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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자이언츠가 온다 - 세상을 바꾸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보 벌링엄 지음, 김주리 옮김 / 넥스트북스 / 2019년 8월
평점 :
USHG의 대니 메이어는 '영혼을 지닌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기업이 지닌 '영혼'이 비즈니스를 탁월하고 가치 있게 만든다고 믿고 있었다. "회사의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소통을 지속하지 않으면 영혼은 결코 생겨날 수 없습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경영자라면, 가장 먼저 회사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내가 세운 가치는 무엇이며, 그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그 가치에 대한 내 관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는 경영자의 독백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대화가 되고, 점차 의미 있는 진정한 대화로 변모합니다. … " - '프롤로그' 중에서
작지만 위대한 기업들 이야기
책의 저자 보 벌링엄은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기자로, 최고의 비즈니스 통찰력과 필력을 겸비한 저널리스트이자 경영 사상가다. 1967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공 및 국제문제를 공부했고, 졸업 후 저널리즘계에 뛰어들었다. 여러 매거진을 거치며 기자로 활동했으며, <하퍼스>, <에스콰이어>, <보스턴글로브> 등 다수의 매체에 글을 기고했다. 1983년부터 33년간 경제전문지 <인크(INC.)>에서 선임기자 및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혁신적인 기업들을 다룬 수많은 기사와 칼럼들을 썼다.
그가 집필했던 <인크>의 인기 칼럼 '스트리트 스마트'는 2008년에 미국 비즈니스학술지 편집인협회 선정 골드상을 수상했고,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의 최종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1992년에는 '오픈북 경영'에 관한 개념을 알린 <드림 컴퍼니>를 공동 집필했는데, 이 책은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북 100'에 선정되며 수십만 부 이상 팔렸다. 이 책은 <스몰 자이언츠>의 1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초판에서 다루지 못한 이슈와 그동안의 변화를 아우르며 보다 더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바둑용어가 있다. 한때 이 말은 기업의 성공을 담보하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성공한 기업은 꼭 거대해져야만 할까? 비즈니스에서 흔히 회사의 규모와 성공을 같은 것으로 여기며, 성장하고 더 커지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런 고정관념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
성장이 아니면 길이 없다?
비즈니스에 관한 우리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전체에서 그리 비중이 크지 않는, 오히려 대단히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장기업이나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벤처기업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경영서적들(<초우량 기업의 조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도 이런 회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기업에만 적용하는 원칙를 마치 '비즈니스의 진리'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 책 <스몰자이언츠가 온다>에서 소개하는 14개 회사들은 이제 신규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만약 당신이 세운 회사가 업계에서 살아남는다면, 머지않아 '얼마나 크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황에 대해 미리 경고를 해주거나 준비하라고 알려주는 이도 없고, 그 시기가 언제인지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
앵커 브루잉~ 전통 미국식 소형 맥주 양조장
시티스토리지~ 미국 최고의 기록물 보관 서비스 회사
클리프바~ 유기농 에너지바 및 영양식품 제조회사
ECCO~ 차량용 후진 경고장치 및 황색 경고등 제조회사
해머헤드 프로덕션~ 영화의 CG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O.C. 태너~ 직원 보상 프로그램 및 상패 제작회사
레엘 프리시전 매뉴팩처링~ 노트북 경첩과 같은 동작 제어 제품 디자인 및 제조회사
리듬 앤 휴스~ CG 캐릭터 애니메이션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라이처스 베이브 레코즈~ 음반회사
셀리마 주식회사~ 패션 디자인 및 의류 제조회사
골츠 그룹~ 맞춤형 액자 전문 기업인 아티스트 프레임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회사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 레스토랑 기업
W.L. 버틀러 컨스트럭션~ 종합건설회사
징거맨스 커뮤니티 오브 비즈니시스~ 징거맨스 델리카트슨 및 기타 식품 관련 회사 운영
성장에 대한 강박증
우리 사회는 무조건 큰 것이 더 좋다는 게 주류 인식이다. 그래서 모든 경영자들은 최대한 빨리 회사를 성장시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신화를 창조하려고 한다.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런 인식은 경영자에게 성장 강박증으로 압박을 가한다. 특히 사회적 지위와 명성이 연관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징거맨스의 공동창립자 애리 바인츠바이크와 골츠 그룹의 창립자 제이 골츠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당장 성장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성장의 과정을 당연하게 여기는 데서 오는 압박감을 떨쳐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성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 앞에는 당신이 풀어야 할 현실적인 고민거리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을 거고요" - 애리 바인츠바이크
"성공한 사업가들에게는 반드시 스스로가 통제해야만 하는 괴로운 측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면 저는 가능한 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내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어딘가에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실수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 항상 걱정에 휩싸여 있었지요. 이런 강박증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강박적인 마인드는 외부의 시선 때문에 더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 제이 골츠
깨어 있는 서비스
회사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실수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일찍이 뉴욕 레스토랑 업계의 스타로 부상했던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대니 메이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구오메이Gourmet>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훌륭한 고객 서비스가 늘 중시되어 온 이유와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만일 손님이 주문한 리조또에서 작은 나사가 발견된다면, 손님은 당연히 그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겁니다. 이런 건 제가 어떻게 손쓸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그 일을 말하고 나서 '그런데 그 식당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아?'라며 대화를 이어가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은 입소문에 의해 이루어진다. 놀랄 만큼 탁월한 고객 서비스는 업계의 전설이 되고, 언론의 격찬을 받게 된다. 서비스 역시 일종의 기술이다. 단순히 신속하게 주문을 받고, 식지 않은 음식을 서빙하며, 물잔이 엎질러지면 빠르게 치우는 정도의 보편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깨어 있는 서비스'는 손님들이 느끼는 감정적 측면의 기술이다. 즉 '손님들이 우리가 그들 편이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라'는 것이다.
독자적 사업을 위한 근본적인 성찰
흔히 새로운 사업은 세상을 바꾸고 혁신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치열한 고민 없이 사업을 시작하며, 실제로 극소수의 창립자들만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조직 내부의 현금 흐름만으로도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자본이 없다면 기업의 생존력은 논할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존 단계를 넘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시기에 이르게 되면, 보편적으로 다음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너무 많은 문제와 기회들에 압도되어 미래의 청사진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전략과 전술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조직이나 기업문화에 대해 가져야만 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에 소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몰 자이언트의 창립자와 리더들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탐구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들 모두가 같은 답을 생각해낸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경영 철학과 기업문화와 운영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거인들은 비즈니스 세계의 테두리 안에서 비상장 개인기업이 형성할 수 있는 그들만의 다채로운 세상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훌륭한 조직을 만들어라
"저는 사람들에게 모든 비즈니스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시작 단계, 노력 단계, 성장 단계죠. 저는 회사 운영을 안정화하기까지 10년을 홀로 고군분투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이 단순히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동기를 꺾지 않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지요"
이는 골츠 그룹의 창립자 제이 골츠가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스스로 어떤 배움을 얻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얼마나 혹독한 시간을 견뎠는지를 술회하는 말이다. 한때 누군가 회사의 오른팔 역할을 할 만한 인재를 찾아서 고액 연봉을 주라는 제의에 따라, 회사에 경영 부사장을 고용한 적이 있었다. 갈수록 조직의 상황이 악화되어가는 조짐이 보이는데도 부사장은 회사에서 7년 동안 근무를 계속했다.
그런데, 이 부사장은 골츠가 원칙으로 삼고 있는 조직 경영과는 거리감이 있었기에 직원이 액자 매장 전시실에 커피 컵을 그냥 둘 정도로 '나태함'만 심어주었다. 골츠는 그 현장을 목격하고 매우 화가 났다. 왜냐하면, 입사 첫날에 '전시장 내 커피 컵 반입 금지'라는 규칙을 철저하게 교육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광경을 두 달 전에도 목격한 바 있었다. 결국 그는 부사장을 해고하고 자신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이후 관리자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되었던 것이다. 결론은 훌륭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거인들에게 탁월한 기업을 향한 목표는
최종 목적지가 아닌 긴 항해의 한 과정에 속하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