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가 학원에서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6시 30분경...정규 학원 시간표대로 하자면 집에서 3시 50분에 나가서 학원차를 타고 학원에 갔다가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시간이 6시 30분 정도가 된다.
그런데 요즘 계속 기말고사 특강이랍시고 3시 30분까지 오라고 해서 우리뽀는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 벗어놓고 손씻고 간식 좀 챙겨먹고는 곧바로 학원행이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네번은 정규학원수업이 끝나고 나서 다시 보충한답시고 한시간 정도를 더 붙잡아 놓는다. 거기다가 토요일에도 나오라고 부른다. 신나는 놀토에 학원가는 심정이 어떠랴..
그런데 어제는 뽀가 학원에서 전화를 했다. "엄마, 오늘 학원 보충이 8시에 끝날거래요. 늦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구요."한다. 아이구 불쌍한 녀석.. 이눔의 학원이 미쳤구나. 초둥학교 5학년짜리를 세시 반부터 여덟시까지 장장 네시간 반을 붙잩아 앉히다니.. 이래가지고 어디 질려서 공부를 하겠는가 말이다. 어제는 더군다나 그 전날 시댁이며 친정에 다녀오느라 장을 보지 못해 도시락도 못싸주고 학원매점에서 사먹으라고 돈만 쥐어준 것이 내내 맘에 걸려 뽀가 올때까지 한숨만 푹푹 나왔다.
뽀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학원선생님한테 전화해서 너는 보충수업에서 빼달라고 하면 어떨까, 너무 힘들면 학원을 끊으줄까 물어보기로 하고 아들오기만 기다렸다. 생각보단 생생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녀석, 보충수업에서 빼달라고 말해줄까 아예 학원을 끊는 건 어떨까 떠봤더니 이녀석, 의외로 싫단다. 오히려 날 안심시키려고 "엄마, 이상하게 오늘 시간이 빨리 가서 힘들지 않았어. 그리고 이제 친구들도 사귀고 해서 재밌어."한다. "그래도, 힘들지?"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남편이 어제 일찍 퇴근해와서 몸이 찌뿌둥하다고 찜질방에 간다길레 아들녀석도 같이 보냈다. 갈까말까 망설이더니 따라나섰다. 돌아와서는 학원숙제 걱정을 한다. 숙제때문에 아빠랑 찜질방 가는 걸 망설였었다나?
"내일 학원 가지마. 엄마가 선생님한테 얘기할게." 그 순간 환하게 웃는 아들 얼굴... 그래, 뭐 기말고사를 보는 수요일에 학원에 가지말라고 하려고 했는데 하루 앞당기는 것 뿐이다. 내일은 그냥 놀아라, 아무 걱정 없이 그냥 놀아라.. 놀아라. 놀아라. 놀아라. 그냥 할일없이 뒹굴뒹굴 거리던지, 컴퓨터 게임 속에 빠져서 우당탕탕 부딪쳐가며 스트레스를 깨부수어버리던지, 마음대로 해라.
우리 아이들 어쩌다 한 번은 그럴 자격이 있지 않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