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학부모회 모임에 불참했었는데, 그 일로 지니네 반 엄마가 전화를 했다.
학부모회에서 언급되었던 여러 사항들에 대해 알려주려고 전화를 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사실 지니가 학급회장이 된 덕분에 의무감에 가입한 모임이라 그리 적극적으로 참여할 마음도 없었고, 아직은 어린 비니를 데리고 시끌벅적한 자리에 끼이는 것도 별로 내키지도 않았고, 이런저런 핑계와 이유를 갖다 붙여서 학부모회 모임의 2학년 엄마들끼리 점심먹자는 자리에 쏙 빠져버렸던 것이다.
내가 먼저 전화를 해서 물어봤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신경쓰는 것 조차도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차일피일 미루었더니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애들 시험 때 시험감독을 해야 하는데 다행히 중간고사 때는 2학년 엄마들은 빠지기로 했단다. 정말 다행이었다. 서로 시험감독을 하려고 하는 바람에 너무 경쟁률이 높아져서 2학년 엄마들이 다음 번에 하기로 한 거라는데, 참,,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빠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어떤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일을 맡을 수 있을까 하고 있으니.. 내가 엄마로서 너무 소극적인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5월 중 하루 급식검수하러 7시까지 학교에 가야 한단다. 7시에서 10시까지 하면 된다니 그 날 하루 남편에게 늦은 출근을 부탁해야할 듯하다.
전화 해준 엄마가 끝에 하는 말,
"어떤 반은 회장 엄마가 애들 수련회 갈 때 도시락을 맡는다던데, 그건 어때요?"
"?"
"그냥 김밥 두 줄 정도씩 준비하면 된다던데.."
"아.. 김밥 두 줄 씩 해서 김밥집에 주문해주면 되는 건가요?"
그래서 수련회 때 지니네 반 아이들 김밥을 맡게 되었다. 어제 학교 담임선생님께 전화해서 말씀드렸더니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김밥집에 주문하면 김밥 두줄을 쿠킹호일에 둘둘 말아 줄텐데 영 찜찜하다. 머리를 좀 굴려봐야겠다.
늘 뒤로 한참 물러서서 구경만 하던 엄마가 제대로 학부모 노릇하려니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