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독서모임에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읽었다. 그러고 나니 뭔가 괴테의 문학작품으로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집어 들었다. 사실은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을 읽어볼까 했는데 워낙 분량이 많은 책이라 기권. 

중고등학생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을 때는 사랑이야기 치고 참 재미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한창 유행하던 하이틴 로맨스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에 비하면 베르테르는 얼마나 초라했던가.  

이 나이에 다시 읽으려니 나의 풋풋했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살짝 감개가 무량해지는 듯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베르테르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고 점점 "베르테르는 오버쟁이~"라는 느낌만 확실하게 다가왔다. 질풍노도문학을 이끌었던 괴테의 낭만주의적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독서모임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슬픔'은 제대로 못느끼고 베르테르의 '오버'가 좀 안타깝기는 했다. 미안하지만 나 같아도 베르테르 같은 인물은 사양이다. 뭐, 베르테르도 나를 사양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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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0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학교때인가 국어선생님이 베르테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엄청 반해가지고 책을 읽었었는데 아주아주아주아주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 읽으면 좀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지만, 그 때 읽었던 지루함이 너무 생생해서(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지루했다는 느낌만이 살아있어요) 다시 읽어볼 엄두가 안나네요.
그런데 중고등학교때 읽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분이 여기 또 계셨군요! 하핫

섬사이 2010-12-06 11:31   좋아요 0 | URL
베르테르의 안티팬이 여기 또 한 분 계셨군요! ^^

마노아 2010-12-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학교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어요. 저는 무척 재밌었어요. 막 울면서 봤다능...
근데 지난 주에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당첨되어서 보러 갔는데, 베르테르가 롯데를 사랑했고, 그녀는 시집 갔고, 베르테르가 자살했다는 것 말고는 내용이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게 슬펐어요. 흑... 뮤지컬은 좋았어요. 10만원자리 좌석을 공짜로 봤다는 것이 더 흐뭇했다는 게 맞을 테지만요. ㅎㅎㅎ

섬사이 2010-12-06 11:34   좋아요 0 | URL
젊은 베르테르를 읽으면서 좀 과장된 몸짓이 오가는 연극무대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실제 연극에선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막 울면서 읽었다니, 저랑 너무 차이가 나잖아욧!^^
제가 감당하기엔 베르테르의 감정이 너무 넘쳤어요.
제 감성의 그릇이 너무 작나봐요..쩝~!!

비로그인 2010-12-0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아름다운 여인들은 죄다 결혼한 여인들이군요.

섬사이 2010-12-06 11:40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남자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치명적 매력이 남아있는 유부녀라...
음....
그거 좋은 거죠? 아닌가?
뭐,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지만..(그게 자랑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