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의 모든 것 -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보는
김낙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세금은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소득에 대해 부과되는 소득세가 있고, 소비에 대해 부과되는 소비세, 그리고 자산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 등이 있다. 마음 한편으로는 이러한 세금을 왜 내야 하는고, 얼마나 내야 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세금이다. - '세금의 의미' 중에서

 

 

세금에 대한 이해

 

이 책의 저자 김낙회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의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세제 실무와 정책을 두루 섭렵한 조세 정책 전문가이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버밍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가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 국세청(1985~1993)과 기획재정부(1993~2018)에서 근무했다.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국장,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재정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조세 정책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세금의 본질, 즉 세금이란 무엇인지, 왜 내야 하는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세금은 정부의 재원을 조달하는 주요 방법이자 소득 양극화 해소, 빈부격차와 불평등 완화같이 자본주의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서부터 중세 유럽을 비롯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세금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역사를 설명해주고, 세금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쉽게 설명해 지금까지 잘 몰랐던 세금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세금에 대한 이론을 OECD 국가 자료 등 각종 표와 그래프를 곁들여 설명하고 조세 정책 결정 과정의 이해를 돕는다. 

 

 

 

 

세금의 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세금은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 왕국 때 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이집트 최초로 통일 왕국을 이룬 메네스 왕조 때 노역勞役과 십일조 형태의 공납은 바로 세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프라테스강에서 번성했던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도 세금이 있엇다. 기원전 2500년대에 수메르 라가시 왕조의 지배자가 세금을 감면했다는 기록이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쐐기긓자에서 확인되고 있다.

 

고대 왕조의 세금은 주로 십일조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세율이 10%였다. 물론 지역과 시대에 따라 세율이 다르기도 했다. 성경의 기록엔 히브리 노예로서 이집트 국무총리가 된 요셉 치하에선 흉년에 대비해 식량 비축 목적으로 20%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또 인도와 중국 등에서도 발견된 세율이 10%, 20%, 25%, 50% 등으로 다양했다.

 

로마 시대로 들어오면서 세금은 다양해진다. 직접세와 간접세인데, 직접세는 주로 인두세와 토지세였고, 간접세는 관세와 통행세가 있었다. 이 제도는 중세 봉건시대에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동양에서의 가장 오래된 조세제도는 중국 주나라의 정전제로 사실상 십일조 형태의 세금이었다. 당시 '우물 정井' 모양으로 9등분한 땅을 백성들에게 배분, 정 가운데 있는 땅은 공동 경작한 후 생산된 곡물을 세금으로 국가에 바치도록 했던 것이다.

 

이후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와 진한시대를 거쳐서 당나라 시대가 되면서 세금제도는 조용조租庸調의형태로 정착되었다. 조租란 토지 사용의 대가로 국가에 납부하는 부담을 말하는 것이고, 용庸이란 국민이 노동력을 국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사람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며, 조調란 특산물을 국가에 바치는 것으로 가구당 부과되었다.

 

한국에서도 최초 국가인 고조선(기원전 2333년~ 기원전 108년)에서도 조세에 관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 역사서 <시경詩經>에는 고조선이 농토를 정리해서 세금을 매겼다는 기록이 있고, <맹자孟子>에는 고조선에서 20분의 1을 세금으로 징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대해 맹자는 단군조선이 중국에 비해 월등히 낮은 세금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궁궐이나 대규모의 사원을 건축하지 않는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아무튼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금의 역사는 불공평과 억압, 그로 인한 저항의 역사였다. 국가의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세금의 수요도 커졌다. 세금의 수요가 커지면서 위정자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저항 없이 수월하게 세금을 거둘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반대로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이다.  

 

 

공평과 효율의 조화

 

세금을 '누구에게 어떻게 부담하도록 할 것인가'는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근본적으로 가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조세부담과 관련한 제도를 설계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핵심가치 '공평''효율'이다. 세금을 국민 모두에게 능력에 맞게 골고루 부담하도록 하면서 세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 그 요체이다.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에서 "세금은 각자의 '능력'에 비례하여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공평의 가치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이다.

 

 

공평의 기준

 

공평에는 수평적 공평수직적 공평이 있다. 수평적 공평"소득이 같으면 세금도 같게" 부담하자는 말이다. 한편 수직적 공평"소득이 다르면 세금도 다르게" 부담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공평을 따지기에 앞서 몇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소득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소득을 개인 기준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부의 소득을 합쳐서 볼 것인지, 과세 기간은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의 문제이다.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득의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선 소득원천설순자산증가설이라는 2가지 입장이 있다. 소득원천설은 어떤 고정된 원천으로부터 발생한 순소득으로서 규칙적, 반복적으로 생기는 재화의 합을 소득으로 보는 것이고, 순자산증가설은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순자산 증가분을 모두 소득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는 소득원천설의 입장에서 과세대상을 열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법인세 부담주체

 

세수 전체 중에서 소득세 다음으로 비중이 큰 법인세는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세법상으로 보면 법인세 부담주체는 법인이다. 법인세법(제2조 납세의무)에 따르면 내국법인과 국내원천소득國內源泉所得이 있는 외국법인은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법인은 법적인 조직일 뿐이므로 세금을 실제로 부담하는 궁극적인 주체는 법인의 주주이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는 부담주체를 달리 분석하고 있다. 법인세는 다양한 형태로 주주, 근로자, 소비자 등 기업과 연관된 개인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주에게는 법인세만큼 배당소득이나 자본이득이 줄어들고, 근로자에게는 법인세로 인해 급여가 일정 수준 낮아지며,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높아지는 형태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주주가 세금부담의 주체라면 법인세의 상당 부분은 외국인이 부담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은 외국인 주주의 비율이 3분의 1을 넘고 있다. 

 

 

 

 

세금, 국가와 국민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

 

세금에 대해서 정부의 생각과 국민의 생각은 크게 차이가 난다. 어떤 사안은 국민들의 시각이 옳은 부분이 있고, 국민들에게 정부의 생각을 좀 더 진솔하게 전달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도 있다. 그런데, 가장 위험한 생각은 국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담시켜 조성된 재원으로 무상 복지에 활용하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다. 이런 식의 세수 정책은 망국의 길을 앞당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BBC 어스 팀 구성원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새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는 재주를 가진 사람, 남극 기상대에서 오랫동안 사진을 찍은 사람, 동물 사진을 보며 생동감 넘치는 관현악을 작곡하는 사람, 거미 다리만 보고도 거미의 이름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사람 등.나는 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남을 인정하고 칭찬할 줄 알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스토리로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이 책의 저자 추스잉대만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강연자다. 대만 가오슝에서 태어났다. 이집트 AUC 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에서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취재 기자, 성우, 라디오 진행자,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을 뿐 아니라 모의 유엔 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에서 철학상담을 공부했으며 10개 국어를 구사한다.

 

현재는 미얀마 산지에서 무장부대가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NGO 네 곳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는 유명 강연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다채로운 이력과 소통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오해를 만들지 않는 소통법을 전수한다. 저서로 <입까지 살아서 가는 생존 영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나에게 주는 10가지 선물>,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등 40여 권이 있다.

 

최근 2~3년 동안 저자는 영국 BBC 어스 팀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이 팀의 책임자는 세계 자연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튼버러 경이었다. 제작자, 카메라맨, 진행자 등 그 팀의 모든 구성원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이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 형제는 몇이며 그 중 몇째인지, 집은 어디이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전혀 알 필요가 없었다. 우리가 보통 자기소개를 할 때 서두부터 열거하는 그런 배경들은 사실 하나도 재미가 없다. 진정으로 개성 있는 사람이란 무언가 한 가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같은 종의 동물은 모두 같을 서라고 생각하지만 펭귄처럼 다 독같아 보이는 동물들도 각자 성격이 잇어요. 똑독한 펭귄, 아둔한 펭귄, 약삭빠른 펭귄, 너그러운 펭귄, 이기적인 펭귄. 60년 간 동물을 촬영하면서 성격이 똑같은 펭귄은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아주 다양해요"

 

이는 애튼버러 경이 저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이를 들은 저자는 자신의 개성이 뭔지 몰라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렸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써기로 마음먹었는데, 바로 이 책이 출간된 동기이다. 책은 말할 때 필요한 핵심 키워드 10 가지를 제시하고 말 속에 뚜렷한 개성을 담아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말하기 전에 듣는 법부터 배운다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

아름다운 사람보다 매력 있는 사람이 된다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한다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갈들을 해결하는 법을배운다

말하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먼저 듣는 법부터 배워라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단 몇 분 만에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비록 초면이지만 저 밑바닥의 영혼까지 끌어올려 상대의 인생 이야기를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상대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원하지만 늘 소비되기만 하는 유명인들은 그것을 더더욱 원한다. 진정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려면 그저 말을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첫 번째 단계가 경청이고, 두 번째 단계가 신뢰를 쌓는 것이며, 질문할 자격이 생기는 건 세 번째 단계에 가야 한다. 하지만 경청할 수 있으려면 진심으로 사람과 대면하기를 좋아하고 낯선 사람에게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언변이 좋아야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커다란 오해다. 나는 어떻게 인터뷰를 하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상대에게서 솔직한 대답을 끌어낼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을 천천히 터득할 수 있었다.

 

 

 

 

매력적인 말하기 방법

 

멋진 접시에 예쁘게 담긴 음식은 테이블에 올라오는 순간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고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앞다투어 사진을 찍고 찬사를 보내겠지만 정말 중요한 핵심은 음식의 맛이다. 맛없는 음식은 아무리 멋진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도 손님이 다시 오게 만들 수 없다. 그렇다. 사람들은 식당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온 것이지 멋진 예술품을 보러 온 게 결코 아니다. 시각적으로 훌륭하다면 첫 시작이 좋다고는 할 수 있지만 최종적인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외모는 훌륭하지만 가창력이 변변치 못한 가수 지망생들을 생각해보라. 아무리 외모와 댄스 실력이 출중하고 무대 효과와 녹음 기술이 화려해도 가창력이 없으면 가수로 성공할 수 없다. 가수에게 가창력은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TV 진행자가 왼쪽 얼굴이 더 잘생겨 보이는지, 오른쪽 얼굴이 더 잘생겨 보이는지, 웃을 때 치아를 얼마나 드러내야 하는지, 자기 목소리가 듣기 좋은지 나쁜지에만 신경 쓰고 말하는 내용을 충실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는 좋은 진행자라고 할 수 없다. 이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화면에 어떻게 보이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라' 말하는  카메라를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똑바로 응시하라는 뜻이다그러지 않으면 산만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출 수가 없다그때의 경험을 통해 자기 외모에 무심한 사람이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보다 훨씬 매력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을 할 때는 아름다운 사람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TV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의 대화법

 

뉴스와 인터넷에서 수많은 갈등과 분쟁 사건을 접할 수 있다. 사회가 선거 때문에 분열되고, 동물보호단체가 불법 사냥꾼에게 잡혀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하고,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미성년자가 전 여자 친구의 애인을 죽이는 일도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인터넷의 악성 댓글 때문에 범죄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갈등, 인간과 환경 사이의 모든 분쟁은 단 한 번만 일어나는 일도 없고 결코 종결되지도 않는다분쟁이 생겼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진정으로 중요하다. 수 많은 갈등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말하기를 해야할까?  책은 이렇게 제시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잇나요?"

"당신이 가장 원하는 게 뭔가요?"

"걱정 말고 내게 맡기세요"

 

 

"말을 잘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 소통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몰 자이언츠가 온다 - 세상을 바꾸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보 벌링엄 지음, 김주리 옮김 / 넥스트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USHG의 대니 메이어'영혼을 지닌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기업이 지닌 '영혼'이 비즈니스를 탁월하고 가치 있게 만든다고 믿고 있었다. "회사의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소통을 지속하지 않으면 영혼은 결코 생겨날 수 없습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경영자라면, 가장 먼저 회사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내가 세운 가치는 무엇이며, 그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그 가치에 대한 내 관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는 경영자의 독백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대화가 되고, 점차 의미 있는 진정한 대화로 변모합니다. … " - '프롤로그' 중에서

 

 

작지만 위대한 기업들 이야기

 

책의 저자 보 벌링엄은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기자로, 최고의 비즈니스 통찰력과 필력을 겸비한 저널리스트이자 경영 사상가다. 1967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공 및 국제문제를 공부했고, 졸업 후 저널리즘계에 뛰어들었다. 여러 매거진을 거치며 기자로 활동했으며,  <하퍼스>, <에스콰이어>, <보스턴글로브> 등 다수의 매체에 글을 기고했다. 1983년부터 33년간 경제전문지 <인크(INC.)>에서 선임기자 및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혁신적인 기업들을 다룬 수많은 기사와 칼럼들을 썼다.

 

 

그가 집필했던 <인크>의 인기 칼럼 '스트리트 스마트'는 2008년에 미국 비즈니스학술지 편집인협회 선정 골드상을 수상했고,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의 최종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1992년에는 '오픈북 경영'에 관한 개념을 알린 <드림 컴퍼니>를 공동 집필했는데, 이 책은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북 100'에 선정되며 수십만 부 이상 팔렸다. 이 책은 <스몰 자이언츠>의 1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초판에서 다루지 못한 이슈와 그동안의 변화를 아우르며 보다 더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바둑용어가 있다. 한때 이 말은 기업의 성공을 담보하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성공한 기업은 꼭 거대해져야만 할까? 비즈니스에서 흔히 회사의 규모와 성공을 같은 것으로 여기며, 성장하고 더 커지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런 고정관념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
 

 

 

성장이 아니면 길이 없다?

 

비즈니스에 관한 우리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전체에서 그리 비중이 크지 않는, 오히려 대단히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장기업이나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벤처기업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경영서적들(<초우량 기업의 조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도 이런 회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기업에만 적용하는 원칙를 마치 '비즈니스의 진리'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 책 <스몰자이언츠가 온다>에서 소개하는 14개 회사들은 이제 신규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만약 당신이 세운 회사가 업계에서 살아남는다면, 머지않아 '얼마나 크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황에 대해 미리 경고를 해주거나 준비하라고 알려주는 이도 없고, 그 시기가 언제인지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

 

앵커 브루잉~ 전통 미국식 소형 맥주 양조장

시티스토리지~ 미국 최고의 기록물 보관 서비스 회사

클리프바~ 유기농 에너지바 및 영양식품 제조회사

ECCO~ 차량용 후진 경고장치 및 황색 경고등 제조회사

해머헤드 프로덕션~ 영화의 CG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O.C. 태너~ 직원 보상 프로그램 및 상패 제작회사

레엘 프리시전 매뉴팩처링~ 노트북 경첩과 같은 동작 제어 제품 디자인 및 제조회사

리듬 앤 휴스~ CG 캐릭터 애니메이션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라이처스 베이브 레코즈~ 음반회사

셀리마 주식회사~ 패션 디자인 및 의류 제조회사

골츠 그룹~ 맞춤형 액자 전문 기업인 아티스트 프레임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회사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 레스토랑 기업

W.L. 버틀러 컨스트럭션~ 종합건설회사

징거맨스 커뮤니티 오브 비즈니시스~ 징거맨스 델리카트슨 및 기타 식품 관련 회사 운영

  

 

성장에 대한 강박증 

우리 사회는 무조건 큰 것이 더 좋다는 게 주류 인식이다. 그래서 모든 경영자들은 최대한 빨리 회사를 성장시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신화를 창조하려고 한다.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런 인식은 경영자에게 성장 강박증으로 압박을 가한다. 특히 사회적 지위와 명성이 연관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징거맨스의 공동창립자 애리 바인츠바이크와 골츠 그룹의 창립자 제이 골츠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당장 성장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성장의 과정을 당연하게 여기는 데서 오는 압박감을 떨쳐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성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 앞에는 당신이 풀어야 할 현실적인 고민거리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을 거고요" - 애리 바인츠바이크

 

"성공한 사업가들에게는 반드시 스스로가 통제해야만 하는 괴로운 측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면 저는 가능한 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내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어딘가에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실수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 항상 걱정에 휩싸여 있었지요. 이런 강박증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강박적인 마인드는 외부의 시선 때문에 더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 제이 골츠

 

 

깨어 있는 서비스

회사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실수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일찍이 뉴욕 레스토랑 업계의 스타로 부상했던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대니 메이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구오메이Gourmet>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훌륭한 고객 서비스가 늘 중시되어 온 이유와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만일 손님이 주문한 리조또에서 작은 나사가 발견된다면, 손님은 당연히 그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겁니다. 이런 건 제가 어떻게 손쓸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그 일을 말하고 나서 '그런데 그 식당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아?'라며 대화를 이어가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은 입소문에 의해 이루어진다. 놀랄 만큼 탁월한 고객 서비스는 업계의 전설이 되고, 언론의 격찬을 받게 된다. 서비스 역시 일종의 기술이다. 단순히 신속하게 주문을 받고, 식지 않은 음식을 서빙하며, 물잔이 엎질러지면 빠르게 치우는 정도의 보편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깨어 있는 서비스'는 손님들이 느끼는 감정적 측면의 기술이다. 즉 '손님들이 우리가 그들 편이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라'는 것이다.

 

 

독자적 사업을 위한 근본적인 성찰

 

흔히 새로운 사업세상을 바꾸고 혁신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치열한 고민 없이 사업을 시작하며, 실제로 극소수의 창립자들만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조직 내부의 현금 흐름만으로도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자본이 없다면 기업의 생존력은 논할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존 단계를 넘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시기에 이르게 되면, 보편적으로 다음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너무 많은 문제와 기회들에 압도되어 미래의 청사진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전략과 전술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조직이나 기업문화에 대해 가져야만 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에 소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몰 자이언트의 창립자와 리더들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탐구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들 모두가 같은 답을 생각해낸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경영 철학과 기업문화와 운영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거인들은 비즈니스 세계의 테두리 안에서 비상장 개인기업이 형성할 수 있는 그들만의 다채로운 세상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훌륭한 조직을 만들어라

"저는 사람들에게 모든 비즈니스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시작 단계, 노력 단계, 성장 단계죠. 저는 회사 운영을 안정화하기까지 10년을 홀로 고군분투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이 단순히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동기를 꺾지 않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지요"

 

이는 골츠 그룹의 창립자 제이 골츠가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스스로 어떤 배움을 얻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얼마나 혹독한 시간을 견뎠는지를 술회하는 말이다. 한때 누군가 회사의 오른팔 역할을 할 만한 인재를 찾아서 고액 연봉을 주라는 제의에 따라, 회사에 경영 부사장을 고용한 적이 있었다. 갈수록 조직의 상황이 악화되어가는 조짐이 보이는데도 부사장은 회사에서 7년 동안 근무를 계속했다.

 

그런데, 이 부사장은 골츠가 원칙으로 삼고 있는 조직 경영과는 거리감이 있었기에 직원이 액자 매장 전시실에 커피 컵을 그냥 둘 정도로 '나태함'만 심어주었다. 골츠는 그 현장을 목격하고 매우 화가 났다. 왜냐하면, 입사 첫날에 '전시장 내 커피 컵 반입 금지'라는 규칙을 철저하게 교육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광경을 두 달 전에도 목격한 바 있었다. 결국 그는 부사장을 해고하고 자신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이후 관리자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되었던 것이다. 결론은 훌륭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거인들에게 탁월한 기업을 향한 목표는

최종 목적지가 아닌 긴 항해의 한 과정에 속하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까지 우리는 서로의 손 꼭 잡고 이별에까지 걸었다. 그 손 놓치지 않으려 너와 나, 참 수고 많았다. 그러니 어렵게 놓고 돌아선 걸음, 너도 나도 너무 아프지 말기를 홀로 놓인 그 역에서 간절히, 간절히 바랐다. 세상 가득 세찬 비가 내렸다. 이별이었다. - '본문' 중에서

 

 

사랑의 모든 순간을 되돌아본다

 

이 책의 저자 이지은은 <짠 하고 싶은 날에>(2016년)로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 바 있다. 사랑, 그리고 이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낌이 없겠지만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이별의 그 순간을.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사랑 에세이 <참 좋았다, 그치>는 사랑의 모든 순간을 포착한 이이영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우리의 마음속 아련한 추억들을 소환해낸다.

 

난 추운 겨울이 정말 싫었다.

혹여 눈이 아닌 비가 내리는 겨울 밤은 더욱 싫었다.

내 곁에 머물던 따스한 온기가 그립기에.

이런 날엔 포장마차 오뎅집으로 발을 향했다.

자주 머물렀던 그 자리에

아직도 온기가 있는지 느껴보려고.

 

난 솔로로 지낸 세월이 참으로 길었다. 사랑이라는 것도 대학생, 그것도 군 전역 후 복학생 시절에 처음 해보았다. 늦바람이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듯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얼굴 때문에 공부를 하다 말고 그녀의 학교 정문으로 내달렸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더욱 그랬다. 당시 고시 공부를 하던 복학생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내 몸은 따로 놀았다. 고시, 결국엔 낙방했다.

 

못된 성격이 발동했다. 그렇게 내게 헌신적이었던 그녀에게 화살을 마구 쏘아댔다. 마음을 다잡고 고시 재수를 하던 친구들이 함께 하자며 내 손을 도서관으로 이끌었지만 영 내 맘이 동하지 않았다. 우선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다시 화이팅하라는 그녀의 응원을 건성으로 듣다가 결국엔 엉뚱한 돌발행동이 나왔다. 이별하자고. 이후 난 밤거리를 오랫동안 걷고 걸었다. 작가의 에세이엔 공감되는 내용이 많이 보였다.

 

 

 

 

겨울이 짙어지던 어느 밤

흰 눈처럼 스며들어

내 안에 봄을 틔운 그대여,

 

우리 둘 함께 걷던

계절들을 여럿 지나

 

낯선 시절에

홀로 멈춰 서 잇는 지금,

 

슬픔이 짙은 이거리를

어떻게 걸어내야 하나.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잇을까

우리는.

 

- 17쪽에서

 

 

이별통보를 받은 여인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 사랑의 길이와 깊이에 비례해서 온갖 마음이 다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붙잡아야 한다는 집착과 갈망, 자신이 뭘 잘못 했는지 반성도 해보다가 이내 배신감이 더 크게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렇다.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떠난 마음은 어찌 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에세이엔 이런 글이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의 눈동자 안에서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46쪽)


"때로는 아무것도 힘주어 노력하지 않기로.
다가오다 사라지고
밀려들다 쓸려나가는 모든 것들을
그저
구경하듯 바라보기로.
견뎌내야 하는 시간에
지지 않기 위하여"(72쪽)

 

 

"그때는 참 많이도 울었다. 출근길 지하철 문 앞에 바짝 붙어서서도 울고, 친구의 이름을 부르다가도 울고, 씩씩하게 잘 지내던 한낮에고 별안간 울음을 터트리고 말앗다. 하루에도 수십 번의 기억의 잔영들이 주변을 일렁였고 매 순간마다 어김없이 눈물은 출어이며 차올랐다. 사랑이란 감정은 나의 모든 것에 관여되어 잇었기에 어떤 작은 몸짓도 그 부재를 피해 안녕할 수 없었다"(196쪽)

 

그럼에도 세월은 우리들의 기억을 서서히 집어심킨다. 그토록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사랑의 순간들이 갈수록 퇴색되어 간다. 얼마전에 우연히 지난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가요 프로그램을 시청했었다. 그런데, 이 소환이 단순히 노래만을 듣는 게 아니라 그 당시 함께했던 사람까지 소환하는 것을 느끼면서 괜히 옆에 있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내도 이런 추억이 있었을까?

 

기적

 

내가 아닌 이의 삶에 기웃거리게 되는 것,
다른 이들이 쥐고 있는 행복이 부럽지 않은 것,
평범한 일상에
누군가가 스며들어
특별한 날들이 되는 것,
내 삶에 또 한 번 그런 기적이 올까요.

(216쪽)

 

 

"사랑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여러분은 가시 있는 도도한 매력의 선인장을 좋아하나요? 작고 귀여워 사랑스러운 다육식물을 좋아하나요? 어떤 것이건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해 족족 죽이는 '식물킬러'라면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딱 좋은 실내화초랍니다. 보기 좋고 손이 많이 가지 않거든요. 이들은 편한 룸메이트가 되어, 여러분의 실내 공간에 독특한 개성과 활력을 불어넣어줄 거예요. 제가 선인장을 사랑하게 된 건 어릴 때 갔던 런던 큐 왕립식물원에서의 경험 때문이었어요. 할머니는 일고여덟 살 난 저를 온실에 데려가셨는데, 그때 본 초록 식물의 모양과 색깔, 감촉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 여러분도 취향에 꼭 맞는 식물이 눈에 들어오면 집으로 데려오세요. 나만의 공간을 초록 친구들로 장식하는 즐거움을 느낄 거예요. - '프롤로그' 중에서

 

 

반려식물 선인장 키우기

 

이 책의 저자 톤웬 존스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로,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있는 마조렐 정원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이 몹시 사랑했던 그곳에서 커다란 선인장을 만나고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은 뒤, 선인장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결혼식을 선인장으로 꾸미고 다육식물로 만든 부케를 들었다. 이후로 식물들은 오랫동안 삶에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영국 브라이튼대학교에서 석사과정으로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파리, 미국, 아이슬란드 등 전 세계를 지도로 구현해내는 맵메이커MAPMAKER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둘러싸인 작업실에서 디자인하는데, 그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늘 초록 친구들이다. 햇살 드는 창가나 책상 한쪽에 올려놓고 이따금씩 쳐다보면 변함없이 초록 에너지로 행복을 준다.

 

나도 일하는 사무실에 다육이를 키우고 있다. 다른 화초에 비해 좋은점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식물이 다 그렇듯이 사랑을 듬뿍 줘야 오래동안 함께 할 수 있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사무실에서의 화초 키우기는 냉난방으로 인해 자칫하면 죽게 되므로 마치 자식처럼 보살펴 줘야 한다. 비록 물주기에 게을러도 된다지만 다육이도 짧은 생을 고할 수도 있다. 통풍과 햇볕의 부족으로 인한 경우가 허다하다. 자. 예쁜 누나의 선인장을 만나러 가보자.

 

 

    

 

 

어떤 식물을 데려올까?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친척이긴 하지만 구별이 된다. 선인장은 작고 납작한 방석처럼 생긴 엽맥葉脈이 있다. 이는 털, 가시, 꽃, 가지 등으로 자랄 수 있다. 다육식물 중에서 흔히 가시가 있는 것을 분류상 선인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선인장이라고 해서 모두 가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즉 가시가 적거나 아예 없는 것도 있다. 반대로 다육식물에 가시가 이쓴 경우도 잇다.  

 

사막이나 가뭄이 심한 곳에서 살았던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를 잘 견뎌낸다. 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몸에 물을 저장해놓으려고 해서 얼마간은 물 없이도 지낼 수 있다. 다육식물의 몸통과 잎, 줄기가 통통하게 살찐 것도 이 때문이에요. 이 친구들은 꽃가게, 시장, 원예용품점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할인점이나 마트는 화분과 가드닝툴을 구하기에 좋다. 요즘엔 온라인 상에서의 구매로 배송까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다육식물을 키울 수 있다. 

 

 

어디에 살게 할까?

우선, 장소를 정하고 여유 공간을 만들어요.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은 햇빛을 아주 좋아하니까, 따뜻한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나 테이블 한쪽에 둔다. 천장에 걸어두는 행잉플랜트는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인기가 좋고, 책꽂이나 선반 위에 두는 것도 괜찮다. 대신 햇빛을 가리는 것은 전부 치운다. 식물이 놓일 공간의 일조량뿐 아니라 여러분의 식물이 습기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 꼭 확인하라. 어떤 다육식물은 습도가 높은 환경을 못 견뎌서 부엌이나 화장실을 싫어한다. 어떤 식물은 반그늘을 좋아해서 구석진 곳이나 높은 장소에 두면 눈에 확 띄어 인테리어 효과도 있다.

 

다육식물은 대부분 직; 몸집보다 조금 더 큰 화분을 좋아한다. 지나치게 큰 화분은 물을 준 후 습기가 오래 지속되어 웃자람의 원인이 된다. 화분이 적당히 커야 물이 잘 빠지고 건저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또 화분에 흙이 지나치게 많으면 물이 잘 빠지지 않을 수 있으니 적당히 담아야 함을 유의하라, 

 

 

어떻게 자랑할 수 있을까?

 

벽지, 가구의 색깔과 느낌을 파악한다. 식물을 놓아둘 장소의 벽면 색깔, 식물과 함께 둘 테이블, 커튼, 침구, 의자 등의 색을 고려해서 화분을 눈에 확 띄게 하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색깔이 어우러지게 한다. 식물과 화분, 주변의 물건들을 그린 계열로 맞추고 벽면은 이를 돋보이게 하는 화이트 또는 베이지 색으로 꾸미면 편안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보색 대비를 적용하면 개성이 넘치고 세련된 분위기가 완성된다. 

 

 

가드닝 도구들

 

화분~ 테리코타화분(흙으로 만든 화분), 구멍이 많은 시멘트화분, 테리리움

깔망~ 화분 밑 구멍에 깐다

흙~ 마사토와 배양토

자갈, 작은 돌~ 미관에 좋고 물빠짐도 좋다

기타~ 물뿌리개, 분무기, 모종삽, 해충약, 원예용 전지가위, 장갑, 이름표 등

 

 

 

이 사진은 지금 사무실에서 키우는 선인장이다. 작은 화분은 이미 죽었고 큰 화분도 현재 시들시들한 상태다. 마침 이 책 내용에 실린 가꾸기를 읽었더니 성장기인 여름엔 물을 자주 주라고 적혀 있다. 너무 물을 주지 않아서 죽은 것 같다. 더구나 직사광선을 싫어한다니 화분의 위치를 바꾸어야 할 것 같다. 나처럼 현재 선인장을 키우고 있거나 앞으로 키울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