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2023년 가을호 - 통권 183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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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녹색평론 183 2023년 가을호를 읽었단다. 세 달에 한번씩 아빠를 각성하게 해주는 녹색평론이란다. 올 여름 정말 더웠잖니. 오래 전부터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하던 기후위기가 이제는 현실이 되어 우리를 괴롭히고 있구나. 뿐만 아니라 핵오염수를 대놓고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단다. 강력하게 항의를 해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는 오히려 일본의 핵오염수를 변명하고 있으니, 지금 내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또 지난 여름 새만금 간척지에서 진행된 세계 잼버리 대회를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력까지더운 여름을 더 덥게 만드는 일들이 무척 많이 일어났단다.

녹색평론이 더 바빠지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이 가슴 아프구나. 녹색평론이 쓸 것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녹색평론은 점점 두꺼워질 것 같구나.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감하여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빠 주위에는 녹색평론을 읽는 분이 잘 안 보이는구나.


1.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핵오염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핵오염수에 대해서 안전하다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이 창피하단다. 일본 정부로부터 무슨 큰 대가를 받기로 한 것인지, 아니며 무슨 큰 약점을 잡힌 것인지, 왜 그런 친일 스탠스를 잡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는구나. 핵발전소의 오염수 방출은 이미 몇 년 전에 OECD에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했단다. 하지만 일본은 무슨 로비를 했는지, 그냥 바다에 버린다. 일본은 그렇다 쳐도 왜 우리나라 정부는 그들을 옹호하는지우리날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비판하는 전문가가 고발당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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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핵발전소 사고가 난 곳에, 아무리 안전기준 이내라고 하더라도 오염수를 생태계에 버리는 것을 정당화하기란 매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6년 보고서에서 말했다.(<핵발전소 사고 이후의 방사능 폐기물 관리>), 그러나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다르다. 인류는 7등급 핵사고 재난이 발생한 후쿠시마, 바로 그곳에서 130t의 방사능 폐수가 바다로 투기되는 것을 목격한다. 핵공학자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남해에 도달하는 데에 걸릴 시간을 공무원들과 다르게 말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나는 그가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 한국은 달라졌다. 공무원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과학자가 경찰조사를 받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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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에서도 비이성적인 우리나라 대통령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창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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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

그 정점에 한국의 대통령이 있다. 도쿄전력은 일본 법령에서 원자력 사업자이다. 작년에 오염수 투기 실시계획 허가를 일본 원자력규제청에 신청했다. 신청서에 이렇게 썼다. “방출 후 모니터링에서 방출 방사능 물질 기준을 초과하는 이상치가 검출되는 경우에는 방출을 정지하겠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이 내용을 포함해 실시계획을 인가한 것이기 때문에, 만일 도쿄전력이 이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투기 자체가 금지된다. 처벌을 받는다. 법적 의무다. 여기에 더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기준 초과 여부를 측정할 해상 모니터링 장소를 늘리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도쿄 전력은 올해 2, 이런 내용을 담아 실시계획 변경 인가를 추가로 받았다. 이미 일본의 법령 안에서 결정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요구조건으로 제시하는 중이다. 외면하고 싶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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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핵오염수 방출 반대보다 더 시급하게 반대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란다. 탈핵 운동이 벌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야 그것이 정책에 반영되고 그럴 텐데, 우리나라는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구나.


2.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돈으로 하라고 하면 안 할 일들을 나라 세금으로 하기 때문에 기를 쓰고 하려고 하는 사업들이 많은 것 같단다. 대표적인 것 중에 새만금 공항 추진이란다. 우리나라 지방 공항들은 늘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은데 왜 새만금에 공항을 만들려고 하는지 좀처럼 이해가 가질 않는단다. 새만금 갯벌의 환경 문제를 둘째 치더라도 새만금의 공항은 누가 봐도 필요 없어 보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렇게 짓고 싶으면 자기 돈으로 지어보라고 하지. 짓겠는가 말이야.

환경부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사업을 하겠다면 도시락 싸들고 가면서 말려야 하는데, 떡 하니 도장을 찍어주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환경부가 맞는가 싶구나. 이전 녹색평론에서도 설악산 환경을 파괴하는 케이블카 사업에 도장도 찍어주었다고 해서 환경부가 아니고 환경파괴부라고 했었는데, 녹색평론에 환경부가 자주 등장하는구나. 새만금 공항 사업 철회는 또 시민들의 몫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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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잼버리대회가 파행 속에 열린 곳은 해창갯벌을 매립한 매립지이다. 그 한편은 매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고 장승들이 서 있다. 3년 전, 잼버리대회를 위해 장승과 컨테이너를 다 치우라 했었지만, 시민들은 힘을 모아 장승들을 지켜냈다. 20년 동안 갯벌 복원의 염원을 담아 장승을 세우고, 비바람에 쓰러지면 일으켜 세운다. 삼보일배 출발지이자 갯벌 살림의 성지인 해창갯벌에, 어제 200명의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장승을 세웠다.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음식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웃었다. 그리고 <수라>의 엔딩곡인 아름다운 것들을 다 같이 부르며 갯벌의 보전과 부활을 기도했다. 국민 1308명이 원고가 되어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철회를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9 1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아름다움을 목격한 사람들이 이제 증인이 되어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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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이라는 말의 어원이 이번 녹색평론에 실렸는데, 아빠도 처음 알게 되었단다. 새만금 간척지로 엄청 유명한 것은 알았는데 새만금이라는 말이 간척지 사업을 하면서 처음 만들어진 말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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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새만금이라는 이름의 갯벌이 실제 존재하는 줄 알았던 나는 영화를 만들며 그 뜻을 처음 알게 되었다. ‘새만금이라는 말은 본래 없던 말이다. 만경평야의 만, 김제평야의 금(), 두 글자를 합친 만금이라는 말 앞에, 새로운 땅이라는 뜻의 자를 붙여 만들어진 신조어로,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만큼의 새로운 땅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 새만금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서해와 만나는 세계 최대의 갯벌을 무려 33.5km에 이르는 콘크리트 벽으로 막음으로써 만들어지는 땅, 혹은 그 땅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의 욕망이 응집된 단어이다. ‘새만금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사전에도 없는 단어이다. 그렇기에 새만금 갯벌이라는 말은 모순이고, 만경강, 동진강 하구의 광활한 갯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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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녹색평론에서도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도 했단다. 이젠 기후 위기는 매 호에서 이야기를 해줄 것 같구나. 현실이 되었으니 말이야.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잡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건 성공하기란 어려워진 것 같구나.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녹색평론에서도 이야기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할 것 같으니 오늘을 생략할게.

녹색평론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구나. 걱정쟁이 아빠에게 걱정거리가 더 늘어나느 기분이고 말이야.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된 것 같구나. 아침 저녁으로 찬 공기가 느끼진다. 가을 냄새와 함께그런데 앞으로는 이 멋진 가을이 사라질까 두렵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오늘은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근대문명은 쓰레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팜프리촌 촌민들이 농사에서 자신들의 비빌 언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기후변화, 대량멸종, 군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일은 급진적인 문명적 전환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ESG, 그린뉴딜 같은 제도적 개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재생에너지, 전기차 같은 녹색기술로도 충분치 않다. 자원 추출에서 제조, 운송, 폐기에 이르기까지 산업화된 경제에서 녹색화(탈물질화)의 여지는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긴급한 일은 생산성의 엔진을 멈추는 일이다. 2016년 예일대 노드하우스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세계경제가 성장하는 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시대 이전에 비해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은 심각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감수하지 않고는 멈출 수도 없고 되돌리기는 더욱 불가능한 성장역학을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P9

쫄깃하다 과메기, 김이 모락 꼬막살, 숙취에는 해물짬뽕, 보양 으뜸 장어탕, 톡톡 튀는 생대하, 시원하다 대구탕, 돈 생각해서 동태탕, 새콤달콤 서대회, 쫄깃하다 박대구이, 생일이면 미역국, 기분이다 킹크랩, 회복 촉진 전복죽, 제사장 문어숙회, 땀이 난다 낙지볶음, 맥주에는 노가리, 그 향기 이채롭다 멍게속살, 속을 풀자 조개국물, 여름이다 민어회, 가족여행 대게찜, 승부수다 복어국, 포장마차 홍합탕, 생각난다 가자미식혜, 밥도둑 갈치조림, 애 어른 모두 명란젓, 이런저런 생선구이, 얼큰하다 매운탕, 심심풀이 쥐포, 그리고 끝끝내 어묵까지… - P38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등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국제법상 ‘에코사이드(ecocide)’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태학살’이라는 말이 점점 더 많은 환경 운동 현장에서 들리고 있다. 환경파괴를 형법상 범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왜 등장했을까? 그 방식이 실제로 가능할까? 이미 환경파괴를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가 있을까? - P108

인간의 시간은 문명화 이후의 시간으로 제한될 수 없다. 1만 년도 채 되지 않은 문명의 시간은 인간 역사 400만 년 이상의 시간을 쓰레기 취급했다. 인간 형성의 99.9%의 시간은 0.1%도 안되는 신석기혁명 이후 형성된 인간성에 억압당해 폐기되었다. 인간적 가능성은 한없이 협소해졌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감각 또한 형편없이 조악해졌다. 유구한 생명활동의 시간 속에서 형성되어온 고귀한 인간적 자질은 버려야 할 야만성으로 취급되었다. 인간은 대부분의 시간을 수렵채집인으로 살았다. 현대인은 그 시간을 고상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유아기로 취급한다. 하지만 인간 역사 속에서 인간성이 성장하고 진보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 P125

세 번째는, 아마도 지겨울 만큼 반복해서 들은 이야기일 테지만,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특히 액화상태의 화석연료들이 공급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른바 녹색혁명의 성취하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한 것이었고, 지금도 전 세계 농업은 화석연료를 더더욱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토양이 지속적으로 황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양침식으로 인해 상실되고 있는 자연적 비옥도의 총량은 기본적으로 화석연료로 벌충할 수 있는 것보다 크다. 바로 이것은 산업국들의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농업경제의 실상이며, 한계점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도래할 수 있다. 에너지 학자들은 2008년에서 2020년 사이에 전 세계 석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에는 영구적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서서, 이번 세기 후반부에 이르면 연간 농업생산량이 지금에 비해서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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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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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그럼 오늘은 <꿀벌의 예언> 2권을 이야기해보자꾸나. 1권에서 주인공 르네와 르네의 지도교수 알렉상드르가 퇴행최면을 통해서 전생의 삶을 오가는 이야기를 해주었잖아. 2권에서도 비슷한 여정이 진행된단다. 르네는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인 살뱅에게 미래의 일들을 알려주고, 살뱅은 그것을 받아 적어 <꿀벌의 예언>을 작성하게 된단다. 그런데 경쟁심과 명예욕이 충만한 알렉상드르도 자신의 전생인 가스파르에게 미래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단다. 그래서 가스파르도 예언서를 쓰기 시작했어. 살뱅과 가스파르가 몸담고 있는 성전기사단은 두 사람이 예언서를 쓰고 있는 것을 알고 둘 중에 하나만 공식 예언서로 채택하기로 했어.

아무래도 오랫동안 교수를 했던 알렉상드르에게 르네가 문장력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 그렇다면 어떻게 이기지? 가스파르가 쓴 예언서가 선정이 된다면 과거가 다 바뀌게 되는 건가? 타임슬립은 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구나. 르네는 문장력에서 뒤지면 다른 방법으로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2053년 미래의 르네를 최면을 통해 만나서, 그를 통해서 더 먼 미래까지 살뱅에게 알려주라고 했고, 2053년의 르네는 현시점을 기준으로 더 먼 미래의 일까지 살뱅에게 알려주었단다. 르네가 알렉산드르부터 훨씬 젊다는 것이 예언서 쓰는데 있어 큰 강점이었단다. 알렉산드르가 모르는 미래의 일들까지 알 수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알렉상드르가 최면을 통해 다음 생의 자신을 만나고 오면 되지 않나? 최면을 통해 다음생의 자신을 만날 수는 없나?

아무튼 성전기사단의 단장인 위그 드 팽은 더 먼 미래까지 예측한 살뱅의 예언서를 공식 예언서로 채택했단다. , 뭔가 소설이 산으로 가고 있는 기분. 그런데 살뱅이 침입자의 공격으로 예언서는 잃어버리고 쇠뇌를 맞고 죽고 말았어. 르네는 알렉산드르의 전생인 가스파르의 짓이라고 생각했어. 경쟁에서 져서 말이야. 르네는 알렉산드르에게 분풀이를 했지만, 알렉산드르는 결백을 주장했단다. 설령 가스파르가 그랬다고 해서 전생의 책임까지 현생에서 져야 하는 것인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아야 하는데, 돌아가야 할 전생이 죽었으니 이를 어쩌지? 그런데 르네의 전생이 살뱅 한 명뿐이었겠니? 르네는 최면을 걸어서 살뱅이 죽고 다음 생에 태어난 사람을 만나러 갔어.

살뱅은 죽고 에브라르로 태어났는데, 르네가 최면을 걸어 만난 에브라르는 17살이었어. 때는 1291. 에브라르도 성전기사단 소속이었는데, 성전기사단 단장으로부터 특별한 임무를 부여 받았는데, 예언서를 지키라는 것이었어. 당시 에브라르가 있는 지역은 아크레라는 지역이었는데, 르네는 그곳에 예언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크레 지역으로 향했단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굳이 아크레에 갈 필요가 있나 싶구나. 전생을 따라 계속 <꿀벌의 예언>이 마지막에 보관된 장소로 가면 되지… 1291년에 아크레에 그 예언서가 있다고 아직도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아빠가 예상했던 것처럼  에브라르는 아크레에서 마지막 기사단의 단원으로 항전하다가 키프로스 섬으로 도망갔단다. 르네 일행은 이번에는 키프로스 섬으로 향했단다. 허허, 답답하구나.

이 즈음의 알렉상드르의 전생은 클로틸데라는 사람인데, 에브라르가 다시 예언서를 찾는데 클로텔데가 도움을 준단다. 에브라르는 파리 성전기사단 단장에게 예언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받고 파리로 행했단다. 이번에는 파리? 르네 일행은 다시 파리로 행했단다. 그렇게 예언서를 쫓아다닌다고 해도 이미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라서 바뀔 일도 없을 텐데, 가만히 앉아서 전생을 쭉 좇아가다 보면 예언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지 모르겠구나. 읽는 아빠가 좀 답답하더구나.


1.

파리에서 메델리크 교수와 오델리아를 만났단다. 예루살렘에서 안내를 해주었던 메델리크 교수와 그의 아내 오델리아 기억나지? 오델리아는 꿀벌 전문가여서, 르네가 지하성전단에서 발견한 밀납 속에 박제된 여왕벌을 오델리아에게 주었었어. 오델리아는 그 여왕벌의 연구결과를 파리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단다. 밀납에서 발견된 여왕벌은 등검은말벌을 처치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그래서 그 여왕벌을 회생시키면 등검은말벌에 면역체계를 가진 꿀벌을 번식시킬 수 있어, 꿀벌의 멸종을 막일 수 있다고 했어.

그런데 그 학술대회에서 르네는 뜻밖의 사람을 만났단다. 바로 베스파였어. 1권의 첫 부분에서 인구폭발과 세계3차대전이 일어난 미래를 보고와서 사고를 당한 그 사람이야. 그래서 르네를 고소해서 르네가 더 이상 최면 공연도 못하고 빚을 떠안게 되었잖아. 알고 보니 베스파는 오델리아의 지인이었어.

르네와 알렉상드르는 다시 최면에 빠졌단다. 그리고 1권에서 퇴행최면에 실패했던 알렉상드르의 딸 멜리사도 다시 시도한 끝에 퇴행최면에 성공하여 전생을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단다. 멜리사 역시 르네와 알렉산드르의 주변인물로 등장하여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단다.

 파리로 온 예언서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르네와 알렉산드르, 멜리사는 그들은 전생을 통해 시대를 거슬러 올라와서 예언서가 3개의 필사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파리의 소르본대학, 그러니까 알렉산드르가 일하고 있는 대학교에도 하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이 일하고 있는 대학교에 있었구나. 파랑새인가?

그들은 소르본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예언서 한 권을 발견했단다. 그런데 그때 베스파가 나타나 총으로 위협해서 예언서와 여왕벌을 빼앗아갔단다. , 도대체 베스파의 정체는 무엇인가?  베스파는 어벤저스의 타노스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단다. 지구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 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거야. 베스파는 미래에 가서 인구폭발의 지구의 현실을 보고, 인구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음모를 꾸몄던 거야. 그래서 답을 찾은 것이 등검은말벌이었고, 등검은말벌을 세계에 퍼뜨리고 꿀벌을 멸종위기에 만든 것도 바로 베스파의 음모였던 거야. 그런데 르네 일행이 나타나 그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거야.

이제부터는 르네 일행과 베스파의 일전. 결국 르네 일행은 예언서와 여왕벌을 되찾고, 예언서의 내용대로 2053년 이후 다시 여왕벌을 회생시켜서 인류 평화를 되찾게 된단다. 그런데 지금 여왕벌을 되살려서 처음부터 꿀벌을 멸종 안 되도록 하면 되지, 2053년에 가서 세계3차 대전도 다 일어나 사람들이 많이 죽은 다음에 여왕벌을 되살리게 된 거지? 아빠가 뭔가 놓쳤나? 아니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에 적힌 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 때문인가?

….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라는 인류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소설의 소재로 채택한 것은 잘 한 것 같구나. 꿀벌이 사라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 인류에게 큰 위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경각심도 불어넣어주는, 좋은 역할을 한 것 같구나. 하지만, 너무 쉽게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설정이 너무 판타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역사와 과학을 포괄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노스트라다무스, 프리메이슨 등도 끌어들였는데 적절했는지 의문이 들었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읽었는데, 이젠 그의 소설을 읽기에는 아빠의 나이가 너무 많아졌나? 이런 생각도 들었단다.

….

소설의 줄거리를 자세히 해주려고 메모도 좀 많이 했는데, 예언서를 쫓아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는 이야기라서 많이 생략했단다. 밀린 책읽기와 독서편지를 위해서

오늘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멜리사가 르네의 방갈로 문을 두드린다.

책의 끝 문장: <꿀벌의 예언>.


"키프로스섬은 솔로몬왕 시절에 구리 생산지로 유명했어. <키프로스>라는 이름도 그리스어로 <구리>를 뜻하는 쿠프로스에서 왔지. 이 섬도 이스라엘 못지않게 외세의 각축장이 됐어.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현대에 들어서는 영국까지 눈독을 들였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엑소더스호를 타고 이스라엘 땅으로 향하던 중 영국군에 의해 유럽으로 강제 송환됐는데, 그들 중 일부는 다른 불법 체류자들과 함께 이 섬에 수용됐지. 이 사건은 나중에 미국 배우 폴 뉴먼이 주연한 영화 <엑소더스>로 만들어지기도 했어." - P134

"등검은말벌의 벌집은 제거하지 않으면 이듬해에 네 개로 늘어납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번식하는 거죠. 2005년, 그러니까 토냉스시에 최초로 등검은말벌 여왕벌이 유입된 지 딱 1년 만에 로트에가론 지방 전체로 등검은말벌이 퍼져 꿀벌 군락의 30퍼센트가 파괴됐어요. 2006년에는 아키텐 지방에까지 피해가 확산되더니, 2009년에는 급기야 프랑스 전역에서 등검은말벌이 발견됐어요. 이때부터 사람의 사망사고도 잇따랐죠. 등검은말벌의 침에 쏘이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혈관 부종으로 이어져요. 침을 한번 박아 넣으면 빼지 못하고 죽는 꿀벌과 달리 등검은말벌은 여러 번 침을 쓸 수 있어요. 그러는 사이 우리 몸에 많은 양의 벌 독이 주입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 거예요. 프랑스에서만 매년 1백여 명이 등검은말벌에 쏘여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어요." - P213

"꿀벌은 개미, 등검은말벌과 함께 말벌에서 분화돼 나왔죠. 고릴라와 침팬지, 인간이 같은 조상을 둔 영장류 동물인 것과 같아요. 원시 말벌을 조상으로 둔 개미와 꿀벌, 등검은말벌은 일종의 <사촌 형제>인 셈인데, 먹이가 이들을 저마다 다르게 진화시켰다고 이해하면 돼요. 꿀벌은 식물성, 등검은말벌은 동물성, 개미는 잡식성이죠. 이 세 막시류 곤충은 여러 가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커다란 공통점이 있어요. 군집 생활을 하며 한 마리의 여왕을 중심으로 계급 체계가 짜여 있죠."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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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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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단다. 얼마 전에 출간했는데, 인터넷 서점 초기 화면에 별점 가득 채워 노출되어서 계속 마음을 혹하게 했어. 아빠가 예전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이라고 하면 묻지도 않고 읽었는데, 언젠가부터 다소 실망을 하게 되어 망설이는 작가가 되었단다.

이번에 나온 신간의 제목은 <꿀벌의 예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은 누가 뭐라 해도 <개미>라는 작품이란다. 이번에 새로 나온 소설의 제목에 꿀벌이 포함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개미>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되었단다. 아빠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번째 소설이 <개미>였는데, 놀랍게 재미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었단다. <개미>와 비슷한 곤충인 꿀벌에 관한 이야기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도 생겼단다.

꿀벌이라고 하면 오늘날 기후 위기와 아주 밀접한 곤충이란다. 아빠가 오래 전에 <녹색평론>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꿀벌의 수가 줄어들 수 있고, 꿀벌이 멸종이 되면 인간들도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거든. 지구 온난화로도 이야기하는 기후 위기로 인해 꿀벌의 개체수는 심각하게 줄어들어 있다고 하는구나. 이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그런 꿀벌의 멸종을 다루기도 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오랜만에 집어 들게 되었단다. 꿀벌의 위기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 이야기해줄게.


1.

르네 돌레다노라는 33살의 공연 전문 최면술사가 주인공이란다. 전직 역사교사였는데 지금은 최면술사가 되어 공연을 하면서 객석의 사람들을 최면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일을 했어. 이 일은 애인이자 동업자인 오팔과 함께 했어. 오팔도 최면술사이기도 하지만 연주도 함께 했어. 공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30년 후의 자신과 만나게 해주기도 했어. 물론 최면에 실패한 사람들도 있었어. 어느 날 베스파 로슈푸코라는 사람이 최면을 통해 미래를 가게 되었는데, 좀더 정확히 이야기기하면 2053 12월 파리로 갔는데 한 겨울이지만, 기온이 40도가 넘고 바글바글한 인파로 인해 걷기 힘든 사회를 보았어. 지구의 인구는 150억이나 된다고 했어. 그곳에서 베스파는 거리에서 많은 인파로 인해 넘어졌는데, 그가 최면 상태가 깨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와 현재를 혼동하여 공연장을 뛰쳐나가게 되었고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치게 되었단다.

정신을 차린 베스파는 르네와 오팔을 사기죄로 고발하였고 르네와 오팔은 집행유예를 풀려나긴 했지만, 공연은 폐쇄해야 했고, 거금의 배상금을 주어야 했단다. 그들이 거주하고 있던 유람선도 저당 잡히게 되었어.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오팔이 전생의 애인을 만났다면서 헤어지자며 르네를 떠났단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르네는 예전 지도교수님이었던 알렉상드로 라주뱅 교수를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해서 시간 강사 자리를 얻게 되었단다.

르네는 베스파가 본 미래를 보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아 30년 후의 자신, 그러니까 63살의 자신을 만나게 되었어. 63살의 르네가 이야기하기를, 2047년에 꿀벌이 멸종을 하게 되어 세계는 식량 부족 문제에 빠지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져서 2053 12월까지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했어. 그런데 흥미로운 이야기는 사실 미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베스파가 암울한 미래를 보게 되어 다른 가능성의 미래는 사라지고 이런 암울한 한 가지 미래로 정해졌다는 거야.

이것은 마치 양자역학과 비슷한 것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관찰이라는 행동으로 한 가지만 남고 나머지 가능성은 사라진다는 것. 미래 63살의 르네는 그런데 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한가지 있다고 했어. 1121년에 살뱅 드 비엔이라는 사람이 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단서가 있다고 했어. 최면에서 돌아온 르네는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을 찾아보았지만, 그 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 1994년에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가 있어 찾아가보니 이 책은 지은이가 가상으로 쓴 예언서로 알고 있었고, 그 지은이는 2010년에 이미 죽었다고 했어. 당시 어떤 유명한 비평가가 이 책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어 책이 나오자마자 절판되었고, 남아 있는 책은 없다고 했어.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르네는 그 책이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 중세 시절로 퇴행 최면을 걸어보았어. 자신의 전생을 볼 수 있는 최면이었어.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전생을 볼 수 있는 최면을 너무 쉽게 하더구나. 나중에 나오겠지만,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말이야. 정말 자신의 전생을 이렇게 쉽게 최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면, 음 세상이 참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정말 지구를 구한 사람도 있을 테고, 최악의 친일파였던 사람도 있을 테고정신적 충격으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튼 이 소설에서는 르네가 퇴행 최면을 걸어서 1099년 예루살렘으로 가게 되었는데, 당시 그곳에서는 프랑스에서 파견한 십자군이 이슬람 세력과 공성전을 벌이고 있었어. 그곳에 <꿀벌의 예언>의 저자 살뱅 드 비엔이 있었는데 그는 바로 르네의 전생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현실로 돌아왔단다. 르네는 이런 퇴행 최면에 대해서 지도교수 알렉산드르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흥미를 느끼고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했어. 르네는 이번에는 알렉산드르와 함께 퇴행 최면을 시도했고, 알렉산드르도 1099년의 세계로 갔단다. 그곳에서 알렉산드르는 가스파르 위멜이라는 사람이었어. 가스파르는 산적단으로 온갖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체포되어 사형까지 구형되었는데 수도사들이 그의 검술 실력을 보고 참회를 하게 되면 다시 기회를 준다고 했어. 가스파르는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십자군에 참여하여 예루살렘 공성전에 참여하게 된 거야.

르네의 전생이었던 살뱅 드 비엔의 이야기도 좀 하자면, 살뱅은 부모님에 의해 수도사가 되었지만 지루하고 답답한 생활을 참을 수 없었어. 수도원 밖으로 탈출을 했다가 우연히 십자군 행렬을 만나게 되어 십자군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이후 가스파르를 만나기도 했는데, 가스파르가 살뱅을 구해주기도 했단다. 르네와 알렉상드르 교수는 전생부터 그런 인연을 가지고 있던 거야.


2.

알렉상드르의 딸 멜리사가 있는데, 멜리사도 역사학자였는데, 르네에게 소개해 주었단다. 알렉상드르는 자신의 전생이 살았던 예루살렘에 가보자고 했어. 그곳에서 최면을 걸면 더욱 생생한 기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말이야. 그렇게 르네는 알렉상드르와 예루살렘을 가게 되었고, 딸 멜리사도 같이 갔단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그들은 알렉상드르의 친구 메넬리크 교수가 안내해 주었어.

르네는 다시 퇴행 최면을 걸어서 살뱅이 되었어. 살뱅은 드보라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단다. 소설의 흐름상 드로라가 멜리사일 것 같은데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단다. 살뱅은 언젠가부터 꿈에 자신의 수호천사가 나타나서 미래를 예언하는 듯한 말을 해주었어. 그런데 그 수호천사는 사실 르네였단다. 최면 속에 들어간 그가 전생의 살뱅에게 지시를 하는 것인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판타지가 점점 과해지는 느낌도 들었단다. 수호천사가 이야기하기를 꿀벌을 따라가라고 했는데, 이것은 상징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꿀벌 모양의 하수구를 발견하게 되어 그 하수구를 따라 가다가 당시 성전기사단의 조직은 근거지인 솔로몬 성전의 지하에 있는 지하성전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곳에 문서를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최면에 빠지는 방법이 적힌 문서였어. 살뱅은 그 문서대로 최면에 빠지게 되고 그곳에서 꿈속에 만났던 수호천사 르네를 만나게 된단다.

, 다시 정리하자면 르네가 최면을 통해 전생의 살뱅을 보게 되고, 살뱅은 최면을 통해서 르네를 만나게 되는 것이란다. 뭔가 돌고 도는 것 같구나. 살뱅은 수호천사 르네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을 기억했다가 책으로 쓰기 시작했단다. 뭐야, 그러니까 르네가 찾고 있는 살뱅이 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는 결국 르네가 이야기한 것을 살뱅이 받아 적은 거야? 그러면 굳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을 찾을 필요가 있나? 있었어. <꿀벌의 예언>에는 2101년까지의 일들이 적혀 있다고 했어. 르네가 미래에서 만난 것은 2053년의 르네였으므로 2053년 이후의 일들은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모르는 것이란다. 르네가는 <꿀벌의 예언> 2053년 이후의 내용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었단다. 살뱅의 친구 가스파르도 꿈에서 수호천사를 만나서 미래에 대해 들었다고 했단다. 가스파르의 수호천사는 누군지 알겠지? 알렉산드르 말이야

….

다시 현재의 르네와 일행들은 지하성전에서 <꿀벌의 예언>을 찾으러 갔다가 가지 말아야 이슬람 지역까지 넘어 가게 되어 경비원에 쫓기다가 경찰서에게까지 감금되기도 했어.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인데 실수를 했다고 사정하고 풀려나게 되었어. 그들을 안내해준 메델리크 교수의 아내는 모델리아라는 사람인데 모델리아는 꿀벌 연구학자였어. 르네 일행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는다고 하니 꿀벌에 대한 학문적 내용을 도와준다고 했어. 그리고 꿀벌이 왜 멸종 위기에 빠졌는지 알려주었는데, 그건 바로 꿀벌의 천적인 등검은말벌이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했어. 겨울에 등검은말벌 개체수가 줄어야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에도 등검은말벌의 개체수는 줄지 않고 늘어난다고 했어. 그래서 꿀벌은 점점 줄어든다고 말이야.

여기까지가 대충 1권까지의 이야기란다. 아빠가 졸면서 독서편지를 써서 문맥이 안 맞고 오타도 많을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수정 좀 해야 하겠지만 지금 너무 졸려서 패스하련다.

2권도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책의 끝 문장: 그의 나이 서른둘이었다.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 때문이다.
1. 배우기 위해
2. 경험하기 위해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 P17

저 나무는 시간을 상징한다고 한번 생각해 봐. 뿌리는 과거를, 줄기는 현재를, 가지는 미래에 해당한다고 말이야. 과거는 땅에 묻혀 있어 보이지 않지.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보는 대상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떠올리는 대상인 거야. 과거는 땅속 깊이 뻗어 있는 긴 뿌리들 속에 흩어져 있어.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단단하고 선명하지. 하나의 줄기 속에 들어 있거든. 미래는 나뭇잎이 달린 무수한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무성한 나뭇잎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 그러다가 햇빛과 수액이 부족한 나뭇잎은 말라 죽게 되지. 나뭇가지 전체가 꺾여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건 어떤 미래의 방향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지. 하지만 하나뿐인 줄기에서 뻗어 나와 살아남은 다른 나뭇가지들은 눈에 보이는 단단하고 통합된 현재의 연장선에서 계속 자라게 되네. 나무는 계속 자라나. 하지만 이 미래의 나뭇가지들은 굵고 단단해질 수도, 가늘어져 꺾일 수도 있네. - P23

"뭐,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군요. 여러분은 그 누구의 말에도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해서는 안 됩니다. 내 말도 예외는 아니에요.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에요. 세계를 바라보는 내 관점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받은 교육의 영향을 받았어요. 내 관점은 당연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요. 이 말은 우리 모두가 그러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절대적인 객관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적어도 여기 모인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요. 경계를 늦추지 마세요. 여러분의 생각을 조작해 거짓을 믿게 하려는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 P88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전형적으로 보이는 반응이 어떤지 알아? 이렇게 다섯 단계를 거쳐 반응한대. 1. 조롱한다. 2.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며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공격한다. 3. 가능성까지는 인정하지만 여전히 개연성은 낮다고 본다. 4. 진실임을 받아들이고 나서 왜 미처 그런 생각을 못 했는지 궁금해한다. 5. 너무도 명백한 진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처음엔 그것을 의심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인간이 유인원이 후손이라는 것도 이런 단계를 거쳐 받아들여졌어."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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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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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Jiny가 얼마 전부터 국어 학원을 다니면서, 그 학원에서 추천해 주는 책들을 아빠도 가끔 같이 읽는데, 이번에 읽은 박현숙 님의 <구미호 식당>이라는 책이란다. 아빠가 이 책을 구입하고 났더니, 이 책이 청소년판과 성인용으로 보강해서 만든 판이 두 가지가 있더구나. 아빠가 산 책은 성인 독자를 위해 내용을 보강한 것이고, Jiny 학원에서 선정한 책은 청소년판이더구나. ㅎㅎ 밀리의 서재 앱에 <구미호 식당> 청소년판이 있어서 Jiny는 그것으로 읽었지. 그런데 아빠가 두 판을 비교해봤는데, 어느 부분에 보강을 한 것인지 잘 못 찾겠더라.. 책 전체를 본 것은 아니고 일부 페이지를 비교해서 못 찾은 것이겠지만, 책 전체를 두루 살펴보고 싶을 정도의 책은 아니었단다.

구미호라는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라는 뜻의 구미호가 책 제목에 들어가 있고, 책 표지도 예쁘고,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고 해서 가볍게 읽을 거라 생각했단다. , 아빠의 예상과는 좀 거리가 있었단다. 결론을 이렇게 해도 좋은가? 싶었어. 만약 아빠라면 이 책을 청소년들한테 추천하지 않았을 것 같구나. 학원 필독서라서 Jiny는 읽긴 했지만너희들에게도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았어. 지은이가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알겠지만, 주인공 중에 한 명은, 뭐랄까 너무 쉽게 용서를 해 준 것이 아닌가 싶었단다. Jiny는 이 책을 읽었으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겠지?  , 그럼 책 이야기를 해줄게.


1. 아저씨 이야기

당만동이라는 곳에서 사고로 죽은 40대 총각인 이민석 아저씨와 15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왕도영이라는 두 사람이 주인공이란다. 죽었으니 두 영혼들이 주인공이라고 해야 하나? 두 사람은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에 천년 묵은 구미호 서호를 만나는데, 서호는 자기에게 피 한 모금을 주면 살던 세상에서 49일을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했어. 죽었는데 그깟 피 한 모금이 뭐 대수겠니,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었으니 보고 싶은 사람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볼 수 있으니 좋은 기회겠지.

하지만 도영은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서 가지 않으려고 했어. 도영은 불우한 삶을 살았단다. 부모님은 안 계시고 할머니와 배다른 형과 함께 살고 있었어. 그러니까 형과 아빠는 같으나 엄마는 달랐지. 그렇다 보니 할머니는 도영의 어머니를 무척 싫어했었고, 그로 인해 도영도 싫어했었어. 형도 도영을 무척 괴롭혔단다. 어느날 친구네 가게 스쿠터를 몰래 타고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로 죽고 만 거야.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서 다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아저씨가 함께 가자고 해서 다시 돌아왔단다.

그런데 규칙이 있었어. 생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돌아 온 것이고, 구미호 식당이라는 곳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고 했어. 구미호 식당을 벗어나게 되면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했어. 그렇게 이민석 아저씨와 도영은 구미호 식당에서 49일을 지내게 되었단다. 첫날부터 아저씨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가 얼마 안되어 심한 고통에 쓰러져서 구미호 식당으로 돌아왔단다. 그리고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가게로 돌아오게 하려는 계획을 세웠어.

이민석 아저씨는 생전에 호텔 셰프로 일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만이 알고 있는 크림말랑이라는 요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어.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 그 사람도 알게 되어 찾아올 거라는 생각에서였지. ‘크림말랑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었고 이내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었어. 둘로는 일손이 부족하여 아르바이트를 뽑게 되었는데, 그 아르바이트가 바로 도영의 배다른 형 왕도수였어. 당연히 도수는 도영을 알아보지 못하지. 도영은 도수에게 있는 없는 짜증을 다 냈어. 아저씨는 도수에게 구미호식당을 SNS에서 홍보해 달라고 했고, ‘크림말랑의 재료를 맞추면 300만원 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어. 하지만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아저씨가 찾는 사람은 오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날 크림말랑의 재료를 정확히 맞춘 사람이 나왔고, 아저씨는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난다는 기대를 했지만, 그를 찾아온 사람은 민주라는 다른 여자였어. 아저씨가 찾은 사람은 서지영이라는 사람인데, 민주는 서지영의 친구였어. 민주는 이민석이라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저씨는 자신에게 이야기하라고 했어.  자신이 이민석에게 전해준다고 하면서민주는 아저씨를 믿을 수 없다면서 돌아갔어. 그런데 며칠 후에는 어떤 남자가 찾아와 이민석을 찾았지. 아저씨는 이번에도 서지영이 꼭 와야 한다고 했어. 도대체 무슨 사연 일까?

결국 서지영이 식당에 오긴 했는데, 이민석의 이름을 듣자 치를 떨면서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했어. 아저씨가 이민석인 줄 모르고 말이야. 그렇게 차갑게 서지영은 식당을 떠났단다. 아빠는 무슨 슬픈 사랑이 있는 줄 알았어. 그런데알고 보니 이민석 아저씨는 스토커였던 거야. 예전에 잠깐 사귀기는 했지만 금방 헤어졌는데, 이민석 아저씨는 여전히 서지영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고, 계속 서지영을 쫓아다니고 다니고 있던 거란다. 어떻게 보면 죽어서까지 서지영을 쫓아다니고는 거지.

서지영이 돌아가고 나서 아저씨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구미호 식당 밖을 나갔단다. 서지영은 쫓아오는 아저씨를 보자, 놀래서 정신 없이 도망가다가 그만 교통사고가 날뻔했단다. 다행이 이 장면으로 지켜보던 서지영의 남자친구가 달려들어 구해주었단다. 이 일로 둘 다 다쳐서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되었어. 그제서야 아저씨는 자신의 사랑이 사랑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어.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했음을 인정했지. 하지만 당한 서지영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게 될 거야. 트라우마와 함께진정 잘못을 빌려면 서지영을 만나 직접 빌어야 했으나, 그런 장면도 없었고…. 하기야 용서를 빈다고 또 만나면 서지영은 또 혼비백산이 될 수도 있겠다.

아무튼 소설에서는 그냥 이민석 아저씨 혼자 깨달으면서 마무리가 되었단다. 마치 다 해결된 것처럼 말이야. 분명 이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데이트폭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설에서처럼 혼자 잘못을 깨달은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빠가 앞서 이야기했던 마음에 안 드는 점이었단다.


2.

주인공이 두 명인데 아빠가 분개하여 이민석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만 했구나. 15살 왕도영의 이야기는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전개였단다. 죽기 전에 자신이 그렇게 싫어했던 할머니와 형이 사실은 도영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였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이야기지. 자신이 죽고 나서 할머니도 정신줄을 놓고 시름시름 앓아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형 도수는 그런 할머니를 간호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런 착실한 사람이었다는 것. 형 도수도 도영과 장난을 치기는 했지만 아주 싫어하지 않았다는 점.. 이런 것을 도영이 깨닫게 되었단다.

그리고 스쿠터가 친구 가게의 스쿠터라고 했잖아. 그 친구의 이름은 수찬이었는데, 수찬이는 도영이 죽고 나서 죄책감을 갖고 있었어. 수찬이는 도영이 스쿠터를 가지고 가는 것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거든. 그래서 도영이가 죽었다는 죄책감. 도영은 비록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수찬이가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도영이의 이야기는 좀 뻔하지만, 그대로 49일간 다시 산 것에 대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구나. 그런데 이민석 아저씨의 다시 산 49일은 아빠는 용서를 할 수 없구나.

….

죽어 본 사람이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어서, 죽음 뒤의 삶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망각의 강(또 다른 무엇이 되었든 죽음의 세계 같은 곳)을 가기 전에 49일간의 기회를 다시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낡은 식당 넓은 유리창으로 달빛이 부서져 내렸다.

책의 끝 문장: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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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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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조르주 상드의 <그녀와 그>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인터넷 서점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평점 좋은 소설을 한 편 만나 읽게 된 것이란다. 지은이 조르주 상드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프랑스 이름들이 비슷비슷해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

조르주 상드는 1804년에 태어난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고 하는구나. 18세에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작가 생활을 했는데, 남장 차림으로 지내기도 했대.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한 때 시인인 뮈세와 사귀게 되었고, 뮈세와 사귀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그녀와 그>라는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조르주 상드는 뮈세 뿐만 아니라 쇼팽과도 사귀었고, 평생 사랑을 나누거나 우정을 맺은 사람들이 이천 명이 넘었다고 하는구나. MBTI를 검사했다면 첫번째 알파벳은 I 0% E가 아니었을까 싶구나. 이번에 읽은 <그녀와 그>에는 주요 등장 인물 세 사람이 나오는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서 실존 인물과 매칭은 다음과 같단다. 테레즈 자크라는 사람은 조르주 상드 자신의 분신이고, 로랑 드 포벨은 앞서 이야기한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분신이고, 리처드 파머라는 사람은 이탈리아 의사 피에트로 파젤로의 분신이란다.


1.

소설의 내용은 평점이 왜 이리 좋은가? 싶을 정도로 아빠의 취향은 아니었단다. 일단 주인공 남자 로랑이 약간 찌질남으로 나온단다. 테레즈는 서른 살이고, 로랑은 스물네 살이며 둘 다 화가란다. 로랑은 같은 예술계에 몸을 담을 있다가 테레즈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로랑이 테레즈에세 사랑 고백을 하는데, 뭐랄까? 사랑을 한번 해본 적 없는 남자처럼 좀 지저분하게 고백을 한단다. 테레즈는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사귀는 남자가 있다고 거절을 했단다. 거짓말이었고, 일종의 떠보기 또는 밀당이었 것 같기도 하고 부담감 같기도 하고

테레즈 주변에 리처드 파머라는 미국인 사업가가 있는데, 로랑은 테레즈가 이야기한 남자 친구가 파머라고 단정짓는단다. 그런데 파머가 파리를 떠나면서 로랑에게 이야기하기를, 테레즈에 관한 옛 이야기를 해주었어. 아버지가 테레즈를 강제로 결혼시켰는데 얼마 안 있다가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결혼한 남자는 알고 보기 유부남에 사기꾼이었다는 거야. 아들과 함께 도망가서 살려고 했는데, 그만 아들 마저 빼앗기고 말았어. 남편은 아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갔는데, 얼마 후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지. 테레즈는 힘든 시간을 보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미술 공부를 하게 되었고, 오늘날 화가가 되었다는 거야. 이런 아픈 과거가 있어서 테레즈가 사랑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테레즈도 로랑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단다. 이 이야기를 듣고 로랑은 다시 용기 내어 테레즈에게 고백을 했고, 로랑도 받아들였고, 그렇게 테레즈와 로랑은 사랑을 시작했단다.

그러나 한 달도 못 가서 티격태격. 이 티격태격의 주된 원인은 로랑의 옹졸함, 배려 없음, 비꼼, 끊임없는 의심이었단다. 사랑한다고 하면 조건 없이 사랑을 해야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어도 속으로 생각하고 그래야지, 마음이 있는 말들을 아무런 필터 없이 다 쏟아내니, 상대방의 기분이 좋겠니. 아빠 같으면 당장 헤어졌을 텐데, 로랑이 다시 사랑스럽게 대하면서 관계가 유지되었단다.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가기도 했어. 낯선 곳의 설레임으로 가득 찰 여행은 시작부터 삐그덕거렸고, 여행은 최악이었단다. 싸우기와 화해를 반복되다가 나중에는 싸우기만 하고 로랑은 숙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외박을 했어. 당시 파머도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었는데, 파머는 둘 사이를 중재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어. 둘은 헤어졌단다. 그래, 이런 커플은 빨리 헤어질수록 서로에게 좋아. 잘 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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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이제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서로 사랑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요! 서로를 속여왔던 겁니다. 당신은 그저 연연이 있었으면 했던 거고, 아마 당신에게 저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아무것도 아니었을 테지요! 당신에게 필요했던 건 하인이나 노예였다고요. 불행한 저의 성격, 제가 진 빚, 저의 권태, 무분별한 생활에서 느끼는 저의 무기력함, 진정한 사랑에 대한 저의 환상이 저를 당신의 재량에 맡기게 될 거라고, 제가 다시는 정신을 차릴 일이 없을 거라고 믿게 만든 겁니다. 이렇게 위험한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조금 더 행복한 성격, 더 큰 인내심, 더 많은 융통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많은 재능이 당신에게 필요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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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테레즈와 헤어지고 난 뒤 로랑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낯선 곳에서 아무도 없는데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미운 정도 정이라고 테레즈는 로랑을 찾아갔단다. 로랑은 정신도 잃은 채 중병에 걸려 있었어. 파머도 함께 로랑을 돌봤지만, 테레즈는 로랑이 깨어나기까지 약 20일 동안 침대 곁을 지키며 보살펴 주었단다. 그렇게 로랑이 깨어났어. 테레즈가 자신을 보살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는 했지만, 정신을 들자마자 파머와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사귀냐며 의심했고, 말끝마다 비꼼이 들어 있었단다. 한 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결국 테레즈는 로랑을 다시 떠나 파리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우정을 나누던 파머와 결혼하기로 했어. 로랑 말대로 로랑을 같이 보살피면서 좀 더 깊은 관계가 된 것은 맞지만, 그때는 이미 테레즈와 헤어진 다음인데 잘못된 것은 없지, 테레즈와 파머는 미국에서 결혼하기로 했고, 파리 생활을 정리하고 하려고 했단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던 로랑은 자신이 잘못했다면서 테레즈와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테레즈의 집에 왔단다. 이 정도면 이제 스토커 아닌가 싶구나. 그런데 테레즈도 마음을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파머와 결혼 약속을 깨고 다시 혼자가 되었어.

혼자가 된 이후 로랑과 다시 밀당하기도 하고, 로랑은 또 의심을 하고책을 덮어 버릴 정도로 짜증나는 커플그러다가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테레즈를 찾아왔어. 테레즈는 로랑과 밀당도 끊고 아들 테레즈만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이 났어. 결국 연인들의 사랑보다 자신간의 사랑이 더 크다는 진리를 알려주려고 했던 건가. , 아빠가 소설을 읽긴 했는데, 집중해서 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소설의 줄거리를 잘못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어. 그러니 아빠가 이야기한 줄거리는 대충 흐름만 읽어주길


2.

그런데 있잖니, 소설은 아빠의 취향이 아니어서 그리 재미있지 않았는데 소설의 뒷이야기가 더 재미있더구나. 아빠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지은이 조르주 상드의 관점에서만 소설을 써서 상대방이었던 뮈세가 이 소설을 보면 기분이 무척 나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뮈세의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런데 이 소설이 나왔을 때 뮈세는 이미 죽었다고 하는구나. 사실 이 소설 전에 뮈세가 조르주와 사랑을 다룬 <세기아의 고백>이라는 단편 소설을 먼저 썼대. 그 소설이 나온 지 24년 후이자 뮈세가 죽은 지 2년 후에 조르주가 <그녀와 그>를 썼대. 뮈세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던 건가? 뮈세가 자신보다 여섯 살이나 어렸는데 말이야. 아무튼 <그녀와 그> <세기아의 고백>에서 왜곡된 일들을 바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어. 출간 당시 이 책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신문 등에서도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고 하는구나.

뮈세 대신 뮈세의 형이 움직였어. <그녀와 그>가 나오고, 뮈세가 남긴 편지를 바탕으로 뮈세의 형이 <그와 그녀>라는 책을 출간했다는구나. <그와 그녀>에서는 그녀에게 농락당한 불의의 희생자로 그려졌대. 동생을 사랑하는 형. 역시 가족 간의 사랑이그런데 사실 어떤 게 진실인지 모르겠구나. 당대 유명인들의 스캔들에 대해 스스로 작품을 통해서 공개되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는 했지만 I 가득한 아빠로서는 이해하기 좀 힘든 조르주의 행보였단다.

이 소설을 통해 19세기 파리와 이탈리아의 모습도 살짝 볼 수 있어서 좋았고 19세기 젊은이들의 사랑과 자유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빠는 다른 이들만큼의 평점은 아니었던 것 같구나. 너무 기대를 했었나?


PS,

책의 첫 문장: 친애하는 테레즈(당신을 마드무아젤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제게 허락하셨으니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우리는 친구 베르나르가 예술계라고 부르는 곳에서 중요한 소식 하나가 들려와 당신에게 알려드립니다.

책의 끝 문장: 미래의 여성들, 세기에 세기를 거듭해서 너의 작품들 바라봐줄 여성들, 네 자매이자 네 연인이 바로 여기 있어.


"당신이 구닥다리인 척, 고루한 척, 타락한 척하시는 거 저는 알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부리는 이런 호기 따위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아요. 요즘 들어 때를 만난 유행이기도 하고요. 당신에게는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아니면 고통스러운 병일 테지만, 당신이 원하면 언제고 사라져버릴 겁니다. 당신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데, 마음속 공허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죠. 공허에 귀를 기울이고 또 당신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그 공허를 채워줄 여인이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이는 제 관심사에서 벗어난 일이에요. 저는 예술가에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 안의 남성이 불행한 단 하나의 이유는 예술가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P39

"저는요, 절대 저 자신을 해치지 않아요! 저는 타인을 좋아하는 만큼 저를 좋아합니다. 맹세컨대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저 자신을 좋아합니다! 제 팔레트, 제 영광의 도구가 저에게 고통의 도구라고 말한 이유는 제가 고통 없이 일하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질서 속에서, 제 몸이나 마음의 죽음이 아니라 제 신경이 소지된 후 안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이게 답니다. 테레즈, 제 말 어디에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던가요? 저는 오로지 피곤에 빠졌을 때만 제대로 작업합니다." - P42

"당신 속에 있는 그 힘과 제가 전쟁을 해야 하는지, 또 행복해지고 차분해지라고 당신을 설득하면서 사람들이 당신에게서 신성한 불을 없애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열망은 정신에 대한 지속적인 조건이 될 수 없으며, 열망이 제 열에 들뜨면서 생생하게 표현되었을 때, 열망은 저절로 쓰러지거나 우리를 부수고야 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든 연령대가 각각의 특별한 힘과 징후를 가지고 있지 않나요? 우리가 소위 대가들의 다양한 방식들이라고 부르는 것, 그것은 그들 존재의 연속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표현이 아니었던가요? 서른 살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걸 갈망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무엇이건 어떤 관점에 관한 확신을 당신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환상의 나이에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빛의 시기가 올 겁니다. 당신은 진보하기를 바라지 않나요?" - P48

테레즈, 저는 말입니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건 당신이지 저 자신이 아닙니다. 제가 당신을 알게 된 이후, 당신은 제가 행복을 믿고 행복의 맛을 느껴보게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제가 버릇없는 아이 같은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은 게 당신 잘못은 아닙니다. 그렇지요! 저는 이보다는 나은 사람이지요. 저는 당신의 사랑이 제게 행복이 될 것인지를 지금 묻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오로지 사랑이 삶이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제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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