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아홉 번째 책은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단편 3개를 엮은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란다. 표제작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이외에 <보헤미아 스캔들>, <빨간머리 연맹>이 실려 있단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아빠가 학창시절 문구판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 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셜록 홈즈 시리즈는 여전히 아빠의 좋은 추억 한 켠을 자리잡고 있단다. 비록 줄거리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얼마 안되지만 말이야. 이 책에 실린 세 편은 모두 단편이지만, 짧고 굵은 재미를 주고 있단다.


1.

첫 번째 작품은 <보헤미아 스캔들>이라는 작품이란다. 결혼을 앞둔 보헤미아 대공이 찾아와 자신이 예전에 사귀었던 오페라 가수 아이린 애들러가 예전에 같이 찍은 사진으로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고 이를 해결해 달라는 의뢰였단다. 그런데 그 가수가 지금은 은퇴하고 런던에 살고 있다고 했어. 지금 같아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옛날에는 결혼을 앞둔 이에게 이런 일은 큰 스캔들이었나 보구나.

홈즈는 목사로 변장하고 아이린에게 접근을 하고 왓슨과 연기를 해서 아이린이 사진을 어디에 보관하는지도 알게 되었지. 아이린도 아이린 나름 이유가 있었고, 지금은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보헤미아 대공을 괴롭히지 않겠다면서 길을 떠났단다. 그런데 아이린도 변장을 하고 홈즈를 미행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어. 홈즈가 그런 아이린을 알아보지 못했고, 아이린이 남긴 편지를 통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홈즈가 목사로 변장한 것도 모두 알고 있었던 거야. 홈즈도 아이린의 지능에 놀랬단다.

….

두 번째 작품은 <빨강머리 연맹>이라는 작품이란다. 제목만 보면 <빨강머리 앤>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빨강머리 앤>과는 관련 없는 소설이란다. 전당포 주인의 새로 들어온 점원의 권유로 빨강머리인 사람만 할 수 있는, 쉽게 돈 버는 일을 소개해 주었단다. 빨강머리 연맹 사무실에 하루 4시간씩 출근해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손으로 베끼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면 주 4파운드를 준다는 거야. 전당포 주인이 빨간 머리여서 점원이 그에게 알려 준거야. 많은 지원자가 몰렸지만, 전당포 주인이 합격을 하고, 전당포 주인은 날마다 가서 백과 사전을 베꼈단다.

그렇게 8주 후 어느 날 빨간 머리 연맹의 사무실은 닫혀 있었고, 빨간 머리 연맹은 해체되었다고 적힌 안내문을 보게 되었어. 이 이상스러운 빨간 머리 연맹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홈즈는 그들의 정체를 밝혀내게 된단다. 전당포 옆에 은행이 있었고, 그 은행에서 돈을 훔치기 위해서는 전당포 바닥을 파서 은행의 금고까지 가려고 했던 거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당포 주인이 자를 비워야 하고, 그래서 그를 돈으로 꼬드겨서 이해할 수 없는 <브리태니커 백과 서전>을 베끼게 했던 것이란다. 생각이 기발하더구나. 이 책에 실린 세 편 중에 가장 재미있던 소설이었단다.

세 번째 작품은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란다. 미국 남북 전쟁 당시 남군으로 참가했던 오펀쇼라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그는 영국의 한 시골에서 지내고 있었어. 그런데 그에게 다섯 개의 씨앗이 들어 있는 봉투, 그 봉투의 겉에는 KKK가 적혀 있는 봉투를 받았단다. 그 봉투를 받고 난 오펀쇼는 공포에 질려 유언장을 다시 쓴단다. 그리고 홈즈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이내 오펀쇼를 살해당하고 말았어.

KKK는 미국의 백인우월주의 단체로, 미국 남북 전쟁 이후 흑인들이나 흑인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테러를 일삼던 단체였단다. 오펀쇼도 남북 전쟁 당시 KKK와 연루된 일이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그가 죽음으로써 그 사건을 밝혀내지 못했단다. 홈즈는 그들을 추적을 해서 그들이 어떤 범선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배는 폭풍우로 대서양에 침몰하는 바람에  결국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없었단다. 셜록 홈즈의 미제 사건 중에 하나로 남은 소설이란다.

이렇게 간단히 이 책에 실린 셜록 홈즈 단편 3개를 소개해 보았단다. 단편이라서 이야기가 중간에 끊긴 감도 없지 않지만, 셜록 홈즈의 위트와 명석한 추리를 보는 재미는 단편도 만만치 않구나. 올해는 셜록 홈즈 전집에서 또 한 권 꺼내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셜록 홈스에게 그녀는 항상 <그 여자>였다.

책의 끝 문장: 우리가 론스타호의 운명에 관해서 알게 된 것은 이것이 전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1-32)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부부 간 애정이 넘쳐 나고 가구며 그릇이며 침구며 모두 새롭기만 했던 신혼 시절은 아내가 임신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행복하게 흘러가서, 이반 일리치는 결혼이란 것이 자신이 전에 누리던 생활, 즉 편안하고 유쾌하며 즐거운 데다 사회의 인정을 받는 고상한 생황을 망치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내가 임신한 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무언가 전혀 생각지 못한, 새롭고, 불쾌하고, 힘들고, 고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는 그런 종류의 일이었다.


(53)

그는 의사를 찾아갔다. 모든 게 예상한 대로였다. 병원에서 으레 벌어지는 상투적인 일들이 여기서도 그대로 벌어졌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것도, 그리고 이반 일리치 자신이 법정에서 짓는 것과 똑같아서 전혀 낯설지 않은 저 근엄한 척 무게 잡는 의사의 표정도 예상과 똑같았다. 이곳저곳 두드려 보기, 청진기 대보기, 뻔한 답변을 요구하는 중요치 않은 질문 던지기조 마찬가지였다. <우리에게 맡기세요, 우리가 전부 다 알아서 합니다.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다 잘합니다. 누구든 다 똑같이 잘해 드립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심각한 표정도 똑같았다. 모든 것이 법정에서 벌어지는 것과 똑같았다. 그가 법정에서 피고를 앞에 두고 짓는 표정을, 이 저명한 의사가 그의 앞에서 똑같이 짓고 있었다.


(75)

그는 그 생각의 자리에서 새로운 생각들을 차례로 불러들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의지할 데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죽음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도록 자신을 지켜 주던 지난날의 사고방식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때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그를 보호해 주고 감싸 주고 지켜 주던 예전의 모든 생각들이 이제는 더 이상 효과가 없었다. 그래 들어 이반 일리치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차단해 주던 이전의 감정 상태를 복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일하자, 일을. 나는 일 덕분에 사는 사람 아닌가> 하고 중얼거리곤 했다.


(84-85)

사람들의 거짓말은 그를 고문했다. 그들은 모두가 알고 있고 그도 알고 있는 사실을 인정해 주려 들지 않았다. 이반 일리치의 끔찍한 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이반 일리치 자신도 그 거짓말에 동참하게 만들려고 했다. 거짓, 거짓, 그의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행해지는 이 거짓, 무시무시하고 장엄한 죽음의 의식을 한낱 문병이니 커튼이니 식사에 나온 철갑상어니 하는 것들로 격하시키는 이런 거짓이 이반 일리치를 무섭도록 고통스럽게 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짓거리를 벌일 때면 <거짓말은 그만둬. 내가 곧 죽는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잖아. 그러니 제발, 거짓말만은 좀 그만둬>라고 여러 번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이상하게도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그럴 기력도 없었다.


(103)

<너한테 필요한 게 무엇이냐?> 그가 맨 처음 들은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소리를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이랬다. <필요한 게 뭐냐고? 무엇이 필요하지?> 그는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무엇이냐고?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것. 사는 것.>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통증조차 못 느낄 정도로 온 정신을 집중하여 귀를 기울였다.

<사는 것이라고? 어떻게 사는 걸 말하는 거지?> 영혼의 목소리가 물었다.

<그래, 사는 것. 예전처럼 편안하고 행복하게.>

<예전엔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어?> 목소리가 물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자신의 즐거웠던 삶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순간들을 하나씩 되새겨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즐거웠던 삶에서의 좋았던 순간들이 이제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


(104-105)

결혼…… 뜻하지 않게 했던 것. 환멸, 아내의 입 냄새, 애욕, 위선! 이 생명력 없는 업무, 그리고 돈 걱정, 그렇게 보낸 1, 2, 그리고 10, 20. 언제나 똑 같은 삶. 살면 살수록 생명은 사라져 가는 삶. 그래, 나는 산에 올라가고 있다고 상상했지. 하지만 일정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던 거야. 그래, 그랬었던 거야. 분명 사람들 눈에 나는 올라가고 있었어. 하지만 정확하게 그만큼씩 삶은 내 발아래서 멀어져 가고 있었던 거야…… 그래, 다 끝났어. 죽는 것만 남았어!


(113)

전에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여겼던 생각, 즉 자신이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으신 분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저항하고 싶어 했던 한때의 희미한 충동,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떨쳐내 버리곤 했던 그 충동만이 진짜이고, 그 나머지는 모두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업무, 그가 삶을 살아온 방식, 가족, 사회와 직장에서의 이해관계 같은 것들이 모두 잘못된 것일지도 몰랐다.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모든 것들을 변호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돌연 자신이 변호하려고 하는 이 모든 것들이 모두 허접하기 그지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변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가끔 EBS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을 읽곤 한단다. 다큐멘터리를 찾아 볼 수도 있지만, 아빠는 활자가 더 익숙해서 말이야. 틈틈이 읽을 수도 있는 장점도 있고 말이야. 이번에 읽은 것은 <EBS 당신의 문해력>도 그런 책이란다.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최근에 여러 매체상에서 많이 보이는데, 이 문해력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쓰기 했지? 최근 들어 많이 보긴 했지만, 많이 익숙하지 않은 말이거든비슷한 뜻으로 독해력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문해력이라니원래 있던 말인지 새로 만들어낸 말인지 잘 모르겠더구나. 누군가 새로 만들어낸 말이라고 하면, 이오덕 선생님을 존경하는 아빠로서는 마음에 안 드는 단어로구나. 정체 모를 한자어.

한자어를 그냥 풀어서 문해력이란 뜻을 이해해 보려고 하면 문자나 문장을 이해하는 힘? 이라고 생각드는구나. 이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해력과 뭐가 다를까? 이런 생각을 했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문해력은 '단순히 글이나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서, 이를 통해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더구나. 독해력을 좀더 확장한 개념처럼 보이는구나. 책을 읽은 것을 이용해서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드물겠지만, 책만 많이 읽었지, 수구 꼴통이나 사회악이 된 사람이 있다고 하면 이런 사람은 독해력은 좋으나 문해력이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번에 읽은 책은 거의 독해력과 비슷한 의미로 보였단다.


1.

우리나라는 한글이라는 쉽게 배우는, 위대한 글자가 있어서 문맹률은 무적 낮단다. 하지만 우리나라 글자로 이루어진 글을 읽으면서도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문해력이 낮은 사람들이라고 했어. 사실 아빠도 가끔 글을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어려운 문장들도 더 잘 이해하고 그 속에 숨은 뜻을 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러면 읽고 싶은 어려운 책들도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빠가 왜 문해력이 떨어지는 알겠더구나.

이 책에서는 문해력을 좋으려면,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늦어도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책을 많이 읽어서 문해력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아빠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단다. 그나마 예전에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이 유혹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좀 읽어서 어느 정도의 문해력을 갖추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래도 확실히 책 읽는 양은 적었어. 그래서 이 책의 기준이라면 문해력의 기초를 튼튼하지 못한 것이었어. 어른이 되어서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지. 어른이 되어 책을 처음 읽을 때보다는 문해력 또는 독해력이 좋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읽기 어려운 책들은 많단다.

….

이 책에서 이야기하기를 문해력 발달의 골든타음은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하는구나. 디지털 지지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태어났지만, 다행히 너희들은 어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싫어하지 않아서,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구나. 문해력 발달의 골든타음은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나름 그 시절 책을 많이 읽었지. 지금도 아빠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많이들 읽으시고

자신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 책 많이 읽고 그러면 좋아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거야. 하지만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강제로 책을 읽게 해서 즐거움 없는 독서가 된다고 하면 어떨까. 이 책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가이드를 주고 있지만, 마음 조급한, 아이에게 이것저것 시켜주고 싶은 부모님이 그 가이드대로만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부모님들이 모두 독서 지도사 같은 전문가들도 아니고 말이야.

분명 부작용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가뜩이나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놀지 못하고 이것저것 배운다고 바쁘게 사는 아이들인데,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읽기 능력을 갖추어 한다고 하니, 그걸 잘못 이해해서 무조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노는 시간까지 빼앗아 책을 읽히게 하는 부모님들도 있을 것 같아. 아이들의 노는 시간이 더 줄어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구나. 문해력도 중요하지만, 건강과 기초체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아빠는 이 책이 별로였단다. 문해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하고, 문해력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권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단정짓듯 이야기하는 것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고 말이야.

우리는 그냥 즐거운 책 읽기를 하자꾸나. 재미있는 책 읽기, 행복한 책 읽기를 하자꾸나. 아빠는 가끔 어려운 책을 읽기도 하는데, 읽을 때는 힘들지만 다 읽고 나면 이런 책을 내가 읽었네, 하면서 성취감의 기쁨도 살짝 느껴지더구나. 너희들도 가끔은 너희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책들도 읽어보고재미는 살짝 없어서 읽고 나면 살짝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그러면서 독해력을 조금씩 키워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2020 8 1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서 사흘이라는 단어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일이 있다.

책의 끝 문장: 아이들은 함께 읽기를 통해 책 읽기를 지속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예전에는 몰랐던 책 읽기의 즐거움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도 알라딘 인터넷서점 블로그 알라딘 서재에서 여러 분들이 추천을 해준 책이란다. 책 추천을 받으면 솔깃해진 아빠는 쉽게 장바구니에 담곤 하는데, 이 책도 그렇게 장바구니에 담겼다가 무의식 결재와 함께 우리 집 현관문 앞을 거쳐 아빠의 책장에 꽂힌 책이란다. 책장 속에 몇 달 묵혔다가 이번에야 읽게 되었단다.

이 소설은 오래 전에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 영화의 한 장면으로 책표지를 디자인했단다. 책 표지를 보니 문득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고전은 어디 가서 볼 수 있나? 지은이는 알베르토 모라비아라는 이탈리아 사람인데 아빠는 물론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람인데, 지은이 이름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지는 모르겠구나.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소설가뿐만 아니라 기자, 시나리오 작가로도 일했다고 하는구나. 그럼 바로 이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줄게. , 아니 많이 답답한 인간이 주인공이라서 이야기가 계속 답답할 수 있으니 이해바라고


1.

소설은 리카르도 몰티니라는 사람의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란다. 그래서 읽는 이는 리카르도라는 사람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이 리카르도라는 사람이 엄청 답답한 사람이라서, 읽는 이도 똑같이 답답하게 만들어 버린단다. 그래도 재미는 있어서 계속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들더구나.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답답하면서 재미있는 책.

리카르도는 에밀리아와 결혼을 했고, 결혼하고 2년간은 정말 행복한 생활을 했어. 아내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리카르도는 그렇게 생각했어. 리카르도는 변변치 않은 극작가라서 돈은 많이 벌지 못하고, 그래서 좁은 집에서 신혼생활을 했어. 좁은 집을 힘들어 하는 아내 에밀리아를 위해서 리카르도는 무리를 해서 아파트를 구입해서 이사를 했단다. 에밀리아가 엄청 좋아했어. 그러나 리카르도는 다음 할부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서 막막했어. 다행히 영화제작자 바티스타로부터 영화 시나리오 일감을 받게 되어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되었단다.

이렇게 돈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자신의 사정을 모르고 아파트만 엄청 좋아하는 에밀리아를 보고 마음이 상하기도 했어. 거기에 에밀리아는 잠 습관이 서로 달라서 그동안 리카르도와 같이 자면서 제대로 잔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이젠 잠 잘 때는 각방을 쓰자고 했어. 이러자고 이사를 했나, 리카르도는 이 말에 상처를 받고 완벽했던 아내와 관계와 틀어지는 것을 느꼈어. 그러면서 아내의 사랑을 의심하게 시작했어. 한번 시작한 의심은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나갔어. 아내의 행동 하나하나가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지. 아내를 의심하다 보니 아내에 대한 사랑도 식고, 일에 대한 열정도 사라지고 힘들기만 했어. 이런 의심병과 집착병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완벽한 신혼 생활을 2년이나 했을까 싶더구나.

아내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아내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어보고, 에밀리아는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리카르도는 아내를 계속 추궁했어.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느냐고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말이야. 계속된 추궁으로 에밀리아도 화가 나서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단다. 그러자 이번에는 왜 사랑하지 않느냐고 또 집요하게 물어보았단다. 에밀리아는 그냥이라고 답하자 홧김에 에밀리아의 목까지 조르는 등 폭력까지 등장했단다. 이내 리카르도는 자신이 잘못했다면서 용서를 구했어. 하지만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도대체 뭐냐, 이 사람.. 남자 망신은 혼자 다 시키는 그런 캐릭터로구나.


2.

영화제작자 바티스타가 리카르도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준 이유는 아마 아내 에밀리아 때문인 것 같았어. 바티스타는 영화 일로 리카르도를 만나면서 계속 에밀리아에게 수작을 벌였거든제작자 바티스타, 감독 레인 골드, 시나리오 작가 리카르도가 바티스타의 별장에서 영화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바티스타는 그곳에 리카르도의 아내도 꼭 데리고 오라고 했단다. 별장에 가는 차를 나눠 탈 때도 당연히 리카르도와 에밀리아가 부부니까 같이 타고 가야 하는데, 바티스타는 리카르도와 영화 감독 레인 골드가 같이 타고 가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고 자신은 에밀리아와 함께 타고 간다는 거야. 에밀리아는 계속 남편하고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리카르도는 아내를 설득해서 결국에 권력자 바티스타의 말을 듣게 되었단다.

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바티스타의 흑심을 눈치챘을 텐데 리카르도가 바티스타의 말대로 했다는 것은 그가 가진 돈의 권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구나. 그러면 아내를 믿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자신이 자리를 다 깔아주고 또 아내를 의심하고한 대 머리를 쥐어박아 주고 싶구나.

….

바티스타의 별장에서 리카르도는 에밀리아와 화해를 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의심병이 그를 잡아먹고 있어서 아내에게 다시 자신을 사랑하냐는 질문만 던지고 결국엔 다툼으로 끝이 났단다. 계속되는 바티스타의 추근댐은 도를 넘어 성추행에 이르렀단다. 그 장면을 리카르도가 봤는데, 리카르도는 권력자 바티스타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도 했어. 사랑을 의심하고 돈에 굴복하는 비열한 주인공 리카르도. 에밀리아도 결국 그런 리카르도를 떠나기로 결심한단다. 하지만 자신의 집인 로마까지 가는 길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바리스타의 차를 얻어 타고 별장을 떠나 로마를 향한단다.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바티스타와도 헤어져 혼자 살겠다고 선언을 하고 별장을 떠나버렸단다. 진작에 떠났어야 했는데별장에 동행하지 말고 그 전에 헤어졌어야 했는데너무 늦은 선택이었단다.

로마로 가는 길에 에밀리아는 교통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어. 그런데 그 교통사고가 자연스러운 사고일까? 바티스타의 계속된 추근댐이 불러온 사고가 아닐까, 싶어. 또는 계속 거부하는 에밀리아를 고의로? .. 아무튼 이 소설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가장 비극적인 종말을 겪게 되었구나.

이 책에서 감독 레인 골드와 리카르도가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은 호메로스의 고전 <오디세이>였단다. 레인 골드는 현대극으로 각색하자고 했고, 리카르도는 원작 그래도 하자며 다툼도 많이 했어. 레인 골드가 현대극으로 각색을 하면서, 오디세우스가 나쁜 놈으로 각색을 하게 되는데, 예전에 읽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도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를 읽고 나서, 오디세우스는 참 나쁜 남자라는 생각을 했었거든

답답했지만 재미있는 책, 여기까지였단다.


PS:

책의 첫 문장: 지금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신혼 시절이었던 2년 동안은 아내와의 사이가 완벽하다고 할 만큼 좋았다는 것이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이런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서 이 추억을 글로 적어보려 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5-08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찌질함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죠ㅎㅎ내내 공감하며
리뷰를 읽었습니다^^ <페넬로피아드>저도 궁금하네요!

bookholic 2022-05-08 22:17   좋아요 1 | URL
정말이지, 남자 망신 제대로 시켰죠..ㅎㅎ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책을 읽고 나서, 너희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추천해 주는 경우가 있었지. 그런데 거꾸로 너희들이 아빠에게 추천하는 책들은 거의 없었어. 그런데, 어느날 Jiny가 책 한 권을 읽고 정말 재미있다고 했지. 그 책의 제목은 <불편한 편의점>. 아빠도 인터넷 서점에서 서핑하다가 자주 본 책이었지. 그렇게 재미있어? 아빠도 한번 볼까?. 하고 그 책을 빌렸잖아.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방에 혼자 자체 격리하고 있을 때라서 아빠도 그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다 봐버렸단다. 재미도 재미지만, 정말 따뜻한 소설이더구나. 지은이는 김호연이라는 분인데

<이중간첩>이라는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셨대. 그 밖에 <망원동 브라더스> 등 장편 소설로 유명해지셨다고 하는데, 아빠는 이번에 읽은 <불편한 편의점>에서 처음 알게 된 분이란다. 나중에 김호연 님의 다른 소설들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1.

편의점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한단다. 아빠도 자주 이용을 하지. 늦은 밤 갑자기 뭔가 먹고 싶을 때도 찾아갈 수 있는 편의점. 24시간 내내 문을 열고 있어서 왠지 든든한 느낌. 그런 편의점에는 일하는 사람으로, 손님으로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겠지. 그 사람들의 따뜻한 사연들을 한 권에 담은 것이 바로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소설이란다.

염영숙 여사는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선생님이셨는데 지금은 은퇴를 했어. 평생 함께 하던 남편이 죽고 남긴 유산으로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에 조그마한 편의점을 냈어. 배려심이 많으셔서 편의점 직원들도 잘 대해주었어. 편의점은 하루 여덟 시간씩 세 사람이 나눠서 일하고 있었어. 아침 시간에는 오여사(본명: 오선숙)이라는 아줌마가 일하고,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시현이라는 시험 준비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는 50대 성필씨가 맡고 있었단다. 그리고 염여사에게는 말썽쟁이 아들과 똑소리 나는 딸이 하나 있었어.

어느날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방을 가는데, 평택 부근을 지날 때 파우치를 분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얼마 뒤 어떤 사람이 그 파우치를 주었다는 전화가 왔단다. 부랴부랴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니 독고라는 노숙자가 보관하고 있었어. 심지어 그 파우치를 훔치려는 다른 노숙자들로부터 그 파우치를 지키기까지 했어. 독고 씨는 답례를 받으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염여사는 독고 씨에게 고맙다면서 서울역에서 가까우니 자신의 편의점에 와서 도시락을 먹으라고 했단다. 그래서 독고 씨는 그 편의점에서 와서 도시락을 먹기는 하는데, 팔 수 없는 폐기된 도시락만 먹었어. 그렇게 독고 씨는 노숙생활을 하지만 심성은 착했단다.

알고 보니 독고 씨는 알코올성 치매가 있어서 자신의 이름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도 기억을 못한다고 했어. 독고라는 이름도 자신의 이름이 아니고 남들이 그렇게 불러서 독고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했어.

그러던 어느날 야간 일을 맡던 성필씨가 그만두고 말았어. 염여사가 임시로 야간 일을 맡았는데, 야간 시간은 여자 혼자 맡기 부담스러운 시간대였단다. 역시나, 술 취한 젊은이들이 편의점에 와서 난동을 부렸어. 염여사가 당황하고 있는데, 그때 독고 씨가 나타나서 그 젊은이들을 한방에 정리해 주었단다. 그런 모습뿐만 아니라 독고 씨의 심성이 착하다는 걸 알고 있는 염여사는 독고에서 야간 시간대 편의점 일을 제안했단다. , 술을 끊어야 한다고 했어. 그렇게 독고 씨는 편의점 일을 하게 되었단다.


2.

시현이가 독고 씨의 편의점 일을 배우게 되었는데, 시현이가 편의점 일을 설명을 차분히 잘 해주기도 했지만, 독고 씨도 정말 열심히 배웠어. 남들보다 빨리 일을 익혀서 이젠 노숙자가 아닌 편의점 직원으로 열심히 일했단다. 독고 씨는 손님들에게도 싹싹하게 잘 해 주었어. 불량 청소년들한테도 잘 해주고, 동네 할머니들한테도 잘 해주어서 편의점 매출이 오르기도 했단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이 끝났음에도 퇴근하지 않고, 편의점 주변 청소를 하는 등 한참 동안 일을 도와주었어. 그리고 독고 씨는 시현에게 제안 하나를 했어. 자신에게 편의점 일과 장비 사용법 등을 유튜브에 올려보라고 제안했어. 그 제안을 솔깃하여 시현은 편의점 일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 영상을 보고 자신의 편의점의 점장을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어.. 시현은 이것이 자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염여사에게 그만두겠다고 했고, 마음씨 착한 염여사는 진정으로 축하해주었단다. 그리고 당분간 편의점 일은 오여사와 독고 씨가 이교대로 하기로 했어.

독고 씨는 이 일을 좋아하고 오여사는 돈이 필요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단다. 오여사도 말썽쟁이 다 큰 아들이 있었어. 대기업을 다니다가 때려 치고 영화를 하다가 돈을 말아먹고 집에 처박혀 게임만 하는 그런 아들이었어. 이 이야기를 들은 독고 씨는 오여사에게 한가지 조언을 해주었어. 편지를 쓰고 아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한번 들어보라고 했어. 그 조언의 효과가 만점인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오여사뿐만 아니라 독고 씨는 손님과도 정을 쌓았단다. 의료기기 영업 사원으로 일하는 경만 씨. 쌍둥이 딸들은 점점 커져 돈 쓸 일은 많아지고, 수입은 그대로고 나이 들어 체력도 떨어지고, 우울한 날들의 계속이로구나. 유일한 낙이 퇴근길 편의점에서 먹는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그를 유심히 보던 독고 씨는 경만 씨에게 술을 끊고, 옥수수 수염차를 권했단다. 자신도 술을 끊고 옥수수 수염차를 먹는데 좋다고

….

인경 씨는 30대 후반으로 연극 배우를 은퇴한 작가 지망생이었어. 어찌 어찌하여 등단을 했지만 이후 작품은 없었어. 편의점 앞 선배의 빌라에서 3개월만 빌려 생활하기로 했는데, 편의점 직원 독고 씨를 만나면서 그를 캐릭터로 한 희곡을 구상했단다.


3.

민식 씨는 앞서 소개한 적이 있는 염여사의 말썽쟁이 아들이었단다.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고, 이런저런 사업을 시도했지만 잘 안됐어. 이번에는 후배가 수제맥주 사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수제맥주 사업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고 그럴려면 편의점을 처분해야만 했어. 엄마를 설득해야 하지만, 엄마 말고 그의 일을 방해하는 독고 씨가 있었어. 독고 씨는 민식 씨가 하려는 일이 사기 당하기 딱 좋다고 생각을 했던 거야. 그러자 민식 씨는 독고 씨의 뒷조사를 시켰어. 그 일을 흥신소 곽이라는 사람이 했는데, 독고 씨가 어느날은 어떤 성형 외과에 들어갔다고 나오는 것이었어. 독고 씨가 다녀가고 나서 흥신소 곽은 성형 외과에 가보았더니, 독고 씨는 예전에 그 병원에서 의사를 했었던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실 그 즈음 독고 씨는 알코올로 지워졌던 기억을 하나 둘 되찾게 되었단다. 그리고 그 기억을 더듬어 자신이 일했던 곳을 알게 된 것이었어. 그래, 독고 씨는 성형외과 의사였던 거야. 독고 씨는 서서히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고, 이름도 알게 되고, 가족이 있다는 것도 기억하게 되었단다. 그가 다니던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사람이 죽고 본인이 그런 것도 아닌데도 죄책감 때문에 술로 나날로 보내고, 가족에 소홀해지면서 집을 나가 노숙 생활을 하게 되고 기억까지 잃게 되었던 거야. 하지만 착한 본성까지는 변하지 못했던 것이지그 착한 본성을 염여사가 알아보고 도와주게 된 것이고

기억을 되찾은 독고 씨는 의료사고 죽은 이가 잠들어 있는 추모 공원에 가서 진심으로 사과를 했단다. 그리고 편의점은 그만두고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대구로 의료 봉사를 가기로 했단다. 더불어 대구에는 아내와 딸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용서를 빌고 화해를 할 생각도 갖고 말이야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시작에도 이야기했지만 참 따뜻한 소설이었어. 등장인물 모두 악한 사람들은 없고 마음씨 따뜻한 사람들만 나오고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한 사회가 될 것 같구나. 이 소설의 마지막에 독고 씨가 코로나가 유행한 대구로 의료봉사 가는 장면이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생겼을 때 생각나는구나. 신천지라는 종교 단체 때문에 코로나가 대구와 경북 지역만 극성이던 시절그때만 해도 길어야 몇 달 고생하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코로나가 여전할 것이라 생각도 못했지. 이제 코로나가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이 되었어.

Jiny, 좋은 책 추천해 주어 고마워~


PS:

책의 첫 문장: 염영숙 여사가 가방 암에 파우치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기차는 평택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눈물이 멈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