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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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도 알라딘 인터넷서점 블로그 알라딘 서재에서 여러 분들이 추천을 해준 책이란다. 책 추천을 받으면 솔깃해진 아빠는 쉽게 장바구니에 담곤 하는데, 이 책도 그렇게 장바구니에 담겼다가 무의식 결재와 함께 우리 집 현관문 앞을 거쳐 아빠의 책장에 꽂힌 책이란다. 책장 속에 몇 달 묵혔다가 이번에야 읽게 되었단다.

이 소설은 오래 전에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 영화의 한 장면으로 책표지를 디자인했단다. 책 표지를 보니 문득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고전은 어디 가서 볼 수 있나? 지은이는 알베르토 모라비아라는 이탈리아 사람인데 아빠는 물론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람인데, 지은이 이름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지는 모르겠구나.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소설가뿐만 아니라 기자, 시나리오 작가로도 일했다고 하는구나. 그럼 바로 이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줄게. , 아니 많이 답답한 인간이 주인공이라서 이야기가 계속 답답할 수 있으니 이해바라고


1.

소설은 리카르도 몰티니라는 사람의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란다. 그래서 읽는 이는 리카르도라는 사람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이 리카르도라는 사람이 엄청 답답한 사람이라서, 읽는 이도 똑같이 답답하게 만들어 버린단다. 그래도 재미는 있어서 계속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들더구나.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답답하면서 재미있는 책.

리카르도는 에밀리아와 결혼을 했고, 결혼하고 2년간은 정말 행복한 생활을 했어. 아내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리카르도는 그렇게 생각했어. 리카르도는 변변치 않은 극작가라서 돈은 많이 벌지 못하고, 그래서 좁은 집에서 신혼생활을 했어. 좁은 집을 힘들어 하는 아내 에밀리아를 위해서 리카르도는 무리를 해서 아파트를 구입해서 이사를 했단다. 에밀리아가 엄청 좋아했어. 그러나 리카르도는 다음 할부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서 막막했어. 다행히 영화제작자 바티스타로부터 영화 시나리오 일감을 받게 되어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되었단다.

이렇게 돈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자신의 사정을 모르고 아파트만 엄청 좋아하는 에밀리아를 보고 마음이 상하기도 했어. 거기에 에밀리아는 잠 습관이 서로 달라서 그동안 리카르도와 같이 자면서 제대로 잔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이젠 잠 잘 때는 각방을 쓰자고 했어. 이러자고 이사를 했나, 리카르도는 이 말에 상처를 받고 완벽했던 아내와 관계와 틀어지는 것을 느꼈어. 그러면서 아내의 사랑을 의심하게 시작했어. 한번 시작한 의심은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나갔어. 아내의 행동 하나하나가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지. 아내를 의심하다 보니 아내에 대한 사랑도 식고, 일에 대한 열정도 사라지고 힘들기만 했어. 이런 의심병과 집착병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완벽한 신혼 생활을 2년이나 했을까 싶더구나.

아내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아내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어보고, 에밀리아는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리카르도는 아내를 계속 추궁했어.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느냐고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말이야. 계속된 추궁으로 에밀리아도 화가 나서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단다. 그러자 이번에는 왜 사랑하지 않느냐고 또 집요하게 물어보았단다. 에밀리아는 그냥이라고 답하자 홧김에 에밀리아의 목까지 조르는 등 폭력까지 등장했단다. 이내 리카르도는 자신이 잘못했다면서 용서를 구했어. 하지만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도대체 뭐냐, 이 사람.. 남자 망신은 혼자 다 시키는 그런 캐릭터로구나.


2.

영화제작자 바티스타가 리카르도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준 이유는 아마 아내 에밀리아 때문인 것 같았어. 바티스타는 영화 일로 리카르도를 만나면서 계속 에밀리아에게 수작을 벌였거든제작자 바티스타, 감독 레인 골드, 시나리오 작가 리카르도가 바티스타의 별장에서 영화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바티스타는 그곳에 리카르도의 아내도 꼭 데리고 오라고 했단다. 별장에 가는 차를 나눠 탈 때도 당연히 리카르도와 에밀리아가 부부니까 같이 타고 가야 하는데, 바티스타는 리카르도와 영화 감독 레인 골드가 같이 타고 가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고 자신은 에밀리아와 함께 타고 간다는 거야. 에밀리아는 계속 남편하고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리카르도는 아내를 설득해서 결국에 권력자 바티스타의 말을 듣게 되었단다.

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바티스타의 흑심을 눈치챘을 텐데 리카르도가 바티스타의 말대로 했다는 것은 그가 가진 돈의 권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구나. 그러면 아내를 믿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자신이 자리를 다 깔아주고 또 아내를 의심하고한 대 머리를 쥐어박아 주고 싶구나.

….

바티스타의 별장에서 리카르도는 에밀리아와 화해를 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의심병이 그를 잡아먹고 있어서 아내에게 다시 자신을 사랑하냐는 질문만 던지고 결국엔 다툼으로 끝이 났단다. 계속되는 바티스타의 추근댐은 도를 넘어 성추행에 이르렀단다. 그 장면을 리카르도가 봤는데, 리카르도는 권력자 바티스타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도 했어. 사랑을 의심하고 돈에 굴복하는 비열한 주인공 리카르도. 에밀리아도 결국 그런 리카르도를 떠나기로 결심한단다. 하지만 자신의 집인 로마까지 가는 길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바리스타의 차를 얻어 타고 별장을 떠나 로마를 향한단다.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바티스타와도 헤어져 혼자 살겠다고 선언을 하고 별장을 떠나버렸단다. 진작에 떠났어야 했는데별장에 동행하지 말고 그 전에 헤어졌어야 했는데너무 늦은 선택이었단다.

로마로 가는 길에 에밀리아는 교통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어. 그런데 그 교통사고가 자연스러운 사고일까? 바티스타의 계속된 추근댐이 불러온 사고가 아닐까, 싶어. 또는 계속 거부하는 에밀리아를 고의로? .. 아무튼 이 소설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가장 비극적인 종말을 겪게 되었구나.

이 책에서 감독 레인 골드와 리카르도가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은 호메로스의 고전 <오디세이>였단다. 레인 골드는 현대극으로 각색하자고 했고, 리카르도는 원작 그래도 하자며 다툼도 많이 했어. 레인 골드가 현대극으로 각색을 하면서, 오디세우스가 나쁜 놈으로 각색을 하게 되는데, 예전에 읽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도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를 읽고 나서, 오디세우스는 참 나쁜 남자라는 생각을 했었거든

답답했지만 재미있는 책, 여기까지였단다.


PS:

책의 첫 문장: 지금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신혼 시절이었던 2년 동안은 아내와의 사이가 완벽하다고 할 만큼 좋았다는 것이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이런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서 이 추억을 글로 적어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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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08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찌질함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죠ㅎㅎ내내 공감하며
리뷰를 읽었습니다^^ <페넬로피아드>저도 궁금하네요!

bookholic 2022-05-08 22:17   좋아요 1 | URL
정말이지, 남자 망신 제대로 시켰죠..ㅎㅎ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