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어린이집은 말이다. 절대로 상가 건물에 바깥 놀이 공간 하나 없이 지저분한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그런 어린이집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어린이집은 2,3층 높이의 빌딩같은 건물에다가 앞에 온갖 유치뽕짝의 알록달록한 장식을 해놓은 그런 어린이 집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어린이집은 말이다.
단층 단독 건물이었으면 좋겠다. 어린이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햇빛과 꽃나무가 가득한 마당이 있고, 폭신폭신하게 모래가 깔린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거기다가 커다란 나무가 한,두 그루 쯤 있어서 아이들이 나무 아래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소꿉놀이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단층 건물이라 나즈막한 지붕을 얹고 있는 어린이집 건물로 들어서면 나무바닥 마루가 깔려 있었으면 좋겠다. 창문이 많아서 바람도 햇볕도 잘 들고났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선생님으로서의 그 고단하고 피곤한 직분을 이겨나가실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엄마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들 앨범에 사진을 정리해 꽂아주고, 일일이 0000년 00월 00일 000에서 어쩌구 저쩌구 입에 발린 칭찬만 담은 꼬리표 쪽지를 끼워주지 않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럴 시간에 아이들을 위한 교구 연구와 지도 방법에 열성을 기울여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계신 곳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글자와 숫자를 가르치기 전에 사람들 사이에서 나누는 정이란 게 어떤 건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몸에 익히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어제 오전에 비니를 데리고 엄마들 사이에 평판이 좋은 어린이집에 다녀왔다. 그런데.. 너무너무 맘에 드는 거다. 선생님들이야 겪어보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건물이나 주위 환경이 너무 맘에 들었다.
입소신청을 했으나 올해는 불가능하고(올해는 보낼 생각도 없지만), 내년에도 어려우며(내년에 보내는 것도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으니까), 후년에도 어떻게 될 지 말씀드리기 어렵단다.(후년이면 다섯살인데, 그 땐 좀 어떻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정 안되면 한 해 더 기다릴 수도 있다.)
입소신청을 하고 나오는데 비니가 집에 안가겠다고 떼를 쓴다. 결국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한 번 타는 걸로 겨우 달래서 데리고 왔다.
제발, 그 어린이집과 인연을 맺을 수 있기를...이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