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어린이 도서관인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이하 ‘책엄책아’)에 비니를 데리고 들르곤 한다. 공공도서관이 사무적이고 경직된 분위기인데 반해 책엄책아는 엄마와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때론 먹고 마시고 뒹굴면서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니는 책을 읽기보다 ‘놀러’간다. 어느 날은 그림책 한 권 보지 않고 도서관 안에 있는 인형들을 가지고 놀기만 하다가 돌아온 적도 있다.
오늘도 멜론과 방울토마토, 빵, 우유를 싸가지고 책엄책아 도서관으로 놀러(?) 갔다. 김소희 도서관장님은 <참 좋은 엄마의 참 좋은 책 읽기>란 책을 내신 분인데 하얀 얼굴에 가녀린 몸, 작은 목소리와 함께 개구쟁이들의 소란을 너그럽게 받아주는 넓은 품을 가지셨다.
앉은뱅이 책상 앞에 앉아서 가져온 스케치북이며 크레파스를 꺼내놓고 비니와 놀이 한 판을 벌이려고 하는데 관장님이 손짓을 하셨다.
“시리동동의 권윤덕 선생님이 오셨어요. 얼른 싸인 받으세요.”하며 웃으신다.
히익~~ 이게 웬 횡재람.
비니 스케치북의 깨끗한 면을 펼쳐들고 조심조심 권윤덕 선생님 곁으로 다가갔다.
“저.. 선생님. 싸인 좀 해주세요.”
스케치북을 내밀다가 권윤덕님 앞에 놓여있던 물컵을 쏟는 소동을 벌여가며 소중한 싸인 한 장을 얻었다. (이렇게 뿌듯할 수가..)
그리고 덤으로 즉석에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방’이 펼쳐졌다.
물론 권윤덕님이 직접 진행을 해주셨다.
<시리동동 거미동동> 책도 읽고, 직접 꼬리따기 노랫말도 지어보고, 권윤덕님이 직접 연필로 스케치한 토끼, 까마귀, 소녀의 그림에 색칠해 오려서 나무젓가락에 붙이는 미술작업까지..
비니는 까마귀를 골라 놓고는 색칠을 뒷전이고 풀어놓은 싸인펜과 크레파스, 색연필, 나무젓가락을 만지작거리는 데 정신이 팔려, 내가 다 해버렸다는 게 아쉬웠다.
‘이야기방’에 모인 아이들이 비니같은 서너살 꼬마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아이까지 그 대상의 범위가 너무 넓은 탓에 좀 산만하긴 했지만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어린이 책 작가이셔서 그런지 아이들의 엉뚱하고 장난끼 어린 소소한 말까지 웃는 얼굴로 얼마나 다정하게 받아주시던지..
비니는 <시리동동 거미동동> 책을 즐겨봤기 때문인지 관심을 보였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엄마 시리동동 봤지?” 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즐겁게 기억하곤 했다.
권윤덕님을 만나고 싸인을 받은 기념으로 책엄책아에서 권윤덕님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라는 그림책을 빌려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