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독서모임에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읽었다. 그러고 나니 뭔가 괴테의 문학작품으로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집어 들었다. 사실은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을 읽어볼까 했는데 워낙 분량이 많은 책이라 기권.
중고등학생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을 때는 사랑이야기 치고 참 재미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한창 유행하던 하이틴 로맨스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에 비하면 베르테르는 얼마나 초라했던가.
이 나이에 다시 읽으려니 나의 풋풋했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살짝 감개가 무량해지는 듯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베르테르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고 점점 "베르테르는 오버쟁이~"라는 느낌만 확실하게 다가왔다. 질풍노도문학을 이끌었던 괴테의 낭만주의적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독서모임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슬픔'은 제대로 못느끼고 베르테르의 '오버'가 좀 안타깝기는 했다. 미안하지만 나 같아도 베르테르 같은 인물은 사양이다. 뭐, 베르테르도 나를 사양할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