늘어난 노인이 정치 지형도를 바꾼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인의 비중이 증가하면 복지를 비롯해 개혁을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다. 즉 그냥 이 상태로 오래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써 복지 개혁을 비롯한 어떤 개혁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복지정치의 미래는 사회적 대타협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복지'를 끈기 있게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