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공부는 난생 처음입니다만 - 회계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것이었다니!
김범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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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많은 회계입문서가 있지만 수험생이 아닌 사회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평소에 회계를 직간접적으로 접해보았지만 회계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독자들의 입장에서 집필하고자 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회계원리'에서 이야기하는 회계처리 방식, 계산공식 등은 가능한 배제하려고 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회계에 관해 1도 모르는 사람들를 위한 회계입문서

 

서이 책의 저자 김범석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를 이수했다. 2002년도에 한국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십수 년 동안 외부감사, 그룹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매니지먼트 등 CFO AGENDA 위주의 다양한 프로젝트성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재무 선진화를 위해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무 이슈를 연구하고 있으며, 회계용어를 알기 쉽게 전파하기 위해 회계 기초부터 연결결산까지 다양한 주제를 [DBR], [월간조세] 및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다.

 

[DBR]과 [월간 조세] 및 브런치에 회계 칼럼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저자의 칼럼들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20여 년 동안 회계감사와 컨설팅 등 다양한 회계관련 업무를 해온 저자가 '회계의 대중화'를 위해 집필한 회계 입문서이다. 그래서 회계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초보자들의 입장에서 회계처리 방식, 계산공식 등은 가능한 배제하고, 또한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전문용어도 가능한 배제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는 손익계산서를 쉽게 설명한다. 이는 1년 동안의 회사 또는 개인사업의 성과를 나타내는데,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부에서는 재무상태표를 다룬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업 성과를 한 눈에 볼 수는 없을까? 또 벌어들인 돈이나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재산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재무정보이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현금흐름과 재무지표를 소개한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이해했다면 회계 전문가로서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1부 능선은 현금흐름을 이해하는 것인데, 현금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이란 먼 미래뿐만이 아니라 바로 앞의 미래도 관리해야 하는데 이럴 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현금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노후 생활을 위해 카페를 준비하는 태윤이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대박집'을 꿈꾼다.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사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태윤이네 카페에 와서 오늘의 매출과 수익을 자랑한다. 지난 달에 한사장으로부터 매출이 5천만 원이 넘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태윤이도 '괜히 카페를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생겼다. 그러던 차에 10여 년이 넘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장사장이 와서 "중요한 건 수익이 아니다"라는 조언을 해주며 "수익보다는 이익에 집중하는 것"이 장사를 잘하는 비결이라고 알려줬다.

 

수익? 이익? 아직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라서 그런지 태윤이에게는 장사장이 이야기한 용어들이 조금 낯설기만 하다. "수익보다는 이익에 집중하라"는 장사장의 조언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수익'과 '이익'은 다 똑같은 말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면 회계에서는 수익과 이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수익 - 비용 > 이익

수익 - 비용<  손실

 

 

발생주의


기본적으로 재무회계는 '발생주의'라는 원칙하에 거래를 기록한다. '발생주의'란 현금의 입, 출고와 상관없이 실질적인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거래를 기록하는 것이다. '발생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손익을 적절히 인식해 경영성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3개월치 헬스클럽 비용 15만 원을 선불로 지급했다면, 헬스클럽 비용을 언제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좋을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지급한 달에 15만 원 전부를 비용으로 기록하기보다는 3개월 동안 매달 5만 원을 비용으로 기록하는 게 논리적일 것 같다. 이렇게 '헬스클럽 이용'이라는 실질적인 발생 거래에 맞추어 비용을 인식한다면 이는 발생주의를 따라 회계를 기록한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발생주의'와는 달리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거래를 기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현금주의'라고 한다. '현금주의' 회계현금이 들어올 때 해당 거래를 '수입(=수익)'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나갈 때 해당 거래를 '지출(=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보수주의

손익계산서에서는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의 예외로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비용을 미리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예외가 발생하는 이유는 보수주의라는 원칙 때문이다.

 

 

재무회계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정보이용자들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에 더 민감하다. 예를 들면 기업에서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가 엄격하게 재무회계기준을 적용해보니 손실로 돌아섰다고 한다면 어떨까? 정보이용자들이 반대의 경우, 즉 손실이 발생했다고 이해했다가 실제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따라서 재무회계에서는 이러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 일부 비용항목에 대해서는 미리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보수주의라고 한다. 재무회계에서 말하는 보수주의란 기업의 재무정보가 보다 건전하고 충실하게 작성되기 위해 수익 및 비용의 인식을 신중히 하고자 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실현주의

재무회계에서는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건설공사 등은 사업의 특성상 계약기간이 1년이 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실현주의를 적용시키면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비용만 발생하고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 사업으로 오해하기 쉽다. 만약 실현주의 관점으로 2019년과 2020년도의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면, 이 건설업체는 2019년도에는 수익이 없는 비용만 발생하게 되고, 2020년도에는 공사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하기 때문에 공사업체의 2019년과 2020년의 손익은 완전히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대금을 지급하는 계약조건이 따로 존재하므로 태윤이가 이해하는 것처럼 '계약 기간을 기준으로 50%가 지난 시점에 공사업체가 5천만 원의 수익을 인식하는 게 맞지 않냐'는 태윤이의 생각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다만 건설공사와 같이 장기간 동안의 계약에 의해 매출이 발생하는 수주산업의 경우, 재무회계에서는 '(공사)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원가, 매출원가, 제조원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회계 용어 중 하나가 '원가'다. 경기가 어려울 때면 "요즘 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원가를 빼면) 팔아도 아무것도 안 남는다", "눈물을 머금고 원가 이하로 판매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또한 기업 내에서도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재고자산도 원가다", "원가를 잘 관리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미로 원가를 사용하곤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원가이지만, 막상 "원가가 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원가라는 개념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원가라는 용어는 단순한 것 같지만, 회계에서는 다양한 의미로 활용된다. 제품을 판매할 때 매출에 대응되는 원가는 '매출원가'로 불리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원가는 '제조원가'로 불린다. 또한 판매가격을 정할 때는 제조원가뿐만 아니라 건물임대료, 광고비 및 물류비 등 판매와 관련된 비용을 포함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원가를 '총원가'라고 한다.

 

 

어떻게 배부할까? 

태윤이는 첫 회사 입사동기들과 오랫만에 회식 자리를 가졌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모두 반갑기만 했다. 태윤이처럼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 대학교수가 된 사람 등으로 신분이 변해 있었다. 회사 근처 삼겹살집에서 회식을 마무리하고 태윤이가 계산할 즈음, 서로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아우성치자, 한 친구가 "경기도 어려운데 이럴게 아니라 공평하게 나눠 내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모두 동의하고 1/n로 나누어 냈다.  

 

그런데, 단순히 머릿수로 나누어 처리하는 게 공평한가? 먹고 마시는 양이 각각 다르고, 심지어 게 중엔 소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끼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회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회식비를 배부하는 게 합리적일까? 다행히 회계에서는 돈을 내야 하는 태윤이와 친구들에게 배부하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은, 많이 먹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세지 않는 이상, 각자가 정확하게 몇 점의 삼겹살을 먹고 몇 잔의 소주를 마셨는지를 아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또는 평소에 식성이 많은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이런 기준을 '인과관계 기준'이라고 한다.

 

 

두 번째론 당시에 삼겹살과 소주를 무척 먹고 싶었던 사람이 돈을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만족도와 경제적 효용이 높았을 것이기에. 이런 기준을 '수혜기준 또는 수혜자 부담원칙'이라고 한다. 세 번째론 각자의 월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거나 각자의 순자산에 비례해서 부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라는 건 상대적인 가치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부담능력 기준'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공정성 혹은 공평성 기준'인데, 이는 공정성과 공평성이라는 고상한 목적에 한계가 있다.

 

 

제조간접비 


제조간접비실제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문이다.
태윤이가 운영하는 카페의 경우, 원재료인 커피 원두 등의 직접비는 자주 변한다고는 하지만 판매량이나 생산량과 연동되기 때문에 쉽게 예측이나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원가에는 전기료, 수도료 등 제품 판매량보다는 에어컨 사용 등의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변동되는 간접비도 존재하고, 매장임대료, 커피머신 등의 비용 등도 커피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양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비도 존재한다.

 

 

문제는 현대 사회로 오면서 과거에 비해 제조간접비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성격이 간접비 또는 고정비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커피의 원재료인 원두 등 직접비이자 변동비인 경우에는 판매량과 상관없이 단위당 원가가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고정비의 경우에는 판매량에 따라 단위당 원가가 변동한다.

 

고정비는 특성상 생산 또는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감소하지만, 생산 또는 판매량이 감소할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증가한다. 다라서 실 생산량을 기준으로 고정비를 산출한다면 첫째, 공정비가 확정된 후에야 원가계산이 가능하고 둘째, 고정비 투자에 대응하는 예정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이 다르고 내외부 환경에 다라 생산량이 변동되므로 단위당 제품원가는 크게 출렁인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리 발생금액을 예상해 정상적인 상황에서 예상하는 생산량 또는 정상조업도로 나누어 고정비를 배분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정상원가계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표준원가계산'이 있는데, 이는 현재 원가가 최선의 원가인지, 비능률적 요소가 포함되었는지 판별할 수 있다. 즉 사전에 바람직하고 능률적인 원가를 원가요소별로 정의해 원가를 계산한다.

 

 

감가상각비의 계산  


태윤이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유명 삼계탕 집에 외식 나갔다가 구입한지 한 달도 채 안된 신발을 분실했다. 식당 주인은 피해보상금으로 5만원을 주었다. 하지만, 신발 구입가는 20만 원이 넘는다. 태윤이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회계적인 관점에서는 적절한 보상금액인지, 이런 경우 얼마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신발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신발이라는 자산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신발은 어디에서나 쉽게 구입이 가능하므로 신발의 최초 가치, 즉 취득 가액이 구입가격이라는 사실에는 태윤이나 가게주인도 쉽게 동의할 수 있을 테지만, 신발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구입할 당시의 신발 가격 그대로를 가게 주인에게 보상해달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경우에 이를 반영해 자산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데, 회계에서는 이를 '감가상각'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익과 자산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일치시키는 과정, 즉 '수익비용대응'이 감가상각의 본질이다. 따라서 평소 태윤이가 신발을 구입한 후에 3년 동안 신고 다닌다고 한다면 신발의 비용인식기간, 즉 회계학 용어로 '내용연수'를 3년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감가상각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내용연수 동안 일정하게 감소하는 방식인 '정액법'과 초기에 자산의 가치가 많이 감소할 것을 예상해 초기에 감가상각을 많이 인식하는 '정률법'이 있다. 아무튼 태윤이는 식당 주인에게 20만원에 산 신발의 사용기간은 과거 경험상 3년이고, 시간에 비례해서 가치가 일정하게 감소하므로 1개월 치를 뺀 약 19만 5천 원이라고 요구했다.

 

회계실무에서도 기업에서 주장하는 내용연수와 감가상각법이 합리적임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기업에선 이런 이슈를 해결코자 첫째, 동종업종에서 사용하는 '내용연수'와 '감가상각법'을 그대로 준용하거나 둘째, 과거의 실제 경험치(과거 자산을 취득해 폐기된 기간을 평균화해서 내용연수를 산출)를 산출해서 적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감가상각은 회사, 회계사, 세무당국 간의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회계, 누구에게나 필요한 지식이다

 

책은 이밖에도 영업외손익, 외화환차손익, 외환차손익, 매출채권과 대손충담금, 적정재고자산의 관리법, 자본적 지출과 수익적 지출, 연구개발비, 미지급법인세와 이연법인세, 선수금과 선수수익, 충당부채, 자본의 구조, 흑자도산의 의미, 현금흐름표의 구조, 재무비율의 활용, 다양한 재무비율 등을 순차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젠 회계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모든 이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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