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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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어스 팀 구성원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새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는 재주를 가진 사람, 남극 기상대에서 오랫동안 사진을 찍은 사람, 동물 사진을 보며 생동감 넘치는 관현악을 작곡하는 사람, 거미 다리만 보고도 거미의 이름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사람 등.나는 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남을 인정하고 칭찬할 줄 알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스토리로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이 책의 저자 추스잉대만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강연자다. 대만 가오슝에서 태어났다. 이집트 AUC 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에서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취재 기자, 성우, 라디오 진행자,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을 뿐 아니라 모의 유엔 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에서 철학상담을 공부했으며 10개 국어를 구사한다.

 

현재는 미얀마 산지에서 무장부대가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NGO 네 곳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는 유명 강연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다채로운 이력과 소통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오해를 만들지 않는 소통법을 전수한다. 저서로 <입까지 살아서 가는 생존 영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나에게 주는 10가지 선물>,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등 40여 권이 있다.

 

최근 2~3년 동안 저자는 영국 BBC 어스 팀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이 팀의 책임자는 세계 자연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튼버러 경이었다. 제작자, 카메라맨, 진행자 등 그 팀의 모든 구성원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이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 형제는 몇이며 그 중 몇째인지, 집은 어디이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전혀 알 필요가 없었다. 우리가 보통 자기소개를 할 때 서두부터 열거하는 그런 배경들은 사실 하나도 재미가 없다. 진정으로 개성 있는 사람이란 무언가 한 가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같은 종의 동물은 모두 같을 서라고 생각하지만 펭귄처럼 다 독같아 보이는 동물들도 각자 성격이 잇어요. 똑독한 펭귄, 아둔한 펭귄, 약삭빠른 펭귄, 너그러운 펭귄, 이기적인 펭귄. 60년 간 동물을 촬영하면서 성격이 똑같은 펭귄은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아주 다양해요"

 

이는 애튼버러 경이 저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이를 들은 저자는 자신의 개성이 뭔지 몰라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렸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써기로 마음먹었는데, 바로 이 책이 출간된 동기이다. 책은 말할 때 필요한 핵심 키워드 10 가지를 제시하고 말 속에 뚜렷한 개성을 담아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말하기 전에 듣는 법부터 배운다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

아름다운 사람보다 매력 있는 사람이 된다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한다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갈들을 해결하는 법을배운다

말하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먼저 듣는 법부터 배워라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단 몇 분 만에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비록 초면이지만 저 밑바닥의 영혼까지 끌어올려 상대의 인생 이야기를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상대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원하지만 늘 소비되기만 하는 유명인들은 그것을 더더욱 원한다. 진정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려면 그저 말을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첫 번째 단계가 경청이고, 두 번째 단계가 신뢰를 쌓는 것이며, 질문할 자격이 생기는 건 세 번째 단계에 가야 한다. 하지만 경청할 수 있으려면 진심으로 사람과 대면하기를 좋아하고 낯선 사람에게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언변이 좋아야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커다란 오해다. 나는 어떻게 인터뷰를 하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상대에게서 솔직한 대답을 끌어낼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을 천천히 터득할 수 있었다.

 

 

 

 

매력적인 말하기 방법

 

멋진 접시에 예쁘게 담긴 음식은 테이블에 올라오는 순간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고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앞다투어 사진을 찍고 찬사를 보내겠지만 정말 중요한 핵심은 음식의 맛이다. 맛없는 음식은 아무리 멋진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도 손님이 다시 오게 만들 수 없다. 그렇다. 사람들은 식당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온 것이지 멋진 예술품을 보러 온 게 결코 아니다. 시각적으로 훌륭하다면 첫 시작이 좋다고는 할 수 있지만 최종적인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외모는 훌륭하지만 가창력이 변변치 못한 가수 지망생들을 생각해보라. 아무리 외모와 댄스 실력이 출중하고 무대 효과와 녹음 기술이 화려해도 가창력이 없으면 가수로 성공할 수 없다. 가수에게 가창력은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TV 진행자가 왼쪽 얼굴이 더 잘생겨 보이는지, 오른쪽 얼굴이 더 잘생겨 보이는지, 웃을 때 치아를 얼마나 드러내야 하는지, 자기 목소리가 듣기 좋은지 나쁜지에만 신경 쓰고 말하는 내용을 충실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는 좋은 진행자라고 할 수 없다. 이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화면에 어떻게 보이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라' 말하는  카메라를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똑바로 응시하라는 뜻이다그러지 않으면 산만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출 수가 없다그때의 경험을 통해 자기 외모에 무심한 사람이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보다 훨씬 매력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을 할 때는 아름다운 사람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TV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의 대화법

 

뉴스와 인터넷에서 수많은 갈등과 분쟁 사건을 접할 수 있다. 사회가 선거 때문에 분열되고, 동물보호단체가 불법 사냥꾼에게 잡혀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하고,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미성년자가 전 여자 친구의 애인을 죽이는 일도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인터넷의 악성 댓글 때문에 범죄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갈등, 인간과 환경 사이의 모든 분쟁은 단 한 번만 일어나는 일도 없고 결코 종결되지도 않는다분쟁이 생겼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진정으로 중요하다. 수 많은 갈등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말하기를 해야할까?  책은 이렇게 제시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잇나요?"

"당신이 가장 원하는 게 뭔가요?"

"걱정 말고 내게 맡기세요"

 

 

"말을 잘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 소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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