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강미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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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을 만드는 것도 말, 적군을 만드는 것도 말입니다. 말 다음에 행동을 보게 되죠. 말만 번지르르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말조차 예쁘게 안 하는 사람이 행동을 예쁘게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말 한 마디로 상대의 가슴에 꽃이 피게 할 수도 있고,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도 있습니다. - '지은의의 말' 중에서

 

 

진정성이 담긴 말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 강미은은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나와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석사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를 받았고 ISR(INSTITUTE FOR SOCIAL RESEARCH)연구원을 지냈다. 미국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있다. 저서로 <재치코드>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 등 10여 권이 있다. SBS <열린 TV 시청자세상>, EBS TV <미디어 바로보기> 진행을 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들은 말이 범람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온갖 유행어를 만들어내는것도 부족해서 과거엔 없었던 말까지 만들어서 사용하니 말이다. 그래서 젊은이들 사이에 하는 말이 '요즈음 유행어나 신조어를 모르는 사람은 꼰대'라고 한다. 그렇다. 워낙 하루하루가 빠르게 바뀌고 변하니까 올드 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의 말을 따라가기에 버겁다.

 

이런 말과 관련하여 가장 대표적인 속담이 아마도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가 아닐까 싶다. 정말 멋진 표현이다. 얼마나 그 말 속에 상대방을 감동시킬 정도로 진정성이 담겼으면 갚아야 할 큰 돈을 탕감까지 해줘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너무 쉽게 말을 뱉어낸다. 바쁜 세상살이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렇게 쉽게 내뱉은 말은 대체로 상대에게 아픔을 안겨주고 심지어는 독화살이 되어 죽게도 만든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군을 만들기도 때로는 적군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현란한 테크닉이 아닌 말에 담긴 사려 깊음이라고 말한다. 사려 깊은 말 습관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우리들이 사려 깊게 말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면 앞으로 우리들 주위로 좋은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차라리 '하얀 거짓말'이 낫다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는 사람 중에 자신은 '솔직해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변호하는 사람이 많다. 솔직한 것과 남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하는 건 다른데, 자신은 솔직하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해도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 말을 솔직하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하얀 거짓말'로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편이 훨씬 낫다. 물론 이것이 거짓말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한 우리들을 거짓말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띄워주면서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하다는 핑계로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드는 건 안 될 일이다. 내가 솔직하다는 핑계가 남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는 권리가 되지는 않는다"

 

 

 

 

상대의 무례한 말에 어떻게 대응할까?

 

상대가 무례하게 막말을 해댄다고 이에 같이 모욕적인 말로 맞받아 치면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지고 만다. 이런 싸움만은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례한 말에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그들의 공격을 '겉돌게 만들어 버리라고 한다. 즉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겉돌게 만드는 것이다.

 

최고의 대처법은 '반사'다. 우리들은 이미 상대의 말을 수용하기 싫으면 손바닥을 상대로 향하면서 그 말을 반사시킨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친구들과 놀면서 자주 하는 행동이다. 이는 상대의 말을 그대로 질문으로 되돌려줌으로써 먼저 돌을 던진 사람이 부끄러워진다. 이젠 작정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말을 그대로 반사해주자. 이렇게 말이다.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라고 물으면 "머리가 폼이라뇨? 그게 무슨 뜻이죠?"라고 그대로 반사해주자. "참 센스가 없구나"라고 말하면 "센스가 없는 게 어떤 거죠?"라고 그대로 반사해주자. 이럴 때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이야기하면 더 효과적이다. 상사에게 달려드는 못된 부하로 더 찍히느니, 차라리 조금 모자란 듯 다시 '반사'를 해버리는 게 낫다. 

마음을 얻는 관문은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관문은 바로 '말'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굳이 대인관계 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얻어야 비로소 일이 성사된다. 마음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는 서로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장사가 뭔지 아나?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거다.

나는 지금껏 돈을 번 게 아니라 사람을 번 것이다"

 

 

 

이는 MBC TV 드라마 <상도商道>에서의 명대사 중 하나다. 그렇다. 뛰어난 장사꾼은 장사에서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법이다. 즉 거래에서 이문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겨야 장사도 되고 사업도 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이성적인 '합리合理'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인 '정리情理'가 중요한 문화에서는 더 그렇다.

 

 

 

 

사과는 자신의 잘못에 집중해야 한다

사과를 할 때 고개 숙이는 방향이 틀려도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예컨대 청와대 참모가 뭔가 잘못해서 카메라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때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고개 숙이는 방향이 틀린 것이다.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지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은 자리에만 연연하는 비겁한 아전으로밖에 안 보인다.

 

 

사과를 하면서 상대에게 원인을 돌리는 것도 안 된다.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그렇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라고 하는 건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이다. 그렇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면 몰랐던 잘못이 있는 것이며, 알면서도 상대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것도 나쁜 것이다. 사과를 할 때는 무조건 자신의 잘못에 집중해야 한다. 사과의 타이밍도 중요하다. 사과할 시점이 중요하다. 뒤늦은 사과는 뒷북치기로 의미가 퇴색된다.

 

 

 

 

얀테의 법칙

스웨덴 사람들에게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얀테는 덴마크 출신 노르웨이 작가인 악셀 산데모제가 1933년에 발표한 풍자소설 <도망자>에 등장하는 가상의 마을 이름이다. 이 마을에서는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것은 잘난 게 아니라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 살려면 지켜야 하는 다음과 같은 10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게 얀테의 법칙이라고 한다.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2. 당신이 우리(공동체)들만큼 좋다고 생각하지 말 것.
3. 당신이 우리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4. 당신이 우리보다 더 훌륭하다고 상상하지 말 것.
5. 당신이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6. 당신이 우리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7. 당신이 모든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8. 우리를 비웃지 말 것.
9. 당신을 누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 것.
10. 당신이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굳이 남들에게 겸손해야 할 이유도 없고, 자신이 잘난 체도 하지 말라"

 

 

 

 

정치 유머

우리나라 정치판에선 유머가 섞인 해학적인 말들이 정말 부족해 보인다. 그만큼 공부가 부족하고 인격 함양이 덜 돼서 일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너죽고 나살자'는 식으로 함부로 말을 뱉어낸다. 이뿐만 아니다. 아예 '아니면 말고'식으로 '가짜 뉴스' 내지는 '가짜 진실'까지 만들어낸다. 이처럼 무절제하게 내뱉는 정치판의 설화를 보노라면 이들은 정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오죽하면 "개그를 다큐로 받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우리 정치인들도 미국 정치판에서 좀 배웠으면 한다. 레이건 대통령이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출마했다. 상대는 56세의 먼데일 후보로 TV 토론에서 레이건의 고령을 트집 잡았다. 그러자 레이건은 "나는 후보의 나이를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이에 먼데일 후보의 '젊음'과 '무경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유머로 역공했다. 결과는 정책 대신에 나이를 문제 삼은 먼데일이 완패했다.

 

 

 

한 치 혀가 초래한 설화

글을 잘못 써서 화를 당하는 것은 '필화筆禍', 혀를 잘못 놀려서 화를 당하는 것은 '설화舌禍'다. 말을 잘 못해서 실수가 되기도 하고, 안해도 될 말을 해서 쓸데없이 여론의 분노를 사기도 한다. 특히, 정치판에선 이런 일이 자주 있는 편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해야 할 말은 안 하고, 안 해도 될 말은 해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사례는 많다.

 

 

본심과는 다른 말이 실수로 튀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속에 있던 본심이 튀어 나와서 설화로 번지기도 한다. 공직자의 말실수는 한번 엎질러진 물처럼 되담을 길이 없다. 그 말은 없었던 걸로 해달라고 할 수도 없다. 공인의 말실수는 대중 매체를 통해서 급속도로 전달되면서 파장이 커진다. 전후좌우 상황을 다 떼어내고,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돼버린다.

 

 

공인일수록 자신이 하는 모든 말은 조심해야 한다. 일만 잘하면 되지, 말 한마디 가지고 사람을 매도해서야 되겠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은 냉정하다.

 

 

말투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내 인생을 바꾸는 삶의 무기다. 말투 때문에 주변에서 도움이 답지하기도 하고, 말투 때문에 모임에서 '아웃'되기도 한다. 비호감 말투 때문에 정 떨어지는 비호감 인물이 되면 그냥 자기 손해다. 그 사람, 좀 이상한데?’라고 느끼면 대부분 그렇게 느끼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상함'의 출발은 말투와 태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갑질은 터널 비전에서 생긴다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말을 더 밉게 하게 되는 건 왜 그럴까? 권력을 가질수록 '터널 비전'이 생긴다고 한다. 터널속으로 들어갔을 때 터널 안만 보이고 터널 밖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주변을 보지 못한 채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데, 권력의 속성 때문에 '터널 비전'은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현재 한창 진핸 중인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 바로 느껴진다.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가 그렇다.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의 뇌, 신경 심리학자인 이안 로버트슨은 "성공하면 사람이 변한다고들 하는데 맞는 말이다. 권력은 매우 파워풀한 약물이다. 인간의 뇌에는 '보상 네트워크'라는 것이 있다. 뇌에서 좋은 느낌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권력을 잡게 되면 이 부분이 작동한다"라고 설명한다.

 

 

권력은 사람을 더 과감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이며,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게 한다. 권력은 항우울제다. 하지만 지나친 권력은 코카인과 같은 작용을 한다. 중독이 된다.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너무 많은 도파민이 분출된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않고, 실패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터널처럼 아주 좁은 시야를 갖게 하며, 인간을 자기애에 빠지게 하고, 오만하게 만든다. 갑질은 이 '터널 비전'에서 생긴다. 밍생과 경제는 뒷전이고, 주구장창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경제만 거론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바로 대표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다.

 

 

 

 

말에도 DWT가 있다

조선업에는 'DWT'를 중시여긴다. 이는 배가 가라앉는 정도의 무게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100톤 짜리 배에는 100톤까지만 적재해야 한다. 이 무게를 초과하여 실게 되면 결국엔 '세월호 참사'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 즉 자리까지만 올라가야 한다. 스스로 자질이 부족함을 느끼고 장관후보자에서 내려와야 하는데도 끝가지 버틴다. '존버' 정신이 투철하면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을 강행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일인 것이다.    

 

자신의 주제를 아는 것, 자신의 DWT를 아는 것,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감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 쉬울 것 같지만 닥치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똑똑하던 사람들이 장관이니 뭐니 하는 감투만 쓰면 정경두 국방장관처럼 국민들 앞에서 거의 정신 나간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감투에 눈이 가려 그저 자리 보전만을 위해 발버둥치니까 제대로 판단이 안 되는 것이다. 말에도 'DWT(배가 가라앉는 무게)'가 있다. 말로써 배가 뜨기도 하지만, 말로써 배가 가라앉기도 한다.

 

 

촌철살인 표현, 기사 제목에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사의 제목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돈 안들이고 찰진 말의 표현력을 연마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제부터라도 기사 제목을 유심히 보자. 제목 중엔 '촌철살인'의 매력적인 표현들이 많다. "날 물로 보지 마"(매일경제), "멸종위기 1급 한국인"(디지털타임스), "직구 하다 호구 될라"(경남신문) 등등. 시간 안 들이고 돈도 안 드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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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공부는 난생 처음입니다만 - 회계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것이었다니!
김범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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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많은 회계입문서가 있지만 수험생이 아닌 사회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평소에 회계를 직간접적으로 접해보았지만 회계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독자들의 입장에서 집필하고자 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회계원리'에서 이야기하는 회계처리 방식, 계산공식 등은 가능한 배제하려고 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회계에 관해 1도 모르는 사람들를 위한 회계입문서

 

서이 책의 저자 김범석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를 이수했다. 2002년도에 한국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십수 년 동안 외부감사, 그룹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매니지먼트 등 CFO AGENDA 위주의 다양한 프로젝트성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재무 선진화를 위해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무 이슈를 연구하고 있으며, 회계용어를 알기 쉽게 전파하기 위해 회계 기초부터 연결결산까지 다양한 주제를 [DBR], [월간조세] 및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다.

 

[DBR]과 [월간 조세] 및 브런치에 회계 칼럼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저자의 칼럼들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20여 년 동안 회계감사와 컨설팅 등 다양한 회계관련 업무를 해온 저자가 '회계의 대중화'를 위해 집필한 회계 입문서이다. 그래서 회계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초보자들의 입장에서 회계처리 방식, 계산공식 등은 가능한 배제하고, 또한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전문용어도 가능한 배제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는 손익계산서를 쉽게 설명한다. 이는 1년 동안의 회사 또는 개인사업의 성과를 나타내는데,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부에서는 재무상태표를 다룬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업 성과를 한 눈에 볼 수는 없을까? 또 벌어들인 돈이나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재산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재무정보이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현금흐름과 재무지표를 소개한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이해했다면 회계 전문가로서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1부 능선은 현금흐름을 이해하는 것인데, 현금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이란 먼 미래뿐만이 아니라 바로 앞의 미래도 관리해야 하는데 이럴 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현금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노후 생활을 위해 카페를 준비하는 태윤이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대박집'을 꿈꾼다.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사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태윤이네 카페에 와서 오늘의 매출과 수익을 자랑한다. 지난 달에 한사장으로부터 매출이 5천만 원이 넘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태윤이도 '괜히 카페를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생겼다. 그러던 차에 10여 년이 넘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장사장이 와서 "중요한 건 수익이 아니다"라는 조언을 해주며 "수익보다는 이익에 집중하는 것"이 장사를 잘하는 비결이라고 알려줬다.

 

수익? 이익? 아직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라서 그런지 태윤이에게는 장사장이 이야기한 용어들이 조금 낯설기만 하다. "수익보다는 이익에 집중하라"는 장사장의 조언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수익'과 '이익'은 다 똑같은 말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면 회계에서는 수익과 이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수익 - 비용 > 이익

수익 - 비용<  손실

 

 

발생주의


기본적으로 재무회계는 '발생주의'라는 원칙하에 거래를 기록한다. '발생주의'란 현금의 입, 출고와 상관없이 실질적인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거래를 기록하는 것이다. '발생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손익을 적절히 인식해 경영성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3개월치 헬스클럽 비용 15만 원을 선불로 지급했다면, 헬스클럽 비용을 언제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좋을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지급한 달에 15만 원 전부를 비용으로 기록하기보다는 3개월 동안 매달 5만 원을 비용으로 기록하는 게 논리적일 것 같다. 이렇게 '헬스클럽 이용'이라는 실질적인 발생 거래에 맞추어 비용을 인식한다면 이는 발생주의를 따라 회계를 기록한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발생주의'와는 달리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거래를 기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현금주의'라고 한다. '현금주의' 회계현금이 들어올 때 해당 거래를 '수입(=수익)'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나갈 때 해당 거래를 '지출(=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보수주의

손익계산서에서는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의 예외로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비용을 미리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예외가 발생하는 이유는 보수주의라는 원칙 때문이다.

 

 

재무회계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정보이용자들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에 더 민감하다. 예를 들면 기업에서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가 엄격하게 재무회계기준을 적용해보니 손실로 돌아섰다고 한다면 어떨까? 정보이용자들이 반대의 경우, 즉 손실이 발생했다고 이해했다가 실제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따라서 재무회계에서는 이러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 일부 비용항목에 대해서는 미리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보수주의라고 한다. 재무회계에서 말하는 보수주의란 기업의 재무정보가 보다 건전하고 충실하게 작성되기 위해 수익 및 비용의 인식을 신중히 하고자 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실현주의

재무회계에서는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건설공사 등은 사업의 특성상 계약기간이 1년이 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실현주의를 적용시키면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비용만 발생하고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 사업으로 오해하기 쉽다. 만약 실현주의 관점으로 2019년과 2020년도의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면, 이 건설업체는 2019년도에는 수익이 없는 비용만 발생하게 되고, 2020년도에는 공사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하기 때문에 공사업체의 2019년과 2020년의 손익은 완전히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대금을 지급하는 계약조건이 따로 존재하므로 태윤이가 이해하는 것처럼 '계약 기간을 기준으로 50%가 지난 시점에 공사업체가 5천만 원의 수익을 인식하는 게 맞지 않냐'는 태윤이의 생각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다만 건설공사와 같이 장기간 동안의 계약에 의해 매출이 발생하는 수주산업의 경우, 재무회계에서는 '(공사)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원가, 매출원가, 제조원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회계 용어 중 하나가 '원가'다. 경기가 어려울 때면 "요즘 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원가를 빼면) 팔아도 아무것도 안 남는다", "눈물을 머금고 원가 이하로 판매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또한 기업 내에서도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재고자산도 원가다", "원가를 잘 관리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미로 원가를 사용하곤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원가이지만, 막상 "원가가 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원가라는 개념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원가라는 용어는 단순한 것 같지만, 회계에서는 다양한 의미로 활용된다. 제품을 판매할 때 매출에 대응되는 원가는 '매출원가'로 불리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원가는 '제조원가'로 불린다. 또한 판매가격을 정할 때는 제조원가뿐만 아니라 건물임대료, 광고비 및 물류비 등 판매와 관련된 비용을 포함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원가를 '총원가'라고 한다.

 

 

어떻게 배부할까? 

태윤이는 첫 회사 입사동기들과 오랫만에 회식 자리를 가졌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모두 반갑기만 했다. 태윤이처럼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 대학교수가 된 사람 등으로 신분이 변해 있었다. 회사 근처 삼겹살집에서 회식을 마무리하고 태윤이가 계산할 즈음, 서로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아우성치자, 한 친구가 "경기도 어려운데 이럴게 아니라 공평하게 나눠 내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모두 동의하고 1/n로 나누어 냈다.  

 

그런데, 단순히 머릿수로 나누어 처리하는 게 공평한가? 먹고 마시는 양이 각각 다르고, 심지어 게 중엔 소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끼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회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회식비를 배부하는 게 합리적일까? 다행히 회계에서는 돈을 내야 하는 태윤이와 친구들에게 배부하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은, 많이 먹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세지 않는 이상, 각자가 정확하게 몇 점의 삼겹살을 먹고 몇 잔의 소주를 마셨는지를 아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또는 평소에 식성이 많은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이런 기준을 '인과관계 기준'이라고 한다.

 

 

두 번째론 당시에 삼겹살과 소주를 무척 먹고 싶었던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만족도와 경제적 효용이 높았을 것이기에. 이런 기준을 '수혜기준 또는 수혜자 부담원칙'이라고 한다. 세 번째론 각자의 월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거나 각자의 순자산에 비례해서 부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라는 건 상대적인 가치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부담능력 기준'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공정성 혹은 공평성 기준'인데, 이는 공정성과 공평성이라는 고상한 목적에 한계가 있다.

 

 

제조간접비 


제조간접비실제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문이다.
태윤이가 운영하는 카페의 경우, 원재료인 커피 원두 등의 직접비는 자주 변한다고는 하지만 판매량이나 생산량과 연동되기 때문에 쉽게 예측이나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원가에는 전기료, 수도료 등 제품 판매량보다는 에어컨 사용 등의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변동되는 간접비도 존재하고, 매장임대료, 커피머신 등의 비용 등도 커피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양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비도 존재한다.

 

 

문제는 현대 사회로 오면서 과거에 비해 제조간접비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성격이 간접비 또는 고정비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커피의 원재료인 원두 등 직접비이자 변동비인 경우에는 판매량과 상관없이 단위당 원가가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고정비의 경우에는 판매량에 따라 단위당 원가가 변동한다.

 

고정비는 특성상 생산 또는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감소하지만, 생산 또는 판매량이 감소할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증가한다. 다라서 실 생산량을 기준으로 고정비를 산출한다면 첫째, 공정비가 확정된 후에야 원가계산이 가능하고 둘째, 고정비 투자에 대응하는 예정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이 다르고 내외부 환경에 다라 생산량이 변동되므로 단위당 제품원가는 크게 출렁인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리 발생금액을 예상해 정상적인 상황에서 예상하는 생산량 또는 정상조업도로 나누어 고정비를 배분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정상원가계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표준원가계산'이 있는데, 이는 현재 원가가 최선의 원가인지, 비능률적 요소가 포함되었는지 판별할 수 있다. 즉 사전에 바람직하고 능률적인 원가를 원가요소별로 정의해 원가를 계산한다.

 

 

감가상각비의 계산  


태윤이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유명 삼계탕 집에 외식 나갔다가 구입한지 한 달도 채 안된 신발을 분실했다. 식당 주인은 피해보상금으로 5만원을 주었다. 하지만, 신발 구입가는 20만 원이 넘는다. 태윤이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회계적인 관점에서는 적절한 보상금액인지, 이런 경우 얼마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신발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신발이라는 자산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신발은 어디에서나 쉽게 구입이 가능하므로 신발의 최초 가치, 즉 취득 가액이 구입가격이라는 사실에는 태윤이나 가게주인도 쉽게 동의할 수 있을 테지만, 신발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구입할 당시의 신발 가격 그대로를 가게 주인에게 보상해달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경우에 이를 반영해 자산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데, 회계에서는 이를 '감가상각'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익과 자산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일치시키는 과정, 즉 '수익비용대응'이 감가상각의 본질이다. 따라서 평소 태윤이가 신발을 구입한 후에 3년 동안 신고 다닌다고 한다면 신발의 비용인식기간, 즉 회계학 용어로 '내용연수'를 3년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감가상각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내용연수 동안 일정하게 감소하는 방식인 '정액법'과 초기에 자산의 가치가 많이 감소할 것을 예상해 초기에 감가상각을 많이 인식하는 '정률법'이 있다. 아무튼 태윤이는 식당 주인에게 20만원에 산 신발의 사용기간은 과거 경험상 3년이고, 시간에 비례해서 가치가 일정하게 감소하므로 1개월 치를 뺀 약 19만 5천 원이라고 요구했다.

 

회계실무에서도 기업에서 주장하는 내용연수와 감가상각법이 합리적임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기업에선 이런 이슈를 해결코자 첫째, 동종업종에서 사용하는 '내용연수'와 '감가상각법'을 그대로 준용하거나 둘째, 과거의 실제 경험치(과거 자산을 취득해 폐기된 기간을 평균화해서 내용연수를 산출)를 산출해서 적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감가상각은 회사, 회계사, 세무당국 간의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회계, 누구에게나 필요한 지식이다

 

책은 이밖에도 영업외손익, 외화환차손익, 외환차손익, 매출채권과 대손충담금, 적정재고자산의 관리법, 자본적 지출과 수익적 지출, 연구개발비, 미지급법인세와 이연법인세, 선수금과 선수수익, 충당부채, 자본의 구조, 흑자도산의 의미, 현금흐름표의 구조, 재무비율의 활용, 다양한 재무비율 등을 순차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젠 회계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모든 이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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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만 못 파는가 - 3개월 만에 완성하는 저비용 고효율 온라인 마케팅 전략
김선진 지음 / 라온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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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여 년간 다양한 기업의 컨설팅과 강의를 진행했고 실제 회사에 근무하면서 직접적인 마케팅 실무도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중소기업이 품고 잇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자본력과 경쟁력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잇는 마케팅 프로세스를 기획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전략

 

이 책의 저자 김선진은 마케터로 지내온 10년간 '왜 중소기업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지 못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했다. 많은 기업을 분석하고 컨설팅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당장의 매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수익 구조가 문제였다. 기업 현실에 맞게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수익 구조를 바꾸는 방법을 연구했다.

불황에도 팔리는 건 팔린다. 기능이나 품질이 잘 팔리는 제품과 견주어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데 왜 자신의 제품은 고객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제품을 너무 잘 아는 판매자가 제품에만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케팅의 시작은 고객이다. 제품을 사는 고객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저자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1인 기업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었고, 많은 기업에 적용해 운영하면서 높은 성과를 얻었다.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 중심 사고라고 강조하며 이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이고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온라인 마케팅이다.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마케팅 시스템을 3개월이면 구축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고객 분석, 노출과 유입, 전환 전략, 고객 관리로 각 단계를 정리했다.

 

 

 

 

불황 때문에 팔지 않는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경기침체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 시장 9조 원 시대이다.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것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해볼 때 우리가 제품을 팔지 못하는 이유가 정말 경기침체 때문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침체 때문에 제품을 팔지 못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그렇다면 왜 팔지 못할까? 중소기업일수록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사실상 열악하다. 이에 소요되는 자금은 물론이고, 마케팅을 진행할 운영 요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 하나 장점이 없는 중소기업이 그나마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들의 제품 뿐이다. 죽어나사나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제품으로 판매전략을 수립하려니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왜냐하면, 이리저리 둘러봐도 타사의 제품들도 판매전략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약간 특출한 부분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잇다. 예컨대 마케팅 능력, 자본 등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가진 거라곤 오직 제품이다.

 

 

고객에 주목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마케팅 시스템 하나만 바꾸면 잘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객에 관심을 두는 일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제품에만 관심을 갖는다. 좋은 제품이라야 고객들이 산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힌 탓이다. 이처럼 고객보다는 제품에만 더더욱 집중한다.

 

하지만 이젠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에 집중해야 더 많은 매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고객에 집중하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바뀌게 된다. '어떻게 제품을 팔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누구에게 제품을 팔아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 '어떻게 제품을 팔지'가 아니라 '누구에게 제품을 팔지'로 시각이 바뀌면 답을 찾는 과정이 달라진다.

 

대한민국 보험왕의 영업 전략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보험왕은 향후 자신의 고객이 될 사람에 대해 생일, 가족 행사, 애완견 이름 등 모든 정보를 기록두고 안부를 물을 때 이 메모를 보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판매에 집중하기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로 그는 보험왕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객의 구매 경로를 그려보라 

 

스스로 소비자가 되어 구매 경로를 그려보면 고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웨딩 관련 상품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상품을 판매하려면 우선 고객 분석을 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다. 이에 관한 답을 찾으려면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정보를 수집, 해당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웨딩 상품은 일반 상품과는 다른 특성이 있지만, 고객과 제품의 접점을 하나씩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내 고객이 누구인지, 내 제품에 대해 고객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내 제품을 어떻게 구매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접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마케팅이다

 

커피 전문점은 정말 많다. 그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모두 합쳐도 스타벅스의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한다. 왜 그럴까? 스타벅스의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아마도 그 격차는 지금도 더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는 스타벅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어서다.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려고 스타벅스에 가지 않는다. 


우리는 팔지 못했던 이유를 제품에서 찾았다.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이 떨어져서, 가격이 비싸서, 똑같은 제품을 파는 경쟁자가 많아서 안 팔린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최고의 제품이라고 무조건 구매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품질이 떨어진다고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제품 자체만으로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이제 기업은 소비자가 자사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단 하나의 상품에 집중한다

 

우스개 소리를 하나 해본다. 일본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우스꽝스럽개도 그 이름은 '깐이마또까'상이다. 이마 한 곳만 두들겨 패는 사람이니 답이 그럴듯 하다. 앞서 지적한대로 중소기업의 경우 한정된 자본과 취약한 맨 파워 때문에 여러 제품을 동시에 마케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타트업 기업은 다윗이고,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골리앗이다. 다윗은 골리앗을 이기기 위해 한 부분만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리고 아무도 쓰러뜨리지 못했던 골리앗을 보기 좋게 쓰러뜨렸다. 그렇다. 스타트업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1위 기업과 경쟁하려면 모든 마케팅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야만 한다, 다윗처럼. 그러기 위해선 주력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1년에 10억 버는 시스템 구축

 

저자는 1년 기준으로 스타트업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3개월 단위로 총 4개의 구간을 만들었다. 각가의 구간에 집중해야 할 방향성을 설계한 후 단계마다 세부적 마케팅 계획과 목표를 설정했다. 총 4개 구간 중 첫 3개월이 가장 중요하다. 마케팅의 방향성이 정해지는 시기이자, 실질적으로 시장 진입으로 경쟁사와 부딪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매출이 목표가 아니라 제품의 노출이며 최대한 많은 사람의 유입인 것이다.

 

그런데, 마케팅 초기 단계에서 단순하게 노출을 늘리고 유입을 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업이 가용할 수 있는 광고비용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많지 않은 비용으로 최대 노출과 최대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블로그이다. 체험단을 단계적으로 운용하여 노출과 유입, 브랜드 인지도 확보, 쇼핑몰 활성화, 매출 전환까지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열성팬을 만들어라

 

내 자신이 조금 부족하고 남보다 뒤처지더라도 내 가족만큼은 언제나 나를 믿고 응원한다. 심지어 잘못을 저질러도 내 편이 되어준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은 팬서비스를 중요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몸값이 수백억 달러인 선수들도 팬서비스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바로 팬 때문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가치,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미 업계 1위 업체는 자사 제품이 워낙 좋아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게 아님을 잘 알고 잇다. 항상 구매해주는 고객이 있기 때문에 업계 선두를 고수할 수 있음을 잘 안다. 기업에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특히, 가치 있는 고객은 단골이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하라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면 제품을 노출하는 게 기본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자사 제품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장소에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 필요한 건 제품을 원하는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노출하는 방법이다. 많은 노출과 더불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출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최대한 많은 노출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출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요하다. 고객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사람들이 이동하는 경로 곳곳에 제품을 위치시키는 것이 두 번째이다.

 

키워드 확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지 알 수 있다.

고객 경로에 노출~ 이동하는 곳곳에 제품을 노출한다 

 

 

마케팅은 브랜드를 파는 것이다

 

마케팅은 일시적인 아닌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운영해야 한다. 기업에 중요한 것은 매출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려면 중요한 것이 바로 브랜드이다. 따라서 더 많은 제품을 파는 것을 마케팅의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더 많은 사람에게 기업의 브랜드를 파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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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 일, 관계, 인생 앞에 당당해지는 심리 기술
옌스 바이드너 지음, 장혜경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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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에 숨어 있는 긍정적인 공격성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사람들은 가정과 직장과 사회의 권력 구조를 파악하는 데 푹 빠져 있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는 데 열을 올린다. 이때 중요한 태도가 바로 ‘단호함’이다. 자신의 감정을 똑똑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단호한 태도가 일을 보다 신중하게 처리하도록 도와준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내 안의 긍정적인 공격성을 일깨워라

 

이 책의 저자 옌스 바이드너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에서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다. 심리학 전문가이자 관계 전문가로서 약 20여 년 동안 비즈니스 세계에서 일어나는 심리 현상을 연구해왔다. 그는 단호한 태도를 기반으로 한 '긍정적 공격성'의 건설적인 힘을 깨닫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매운 고추 전략'을 개발하여 매년 2,000명 이상의 사람을 변화시켜 왔다.

현재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의 기업과 기관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하여 의사를 관철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단호한 태도의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공격성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이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거나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관계와 인생 앞에 당당해지며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애써 웃으며 착한 사람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더 단호하고 당당해지라고 진심을 담아 조언한다. 화내야 할 때 화낼 줄 아는 사람이 존중받고 인정받는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태도는 당신이 발전해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친절함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당신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소질이 아니라 태도다"

-지그 지글러 

 

넘치는 투지와 선량한 마음은 절대 모순이 아니다. 그러니 멈추지 말라. 80퍼센트의 친절함에 20퍼센트의 단호함을 발휘하라. 희생양이 되지 말라. 당신의 마음속에서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자고 해도 절대 그 말에 넘어가지 말라.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경쟁 사회의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바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나아갈 수 없다 

직장에서 단호한 태도를 발휘해 본인의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도덕관념과 사회의 기대 등 마음의 저항에 맞서야 한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그 과정은 선한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므로 충분히 노력할 가치가 있다. 공익을 해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는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공격성은 조직이나 소중한 것들의 파괴가 아닌 유지에 기여한다. 당신이 소중해하고 지키고자 하는 것들을 유지하는 힘이 된다. 그 첫걸음은 합리적 사고에 있다.

 

 

긍정적 공격성의 성공적 활용법

 

단호한 태도를 기반으로 하는 긍정적인 공격성을 표출하는 '매운 고추 전략'은 직장에서 성공의 길을 열어준다. 이 전략으로 다른 사람이 뜨거운 맛을 한번 맛본다면 놀라서 꽁무니를 뺄 것이다. 다만 긍정적 공격성을 성공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전략과 예민한 감각, 적극적인 인맥 관리, 성실한 경쟁자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전략의 기본 태도는 낙관적이고 분석적이며, '신뢰도 좋지만 통제는 더 좋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단호한 태도를 갖추는 8가지 전략

 

상대를 배려하는 차분한 설득부터 욱하고 내지는 분노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공격성에 필요한 전략적 소통의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친근한 대화부터 분노하며 큰소리하는 상황까지, 당근과 채찍을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아무렇게나 대해도 늘 웃는 사람은 존중받지 못한다. 화내야 할 때 화낼 줄 아는 사람이 존중받는다. "저 사람은 조심해야 해" 그런 인상을 남겨야 한다.

 

뚜렷한 목표를 정하라

불가능한 일에 함부로 뛰어들지 말라

답이 정해져 있다는 듯 자신 있게 말하라

불평꾼, 실패자, 겁쟁이를 멀리하라

불리한 상황에도 겁먹지 않는 패기를 지녀라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잇는 언어 순발력을 키워라

나쁜 소문에는 즉각 대처하라

정기적으로 경쟁자의 상태를 파악하라

 

"망설이고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보다 더 안 좋은 경우가 많다"

- 헨리 포드

 

 

높은 도덕성의 잣대를 뛰어넘어라

 

여성은 어려서부터 남을 돕고 희생하며 얌전하고 겸손하고 어딜가나 사랑받는 '착한 여성'이 되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제와서 성공하려니 이 '얌전한 여성 품성'이 영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도덕과 공격성을 오가며 방황하는 사이 여성은 쉬지 않고 자기반서에 시달리게 되고, 그 결과 '신데렐라 콤플렉스'로 나타난다. 이 얼마나 비생산적인 결과물인가.

 

여성이 혼자서 험한 세상으로 나서지 못하게 방해하는 독립을 향한 두려움, 이는 남성 중심의 사회가 창조적인 여성의 힘을 억누르기 위해 부린 원시적인 술책이다. 이에 넘어간 여성은 결국 자기만의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권력에 길든 남성의 세상과 사울 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의 적과도 싸워야 한다. 즉 거친 비즈니스 세계를 헤쳐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속삭이는 마음의 적 말이다.

 

감성과 협동심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현실은 경쟁 사회라는 점을 명심하라. 착한 여성의 품성만으로는 성공의 근처도 못 가보고 밀려난다. 독일의 어느 여성 정치인은 여성교육 박람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여성은 아직도 권력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경쟁 사회의 주류에 들지 못한 채 여전히 권력 뒤편에 머물러 있습니다"

 

 

긍정적 라벨링으로 강점을 알려라

 

당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라.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운명에 맡기지 않고 자립적으로, 생산적으로 현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어떤 인생길을 개척할지는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다. 당신의 강점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여 어떤 직장 생활을 할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성공한 사람들이 중시하는 특성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약점을 당당하게 보여줘라

 

모난 구석 하나 없이 반듯해 보이는 성공인들이야말로 가끔씩 약점을 보일 필요가 있다. 잘 활용하면 약점도 대단한 무기가 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약점이 드러났다고 화낼 이유도 없고 허둥지둥 숨길 이유도 없다. 어차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약점은 드러나게 된다. 차라리 스스로 마음을 열고 내보이는 쪽이 더 매력적이고 솔직해 보인다.

 

 

상대를 제압하는 날카로운 눈빛

 

가장 인기가 높으면서도 간단한 권력 게임의 비법 중 하나가 비언어적 공격이다. 가끔은 언어적 대응보다 비언어적 대응이 더 효과를 발휘한다. 상대를 눈으로 제압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 않던가. 눈빛만 봐도 상대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당신을 향한 상대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간파하고 적절하게 반응해야 한다.

 

상대가 당신을 위아래로 훑으면 그건 간을 보는 것이다

상대가 당신을 빤히 쳐다보면 그건 대결하자는 뜻이다

상대가 당신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시선을 피하면 수줍어서 그런 것일수 있다 

 

 

작은 금하나가 평생 쌓아올린 댐을 무너뜨린다

 

큰 실패도 작은 실수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적의 제물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습관을 잘 살펴봐야 한다. 비용 처리와 세금 신고는 정확하게 하고 사무실 컴퓨터로는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행위를 삼가라. 공적인 일로 만난 사람은 사적인 모임이나 행사에 부르지 말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불법 행위는 하지 말라. 정당하고 떳떳하게 성공을 위해 나아가라.

 

 

매운 고추 전략으로 더욱 단호해져라

 

매운 고추 전략은 우리들의 삶에 매콤한 양념을 뿌려줄 것이다. 하지만 양념도 적당히 넣어야 한다. 너무밍밍해도 맛이 없지만 너무 매우면 오히려 통증으로 인해 맛을 느길 수 없다. 80퍼센트의 단맛과 20퍼센트의 매운맛이 어우러져 감칠맛나는 한 끼 식사가 되는 것처럼 직장 생활에도 80퍼센트의 친절함과 협동심이 필요하다. 거기에 20퍼센트의 단호함과 공격성을 첨가한다면 직장 생활은 매우 건강하고 즐거운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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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담장에 오르다
정재영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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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볼 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밑그림을 더욱 의미 있게 그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작은 성과를 부풀려 과장할 이유도 없고, 부끄러운 기억을 감출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흑백사진을 펼쳐놓듯 삶의 여정과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고뇌를 가감 없이 적어 내려갔습니다. <거북이 담장에 오르다>는 지나온 삶의 성찰이며, 앞으로 살아갈 생의 후반전을 위한 자산이니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기업인 정재영, 담장에 오르다

 

 

저자 정재영은 196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아버지가 무허가로 지은 움막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기계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던 그는 학창시절 기계설계를 전공한 후 이런 재능을 살려 기계무역회사 및 제조회사에 근무하면서 끊임없이 자신만의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노력과 연구를 아끼지 않았다.

 

틈틈이 학업을 병행하며 이론적인 지식까지 쌓은 그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독일 수입품에 의존하던 슬립링의 국산화 기술 개발에 성공, 2007년 지인의 공장 일부를 빌려 슬립링코리아를 설립했다. 슬립링코리아는 설립 10여 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급성장하여 현재 슬립링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저자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자 가족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과 감사가 담겨 있다. 그리고 회전하는 기계장치에 전선의 꼬임 없이 전류를 원활하게 공급해주는 자동화 장치의 필수품인 슬립링의 국산화를 달성한 슬립링코리아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 마디로 책은 저자의 일기장인 동시에 내일을 여는 나침반이다.

 

 

 

도서의 제목에 담긴 의미가 무척 궁금했다. 그 답은 책의 프롤로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장편소설 <뿌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알렉스 헤릴리의 거실엔 담장에 오른 거북이 사진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뿌리이자, 노예로 살아야만했던 선조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는 비통함과 참담함을 느꼈기에 간절히 원하는 꿈이 있었다. 바로 느리지만 쉼 없이 걷는 거북이가 높은 담장에 오르는 것이었다.

 

"거북이는 걸음도 느리고 높은 곳에도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담장 꼭대기에 올라갈 수 없지.

분명 누군가 도와준 덕분에 그곳에 올라갔을 거야.

거북이처럼 부족한 내가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올 수 있었겠나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기 때문이라네"

-알렉스 헤일리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정말로 우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 수많은 흔적들이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빼곡해서다. 특히, 무에서의 유를 창조한 환희에 찬 기쁨은 마치 나의 일인양 온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진다. 그리고 그 성공에 대해 무한한 박수를 보내며, 나도 할 수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어쩌면 자기계발 도서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도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흙수저 중의 흙수저라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는 저자의 과거와 마침내 꿈을 이룬 그의 성공 스토리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 세태는 '개천에서 용이 결코 나올 수 없다'는 그런 분위기임에도 그는 창업자금 100만 원으로 연 매출 100억 원의 회사를 일구었으니 말이다. 마치 월트 디즈니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책의 출발은 흥미롭다. 그에겐 꿈이 없었으며, 꿈이라기 보다는 생계를 위한 절박함으로 가득 찼다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코흘리개 꼬마 시절부터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꿈이라기 보다 생계를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었다.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을 굶겨서는 안된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만 있었을 뿐 '꿈, 도전, 성공' 등은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운명은 그에게 예상치 못한 길을 열어주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과 함께,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절박함이 그를 '사업'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밤 새워 울어본 사람만이 인생을 논할 수 있다"

- 괴테

 

오랫동안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어왔기에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인생은 결코 행복과 불행, 기쁨과 좌절, 희망과 절망이 각각 혼자만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목표를 이루었을 때 다시금 난제가 나타나고, 정상에 올랐을 때 막다른 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림자처럼 꽁무니를 따라다니던 불행이 세월의 흐름 속에서 행운의 여신으로 서서히 변할 수도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21쪽)

 

저자는 충남 논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출생했지만 이곳의 기억은 전혀 없다. 그의 기억 속엔 어머니도 존재하지 않는다. 갓난아기 때 가출한 엄마는 이후로 끝내 돌아오지 않았기에. 이후 그의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았다. 그러니 당시 삼 남매인 그의 가족은 하루 세끼조차 먹지 못하고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는 길바닥의 개똥을 집어먹고 배탈이 난적도 있었다.

 

여덟 살 이후 서울 상계동 산속의 무허가 움막집에 살면서 비로소 그는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말소된 주민등록이 회복되었던 탓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밤이면 남폿불에 의지해야 했고, 밥은 나뭇불로 해먹야 했다. 당시의 상계동은 산과 들이 펼쳐진 농촌 마을이었다. 여름엔 산딸기를 다 먹고, 개울에서 가재를 잡으며 놀았다. 친구들 대부분 가난한 집 아이들이라서 움막집 살이가 별로 창피하지도 않았다. 4년여 동안 이어진 상계동 생활은 그의 가족에 변화를 초래했다. 아버지가 처녀인 새엄마를 얻었고, 두 동생이 생겨났던 것이다. 새엄마는 참으로 다정한 분이었지만,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가출하고 말았다.

 

"철이 들면서 나는 아버지와 정반대로 살겠노라 다짐했다" 

 

늘 술에 취해 신세만 한탄하던 아버지, 그는 이런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그는 주도적인 삶을 살았기에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일했다. 스스로 세 가지를 다짐했다. 술과 담배 끊기, 연애 사절, 그리고 친구와의 교류금지 등이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처음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당시 월급 300만 원이면 적은 돈이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사채 빚 갚기로 인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이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 그는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공사장에서 철근더미가 무너져서 그를 덮치는 바람에 병원 신세를 진 뒤, 대학 입학을 목표로 삼아 약 1년간 입시준비를 했다. 수능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몇몇 대학에 합격가능한 점수였다. 그러나 그는 또 대학 입학 대신에 현장으로 나갔다. 아버지가 알코올중독 상태였고, 두 동생들이 점점 비뚤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야만 해서였다.

 

구인공고를 살피던 중, 청계천 기계 상가에 있는 회사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지참해 곧장 달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이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몇 달 지나서 그는 회사 업무에 대해선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단골 거래처에서도 사장 대신에 그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회사는 무리한 확장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사장은 잠적, 외상으로 납품하던 거래처들이 그를 찾아와 난리를 쳤다. 책임감을 갖고 뒷처리를 꼼꼼하게 했다.

 

1995년, K인터내셔널의 사장이 평소 그를 눈여겨 보다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 왔던 것이다. 이 회사는 기계 관련 무역 및 유통 회사였다. 입사후 10여 년간 몸담고 있으면서 회사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고 성장시켰다. 첫 직장과 마찬가지로 기술업무와 관리업무를 도맡아 전천후 역할을 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면서 보람을 느낀 반면, 더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함을 느껴 주경야독으로 서울산업대학교에 응시해서 합격했다. 하지만, 사장은 야간 학업도 회사일에 지장이 있다면 당초 약속을 뒤엎어버렸던 것이다.

 

2004년 11월, 그는 새로운 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독일 슬립링 제조사의 한국 판매사인 T무역이었다. 슬립링이란 제조업 자동화 장치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회전하는 기계장치에 전선의 꼬임 없이 전류를 원활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놀이공원에서 흔히 보는 접시 모양의 회전체,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설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부품이다. 그는 혼자서 기술개발해 독일산 슬립링 완제품에 전혀 손색이 없는 제품을 완성해 이를 기존 거래처에 권했다. 가격은 1/10 수준이엇다. 하지만 사장은 이에 태클을 걸었다. 실의에 빠진 그에게 아내가 위로하는 말이 "당신은 자기 사업을 해야 돼"였다.

 

T무역을 퇴사하고 슬립링코리아를 창업하기 전까지 M산업에 근무했는데, 그는 회사의 기술연구소장으로서 개술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기술지원자금 1억 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도도 해보지 못했다. 회사 대표가 이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창업하기 몇 달 전 그는 경매입찰에 나서 4,300만 원짜리 연립주택을 마련했다. 전 재산이 100만 원인 상황이었다. 가장 효율적인 자금운용 전략이 필요했다. 그는 한 지인의 공장 한 칸을 얻어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조건을 내걸었다. 수중에 있는 돈으로 보증금 일부를 내고 나머지는 벌어서 갚겠다고 했다. '슬립링 국산화' 프로젝트가 마침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슬립링코리아는 매년 두 배 넘는 매출신장을 했다. 10주년인 2017년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일반형슬립링(출처:슬립링코리아 홈페이지)

 

 

높은 담장 너머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를 향해

 

거북이가 담장에 오르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 기적은 거북이의 의지와 곁에 있는 모든 이의 크고 작은 도움에서 완성된다. 저자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알에서 깨어난 거북이들이 떼를 지어 모래언덕을 오르고 결국 함께 바다에 이르듯이, 저자는 이렇게 다짐하면서 책의 끝을 맺는다. "더불어 살아가는 슬립링코리아를 만들고자 느리지만 쉼 없는 걸음을 이어가리라. 높은 담장 너머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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