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3 (리커버 에디션)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3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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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과학과 관련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것 말고 이 책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 커다란 효과를 이끌어내는 작고 사소한 변화라는 주제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최초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미치고자 할 때 어떻게 최소의 변화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탐구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변화를 우리는 '스몰 빅'이라 부른다. - '서문' 중에서

 

 

더욱 새로워진 '설득의 과학' 속으로의 여행

 

이 책의 대표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석좌교수이자 설득의 심리와 관련해 IBM, 메이요 클리닉, NATO 등 주요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유명 강사다. 성격 및 사회심리학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독일계 미국인들이 세운 도시(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폴란드계 미국인 동네의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정에서 나고 자란 성장배경 덕분에 복잡다단한 사회적 영향 관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30여 년 전 그는 <설득의 심리학>을 출간했는데, 3년에 걸친 종합적인 현장 연구를 통해 밝혀낸 설득의 보편적인 여섯 가치 원칙을 소개한다. 즉 상호성, 권위, 희귀성, 호감, 일관성, 사회적 증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어서 후속편인 <설득의 심리학2>에선 우리가 이런 법칙을 활용하는 구체족 조언뿐 아니라 설득의 과학을 통해 확인한 많은 다른 전략들도 소개했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계속 발전해간다. 과거 몇 년 동안 뇌과학, 인지심리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같은 분야에서 이뤄진 많은 연구의 도움으로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타인을 설득하고,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는지 보다 근원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 우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수행되어 온 최신 연구를 통해 확인한 50여 가지의 통찰과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다.

 

 

 

 

대중의 뜻을 거스르도록 설득하는 스몰 빅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몇몇 학부생 참가자에게 캠퍼스에서 패스트푸드를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이 학부생이라고 말해주었다. 다른 참가자들에겐 대학원생이 패스트푸드를 가장 많이 먹는다고 말해주었다. 이후 연구자들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학생들이 먹고 싶은 것을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대학원생이 정크푸드를 가장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부생들이 정크푸드를 훨씬 적게 선택했다.

 

"특정 행동이 타인에게 완전 공개되어 있을 때는

어떤 그룹과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동기가 더욱 강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해 새로운 시장을 찾는 기업이 특정 제품을 새로운 소비자층에게 소개할 때엔 기존에 이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새로운 소비자층과 연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품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건전한 식사 습관, 쓰레기 무단 투기, 지각 같은 특ㅂ정 행동을 감소시키고자 할 때에는 이런 행동을 바람직하지 않은 정체성과 연결시키도록 고려해야 한다.  

 

최근 삼성이 가장 중요한 경쟁 상대인 애플에 맞서 만든 텔레비전 광고를 떠올려보자. 10대의 애플 사용자들이 신형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중 한 명이 자신은 최근 삼성 핸드폰을 샀고 줄을 서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맡아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조금 뒤 우리는 이 10대 소년이 누구를 대신해 줄을 서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10대들이 자신과 가장 동일시하기 싫어하는 사람, 바로 중년인 그들의 부모였다.

 

 

역효과 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몰 빅

몇 개월 동안 사무실 내 '환경보호 책임사원'을 맡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주위 동료들에게 종이를 적게 사용하라고, 사용한 종이는 재활용하며 사무실을 나갈 때에는 전등 스위치를 끄라고 친환경적인 활동을 설득해야 한다. 이때 재활용 상자 같은 장비들은 전략적으로 건물 안에 놓아두고 조명기구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전구로 바꾼다. 이런 장치들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의도치 않게 동료들로 하여금 에너지를 덜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쓰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잠재적인 라이선싱 효과를 막으려면 사소한 준비를 몇 가지 더 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첫 번째는 재활용이 이뤄지는 장소와 전등 스위치에 적절한 사인을 부착, 재활용이 환경보호에 도움 되긴 하지만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게 훨신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린다.

 

두 번째는 일관성의 원칙을 활용, 책임을 강조하고 개개인이 환경보호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도록 먼저 사소하고 편안하게 개입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사람들에게 작고 사소한 약속을 요청할 수 있다. 체크인하는 호텔 투숙객들에게 사전 약속을 받으면 수건과 침대 시트 재사용률이 높아지며 객실에서 나갈 때 전등이나 텔레비전을 끄게 된다. 

 

 

원하는 도움을 얻게 해주는 스몰 빅

기꺼이 돕고자 하는 마음을 전달할 때 관리자와 리더는 도움을 요청한 사람만 실제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직원이 도움을 요청할 때 경험하게 되는 당혹스러움이나 불편함을 예방할 수 있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명한 관리자라면 도움을 요청받아서 기뻤던 과거 사례를 들며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생각만큼 곤혹스럽지 않다고 알려줄 수 있다. 환자들이 계속 도움을 요청하고 정보를 구하도록 격려하는 의료 전문가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환자에게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다"상대가 안심할 만한 말을 덧붙이는 간단한 변화만으로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동기를 부여해주는 스몰 빅

 

팀원들이 어떤 영업 목표나 실적 목표에 도달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려는 팀장이라면 "우리는 아주 순조로운 첫 주를 보냈고 이제 85퍼센트만 더 성취하면 됩니다"라고 말하기보다 "새로운 분기가 한 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러분은 이미 분기 목표의 15퍼센트를 달성했습니다"라고 이미 성취한 진전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면서 초기의 동기를 지속할 방법을 찾는 게 좋다.

 

목표에 절반 정도 도달하게 되면 이때가 바로 작은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다. 일단 절반 지점을 넘어서고 나면 남아 있는 작은 부분에 집중하는 것으로 피드백을 변화할 때 일반적으로 작업을 끝까지 완수할 동기가 더 높아진다. 따라서 "목표까지 20퍼센트만 남아 있네요"라고 말하는 것이 "목표의 80퍼센트를 달성했네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과유불급을 명심하라

 

책은 52가지의 스몰 빅을 제시한다. 이는 심리적 작동 방식이나 가장 성공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맥락, 상황 등 어떤 면에선 서로 다르지만 한 가지 중요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즉 책임감 있게 올바른 맥락에서 사용한다면 각각의 도구는 타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많은 스몰 빅 전략을 사용하면 훨씬 더 생산적일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감기 치료를 위해 이 약 저 약 많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내성을 키워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설득 전략도 마찬가지다. '과유불급'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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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투자의 정석
황호봉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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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해답을 해외 주식투자에서 찾고자 했다. 물론 국내 주식도 유망하지만 외국인의 영향력이 코스피지수를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상황이나 글로벌화의 진행 정도를 봤을 때, 국내 주식도 해외 주식의 일부라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 결국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안목을 길러야 국내 주식도 잘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해외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의 저자 황호봉은 한국외대, 메릴랜드 주립대 MBA를 졸업했다. 대신금융그룹 대신자산운용에서 글로벌운용본부팀장을 역임하고, 공모펀드 및 사모펀드, 공공기관 연금 등을 운용했다. 현재는 우리은행 ISA일임운용팀장으로 재직 중이며, 탁월한 통찰력과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글로벌 투자와 자산 운용에 특화된 운용 전문인력이란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 및 금융기관과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분석하고, 특히 투자 자산 및 운용 전략 선정과 해외 운용상품, 해외 펀드매니저 선별에 강점이 있다.

 

그는 "80세에 통장에 잔고 한 푼 없이 국민연금만을 기다리며 사는 삶은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임을 전제하며, 60세에 정년 퇴임해서 수령한 퇴직금과 저축해 둔 적금 등으로 100세까지 40년을 잘 버티려면 투자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그리고 퇴직 후 40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드머니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책은 총 5장(해외 주식투자의 첫걸음, 시장을 통찰하면 공 되는 해외 기업이 보인다,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 및 스타일 전략, 펀드를 활용한 해외 주식투자, 해외 펀드투자의 모든 것)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스타일 분석 방법과 핵심-위성 전략을 활용한 지역적 자산배분 방법은 어떻게 해외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해답을 제시한다. 

 

 

 

 

해외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

 

지금의 투자 시장은 어떤가? 국내 투자의 유망함을 역설하는 전문가는 있지만 해외 투자를 부정하는 이는 없다. '자산배분', '글로벌 투자'라는 생소했던 단어들도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재테크 용어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명쾌한 답변을 듣기가 어렵다.

 

간혹 해외 투자에 대해 물으면 그 정의에 대해 "애플, 구글, 스타벅스 등에 투자하는 행위"라고 또박또박 답을 하는 사례도 목격하긴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그럼 해외 투자로 돈을 벌었나?"라고 질문하면 중국 펀드로 원금을 잃은 이야기, 원유에 투자해 크게 손실을 본 이야기 등을 쏟아낸다. 물론 확고한 투자 철학을 견지해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자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글로벌 투자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라는 관점에서 논하려 한다. 투자에는 순서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사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융 상품 판매 기관의 간단한 설명만 믿고 이에 따른다. 말하자면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마케팅 탓에 소위 '묻지마 투자'를 강요당하는 셈이다.

 

통상 ETF로 대변되는 '패시브 투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세가 되어버린 지금 투자자의 펀드 가입은 '액티브 투자' 형태인 뮤추얼펀드에 비하면 월등하게 많다. 이는 아래 도표를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여기서 패시브 투자'와 '액티브 투자'는 어떻게 다른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는 것이다. 이를 알아야만 전략이라는 것도 성립하는 것이다.

 

패시브 투자~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 방식

액티브 투자~ 전문가가 개별 종목의 장단점을 분석해 선별적으로 사고파는 투자 방식

 

 

 

미국을 먼저 주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외의 어느 나라 주식에 투자를 할 것인지 심사숙고한 후 결정해야 한다.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이들에게 미국 주식은 참 고리타분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을 마치 트렌드에 뒤처진 시장 정도로 여기기도 한다. 신흥국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일까? 요즘 어지간해서는 미국을 주제로 한 리포트는 주목을 받기가 힘들다.

 

우리에게 나름 친숙한 나라이다 보니 주식에 대해서도 다들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주식투자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은 지난 20년간 수차례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극복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S&P500지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처럼 미국 주식과 채권은 핵심자산으로 결코 손색이 없다.

 

 

 

신흥국 주식투자의 원칙과 순서

 

신흥국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마도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고려한 게 아닐까 싶다. 투자국의 경제성장이 침체일로라면 그 나라의 기업도 별 볼일 없다는 단순한 사고의 귀결일 것이다. 그렇다.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높은 만큼 그 나라의 기업들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정말로 괜찮은 신흥국일지라도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투자 판단 고려 요소들

 

1. 대 달러 환율

2. 정부 정책

3. 개혁 의지

4.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

 

신흥국은 개발도상국이다. 개발 중인 국가라는 뜻으로, 개발도상국은 중동과 같이 원자재(원유) 일색의 국가 산업을 구성하지 않는 한 제조업이 바탕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바람직하다. 노동력이 싸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은 아직 제대로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에 자금을 끌어와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때 활용되는 것이 외국 자본이다. 그래서 FDI(외국인직접투자)를 위한 우호적 정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자가 주목한 투자 지역은 베트남, 그리고 환율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인도네시아인도다. 이들 국가가 친기업 정책을 바탕으로 FDI에 우호적이고 제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며 개혁 의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매력이 있다. 

 

 

 

핵심자산과 알파자산의 균형

 

핵심자산은 변동성이 낮고 장기간 투자해야 하기에 알파자산이 없다면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투자자는 만족할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 범위 내에서 알파자산을 선택해야 한다. 투자와 저축은 다르다. 정기예금 수익률에 길들여져 알파자산을 편입하지 못한다면 우를 범하는 셈이다.

 

알파자산은 핵심자산 대비 변동성이 커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그런데 핵심자산과 동일하게 움직이면 곤란하다. 핵심자산과 흐름이 비슷하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상호보완 관계가 유지되기 어렵다. 즉 핵심자산이 주춤할 때는 초과수익을 내주고, 핵심자산의 변동성이 커져 수익률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때는 오히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포트폴리오에서는 이를 상관관계라고 표현하며,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을 선별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게 포트폴리오 구축 기술이다.

 

"핵심자산을 바탕으로 알파자산이 2개 이상일 때

보다 안전한 중장기투자가 가능하다" 

 

 

 

펀드가 사랑받는 이유

 

펀드는 ETF와 달리 전문화된 펀드매니저가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물론 '좋은 펀드''좋은 펀드매니저'에 한정된 이야기다. 펀드는 운용 목표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는 방향이 정해져 있지만 그래도 시장의 이례적인 변동성에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다시 말해 기계적으로 시장을 반영하는 다른 투자 자산과 달리 투자자가 굳이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하락장에서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상승장에서도 전문화된 펀드매니저에 의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투자 자산이 바로 펀드다. 그래서 투자자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다.

 

 

 

환헤지가 유리할까?

 

해외 펀드에 가입할 때 펀드명 뒤에 'H' 또는 'UH'라고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펀드에서는 현지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할 때 현지 통화나 달러를 쓰게 된다. 이때 환율의 변동에 따라 펀드 수익률도 변동될 수 있는데, 이를 고정시키는 게 바로 환헤지다. 여기서 'H'가 바로 헤지(Hedged)의 약어로 환헤지를 한다는 의미다. 'H'가 붙은 펀드는 환율이 고정되어 있어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이다(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UH'는 '언헤지(Unhedged)'의 약어로 환율에 따른 영향을 받도록 내버려둔다는 뜻이다. 이는 환율의 변동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투자자가 감내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은 환헤지를 해도 환율이 100% 고정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환헤지는 보통 선물을 활용한다. 환헤지 비용의 문제인데, 요즘처럼 금리가 역전되고 원달러 환율 방향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선 비용이 발생한다. 만약 시장에서 원화가 당분간 약세, 달러가 강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면 굳이 환헤지형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컬처3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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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 ‘제로 투 원’ 신화를 만든 파괴적 사고법과 무적의 투자 원칙
토마스 라폴트 지음, 강민경 옮김 / 앵글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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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 피터 틸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그 사람은 분명 삼류다. 틸은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 위대한 기술의 선구자이자 탁월한 지성과 비전을 겸비한 인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적 기업 세 곳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곳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인 페이팔로, 그는 이 기업의 공동 창업자다. 또 다른 한 곳은 사용자 수 20억 명을 돌파한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인데, 틸은 창업 초기부터 페이스북을 지원했던 첫 외부 투자자였다. 그리고 마지막은 CIA나 FBI를 고객으로 둔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팰런티어로, 틸은 이 회사 역시 공동 창업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창업 전도사 피터 틸의 전모를 파악하다

 

이 책의 저자 토마스 라폴트는 1971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기업가, 투자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보험 회사 알리안츠에서 온라인 금융 포털을 구축한 후 다수의 인터넷 기업을 창업했다. 실리콘밸리에 정통하기로 유명한 그는 실리콘밸리의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편 독일 뉴스 전문 채널 N-tv 및 N24 등에서 실리콘밸리 금융 전문가이자 기술 전문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실리콘밸리 투자(Silicon Valley Investing)>가 있다.

 

피터 틸은 핀테크 시대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세계 최초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며, 스페이스엑스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 채드 헐리와 스티브 챈, 링크드인을 만든 리드 호프먼 등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이들을 이끄는 '페이팔 마피아'대부代父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 유명 벤처 기업에 초기 투자해 억만장자가 된 손꼽히는 벤처캐피탈 투자자이자, 페이스북의 가치를 꿰뚫어 본 첫 외부투자자로 3,400배라는 투자이익률을 거둔 '투자의 귀재'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테러와 범죄를 예측하는 빅데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실리콘밸리의 비상장 기업 중 3위 안에 드는 기업가치 200억 달러로 추정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 책은 '페이팔 마피아' 탄생의 밑바탕이 된 틸의 스탠포드 재학시절부터 페이팔 창업, 페이스북 저커버그와의 만남과 팰런티어의 설립 배경 그리고 미국의 그림자 대통령이 되기까지, 국내에서는 최초로 그의 일대기를 통해 <제로 투 원>에서 미처 밝히지 못했던 피터 틸만의 '시대를 이기는 안목''숨은 투자 전략'의 비밀을 밝힌다.

 

 

 

 

견고한 유대관계

 

마피아 아지트처럼 어둑어둑한 방을 배경으로 가죽점퍼와 트레이닝복, 금목걸이 같은 독특한 차림을한 사내들, 이렇게 페이팔 창업자들의 단체 사진이 2007년 11월 <포춘>에 실렸다.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명은 이 사진에서 탄생했다. 단단한 우정으로 맺어진 옛 페이팔 창업자들은 새로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서로 투자하며 협력했다. 

 

페이팔 창업자들의 그 후 행보는 스타트업 세계의 전설이 되었다. 이베이에 회사를 매각한 후 페이팔을 떠난 220명은 소위 말하는 '유니콘 기업' 일곱 곳을 설립했다. 전설 속 동물인 유니콘만큼이나 진귀한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일곱 곳의 유니콘 기업들과 각각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아래와 같다. 페이팔 창업자들의 인맥은 현재에도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이들의 성공 신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테슬라 모터스 395억 달러

링크드인 253억 달러

팰런티어 200억 달러

스페이스엑스 210억 달러

옐프 26억 9천만 달러

유튜브 16억 5천만 달러

야머 12억 달러

 

"페이팔 동료들과는 특별한 유대감이 있어요. 그 시절의 경험은 정말 강렬햇습니다.지금까지도 우리의 관계가 단단한 것응 바로 그런 경험 덕이죠" - 피터 틸

 

 

 

핀테크의 선구자

 

"나는 결제 플랫폼계의 마이크로소프트, 즉 전 세계를 위한 금융 운영체제로 자리 잡을 기회가 우리 회사에 있다고 믿습니다" - 피터 틸이 페이팔 직원들에게 한 말

 

페이팔의 비전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통화의 속박으로부터 세계를 해방시키고, 국가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새로운 인터넷 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권력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틸의 자유지상주의적인 세계관 그 자체였고, 그 결과 세계 최초의 글로벌 금융계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핀테크'라는 개념은 그로부터 15년쯤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정착했고 그 후 은행, 보험회사, 벤처투자가는 너도나도 금융의 디지털화에 투자하기에 이르렀다.

 

 

오래 함께할 팀을 구축하라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의 성공 여부는 직원들이 그것을 얼마나 잘 실행에 옮기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이유로 틸은 동료 의식과 팀워크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페이팔을 창업했을 때부터 시작된 이러한 전통은 그 후로도 꾸준히 이어졌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 기업 출신의 창업자들이 페이팔 마피아처럼 질과 양 모두 충실한 스타트업을 일궈내지 못하는 것은 틸이 보기에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좋은 기업에는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수한 임무가 있습니다. '그 일은 당신만이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이 페이팔의 비전이었죠" - 피터 틸

 

 

 

빅데이터, 테러를 예측하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아무도 경험한 적 없는 신종 전쟁을 위해선 예전과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틸의 대책이란 기술의 힘으로 테러를 방지함과 동시에 시민의 자유도 보호하는 것이었다. 페이팔의 매각으로 약 5,500만 달러를 손에 넣은 틸은 다시 새로운 '전투'에 돌입했고 2004년에 팰런티어를 창업했다. 팰런티어는 데이터 마이닝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고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팰런티어의 근원 역시 페이팔이다. 페이팔은 결제 시의 사기를 방지하고 수상한 돈의 흐름을 탐지하는, 대단히 뛰어난 독자적 알고리즘을 개발한 바 있었다. 이 알고리즘은 정밀도가 높아 치안 당국도 주목할 정도였는데, 팰런티어는 이 기술을 발전시켜 테러와 범죄 단속 등의 거시적인 니즈에 부합하고자 했다. 

 

 

엔지니어 중심의 창업 문화

 

팰런티어의 중추는 영업이나 마케팅 같은 부문이 아니라 엔지니어 중심의 창업 문화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사무실에만 틀어박혀 일할 뿐 고객과 직접 만날 일이 없지만 팰런티어에서는 다르다.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품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앨릭스 카프는 개발자야말로 제품의 장단점을 가감 없이 설명할 수 있고 눈앞에 놓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알기 때문에 고객과 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큐텔의 책임자였던 허시 파텔은 아래와 같이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개발자들은 어떻게 봐도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 같지만, 업무적으로 항상 기대를 저버리지 않다 보니 고객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죠. 팰런티어는 그런 회사입니다. 팰런티어의 개발팀은 그야말로 초일류예요. 문제를 철저히 파고들며 데이터와 ‘대화’하는 모습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죠"

 

미래 시장을 선점先占하라

 

틸은 경제통임과 동시에 철학자다. 틸의 목표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는 역발상 투자가로서 또 다른 버블과 비정상적인 세계 경제라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도 위험한 베팅에 굳이 몸을 던진다. 그의 투자 팀은 다른 투자자들이 일본 국체를 팔아치울 때 그것을 사들였고 석유 공급이 어려워지면 치솟는 유가에 베팅하는 등 투자에서 역발상적인 행보를 보였다. 부동산 버블이 한창이던 2008년 여름까지 펀드 수익률이 오르면서 클래리엄에 투자했던 틸의 원금 1,000만 달러는 7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고작 6년 만에 700배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때 그는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을 얻었다.

 

 

워렌 버핏과 피터 틸 

 

틸은 잡스와 애플이 제품으로 달성한 것과 똑같은 성공을 투자에서 세 차례나 이루어냈다. 페이팔과 팰런티어의 창업자로서, 또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로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성공 신화를 쓴 바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봄 페이팔의 기업가치는 520억 달러였고 이를 팰런티어의 200억 달러, 페이스북의 4,100억 달러와 합치면 틸이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총액은 무려 4,820억 달러에 달한다. 참고로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가치는 4,100억 달러다. 버핏이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한 때가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전인 1965년이고 페이팔이 설립된 때는 1998년이니, 틸은 버핏의 성과를 20년 만에 따라잡은 것이다. 

 

"남들이 공황에 빠졌을 때 사고 남들이 팀욕에 사로잡혔을 때 판다"

 

틸은 두 차례나 벤처캐피털의 상식을 뒤집으며, 트렌드와는 반대로 투자하고 뛰어난 혁신을 알아채서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야만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숨겨진 문, 한쪽 구석에 있어서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는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문은 피하라는 뜻이다.

 

 

 

 

독점기업에 투자하라

 

창업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방향의 설정일 것이다. 이런 점에게 이 책은 피터 틸의 파괴적 사고법과 투자 원칙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으므로 무척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피터 틸은 독점기업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어쩌면 이는 모든 투자자에게 해당되는 투자 원칙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그는 <제로 투 원>이란 책에서 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과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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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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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해바라기는 얼마나 큰가? 대부분의 마케터가 이런 문제를 고민한다. '브랜드를 얼마나 키워야 하지?', '시장점유율은 얼마나 되지?', '온라인 팔로워는 몇 명이나 되지?' 그들은 그저 그 크기를 좀 더 키우려고 호들갑을 떠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핵심은 큰 해바라기일수록 깊고 복잡한 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뿌리가 없으면 노높이 자랄 수 없으니까. - '작가노트' 중에서



진심이 동반되는 마케팅


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로 손꼽히는데,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CEO를 역임했다. 온라인 마케팅 기업 요요다인 설립 이후 온라인 다이렉트 마케팅 방법을 창안해 수백 개 기업을 지도했고, 야후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스퀴두 CEO로 활약했다.


2018년 미국마케팅협회(AM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30여 년간 글로벌 마케팅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기업 중심의 마케팅에서 고객 중심의 마케팅으로 바꿔낸 위대한 공로의 결과였다. 그는 보석 같은 통찰력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읽고 누구보다 앞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고안해내는 사람이다. 


이런 까닭에 톰 피터스, 스티브 워즈니악, 레스터 운더맨 등 전 세계적 비즈니스 판도를 좌우했던 수많은 리더들과 함께 일했을 정도로 마케팅에 관한 그의 깊은 통찰은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저서로는 <보랏빛 소가 온다>, <이카루스 이야기>, <퍼미션 마케팅>, <더 딥> 등 19권이 있는데, 이는 전 세계 35개 이상의 외국어로 번역되어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미디어가 사라지고 소음 가득한 이 시대에, 과연 진정한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다시 정의한다. 겉으로 보이는 거대한 시장의 흐름 속 존재하는 미세한 역류逆流, 그 안에서 펼쳐지는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심리, 그리고 사람들의 진심이 향하는 욕망의 방향을 섬세하게 분석한다.


책은 총 23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변화 속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위기의 시대에 마케터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어떻게 차별화된 마케팅을 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준다. 마케팅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 10년 동안 마케팅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연구해 온 저자 특유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관심을 끌게 만들었던 주요 내용을 소개해보려 한다.






마케팅는 외치거나, 속이거나, 강요하는 일이 아니다. 마케팅은 우리 모두가 소중하게 여기는 고객을 섬기기 위한 기회다. 지난 과거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마케팅을 위한 광고에 최적화된 대중 매체였다. 효과도 분명 있었다. 돈값을 충분히 했던 셈이다. 즉 돈을 투자한 만큼 매출은 올랐다. 그래서 지금까지 마케팅은 곧 광고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진정한 마케터라면 남들이 보는 것을 정확히 봐야 하고,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집단과 보조를 맞추고, 확산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 그렇다. 지금 시대는 입소문이 더 무섭다. 실제로 저명한 미국의 광고제작자 데이비드 오길비나 광고회사들도 입소문을 일으키기 위해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지만 여기엔 진정성이 없다.


최고의 마케팅은 절대로 이기적이지 않다. 마케팅은 남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돕는 관대한 행위다. 또 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널리 확산되는 솔직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수반한다. 허풍과 속임수와 압력으로 가득찬 지난 마케팅은 이기심을 바탕으로 삼기에 멀리 내다보면 결국 고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은 사례연구로 '펭귄 매직'을 들고 나온다. 펭귄 매직은 마술사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로, 인터넷을 잘 이용하는 회사다. 오늘날, 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펭귄 매직을 알고 있는데, 이 회사는 고객이 원하고, 알고, 믿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아마존과는 다른 방식을 성장해 왔다.


첫째,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마술용품을 영상으로 소개한다(10억 뷰 이상 조회)

둘째, 전문 마술사들은 마술용품을 거의 사지 않지만 아마추어들은 계속 다른 용품을 산다.

셋째, 모든 용품은 사용자에 의해 자세하게 평가한다


따라서, 펭귄 매직의 마술용품은 빠른 주기로 업데이트된다. 그래서 개발자들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한다.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데 1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1만 6천여 종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나아가 회원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강연회를 300회 정도, 마술대회를 100회 정도 주최, 개최했다. 


"마케팅은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이며, 마케터는 그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 세스 고딘


유능한 마케터일수록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대신에 고객의 꿈과 욕망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을 제공한다. 즉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위상, 유대감을 제공하거나 고객의 세계관과 욕망을 먼저 이해하고 공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없다면 허전한 존재가 되는 것과 신뢰하는 고객들에게 기대한 것보다 많이 주는 것에 집중한다. 고객을 피해자로 만들지 않고, 나아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위상을 만드는 역할에 집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마케터들은 여전히 가격을 내리고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하려고 한다. 정말 멍청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훨씬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특이한 경험, 자신이 원하는 욕구, 감정, 누리고자 하는 위상 등이 더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단지 남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만족감에 결제 버튼으로 손을 가져간다.



이제, 다르게 마케팅을 하자


'마케팅이 곧 광고'라는 구시대의 믿음은 분명 착각이다. 뻔한 의도가 담긴 광고는 고객들에게 외면받기 쉽다. 그럼에도 브랜드를 키우고, 팔로워 숫자에 집착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려고 노력을 낭비할 것인가? 고객들에게 진심이 닿을 때 마케팅은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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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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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창밖을 내다보는 한 여인의 모습이 있고, 아름다움의 끔찍함을 그린 카라바조의 그림이 있으며, 자신이 누구인가를 묻는 추사의 말년 자화상이 있다. 지옥의 강을 건너는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있듯이, 삶과 자연을 돌아보게 하는 프리드리히의 풍경화도 잇다. 쓰기란 무엇이고, 도시와 거리와 건축은 어떤 관계인지, 젊다거나 늙어간다는 것 혹은 사랑이나 슬픔이란 무엇인가? 교양이란 무엇이고, 인문학의 방향은 어떠한가에 대한 탐색이, 마치 못다 이룬 꿈 혹은 그리움의 편린처럼, 곳곳에 박혀 있다. - '서문' 중에서

미학美學 강의 46강

이 책의 저자 문광훈은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이다. 고려대 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독문학)를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인문학과 김우창> 등 김우창론 5권이 있고, 독문학 쪽으로 <페르세우스의 방패>(페터 바이스론)와 <가면들의 병기창>(발터 벤야민론)이 있다. 한국문학 쪽으로 <시의 희생자 김수영>과 <한국현대소설과 근대적 자아의식>이 있고, 미학 쪽으로 <숨은 조화>,  <렘브란트의 웃음>, <심미주의 선언>이 있다. 김우창 선생과의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지각-이데아>가 2008년에 나왔다. 번역서로 <한낮의 어둠>(아서 케슬러), <소송/새로운 소송>(바이스),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리온 포이흐트방거)이 있다.

이 책은 기출간되었다가 절판된 도서 <영혼의 조율>(2011년)을 새롭게 다듬고 수정하여 편집한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왜 미학을 공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다섯 가지의 답으로 응수한다. 즉 첫째, 문門 혹은 교차로와의 만남, 둘째, 감각의 쇄신, 셋째, '넘어가는' 능력, 넷째, 더 넓고 깊은 지평으로, 다섯 째, 향유 등이라고 말한다.

 

 

일상을 초월하다

우리는 예술 속에서 혼자가 아니다. 이 작품들의 시인, 화가, 음악가 등과 영적靈的으로 어울린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작품들의 문문과 창창을 통해 더욱 넓은 세계로 나아감으로써 이 세계에서 풍요로움을 느낀다. 마치 세상에서 처음 눈을 뜬 아이처럼 그 풍경을 바라보며 경탄한다. 작가 알베르토 카뮈는 이렇게 경탄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이라고 글을 썼다.

자기 삶을 향유하다

예술의 경험은 우리의 세계가 그리 좁은 게 아님을 깨닫게한다. 즉 더 넓고 깊게 확대될 수 있음을 느낌으로써 우리들은 스스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넓고 깊은 삶의 지평을 떠올리게 하지 못한다면, 예술은 무용지물일지도 모른다. 이 지평의 경험 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심미적 경험이 삶의 변형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

 

 

아름다움과 끔찍함은 짝이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까? 모티브나 양식의 변화, 구성 방식 등 여러 사항이 있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가장 간단한 것은 그냥 천천히 하나하나 세심하게 음미하는 일이다.
그림에서 사람과 사물은 어떻게 배치됐고, 빛은 어디에서 나와 어디를 비추며, 인물의 표정이나 팔다리 그리고 몸의 자세는 어떤가 등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즉 화가의 기술적 숙련성은 말할 것도 없고 관심이나 성격 그리고 문제의식까지 배어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것에 배어 있는 작가의 흔적-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작가는 어떻게 이 세상을 표현했고, 어떻게 자기 삶을 살았을까? 이처럼 예술도 결국은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감상해보도록 하자. 카라바조(1571~1610년)의 그림이다.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인데, 카라바조는 그가 태어난 이탈리아 북부의 마을 이름이다. 그의 그림은 강렬하다는 특징을 지녔기에 서양 예술사에선 그를 '빛과 그늘의 혁명가', '회화의 이단아'라고 평가한다. 그의 삶은 늘 불안한 나날이었으며, 평생을 싸우고 잡히고 죽이고 도망쳤다. 결국엔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 아이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왜 그럴까? 아이의 앞에는 꽃이 감긴 화병이 있고, 화병 옆엔 열매가 놓여져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도마뱀 한 마리가 보이는데, 아이의 손가락을 깨물고 있다. 아마도 꽃을 감상하려다가 일순간에 보호색으로 위장한 도마뱀에 물리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이 그림에서 초점은 꽃과 도마뱀인데, 이는 아름다움과 끔찍함의 대비로 볼 수 있다.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년)는 '아름다움이란 끔찍함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지만, 미美는 혼자 오지 않는다. 아름다움 곁에는 끔찍함이 있고, 그 전후前後엔 추함과 경련과 전율이 있다.

 

우리는 미와 경악이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 둘은 깊게 얽혀 있다.비중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늘 뒤섞여 찾아온다. 아름다움과 끔찍함은 빛과 어둠처럼 짝이다. 이 교차적 운명에서 우리는 헛되이 미를 갈구하곤 한다. 그러나 삶은 아름다움과 끔찍함이 어울리는 몇 번의 순간 사이에서 시작하고 끝나고 만다.

 

 

 

 

산과 집과 강과 나무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는가? 일이 잘 안풀려 머리가 아플 때, 인간관계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할 때, 또는 진행하던 일이 끝나 잠시 쉴 때, 음악을 감상하듯이 그림책을 펼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풍경화도 좋고 자화상도 좋고, 동양화도 좋고 서양화도 좋다. 특히, 동양화가 더욱 좋다.

책은 홍대연(1746~1826년)의 지두화指頭畵를 싣고 있다. 이 그림은 손끝에 먹을 묻혀 그린 그림이다. 붓이 아닌 손가락 끝으로 그렸기 때문에 거칠지만 자연스러운 멋이 풍긴다. 멀리 산이 잇도, 강물이 흐르고 그 옆에 정자 하나가 단출하게 서 있다. 버드나무 한 그루는 초봄인 듯 아직 앙상하다.

겨울엔 죽은 듯이 서 있던 버드나무가 봄이 되면 초록 옷으로 갈아입는다. 조금의 시차가 있을지는 몰라도 봄이 오면 영락 없이 녹색으로 바뀐다. 우리 인간의 생애가 어찌 버드나무의 삶에 견줄 수 있겠는가? 또한 강물이나 산도 막혔던 물줄기가 열리고 초목으로 화장을 한다. 이들의 삶은 매우 길지만 우리들의 삶은 일시적이다.  ​

 

인물산수도

거품-확장-열풍-무분별은 자기한계를 의식하지 않은 데서 생겨난다. 한계는 삶의 테두리를 돌아봄으로써 자각된다. 예술이 상기시키는 바로 이 근원적 질서다. 이 질서 앞에서 진상은 허상으로 바뀌고, 쓸모없는 것은 쓸모있는 것으로 변모한다. 주위를 돌아볼 때 마음은 두려워지면서 평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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