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가 콕삭키바이러스 A-2, A-4, A-9, A-16, B-3, B-4, B-5 형등과 함께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등의 감염으로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성 질환에 걸렸다.

이 병 치료엔 특효약이 없어 대증치료만 한다. 이 바이러스가 드물게 뇌수막에 침입하여 무균성 뇌수막염을, 뇌에 침입하여 바이러스성 뇌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합병증이 없는 한 며칠동안 조금 앓다가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이 병에 걸리면 붉은 발진이 인두 점막, 입 안 점막,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 병을 수족구병, 또는 수족구 증후군이라고 한다.

밖에서 하루 종일 놀았으니 어디선가 병이 옮을만도 하다.  지난 금요일 밤에 열이 39도를 육박하기에 집에서 이부펜 시럽을 먹이고 하룻밤을 보냈다.  토요일 오전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수족구란다.  손등과 허벅지 안쪽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보여서 혹시 음식을 잘못 먹은 게 아닐까 했었는데 아니었다. 

입안이 심하게 헐어서 아이가 아플텐데 밥은 잘 먹었냐고 의사가 물었다.  비니? 잘 먹었다. 그날 금요일에도 귤, 수박, 어묵, 튀김에  버섯볶음과 김치, 게장, 김, 고등어 등등을 반찬으로 밥도 잘 먹었었다.  의사 말이 아이가 고생을 좀 할 거란다. 

집에 돌아와 아플까봐 긴장하고 죽을 줬는데 잘만 받아 먹는다.  물김치에 들어간 무를 집어서는 으적으적 잘도 깨물어 먹었다. 지니랑 뽀가 먹는 새우깡도 희한하게 잘 먹었다.  수족구 걸린 애 맞나 싶게..

병원에서 준 약을 먹였더니 열은 떨어졌건만, 약에 취했는지 애가 헤롱헤롱이다. 기운 없이 축 쳐져서는 이리 쓰러지고 저리 눕고 한다.  밖에 나가 놀기를 그리도 좋아하던 녀석이 늘어진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쓰러웠다. 

오늘 일요일 아침, 비니는 죽을 마다하고는 씨리얼을 우유에 말아 달란다. 아무거라도 입에 땡기는 대로 먹어다오, 하는 마음으로 바나나를 잘게 썰어 섞어서 주었다.  입에 넣었다가 아프다고 울어대면 어쩌나 했는데 준 걸 다 먹고는 더 달란다.  이것 참.. 점심엔 밥을 냠냠 잘도 먹고, 부라보콘도 하나 또 먹었다. 

"얘는 수족구를 약하게 하고 지나가려나봐.."  어떤 애는 증상이 너무 심해서 물도 못마시고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기도 한다는데, 비니는 밖에서 그 긴시간을 버티고 놀던 체력으로 무난히 넘어가 주는 게 아닐까 하는 바램을 담으며 옆지기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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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6-2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고.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아플 때 가장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섬사이 2007-06-25 07:5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벌써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열이 떨어지고 나니까 다시 활발해졌어요.

치유 2007-06-2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먹으니 그렇게 잘 버틸 힘이 생길거에요..님들의 사랑으로..건강하길,,

섬사이 2007-06-26 01:26   좋아요 0 | URL
오늘 병원에 갔었는데 의사가 그러더군요. "다른 애들보다 심한 것 같은데 이쁘기도 하지, 아무거나 잘 먹는다니.." 아무래도 비니가 좀 둔한가봐요. 아니면 먹는 거에 대한 집착이 통증을 눌러버렸거나. 암튼 잘 먹으니까 엄마인 저로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