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 신과 인간의 공존 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는 여러 고전을 토대로 그리스 신화를 균형 있게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명화의 등장인물이 말을 하게 하여 본문의 내용을 뒷받침하였다. 명작과 말풍선을 활용하면 내용을 쉽고 재미이있게 이해할 수 있다. '이미지 독서'를 몇 번 반복하면 복잡해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그리스로마신화의 흐름을 쉽게 꿸 수 있다. - '머리말' 중에서

 

 

불핀치, 호메로스, 오비디우스를 만나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불핀치의 신화를 완독하지 못했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워낙 많고 그 내용 또한 참으로 다양해서 읽다 보면 먼저 읽은 내용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면서 지금 막 읽는 스토리와 뒤죽박죽되어 내가 들어간 신화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메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사실 서양의 인문학을 이해하려면 먼저 신화를 알아야 된다는 조언을 자주 접했던 터라 이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또 다시 신화를 읽기를 반복했지만 중도하차 하기를 거듭해 왔다. 그리스로마신화에 관한 책들은 정말 자주 그리고 많이 출간된다. 그때마다 그 책을 입수해 읽다보니 덕분에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자리를 잡는 신화의 스토리들도 생겼다.

 

서양의 미술작품이나 문학에는 그리스로마신화가 경쟁적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감상하고 음미하려면 신화 속에 담긴 스토리와 그 의미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명화 속의 신화를 이해하려면 그 주인공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명화 스토리텔링'으로 신화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책의 저자 박찬영은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한국판의 편집부장을 지냈다. 현재 ㈜리베르스쿨, 리베르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여행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여행, 알고 떠나자>는 겉모습만 보는 여행에서 벗어나 속모습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문 지리 여행서다.

 

청소년 부문 베스트셀러인 <세계지리를 보다>(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는 두 차례의 세계 답사 여행에서 확인한 역사와 지리의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우

 

 

 

 

책은 모두 2권으로 구성되었는데, 지금 읽고 있는 것은 1권(신과 인간의 공존)이다. 책에는 총 18가지 코드와 관련 명화들이 등장한다. 복잡한 신화를 다양한 미술 작품과 말풍선으로 쉽고 생생하게 풀어냈다. 말풍선이라는 형식을 빌려 작품 속의 주인공이 직접 말을 하게 했다. 이제는 우리가 명화 속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말풍선을 채울 차례다.

 

 

프로메테우스,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치다

 

티탄족의 에피메테우스가 동물들에게 선물을 모두 나눠주는 바람에 프로메테우스는 인간 남자들을 만들었을 때 이들에게 줄 선물이 없었다. 화물차 이름에도 등장하는 '타이탄'이 바로 티탄족에서 인용한 것이다. 인간이 생기기 전에는 이들 거인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땅 위에 새로운 생명체들을 만들어 번성하게 하라"

 

어느 날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형제를 땅으로 내려보내며 새로운 생명체들에게 줄 선물까지 챙겨주었다. 형인 프로메테우스는 진흙으로 신들의 형상을 본뜬 인간 남자들을 만들어 똑바로 설 수 있게 했고, 동생인 에피메테우스는 진흙으로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만들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를 찾아가 인간에게 불을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제우스는 단칼에 이를 거절했다. 왜냐하면불은 신들만의 것이기에 인간들에게 결코 줄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궁전에 있는 화로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로 주고 말았다. 인간은 불을 갖게 됨으로써 다른 동물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도구를 만들어 농사를 짓고, 다른 동물들을 굴복시킬 무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인간의 친구인 프로메테우스는 혹독한 대가를 피할 수 없었다. 제우스는 그를 카우카소스 산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고 독수리를 보내 그의 간을 쪼아 먹게 했다. 그런데, 그의 간은 먹히자마자 다시 생겨났다. 끔찍하고도 가혹한 형벌은 이렇게 계속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프로메테우스는 권위와 압제에 저항한 최초의 영웅적 인물인 셈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앞일을 내다보는 자'를 의미한다. 그는 무엇을 내다보았을까? 그는 제우스의 앞일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런 비밀이었다.

 

"아름다운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면 테티스가 낳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훌륭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신들의 놀이터

 

그리스로마신화는 알 듯 모를 듯하다. 신들의 수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다. 신과 인간이 엮어내는 숱한 사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올림포스 12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12신은 제우스 가족이다.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생식기가 바다에 떨어져 생긴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 아프로디테를 제외하면 모두 제우스의 형제자매이거나 자녀들이다. 헤스티아가 디오니소스에게 12신의 황금 의자를 내주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12신에 포함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아내 헤라의 눈을 피해 여신이나 인간 여성과 사랑을 나누었다. 제우스의 자식 중에서 올림포스의 신들과 인간 영웅들이 나오게 된다.

 

 

 

사랑의 본질은 뭘까?

 

사랑은 맹목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사랑은 대부분 일방적이기 때문에 안타깝게 끝난다. 한쪽은 애태우지만 다른 한쪽은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 다프네를 쫓아가는 아폴론이 그러하다. 사랑은 깊다. 하지만 깊은 사랑은 대부분 의심 때문에 허무하게 끝난다.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가 그러하다.

 

사랑은 순수하다. 하지만 순수한 사랑은 대부분 오해 때문에 비극으로 끝난다. 피라모스와 티스베가 그러하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사랑에서 사랑의 기술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먼저 아폴론다프네의 사랑이다. 다프네는 강江의 신 페네이소스의 딸인데, 그녀에게 구혼을 청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고 있었지만 모두 거절한다. 그녀는 아르테미스 여신처럼 평생 처녀로 살고 싶어했다.

 

그럼에도 제우스의 아들이자 음악의 신인 아폴론은 결코 그녀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요즘 말로 아폴론은 스토커였다. 이에 도망치다 힘이 빠진 다프네는 아버지에게 예쁜 모습이 문제라며 자신의 모습을 바꿔달라고 급히 요청한다. 그러자 그녀의 몸은 변하기 시작했다. 다리는 뻣뻣하게 굳고, 젖가슴은 연한 껍질로 뒤덮혔으며, 머리카락은 수북한 이파리로 변했다. 팔을 가지로, 발은 뿌리로 변해 땅에 박혔다. 월계수로 변한 것이다. 나중에 아폴론은 자신의 교만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을 깨달았다. 무작정 밀어붙이면 사랑을 쟁취한다고 믿는 어리석은 남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셈이다.

 

 

미다스의 황금손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아들이다. 디오니소스란 '어머니가 두 명'이란 뜻이다. 그 사유는 이러하다.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는 헤라의 질투로 인해 참혹하게 타 죽은 여신이다. 헤라가 유모로 변신해 세멜라에게 "제우스가 헤라를 찾을 때 천둥소리와 번갯불에 싸여 나타난다"고 얘기하자 질투심과 경쟁심이 동한 세멜라는 제우스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우스가 신의 제왕으로 그 모습이 변하자 세멜레는 그 광채를 견디지 못하고 타 죽고 말았다. 당시 세멜레는 6개월째 임신 중이었고, 제우스는 태내의 디오니소스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 키웠다고 신화는 말한다.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를 깍듯이 대접했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를 기특하게 여겨 미다스의 손이 닿는 것은 무엇이든 황금이 되게 해주었다. 하지만 판과 아폴론의 피리 시합에서 판의 손을 드는 바람에 아폴론의 노여움을 사서 귀가 당나귀 귀로 바뀌었다. 미다스는 소원을 이뤘지만 욕심을 부려 도리어 화를 불렀다.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욕심이 채워진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배가 살짝 고플 때 먹는 음식이 더 맛있는 법이다.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나그네 행색의 제우스를 정성을 다해 대접했지만 노부부의 소원은 고작 제우스 신전을 지키는 것이었다.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신전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어느 날 실레노스가 갑자기 사라졌다. 술에 취해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자 농부들이 붙잡아 그를 미다스 왕에게 데려갔다. 미다스는 감짝 놀랐다. 이 노인이 바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인 실레노스였기 때문이다. 미다스는 이 노인을 위해 열흘 밤낮으로 슥진히 잔치를 열어주었다. 이후 디오니소스는 스승을 돌봐 준 은혜를 갚는다고 미다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미다스의 손이 닿기만 하면 무엇이든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갖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 소원을 취소해달라고 애원한다. 황금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실레노스: 생긴 것은 이래도 나는 산야를 떠도는 지혜의 요정이다.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은 애당초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일단 태어났으면 되도록 빨리 죽는 것이 상책이야. 아니면 술이나 마시는 게지.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화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상아 여인상을 무척 사랑했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조각상에 진주 장신구를 치장하며 소파에 눕혀 아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키프로스 섬의 축제일에 제물을 바치며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다. "제게 정숙하고 아름다운 아내를 보내주세요"

 

마침 이 축제에 와 있던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소원을 듣고 이를 들어주기로 맘 먹었다. 한편, 귀가한 피그말리온은 평소처럼 조각상을 어루만지는데,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고, 정말 살아 있는 것 같아 입맞춤을 하자 부끄러워하며 낯빛을 붉혔다. 조각상이 마침내 진짜 여인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는 여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이 여인에게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여기에서 심리학 용어 '피그말리온 효과'가 생겨났다.  

 

누군가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가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보여준 경우다. 숲의 님프 포모나는 과수원 돌보기에만 열중하고 연애에는 관심이 없었다. 계절의 신 베르툼누스가 노파로 변장해 포모나에게 접근해서 충고한다. "포도나무가 느릅나무를 휘감아주지 않으면 느릅나무는 홀로 서 있겠죠. 포도나무도 느릅나무를 휘감고 있지 않으면 땅바닥을 기고 있을 테고요. 포모나 아가씨도 느릅나무와 포도나무에서 교훈을 얻어 배필을 만나는 게 어떨까요?"

 

포모나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님프다. 그녀는 농사짓는 땅과 과일나무를 애지중지했고, 자신이 아기는 나무에 물주기나 가지치기를 하는 일에만 열중했다. 그녀에게 연애는 그저 사치픔이었다. 과일을 훔쳐갈까 봐 그녀는 과수원의 문을 꼭꼭 닫았다. 그러자 숲과 들의 신 사티로스와 들판과 목동의 신 파우누스는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 그런데, 그녀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베르툼누스였다. 베르툼누스의 뜻은 '변화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변신해 포모나에 접근할 수 있었다.   

 

결국 포모나는 베르툼누스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다. 계절의 신 베르툼누스는 좋은 계절이 다 지나가기 전에 사랑이 다가오면 그 품에 안기라고 말한다. 결국 세상을 떠날 때는 후회보다 사랑한 기억만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열연한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샘의 영혼이 세상을 떠나면서 연인 몰리에게 말한다. "참 놀랍군. 마음속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으니 말이야"

 

포모나여, 나를 그대의 유자나무 숲으로 데려가 주오.

상큼한 레몬과 시큼한 라임이 자라는 곳으로

푸른잎 그늘에서 진한 오렌지가 빛나는 곳으로

이 모든 경쾌한 빛갈이 뒤섞인 곳으로

가지를 펼친 타마린드 나무 그늘에 앉게 해주오.

산들바람이 불어올 때면

더위를 식하는 열매가 살랑대는 것으로 데려가 주오.

 

- <포모나의 과수원>/톰슨, 18세기 스코틀랜드 시인

 

 

 

죽음도 초월한 사랑

 

제우스는 세상이 생긴 후의 일을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당시에는 글이 없어서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에게 그 일을 맡기기로 했다. 그는 므네모시네와 9일 동안 사랑을 나누어 열 달 후에 아홉 명의 딸을 낳았다. 므네모시네는 딸들에게 세상이 생긴 후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딸들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기억하려고 시와 노래로 옮겼다. 노래는 리듬을 활용한 일종의 기억법인 셈이다.

 
딸들은 처녀로 성장하여 신들의 잔치에서 아폴론의 리라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췄다. 아홉 명의 딸들은 무사라고 불렀는데 영어로는 뮤즈Muse라고 한다. 뮤즈에서 뮤지컬musical, 뮤지엄museum이란 말이 나왔다. 아홉 여신은 시, 연극, 음악, 미술 등 예술과 역사, 철학, 천문 등의 학문을 나누어서 맡았다.

 

아홉 뮤즈 중 서사시를 맡은 칼리오페는 트라키아의 왕 오이아크로스와 결혼해 오르페우스를 낳았다. 아폴론은 오르페우스에게 리라를 선물하고 연주법을 가르쳐주었다. 누구든 오르페우스의 연주를 들으면 황홀감에 빠져들어 헤어나질 못했다. 또한 그는 음악 여신의 아들답게 노래도 기가 막히게 잘 불렀다. 그런 그도 아름다운 처녀 앞에선 약할 뿐이다. 에우리디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나중에 백년가약을 맺는다.

 

 

결혼식 날, 에우리디케가 님프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양치기 아리스타이오스의 눈에 포착되었다. 그런데, 양치기는 에우리디케의 미모에 반해 치근덕거렸고 에우리디케는 이를 피해 달아나다가 풀밭에서 독사에게 물려 급사하고 만다. 동서고금으로 미인박명이라 했다. 신랑 오르페우스는 신부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지하세계로 가서 다시 신부를 이승으로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지하세계에서도 그의 연주와 노래솜씨에 탄복하고 마침내 하데스가 에우리디케를 데려가도 좋다고 승락한다.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오르페우스가 앞장서고 에우리디케가 뒤따라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컼컴하 통로를 벗어나 비로소 밝은 땅 위로 올라오자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궁금했다. 조바심이 난 그는 고개를 돌려 에우리디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반 정도 땅 위로 빠져나왔을 뿐이었다. 갑자기 신부의 몸이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지하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오르페우스도 재차 지하세계로 내려갔지만 반응은 차거웠다. "두 번은 안 되네"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의 스토리가 연상된다. 이후 오르페우스는 자지도 않고 먹지도 않은 채 저승의 신을 탓하며 구슬픈 노래를 불렀다. 불운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여자들을 멀리했다. 그러자 트라키아의 처녀들이 그에게 온갖 애교를 떨었다.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고 앙심을 품어 오르페우스를 죽여 머리와 리라를 강에 던졌다. 제우스는 오르페우스의 리라를 하늘로 올려 별자리를 마들어주었다. 바로 거문고자리다. 저승으로 간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만나 행복을 얻는다. 

 

      

 

 

에로스와 프시케

 

프시케는 어느 왕국의 세 공중 중 막내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프시케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아들 에로스에게 프시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사람의 품에 안기게 만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에로스는 프시케의 미모에 반해 결혼했다.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어둠 속에서만 만날 수 있고,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동생을 시기한 두 언니가 남편의 정체를 확인하라고 프시케를 부추겼다. 프시케가 밤에 등불을 밝혀 에로스를 살펴보았다. 잠에서 깨어난 에로스는 떠나며 말했다.

 

 

 

 

 

"사랑은 의심과 함께할 수 없어요"

 

 

이렇게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까? 아니다. 프시케는 에로스 찾아나서 결국 아프로디테에게 애걸한다. 그러자 아프로디테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숙제를 내주고 이를 해결하면 허락하겠다고 한다. 이 숙제는 바로 <콩쥐 팥쥐>, <신데렐라>와 비슷하다. 아무튼 숙제는 에로스의 도움으로 해결되다가 지하세계에서 아름다움이 담긴 화장품을 구해오라는 아프로디테의 지시에 따라 가까스로 지하 궁전에 도착해 화장품 상자를 전달받은 뒤 이를 몰래 열어보는 통에 지옥의 영원한 잠에 빠져들고 만다.

 

한편, 에로스는 프시케를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 만나러 나섰다가 그녀를 발견하고선 영원한 잠을 다시 끌어 모아 상자에 담고 잠에서 깨우는데 성공한다. 이후 에로스는 제우스 신에게 두 사람의 결혼을 부탁한다. 이에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의 동의를 얻어 올림포스에서 살도록 해준다. 불사의 존재가 된 프시케는 에로스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응답 없는 사랑의 메아리

 

단풍이 지는 가을은 바야흐로 등산의 계절이다. 우리들이 무슨 말을 외치던 산은 메아리를 돌려준다. 이를 에코라고 한다. 미소년 나르키소스는 동성과 이성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과 님프로부터 구애를 받았는데, 그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자기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르키소스로부터 무시당한 숲의 님프 에코는 소위 상사병에 걸려 서서히 야위워가다 형체는 사라지고 메아리만 남았다. 그런데, 사랑을 거절당한 또 다른 님프는 나르키소스도 똑같은 고통을 받게해 달라고 신에게 빌었다. 이에 분노의 여신이 응답했다.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마침내 탈진하여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자리에 수선화가 피어났다.

 

            

 

그리스로마신화는 많은 화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어 왔고 최고의 화가들이 경쟁적으로 신화를 그려왔다. 작가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그리스로마신화를 화폭에 담아 냈다. 명화 속에는 신화가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우리는 작품을 통해 살아서 숨쉬는 신화를 만날 수 있다. 명작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방대한 그리스로마신화의 흐름을 꿰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내가 태어나기 전에 가졌던 직업이 작살로 파리를 잡는 일이었단다. 그때 쓴 작살이랑 짜부라진 파리를 보여주셨다. "그 일을 그만둔 건 힘들고 보수도 짰기 때문이지" 아버지는 예전에 사용하던 작업 도구를 니스 칠한 상자에 정리하며 말했다. "이제는 카센터를 여러 개 열었고, 일은 많지만 보수는 아주 좋아"

 

 

괴짜 가족 이야기

 

소설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깐돌이 꼬마의 천진난만한 시선으로 아빠와 엄마와 나, 게다가 두루미까지 한데 어울려 사는 괴상한 가족을 리듬감 넘치는 문체로 쓰고 있다. 아들은 부모님의 삶을 구술하고, 아빠는 가족의 삶을 기록한다. 아들의 시선과 아빠의 글에는 이들 미친 가족의 별난 인생철학이 있다.

 

"이성(理性)이라는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자!"

 

소설의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보쟁글스를 기다리며"가 된다. 재치있는 사람들은 벌써 눈치 챘을 것이다. 사뮤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했음을 말이다. 여기서 보쟁글스는 미국의 유명한 탭 댄스 가수 빌 로빈슨(1878~1949년)의 애칭이다. 가수 니나 시몬(1933~2003년)이 그에게 바치는 노래의 제목이 바로 '미스터 보쟁글스'이다. 노래는 이렇게 소설 속의 가족 집안에 울려 퍼진다.

 

 

이 소설의 작가 올리비에 부르도는 소설 속 꼬마 주인공처럼 정규 교육을 '조기 퇴직'했고, 텔레비전이 없는 집에서 독서에 몰두하며 몽상과 공상을 즐겼다.

 

 

 

 

카센터를 정리한 후, 아버지는 더 이상 아침에 일어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자 책을 쓰기 시작했다. 큰 책상에 앉아 종이와 마주했고, 글을 썼고, 쓰면서 웃었고, 웃었던 것을 썼고, 파이프를 채웠고, 재털이를 채웠고, 방을 연기로 채웠고, 원고지를 잉크로 채웠다. 비우는 것은 오직 커피 잔과 온갖 종류의 술병뿐이었다. 그런데, 출판사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잘 썼고, 재미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네요" 연이은 거절에 상심한 아버지를 위로하려는 어머니의 말에 우리 가족은 배꼽을 잡았다.

 

"세상 어느 책에 머리랑 꼬리가 달렸다는 거야. 있으면 나도 좀 보자!"

 

니나 시몬의 노래에 맞춰 수시로 춤을 추면서 인생을 마치 축제처럼 즐기는 부부의 삶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런 부모의 삶을 아들의 시선으로 그려낸 게 바로 이 소설이다. 즉 아들이 묘사한 괴짜 가족의 이야기 속에 작가 지망생인 아버지의 습작 원고가 삽입되어 있는 이중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대부분 수학 공부는 별로 재미가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아들의 부모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어떻게? 뺄셈은 입고 있던 옷을 팬티까지 벗기면서 가르친다. 그들은 이를 스트립 쇼가 아닌 수數트립 쇼라고 명명한다. 이 장면에서 빵하고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의 글솜씨를 살펴보자.

 


부모님은 내 교육을 위해 넘치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수학은 팔찌와 목걸이와 반지를 주렁주렁 차게 한 다음 몇 개인지 셈하게 하면서 덧셈을 가르쳤고, 뺄셈은 입고 있던 옷을 팬티까지 홀라당 벗게 하면서 가르쳤다. 부모님은 이걸 '수數트립 쇼'라고 했고, 그건 정말 웃겼다. 아빠는 문제를 풀려면 상황을 직접 체험하는 게 제일이라고 했다.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운 뒤, 한 병 혹은 반병씩 물을 빼낸 뒤 내게 온갖 산술 질문을 퍼부었다. 그리고 오답이 나올 때마다 병에 든 물을 내 머리에 부었다. 그렇게 수학 시간은 종종 거대한 수상 축제가 되었다. 동사 변화는 노래집으로 가르쳤고, 인칭대명사는 몸짓과 손짓으로 가르쳤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복합과거 춤을 추면서 수업 내용을 완전히 숙지했다. (53 쪽)

또 글 속에는 프랑스인들의 기질이 물씬 풍긴다. 아들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마을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시작했고, 사방에서 불꽃이 솟았다. 지붕에서, 지평선 자락 산머리에서, 호수에 떠 있는 돛단배에서......, 사방에서 폭음이 터졌고, 마을 담벼락은 섬광의 꽃다발로 빛났다. 끝내 새하얗게 하늘이 밝아오며 빛이 넘쳐 한낮처럼 환해졌다. 순간, 밤은 완전히 달아나 숨었다. 밤은 밤의 방식대로 이 즐거운 전투에 참여한 셈이다. 그 순간, 나는 엄마가 만틸라 밑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엄마의 볼록하고 창백한 뺨 위를 흘러 입가를 스친 뒤 도도한 턱 위에 떨고 있다가 땅을 향해 마지막 도약을 했다"

 

 

이런 엄마도 걸작이긴 매 마찬가지다. 꽃집에서 일하면서 꽃값을 거부해서 해고를 당했다. 이에 대한 그녀의 변명을 들어보자. "그게 도대체 말이 되나요? 꽃은 돈을 받고 파는 물건이 아니에요. 꽃은 아름답지만 공짜예요. 그냥 허리를 숙여 따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요. 꽃은 생명이죠. 내가 아는 한 생명은 돈을 받고 파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난 해고당한 게 아니고 스스로 그만둔 거예요. 사방에서 자행되는 사기극에 동참하기를 거부한 거라고요. 점심시간을 틈내 지구상에서 한 번도 만든 적 없는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꽃다발을 만들어서 당당히 걸어 나온 거라고요"

 

 

 

 

작가는 인사말에서 "이런 춤, 이런 광기, 이런 광란을 받아주시기를"이라고 당부한다. 그렇다고 광기나 광란을 부정적인 말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굳이 제대로 수정하자면 황홀이나 도취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문학성으로 따지자면 황당한 코미디로 비춰질 정도로 매우 가벼운 소설이다. 소설의 말미는 "아빠는 책상 위에 자신의 모든 수첩을 남겨두고 떠났다", "나는 아직도 부모님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라는 말로 약간은 비극적인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경제 원장의 초간단 경혈파스 요법
이경제 지음 / 꿈꾸는별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책의 저자 이경제는 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 압구정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4년간 한의학 연구와 진료를 하면서 방송, 강연, 건강식품 개발, 만화시나리오 제작도 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호기심을 채우는 성격이라 한의원을 거점으로 독특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2000년 MBC <일밤> 건강보감에 출연해 어려운 한의학을 일반 대중에게 재미있게 소개하였으며, <한방본색>, <매경춘추> 등의 칼럼으로 한방 정보를 알리고있다. 

 

또 종편방송 MBN의 <알

 

 

 

 

 

경혈을 자극하다

 

"경락이 있고 경혈이 있고 경근이 있고 경피가 있다"

 

이는 한의학 경전으로 유명한 <황제내경>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의 경근은 근육을 말하는데, 실제로 카이로프라틱, 물리치료, 스포츠마사지 같은 치료법이 경근을 움직여 몸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임파선 마사지 등은 경피에 해당한다. 피부표면에 있는 경혈을 자극하며 경피, 근육 속에 있는 경혈을 자극하면 경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침을 놓는 것도 이런 자극법의 일종인데, 저자는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침을 시연했다. 귀에만 천만 개를, 신체와 팔다리까지 더하면 대략 천이백만 개는 시연했다. 이렇게 침을 많이 시술하다보니 백만 개, 이백만 개 할 때는 몰랐는데 삼백만 개가 넘어가니 내 손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처럼 침을 놓아야 할 곳의 혈을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그 혈에 정확하게 침을 놓고 있다. 침이 저절로 시연되고 있는 것이다. 즉, 오랜 시간 침 치료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환자와 나의 기가 동기감응한다는 것이다. 체한 사람에게 침을 놓았는데, 자신이 트림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나이와 무관한 오십견五十肩

 

이 증상에 관해 아직까지 특별히 밝혀진 원인은 없다. 사실 오십대에 찾아온다는 것도 그냥 설일 뿐이다. 어깨 양쪽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없고 번갈아 한쪽씩 통증이 발생한다. 오십견은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대략 1년 6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통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려는 동작을 취할 때 어깨와 팔이 굳어서 일정각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어깨 관절 주변을 눌러 아픈 자리(아시혈)마다 파스를 붙인다. 어깨에 해당하는 곳을 손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양손등에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귀에도 어깨에 해당하는 부분 양쪽에 집게처럼 붙이면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오십견 통증에 따른 파스 요법이다.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을 섭취하자. 대변이 통쾌하면 어깨가 가벼워진다. 키위 3개는 하루 필요한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키위를 즐겨먹자.

 

근육피로 해소에 도움되는 링거주사를 맞는 것도 효과적이다. 글루타치온 링거는 근육피로 해소에 탁월하다.

 

갈근차를 마셔라. 15g 정도 넣고 물 1,2리터가 될 때까지 끓인 후에 하루에 마신다. 갈근은 근육과 간을 좋게 한다.

 

 

생활 통증- 눈의 피로/눈이 침침할 때/눈 충혈 

일단 눈에 해당하는 가운데손가락 지문에 큼지막하게 파스를 하나 붙이면 눈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증상들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눈 주변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혈들이 많은데, 동자료, 인당, 태양, 사백에 붙이면 눈이 피곤하고 침침하거나 충혈이 되는 증상들에 효과가 있다. 특히, 눈이 침침할 때는 간의 상태를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손바닥에 있는 간점과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의 태충에 붙이면 좋다.

 

루테인, 오메가3, 엉겅퀴(밀크씨슬) 등이 눈에 도움이 된다.

 

눈 주변 경혈에 파스를 부착할 때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를 시청하며 붙이는데 이때 30분 정도 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얼굴 피부는 연약해서 자칫 파스를 오래 붙이고 있으면 화한 느낌이 들 수 있으므로 간단하게 붙이는 게 좋다.

 

인당印堂~ 만성비염, 코막힘, 두통, 어지럼증을 치료. 양눈썹의 가운데에 위치

동자료瞳子髎~ 눈의 질환을 치료. 눈의 충혈, 현기증을 완화하고 눈의 근육을 풀어준다

태양太陽~ 비염, 눈의 피로를 완화. 눈썹과 눈초리 끝의 가운데에 놓고 귀쪽으로 움직이면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

사백四白~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눈동자 아래쪽으로 1치 정도 내려온 자리에 있다

태충太衝~ 간을 편안케 하고,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한다. 수면 장애, 소화기, 생식기 질환 치료

 

 

여성들의 증상별 파스요법 - 수족냉증

 

체내 발열하는 호르몬이 약한 경우와 요오드가 부족한 경우에 수족냉증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관장하는 기본 물질이고, 갑상선은 우리 몸의 자동 온도장치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덥고 저하되면 춥다. 수족냉증의 경우 갑상선 저하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수족냉증은 배꼽주변의 냉증도 수반하므로 중완, 기해에 붙이면 효과가 좋다. 중봉혈에 붙여 상체와 하체를 연결 소통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족냉증인 경우 신경이 예민해지는데 여기에는 신문에 파스를 붙이면 된다. 별도로 요오드를 매일 1알씩 꾸준히 섭취하면 매우 도움이 된다.

 

중완中脘~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치료한다. 식욕부진, 변비, 설사에도 효과

기해氣海~ 기를 다스리고 신장을 보호한다. 산부인과, 비뇨기과 질환을 치료

신문神門~ 신이 출이하는 문이다. 부정맥을 완화시키는 작용. 양쪽 손목에 있다.

중봉中封~ 간을 편안케 하고 경락을 소통. 하복부통증, 유정, 배뇨곤란 등을 치료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이제 우리는 파스 하나로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히던 만성 통증과 만성 질환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해졌다. 누구나 쉽게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으로 따라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혈자리 위치도는 별첨되어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각각의 질환별로 경혈 자극과 함께 생활에서 함께 병행하면 좋은 운동과 음식도 소개하고 있기에 가정의 주치의로도 손색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이 단편 모음집은 작가의 예리하고 깊이 있는 시각과 뛰어난 감각에 포착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현대인들의 이상과 현실, 좌절과 고뇌, 성공과 실패를 다루고 있다. 즉 수록된 12편의 단편소설을 통해서 이상과 꿈을 이루려다 암초를 만나 갈등하고 고뇌하는 인물들이 펼쳐가는 인생의 한 단면을 포착해 강렬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는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런던, 파리, 베를린, 몰타 섬을 오가며 살고 있다.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고, 2009년에는 프랑스의 유명 신문<피가로>지에서 주는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한때

 

 

 

 

 

 

 

 
책에 실린 단편의 면면을 간략히 살펴보자면 유령회사를 만들어 고객들을 등치지만 단 한 번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가던 프로 사기꾼이 미인계에 당해 피눈물을 흘리게 된 사연 - '픽업', 이혼한 남편은 왜 다이아반지를 되사려는 걸까? 고가의 다이아몬드 결혼반지를 두고 벌어지는 이혼 부부의 심리전 - '크리스마스 반지', 운명의 여자를 떠나보내고 먼 길을 돌고 돌아 비로소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한 남자의 비애 -'여름 소나타', 잘 나가다 한 방에 훅 가는 변호사의 일탈 -'전화', 모든 질타를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질문만은 안 돼!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우리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냉전', 누군가 떠나고 없는 빈 자리는 다시 누군가로 채워진다. - '그리고 그 다음에는', 고급 호텔 바에서 이상형 여자를 발견한 순간! - '가능성', 사랑하는 여자에게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줄이야 - '실수' 등 모두가 개성 넘치고 흥미로운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횡령혐의로 재판중인 주인공은 본인 예상과는 달리 운좋게 무죄로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을 변호햇던 법원 지정 변호사 실버스타인은 주인공에게 명백한 사기꾼이므로 사법 정의가 존재한다면 적어도 5년 많게는 10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마땅하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심지어 주인공의 관선 변호사조차 무죄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배심원을 매수했기 때문이었다. 담당 검사, 담당 판사, 방청석까지도 이를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재판이 종료되고 담당 검사는 배심원 매수 여부를 수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피의자인 주인공은 휘파람을 분다. 매수 사실은 절대로 발각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졌다. 뇌물을 전달한 사람은 러시아 깡패이고, 판결 전에 배심원 대표에게 잘못될 경우 뇌물 수수와 처제와의 불륜을 터뜨린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죄목은 횡령과 금융 사기였다. 우루과이에 유령닷컴회사를 설립한 후 "남아메리카 이베이"라고 홍보하면서 회사 주식을 일반인들에게 매각해 폭리를 취했던 것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에 다니다가 윤리 규정을 어겨 해고되고 말았다. 그러자 아내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이에 그는 현재에 충실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그를 떠난 아내는 과거에 '윤리 나침반을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그를 평가햇었다. 이는 횡령을 하든, 사기를 치든 남의 재산을 빼앗는 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는 적자생존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횡령을 하고 도는 사기를 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등친다. 고로 존재한다"

 

횡령을 밥 먹듯 저지르는 프로 사기꾼은 자신이 남에게 입힌 피해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법이다. 어찌 보자면 주식시장의 큰손들도 근본적으로는 그와 다르지 않은 횡령이나 사기로 막대한 부를 끌어 모으고 있지 않은가? 정부의 행정 명령이나 법령은 사람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해 만들었을 뿐 그를 위해 만든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왜 반드시 정부의 행정 명령과 법령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가? 등처럼 생각하는 게 그의 사고방식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그는 미인계에 빠져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두려움은 무력감에 바탕을 두고 있는 감정이었다. 상대가 자기 자신보다 강하다고 판단될 때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 있다. 한 번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할 경우 빠른 시일 내의 회복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 반면 분노는 상대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너무나 분하고 두려웠다. 내가 세상에서 평생 긁어모은 돈을 모두 빼앗겨 빈털터리가 되기 직전이었으므로 길길이 날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팔다리를 완강하게 묶고 있는 테이프를 끊어내겠다는 듯 심하게 몸부림을 쳤고, 고개를 심하게 가로저으며 어떡하든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테이프에 막힌 소리는 밖으로 시원스럽게 터져 나오지 않고 머릿속에서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었다.

 

나중에 그가 눈을 뜬 곳은 벤치였다. 온몸의 모든 근육, 뼈마디, 세포 하나하나까지 심한 고문을 받은 듯 온몸이 욱신욱신 쑤셔댔다. 바지에는 고문을 당할 때 지린 마른 오줌 냄새가 진동을 했고, 입은 바싹 말라 쩍쩍 갈라져 있었다. 노보카인 약효가 사라진 탓에 왼손 새끼 손가락의 상처가 심하게 아렸다. 상처에는 붕대가 둘러쳐져 있었다. 시야에 맥도날드가 들어왔다. 비틀거리며 이곳을 향했다.

 

"커피를 주세요"

"슈퍼 사이즈 커피로 드릴까요?"

"그냥 라지 사이즈로 주세요"

"라지 사이즈 가격으로 슈퍼 사이즈를 드리겠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정직한 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주인공에게 사기를 당했던 세 사람들이 배심원 대표를 돈으로 매수한 사실을 알고서 동일한 방법으로 케이맨 제도에 있는 주인공의 파트너를 매수했던 것이다. 파트너인 보리스도 남들과 똑같이 주인공을 혐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풀렸고 주인공의 비밀계좌에 관한 정보를 몽땅 제공해줬다. 그리고 애주가인 그의 성향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 술집에 직업 배우를 내세워 미인계를 사용했었다. 주인공은 결국 당하고 말았다. 맥도날드 카운터의 종업원이 볼 때는 손가락의 부상이 안타까워 사람도 정직해 보였는지 모른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 속은 알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류 열풍의 진앙지 일본 가와치 河內 일본에 남은 문화강국 백제의 발자취 1
양기석.노중국 외 지음 / 주류성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의 주목할 만한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대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허브 역할을 했던 백제의 실체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백제는 중국 남북조의 선진문화를 되새김해 신라와 가야는 물론 고대 일본의 아스카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백제는 한반도 항쟁의 역사에서 막강한 고구려에 필적할 수 있는 중심 세력이었고, 국제교류를 활발히 하여 동아시아에서 해상 강국, 문화 강국을 지향하던 큰 나라였던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일본 속의 백제 문화를 찾아 떠나다

 

이 책은 양기석, 노중국, 정재윤 교수 등 국내 백제학의 최고 권위자들이 일본 현지를 방문해서 직접 보고 느낀 사실들을 역사적 자료, 유적, 유물 등과 함께 소개하는 백제학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지금까지 일본 도처에 남아있는 백제의 실체를 규명하는 역사서술 방식의 새로운 시도이며 결과물이다.

 

공저자들은 백제의 개방성과 국제성을 강조하면서 백제는 중국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여 그들의 문화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로까지 발전시켰다고 말한다. 나아가 이런 문화를 움켜쥐고 있는 폐쇄성에서 벗어나 주변의 여러 나라에 이를 전파해 주는 '문화외교'를 펼쳤음에 주목한다.

 

일본 땅에는 백제 문화의 흔적들이 많이 남겨져 잇다. 특히, 오사카 지역은 일본의 고대 시절 '가와치河內'라고 불리던 곳으로 백제와 깊은 연관을 가진 유적이나 설화 등이 많이 남아 있다. 가와치 지역은 서쪽으로 오사카만에 접해 있어서 해상 교통의 관문인 셈이었다. 또 이 지역에는 나라분지에 못지 않는 대규모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가와치 지역에 대한 이해는 일본 고대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자 토대이며, 이 지역에서 확인되는 고고학적 유적과 유물은 고대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서 이루어진 문화 교류의 모습을 짐작케하는 중요한 자료이며, 동시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왜인渡倭人들의 활동상과 삶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2015년 7월 4일, 독일 본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공주, 부여,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되었다. 이렇게 백제의 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백제거 고대 동아시아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 교류의 핵심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이런 교류의 모습은 바로 가와치 지역 곳곳에 그 숨결이 아직도 살아있다.

 

백제는 역사적으로 왜국과 깊은 우호관계를 가졌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간의 항쟁 과정에서 백제는 정치적으로 고구려나 신라를 견제하는데 왜국을 우군으로 활용하였고, 반면 왜국은 백제로부터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고대국가의 제대로 된 모습를 만드는데 적극 활용해 나갔다.

 

지금도 일본의 오사카 지역에 가면 '백제천百濟川', '백제촌百濟村', '백제역百濟驛' 등 백제 사람들이 남긴 역사적 흔적과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고대 일본은 백제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고대국가 수립과 고대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토대가 되었다. 백제가 일본열도에 마한계 토기류를 비롯하여 백제계 기와와 전돌, 부뚜막시설, 대벽건물, 장식대도,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 등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위세품이나 장례용 의례품에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물을 전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물 이외에도 토목, 건축, 불교, 도교, 율령, 정치제도, 문자생활과 유교적 교양 및 예술 등 각종 선진기술과 고급의 정신문화를 일본열도에 전해주었다. 고대 일본에 있어서 백제에서 건너온 여러 가지의 새로운 기술과 문화의 수용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일본 내의 사회적, 문화적 측면에서 가히 혁명적이라 불릴 만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오사카 지역에 백제 도왜인들이 정착하다

 

긴키近畿 지역은 일본열도 4개 섬 중의 하나인 혼슈의 중심지로서 오늘날 오사카, 교토, 나라, 와카야마, 이세, 나고야, 고베 지역을 통칭하여 부르는 곳이다. 이곳은 서쪽으로 태평양과 접해 있으며, 세토 내해를 통해서 고대 중국과 한반도의 문화가 북큐슈 지역을 경유하여 전파된 일본 고대문화의 중심지이다. 이곳에는 야마토(大和), 셋츠(攝津), 야마시로(山城), 가와치(河內), 이즈미(和泉) 등의 고대 지역 정치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지역 정치체들 중에는 나라분지에 위치한 야마토 정권이 가장 세력이 강해 후에 일본열도를 통합해 간 중심세력이었다.

 

 오른 쪽에 고대 긴키 지역을 나타내는 그림이 보인다

 

그 가운데 백제 도왜인들이 개척하여 5세기의 기술혁명을 만개한 곳은 오사카 남부 연안의 가와치 지역이다. 이곳은 세토 내해를 통해 오사카에 진입하는 해로 교통상의 요지이자 기나이畿內 세력의 중심지였던 야마토 조정의 관문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이곳은 그 북부에서 흘러드는 하천인 요도가와淀川와 야마토가와大和川 등이 오사카만에 유입되면서 그 주변 하구에 가와치 호수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 주위에 광대한 충적 저습지가 펼쳐져 있었다.

 

5세기 중반 이후 백제 도왜인들이 이곳 가와치 지역에 정착하면서 요도가와 평야와 그 주변의 저습지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나섰다. 하천의 제방을 쌓아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배후지를 논으로 개발하였다. 이 개척사업에는 백제에서 가지고 온 새로운 토목, 관개기술과 도구 및 많은 노동력을 투하하여 새로운 경제 기반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로서 가와치 지역의 농업생산력은 급속히 향상되었으며, 주민들의 정착성도 또한 높아지게 되었다. 이처럼 백제 도왜인들이 가져온 새로운 생산기술과 문화는 고대 일본 사회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정도로 획기적인 충격이었다.

 

 

백제 도왜인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들

 

현재 일본열도 곳곳에 가면 백제인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들을 쉽게 찾을수 있다. 큐슈 지역을 비롯하여 동북 지역에 이르기까지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오사카 지역을 포함한 긴키 지역은 큐슈 지역과 함께 백제유적과 유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오사카와 그 주변 지역에는 백제 도왜인들이 널리 분포하고 있었던 사실을 입증해 주는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가와치와 그 주변의 이즈미和泉, 야마토大和 등지에는 수에무라陶邑 유적, 모즈후루이치百舌鳥 고분군, 오가타大縣 유적, 와키다脇田 유적, 시토미야기타 유적, 이치스카一須賀 유적, 난고南鄕 유적 등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 가운데 오사카 남동부의 하비키노시(羽曳野市)에 곤지를 모신 아스카베 신사(飛鳥戶神社)가 있으며, 그 주변의 구릉에는 아스카베센즈카(飛鳥千塚)라는 백 여기의 고분군이 존재한다. 곤지는 백제의 개로왕과 문주왕의 동생으로 가와치 지역에 16년 동안 머무르면서 백제 도왜인들을 조직화하여 왜 정권이 친백제 노선을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 왕족이었다.

 

그리고 하비키노시의 외곽을 흐르는 개천을 건너면 다카이다야마高井田山 횡혈식고분이 있다. 이 고분은 기나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횡혈식고분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횡혈식석실분의 채용은 백제 도왜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곧 일본 전통의 장송 관념을 뒤바꾸는 왜 사회 자체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게 하였다.

 

여기서 출토된 청동다리미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과 비교하면 그 크기나 형태 등에서 놀랄 만큼 유사하여 묻힌 사람을 인근 오가타유적에 거주한 백제계 기술자 도왜인들을 통솔한 백제 왕족급 인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질토기인 스에키須惠器는 5세기 중반 경부터 기나이 지방에서 생산을 시작하였는데, 오사카의 수에무라 유적에서 그 생산이 개시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백제의 발달된 금속공예 기술도 이 지역에 전해졌다. 기나이지역에서 발견되는 5~6세기 금속공예품으로는 귀걸이, 허리띠, 금동제 관모, 금동제 신발, 장식대도 등이 있다. 그밖에 기와 제작술과 생활유적인 대벽건물 등의 물질문화도 백제 도왜인들의 기나이 지역 정착과 함께 등장하고 있어 의식주를 포함한 왜의 생활문화 향상에 큰 변혁이 일어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대 일본 왕국은 백제의 또 다른 왕국(?)

 

소설가 최인호는 이미 일본을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백제의 후손들이 고대 일본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720년에 만들어진 <일본서기日本書記>에는 한국과 관련한 많은 내용들이 나타난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기록되지 않은 내용, 특히 백제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수많은 사학자들이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처럼, 일본의 고대 천황체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고대 한일 관계를 왜곡하고 윤색한 케이스가 많다. 말하자면 역사의 진실을 조작한 것이다. 국내에는 한 달에 두번 모이는 "일본서기 윤독회"가 있다. 여기에는 문헌을 중심으로 백제사를 연구하는 교수들, 고고학 자료를 중심으로 백제사를 연구하는 연구자, 대학원 석박사 과정생, 대학생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양국의 역사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일본학계에서는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왔다는 의미로 '도래인'이라는 표현을 하지만 한국 사학계에선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의미에서 '도왜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일본으로 건너갔을까? 건너간 사유는 다양하다. 정치적 이유, 경제적 이유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중에서 우리의 역사서에도 그 이름이 있으면서 일본 현지에도 관련 유적이 있는 인물로 의자왕의 아들 선광의 후손인 백제왕 경복과 그가 세운 백제사百濟寺, 개로왕의 동생으로 왜에 사신으로 갔다가 문주왕 시대에 귀국해 활동하다 죽은 곤지와 그를 모신 아스카베 신사, 그리고 왜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해준 왕인과 그의 묘 유적 등을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