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부엌에 초파리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1층이라서 그런걸까?
여기로 이사오기 전엔 여름에도 초파리들을 보지 못했었는데 말이다.
정말 끔찍하게도 싫은데 코딱지만한 녀석들이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과 왕성한 번식력을 가졌는지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게다가 장소가 부엌인지라 함부로 살충제를 뿌려대지도 못한다.

그래서 고심끝에 화원에서 '긴잎 끈끈이 주걱'이라는 식충식물을 사왔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괴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생긴 걸로 따지자면 파리지옥에 비하면 무난한 스타일을 가진 식충식물이다.
그런데도 이런 묘하게 괴기스런 느낌이 드는 건
살아 있는 생명체를 죽이기 위해 다른 생명체를 이용하는 데서 오는 것 같다.
마치 살인청부를 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느낌이랄까..

폴폴거리며 천진스럽게 날아다니는 초파리들에게 어쩐지 미안하단 생각이..
초파리와 긴잎끈끈이주걱과 나,
이렇게 셋 중에 가장 흉물스러운 존재는 바로 나인것 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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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2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 녀석들이 정말로 초파리들을 잡아먹어요? 막 이상한 상상으로 폭주하는 중 ^^;

섬사이 2007-08-31 08:58   좋아요 0 | URL
잡아먹는다기 보다 잎 가장자리에 숭숭 나있는 털에서 나오는 점액질로 초파리를 도망가지 못하게 붙여놓고는 체액을 빨아들여 뱀파이어에게 당한 사람처럼 고사시키는 것 같아요.... ^^;;

치유 2007-08-2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저희 부엌에도 바나나 사오면 꼭 초파리들이 설치고 다녀요..
그렇다고 식충식물을 사다 둘 배꽃은 못되고..오늘도 모기약으로 몽땅 잡아버릴까 생각중입니다..아님 바나나를 얼른 먹어치워버리든지..
섬사이님..평안하신지요?/

섬사이 2007-08-31 09: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여름에 과일을 많이 먹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부엌에 모기약 뿌리는 것도 어쩐지 찝찝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뽀가 사달라고 조르기도 해서 집안에 들여놓게 되었어요.

향기로운 2007-08-2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에도 섬뜩하네요^^;; 진짜 잡아먹는거는 보셨어요? 궁금궁금^^;;

섬사이 2007-08-31 09:02   좋아요 0 | URL
이파리에 초파리들이 붙어서 죽어있기는 해요. 100% 박멸의 효과는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초파리 박멸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기는 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