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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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마지막 권이구나. 지은이 콜린 매컬로는 6부에서 끝내기로 했는데, 팬들의 요청으로 7부까지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했잖아. 7부를 읽고 났더니, 팬들이 잘 한 것 같구나.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의 일인자가 되면서 끝나는 7부의 끝맺음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알맞은 끝맺음인 듯했어. 6부에서 끝났다면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텐데 말이야.

, 그럼 제 7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권은 기원전 32년부터 27년까지의 이야기란다.

이제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의 내전은 불가피해 보였어.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내전에 대한 부담감이 컸단다. 내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또 내전을 한다면 로마 시민들의 여론도 안 좋아질 거야. 그리고 여전히 안토니우스의 측근들이 로마 원로원에 다시 포진하고 있었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서 안토니우스가 동방에서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서 공개되었음에도 말이야. 그들 중 일부는 로마를 떠나 안토니우스가 머물고 있는 동방으로 이사를 갔단다. 마치 예전의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와 비슷한 관계가 되어 갔어. 그 때도 카이사르 진영은 로마에 있었고, 폼페이우스와 원로원들은 동방에 머무르고 있었잖아.

옥타비아누스는 이번 전쟁을 내전이 아닌 국제전이라는 여론을 만들었단다. 그러니까 옥타비아누스 대 안토니우스가 아닌, 옥타비아누스 대 클레오파트라의 전쟁, 즉 로마와 이집트 간의 국제 전쟁 구도로 몰고 갔어. 이집트가 엄연한 로마의 땅들을 빼앗았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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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오늘 아침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저는 현상황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책임은 클레오파트라에게 있습니다. 그 여자, 오로지 그 여자 탓입니다! 꾸준히 서쪽으로 진군한 사람은 클레오파트라지, 그 여자의 꼭두각시요 인형인 안토니우스가 아닙니다. 그가 추는 춤은 이집트의 춤입니다. 저나 로마나 무슨 짓을 했다고 육군과 해군의 위협을 받아야 합니까? 로마와 저는 우리의 의무를 다했을 뿐, 동방에 있는 안토니우스를 위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왜 서방을 위협할까요? 정답은, 우리를 위협하는 사람은 그가 아니란 겁니다! 그가 아니라 클레오파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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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에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가 로마를 배신했다는 증거가 그의 유언에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원래 다른 이의 유언을 보는 것은 불법이었어. 하지만, 안토니우스를 완벽한 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그 유언을 빼와야 했단다. 아내 드루실라의 도움으로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의 유언을 얻어낼 수 있었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불법이긴 했지만 말이야.

안토니우스의 유언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단다.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로마의 영토와 권한은 모두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긴다는 내용이었어. 이젠 이를 막기 위해서는 클레오파트라와 전쟁을 해야 했단다. 로마 시민들도 동의를 해줄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거야.


1.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도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어. 안토니우스가 옛 모습을 되찾기만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어. 안토니우스에게 전쟁 물자를 제공하기로 전쟁 준비에 돌입했어. 클레오파트라는 자신도 전쟁에 참여하고, 특히 작전 회의에 참가하겠다고 했는데, 안토니우스의 부하들이 외국 사람이고 더욱이 여자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단다. 그나마 카니리우스란 사람만이 긍정적으로 생각했단다. 하지만 돈줄을 대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주장을 계속 무시할 수 없었어.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전쟁에서 참여하게 되었어. 전쟁에 참여한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장수들과 계속된 의견 충돌을 보였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직접 군함을 이끌고 이집트로 행했어. 이번에는 아그리파가 총 지휘를 했어. 하늘도 옥타비아누스를 도왔는지, 파도와 바람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치고 불었단다. 악티온이라는 곳에서 해상 전투. 아빠는 악티움 해전이라고 기억하는데, 이 책에서는 악티온이라고 하는구나. 외국어 표기이다 보니 다르게 쓰긴 했지만 같은 거란다.

이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 측은 대승을 거두게 된단다. 어쩌면 이미 전투의 승리를 결정되어 있을 수도 있어. 로마군은 옥타비아누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지만, 안토니우스 군은 내부 갈등을 보이고 있었으니 말이야. 전투에서 밀리게 되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몰래 몇몇 군단만 이끌고 이집트로 도망갔단다. 아직 전쟁이 한창인데 말이야. 악티온에서 전투는 옥타비아누스의 로마군의 대승이었단다.

이제 이집트로 진군을 해야 옳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레피두스의 반란 소식이 전해졌단다. 2차 삼두연합의 한 사람이었던 레피두스가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미 시칠리아에서도 한번 배신을 했던 기억이 있어 그리 놀랄 일은 아니구나. 아무튼 레피두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로마로 돌아온 옥타비아누스. 그런데 괜히 왔구나. 이미 마이케나스가 진압해 버렸어 ㅎㅎ. 옥타비아누스의 주변에는 믿음직스러운 능력자들이 있어서 그가 더욱 세력 확장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제 다시 옥타비아누스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이집트로 진군하였단다.


2.

한편 이집트로 돌아온 안토니우스는 전쟁의 패배에 상실감이 컸어. 지은이는 안토니우스가 전쟁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뽑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너무 낙관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전쟁 준비보다 클레오파트라에 올인했다는 점이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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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한마디로 말해 안토니우스는 개별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있어도 전체 군사작전을 지휘하지는 못했다. 모든 게 잘되리라 여기는 그의 낙천적인 믿음은 끊임없이 등한시되는 병참과 보급품 문제에만 이르면 그를 저버렸다. 게다가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만족시키는 데 골몰한 나머지 장비와 물자에 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비위를 맞추느라 온 힘을 써버린 탓이었다. 그의 참모진에게는 이것이 약점 같아 보였지만, 안토니우스의 진짜 약점은 그가 클레오파트라를 죽이고 그녀의 군자금을 몰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를 향한 애정과 그의 정정당당한 승부 정신이 그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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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는 이집트에 와서 작은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은둔 생활을 했어. 얼마 후 클레오파트라의 설득도 있고, 안토니우스도 마냥 은둔 생활만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옥타비아누스의 진군에 대비해야겠지.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 전쟁의 패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했어.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카이사리온은 어느덧 성인이 되었단다. 성인이 되니 카이사리온은 더욱 카이사르와 똑 닮았단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위험이 되었어. 왜냐하면 그가 로마에 나타나면 로마 시민들은 카이사르가 환생했다면서 진정한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나타났다면 그를 떠받들 것이고, 그러면 옥타비아누스가 위축이 될 것이니 말이야. 옥타비아누스가 그를 발견하면 바로 죽일 것이라고 생각한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리온은 인도로 보냈단다. 그런데 클레오파트라의 실수는 카이사리온에게 카리아시온의 외모가 카이사리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게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은 점이란다.

카이사리온은 자신이 충분히 옥타비아누스와 협상을 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카이사리온은 인도로 가는 도중, 옥타비아누스가 머물고 있는 진지로 찾아갔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리온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어. 아버지 카이사르를 너무 닮아서 말이야. 그리고 그가 살아 있으면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어. 그렇다고 바로 죽인 것은 아니고, 카이사리온에게 카이사리온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단다. 그제서야 카이사리온은 자신의 외모가 얼마나 위험했던 것인지 깨달았어. 하지만 적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단다. 남자답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카이사리온은 자신의 엄마 클레오파트라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고 말았어.

안토니우스는 전쟁의 패배를 확신하고 자살을 했어. 하지만 칼을 심장에 제대로 꽂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이했단다. 그로 인해 클레오파트라와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은 있었지. 드디어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한 옥타비아누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만났어. 잔인하게도 카이사리온의 죽음 소식을 알려주었지. 그리고 클레오파트라에 처분에 대해서 고민을 했단다. 클레오파트라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고 자신의 대한 평판이 안 좋아질 것 같았고, 자살을 강요하는 것도 여론은 좋지 않을 것 같았어.

모든 것을 포기한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단다. 신하에게 무화과 과일 바구니 심부름을 시킨 클레오파트라. 그 안에는 코브라가 함께 배달되어 왔단다. 그리고 그 코브라가 자신을 물도록 했단다. 자살이긴 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코브라에 물려 죽은 사고사처럼 보였던 것이지.

이렇게 이집트마저 평정한 옥타비아누스는 양아버지 카이사르도 못한 이집트까지의 점령이었어. 드디어 카이사르 사후 후계자로 임명된 옥타비아누스의 긴 여정이 끝이 났단다. 카이사르가 죽은 건 기원전 44년이었고,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까지 정리한 것은 기원전 30년이니까 약 14년간의 긴 여정이었던 것이지. 허약했던 십대 소년이 30대 젊은 위대한 로마의 일인자가 된 순간이었어. 로마로 입성한 옥타비아누스. 이젠 모든 것을 이룬 그는 집정관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원로원들의 반대가 이뤄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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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옥타비아누스는 서른다섯 살로 일곱번째 집정관을 지내고 있던 1월의 열세번째 날 원로원을 소집했다. “이제 제 모든 권한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습니다. “ 그는 말했다. “위험은 지나갔습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그 불쌍한 얼간이가 죽은 지도 2년 밤이 지났고 그를 추악하게 타락시켰던 짐승들의 여왕도 그와 함께 죽었습니다. 그 시기 이후의 소소한 공포와 일시적인 두려움도 모두 사그라졌으며, 그것은 로마의 힘과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로마의 충실한 수호자였고 로마의 지칠 줄 모르는 투사였습니다. 그러므로 원로원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 모든 속주를 포기하겠습니다. 곡물이 나는 섬들, 히스파니아, 갈리아, 마케도니아, 그리스, 아시아 속주, 아프리카, 키레나이카, 비티니아, 시리라 등입니다. 이 속주들을 로마 원로원과 인민의 손에 넘기겠습니다. 제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저의 존엄, 그에 수반되는 전직 집정관이자 여러분의 원로원 최고참 의원으로서의 자격, 그리고 명예 호민관으로서의 개인적인 지위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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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누스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에게는 집정관보다 더 높은 자리를 원했던 것이겠지. 원로원도 그 사실을 알고 그걸 막기 위해 집정관에 계속 머물러 달라고 했을 수도. 노련한 정치인들 같으니옥타비아누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호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여러 가지를 생각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어. 그런 중에 마이케나스가 의견을 하나 주었단다.

아우구스투스.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능 위대한 자. 그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옥타비아누스는 이제 아우구스투스가 되었단다. 소설은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단다.

….

소설 밖의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아우구스투스가 오랜 로마 공화정의 시대를 끝내고, 제정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란다. 기원전 27년 그는 로마의 첫 번째 황제가 되어 그가 죽는 서기 14년까지 황제로 재임했단다. 그 이후 로마가 멸망할 때까지 로마는 제정을 유지했고 말이야.

...

이렇게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다 읽었구나. 아빠는 이제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완독한 사람이란다. ㅎㅎ 아빠가 이 책의 내용을 금방 까먹겠지만,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고대 로마에 대한 책들은 너무나 많아서 읽을 거리도 많겠지만, 소설로 흥미롭게 잘 이야기해주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지은이 콜린 매컬로님께 경의를 표하면서 오늘 편지를 마칠게.

언젠가는 너희들도 한번 로마의 재미에 빠져보기를


PS:

책의 첫 문장: “당신 법안은 여전히 비준을 받지 못했습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아우구스투스다. 유일무이한 아우구스투스.





"로마인들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 민족이 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신격화했는지 말해주겠소. 그건 정말이지 로마인답지 않은 행동이거든. 사람들은 그를 사랑했소! 휘하 병사들이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다는 장군들은 많았지만, 로마와 이탈리아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던 이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밖에 없소. 그분은 포룸 로마눔을 걸을 때, 로마나 다른 이탈리아의 도시의 뒷골목과 빈 민가를 걸을 때 마주치는 사람 모두를 동등하게 대했소. 그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그들의 소소한 넋두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을 주려 애썼소. 수부자 지구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최하층민 무리 속에 있을 때면 그들의 일원처럼 행동했소. 그들의 은어를 사용하고 그곳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으며 그들의 냄새나는 아기들에게 입맞추고 그들의 힘든 처지에 공감하여 울기도 다반사였소. - P197

그러다 저 교만하고 지독한 속물들과 돈밖에 모르는 자들이 그를 살해했으니, 로마와 이탈리아 인민들은 그를 잃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거요. 바로 그들이 그를 신으로 만들었소, 원로원이 아니라! 실상 원로원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주도하에! – 어떻게든 카이사르 숭배를 진압하려 했지. 그래봤자 소용없었소. 그의 피호민이 군대였기에 나는 그분의 재산과 함께 군대도 상속받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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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9 0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 추카 합니다!!
이제 저 책 탑들 아들과 딸이 물려 받을 탑!
⸜( ◜࿁◝ )⸝︎︎‎

bookholic 2021-12-29 07:28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책 탑은 잘 물려주겠습니다~~^^

햇살과함께 2021-12-29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탑 멋집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1-12-30 01:1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책 탑은 언제나 진리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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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너희들이 무슨 책이냐고 물어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고, 자기 전에 아빠가 읽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잖아. 다음날 회사에서 다녀오니, 너희들 책들 중에도 클레오파트라 책이 있다면서, 그 책을 읽었다면서 아빠한테 이야기 해 주었잖아이젠 너희들도 익숙해진 사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줄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서는 기원전 39년부터 기원전 33년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단다.

안토니우스는 나이를 먹으면서 나이가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단다. 젊은 시절의 패기도 없고, 판단력도 흐려지고, 게을러지고그래도 그의 옛 명성을 찾아 그를 따르려는 좋은 인재들도 많았어. 그런 인재들만 잘 활용했어도 그의 앞길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을 텐데,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그 인재들이 떠나버리고 했단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안토니우스의 부사령관인 벤티디우스라는 사람이야. 벤티디우스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비주류였지만,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당시 로마와 이탈리아는 다른 지역이었어..  로마는 주류, 이탈리아는 비주류) 자수성가한 케이스였단다. 카이사르 아래에서 실력을 쌓고, 그가 죽은 다음 안토니우스를 따른 인물이야. 동방 공격에 있어서도 선봉에 나서 계속 승전보를 울렸단다. 납으로 된 투석환을 발명하는 등 치명적인 무기들도 직접 개발했어. 그런데 그를 시기하는 인물 델리우스가 안토니우스에게 거짓말을 했어. 벤티디우스가 배신하고 적에게 돈을 먹었다고 말이야.

그래서 안토니우스는 곧바로 벤티디우스가 싸우고 있는 전쟁터로 달려 왔단다. 하지만 오자마자 안토니우스는 바로 자신이 델리우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어. 벤티디우스는 앞뒤 사정을 파악하고, 안토니우스가 자신을 믿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군대를 떠나 고향으로 가 버렸단다. 이건 한 예이고 안토니우스가 사람 쓰는 일을 참 못했단다.

1.

로마와 이탈리아는 어땠는지 이야기해줄게. 로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프리카에서 로마로 들어오는 곡물들과 기타 자원들을 중간의 시칠리아에서 섹스투스 폼페이우스가 가로채는 거야.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냐면, 이 일로 로마는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민심도 악화되었어. 하지만 함선이 부족해서 시칠리아를 공격할 수도 없었어. 시칠리아는 섬이니까 말이야. 갈리아에 나가 있던 옥타비아누스의 최측근 아그리파가 개선식도 포기하고 로마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옥타비아누스와 함께 방안을 의논했단다. 이 자리에 옥타비아누스의 아내 드루실라도 함께 했는데, 그만큼 드루실라는 적극적인 사람이었단다. 일단 부족한 돈을 부자들에게 빌리기로 했어. 그리고 안토니우스와 다시 손을 잡자고 했단다. 안토니우스는 많은 수의 함선을 가지고 있었거든. 마이케나스가 이를 타진해 보려고 안토니우스에게 갔단다. 마이케나스는 외교적인 능력이 뛰어나고 남도 잘 설득하는 그런 사람이었어. 마이케나스는 안토니우스를 만나 설득했단다. 그래서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는 이탈리아 타렌툼에서 회동을 가졌단다. 그런데 그 자리에 레피두스가 어떻게 알고 찾아왔단다. 알리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어쩌다 보니 2차 삼두연합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났구나.

안토니우스는 무리한 것을 요구했어. 이익의 80%를 요구한 거야. 계속 밀고 당기기 끝에 레피두스가 옥타비아누스 편을 들면서, 옥타비아누스 50, 안토니우스 40, 레피두스 10 이렇게 하기로 했단다. 안토니우스는 함선을 빌려주고 다시 동방의 안티오케이아로 돌아갔단다.  

안티오케이아에 돌아온 안토니우스는 동방의 세계를 재편했어. 자신의 측근들이나 친분이 있는 동방의 인사들을 왕에 세웠어. 나라와 국경도 자기 마음대로 했단다. 이건 카이사르와 전혀 다른 행보였단다. 그쪽 지역의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이었어. 마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도 되는 양 말이야. 하지만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자신이 태양이 하려고 하여, 그가 죽고 나서 곧바로 그의 나라는 몰락하고 말았지. 하지만 로마는 카이사르가 죽어도 건재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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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마케도니아를 바라보는 관점은 카이사르가 로마를 바라본 관점과 달랐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자기 자신을 우선시했고, 강력한 국가를 만들기보다는 스스로가 신이 되기를 꿈꾸었다. 물론 그 때문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제국은 그의 죽음과 함께 멸망했다. 반면에 로마라는 제국은 한 사람이 죽는다 해서, 아니 여러 사람이 죽는다 해도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 로마인은 한시적으로 태양의 자리를 차지할지언정 결코 자기 자신을 태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자기 자신을 태양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도 그런 것인지 몰랐다. 그랬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그만의 태양을 원했다. 그리고 그의 태양은 로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 그의 태양은 로마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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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티오케이아에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우스는 또 클레오파트라를 초정했단다. 이제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푹 빠져 있는 것 같았어. 아참, 1권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했잖아. 클레오파트라는 이란성 쌍둥이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단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푹 빠져 있는 것과 달리, 클레오파트라는 여전히 안토니우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어. 안토니우스를 설득해서 돈을 주고 키프로스 섬을 비롯하여 로마의 땅들을 넘겨주기까지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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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이 모든 생각을 하는 와중에 클레오파트라의 마음속에 남자이자 애인으로서의 마르투스 안토니우스는 단 한 차례도 수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그걸 어떻게 손에 넣을지 궁리하기에 바빴다. 안토니우스와 함께했던 시간은 마음 깊숙한 곳 어딘가 남은 희미한 기억 속에서 퍽 유쾌한 기분전환이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염증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단 한 번도 안토니우스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수단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를 통해 잉태했고, 나일 강이 범람했으며, 카리사이온은 결혼할 누이와 그를 도울 남동생을 얻었다. 지금 단계에서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권력뿐이었다. 그러니 클레오파트라는 그가 가진 권력의 일부를 뜯어내야 했다. 어려운 주문이야, 클레오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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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에게 제안을 했어. 같이 손잡고 동방의 강력한 나라를 만들어내자. 로마에 대항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서방에는 로마가, 동방에는 이집트가대단한 야망을 가진 클레오파트라구나. 안티오케이아에 왔던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임신을 해서 이집트로 돌아갔단다.

안토니오스는 아직 정복하지 못한 파르티아를 공격하기로 했단다. 이 파르티아를 정복하면 로마에서의 입지를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예전의 안토니우스가 아니고, 벤티디우스 같은 유능한 부하도 없었단다. 군수물자 수송대가 공격 당해서 병참 물자가 끊겼고, 파르티아 성곽은 생각보다 튼튼하여 쉽게 무너지지 않았어. 성 밖에서 오랫동안 포위전을 해야 했으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군수 물품과 식량이 부족했고, 곧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단다. 결국 후퇴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결정도 늦어져서 오늘 길에 겨울의 강추위와도 싸워야 했어. 싸움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굶주림과 추위와 싸워야 했고, 뒤쫓아오는 오는 파트티아 군의 공격도 받아야 했어. 결과는 대패. 데리고 갔던 군인의 약 3분의 1 5만명 가까이 죽고 말았단다. 결과가 이러자 반란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도 돌고, 안토니우스는 자살할 생각까지 했단다. 그리고 실패에 좌절해 매일 술에 절어 살기도 했어.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버렸어.

….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클레오파트라다 군수 물자와 식량을 들고 안티오케이아로 왔단다. 안토니우스의 군사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주었어. 안정을 되찾아가는 군대를 보면서 안토니우스도 알코올 중독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어. 그리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정식으로 결혼했단다. , 안토니우스는 아직 옥타비아누스의 누나 옥타비아와 결혼한 상태인데

3.

한편 로마의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는 안토니우스에게 빌린 함선을 이용하여 시칠리아를 공격하여 섹스투스를 무찔렀단다. 그런데 뒤늦게 전투에 합류한 레피두스가 군단을 모두 꿀꺽하는 일이 벌어졌어. 그러면서 시칠리아를 자신이 혼자 독차지하겠다고 욕심을 부렸어. 이럴 마음이 있어서 그때 10%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했었나 보구나. 옥타비아누스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단다. 밤에 군단을 돌면서 수뇌부를 설득했어. 하룻밤만에 모든 군단이 옥타비아누스 편에 섰단다. 레피두스만 쫄딱 망한 것. 배반을 한 것이 죽을 죄를 지은 것이나, 옥타비아누스는 목숨은 살려두되 모든 혜택을 금지하고, 로마에도 못 들어오게 하는 벌을 주었단다. 레피두스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었구나.

이제 시칠리아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60%는 옥타비아누스, 40%는 안토니누스의 몫이 되어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의 몫 40%를 딱 맞쳐 안토니우스에게 보냈단다. 그리고 자신에게 할당된 60%는 로마 국고로 보내기로 했어. 남들이 보고 이걸 어떻게 생각하겠니. 안토니우스는 자신이 착복하고 옥타비아누스는 모두 국고로 보냈으니 말이야. 그런데 군단의 부하들이 상여금을 더 달라고 반란을 일으킬 기미를 보였어. 옥타비아누스는 그들과 말로 맞장떠 기선을 제압했단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돈을 줘버리고 다시는 군인이 되지 못하게 했어.

한편, 옥타비아누스의 아내 리비아 드루실라의 전남편 티베리우스 네로가 죽고 말았어. 옥타비아누스는 네로가 키우던 아이들 티베리우스와 드루수스를 데리고 와서 키우기로 했어. 아이들 키우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옥바티아 누나한테 부탁을 했고, 옥바티아는 흔쾌히 맡기로 했단다.

로마가 이제는 식량도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재정적인 여유가 생기자 안정을 되찾아갔어. 하지만, 원로원에는 아직도 옥타비아누스에 불만을 가진 자들도 많고, 안토니우스의 측근들도 많았어. 그들은 동방에서 안토니우스가 대승을 거두었다면 그를 찬양했단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한 거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토니우스는 파트리아에 대패를 했잖아. 옥타비아누스는 정보원을 보니 안토니우스의 대패를 알게 되어 그 사실을 원로원 회의에서 샅샅이 이야기했어. 그 뿐만 아니라 시칠라아의 섹스투스를 처치하고 얻은 이익의 40%나 떼어갔다는 이야기를 했어. 자신은 모두 국고로 보냈는데 말이야. 그의 이런 발표는 많은 원로원들을 안토니우스에게서 돌아서게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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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저는 결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동방의 일을 말씀드려야만 합니다. 즉 임페라토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일입니다. 우선 로마는 필리피 전투 직후, 그러니까 약 6년 반 전에 그가 동방의 트리움비르 직을 얻은 후로 공세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마, 이탈리아와 섬들의 트리움비르인 제가 방금 일부 세금을 감면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자신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도움이나 기여는 전혀 없었습니다. 앞쪽과 중간 벤치의 어느 분이 벌떡 일어나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를 처단한 제 작전을 위해 배 120척을 기여했다고 말씀하시기 전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그 배들을 빌미로 로마에 돈을 요구했습니다. , 정말로 로마에 돈을 요구했습니다! 얼마나 요구했냐고요? 4 4천 탈렌툼입니다. 의원 여러분! 섹스투스 폼페이우스의 보물창고 내용물의 40퍼센트에 달하는 액수죠! 나머지 6 6천 탈레툼은 제가 아니라 로마가 가져갔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는 받은 것이 없습니다! 로마로 들어간 자금은 엄청난 공적 부채와 상환과 곡물 공급 관리에 쓰였습니다. 저는 로마의 종이며, 로마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로마로부터 이익을 보는 경우는 그 이익이 유서 깊은 관습일 때뿐입니다. 안토니우스의 배 120척은 한 척당 360탈렌툼이 들었으며, 그가 빌려준 것이지 제공한 것이 아닙니다. 5단 노선 한 척의 값은 100탈렌툼이지만 우리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함대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고는 비어 있었고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를 처리하기 위한 우리의 작전을 일 년 더 미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마의 이름으로 저는 그 착취에 동의했습니다. , 정말이지 착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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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돌려보냈다고 약속한 군함과 군대도 모두 안토니우스에게 보냈단다. 옥타비아누스는 남편을 오랫동안 보지 못해 가슴앓이 하던 누나 옥타비아도 같이 보냈단다. 옥타비아를 호위해 주기 위해서 안토니우스의 부하였던 폰테이우스를 같이 보냈단다. 그들이 아네테에 도착했을 때 안토니우스는 그곳에 없었어. 그리고 얼마 뒤 안토니우스의 편지가 도착했는데, 옥타비아에게 화를 내면서 로마로 돌아가라고 했어. 결국 옥타비아는 다시 로마로 돌아왔단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카리사리온은 어느덧 13살이 되었어. 커 가면서 아버지 카이사르를 꼭 닮았어. 그것이 얼마나 장점인지 그는 몰랐단다. 그가 로마에 간다면 카이사리온은 카이사르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대접을 받게 될 거야. 안토니우스는 그걸 노리고 있었어. 카리사리온이 로마에 가면 옥타비아누스의 영향력은 급격히 줄어들 거라고 말이야. 카리사리온은 외모만 카이사르를 닮은 게 아니라, 머리도 명석했어. 그 나이에 오래 전에 카이사르가 이집트에 머물면서 나라를 다스리는 법에 대한 글을 적었는데, 그걸 카리사리온이 발견해서 읽고, 엄마에서 조언을 던지는 거야. 그런 국가 정책에 대해서는 엄마 클레오파트라와 충돌하기도 해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단다.

한편 안토니우스는 점점 로마에서 멀어지고 이집트에 가까워지고 있었단다.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도 모두 이집트에 기증을 했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개선식도 벌였어. 이런 안토니우스의 행태가 로마에 전해지자 옥바티아누스는 불쾌함을 느꼈고, 안토니우스를 지지하던 원로원들도 또다시 그에게서 등을 돌렸단다.

이 정도까지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 관한 이야기란다. , 이제 권수로도 한 권만 남았구나. 마스터스 오브 로마 대장정의 그 마지막 한 권의 이야기도, 아빠가 부지런을 떨어서 곧 이야기를 해볼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푸블리우스 벤티디우스는 피케눔 사람이었다.

책의 끝 문장: 폰테이수으, 내게 필요한 건 증거요, 증거!


카이사리온은 어머니의 한계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왜 안토니우스한테서 로마인다움과 독립성, 판단력을 박탈하려 애쓰는지도 알았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만이 어머니를 만족시킬 터였고, 그런 그녀에게 로마는 적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로마 같은 명실상부한 패권 국가가 전쟁 없이 그녀에게 굴복할 가능성은 없으니까. 아, 그가 조금만 더 나이가 많았더라면! 그러면 진짜 대등한 자로서 클레오파트라와 대면하여 그녀가 그를 위해 원하는 것을 그는 원치 않는다고 대담하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지금까지 카리사리온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어린애의 생각이라고 무시해버릴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린애가 아니었다. 한 번도 진짜 어린애였던 적이 없었다! 아버지의 조숙한 지력을 닮았고 어릴 적부터 왕의 지위를 보유한 카리사리온은 피바다에 빠진 굶주린 개처럼 지식을 빨아들였다. - P357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배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실을 받아들이고, 필요할 때 바로 기억해낼 수 있도록 저장하고, 한 주제에 관해 충분히 지식이 축적되면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권력에 현혹되지는 않았는데, 아버지도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가끔씩 카이사리온은 아버지도 그랬을 거라고 추측했다. 카이사르가 올림포스 산만큼 높이 솟은 이유는 그저 그러지 않으면 추방당하고 로마의 기록에서 모든 언급이 삭제될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그건 카이사르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아려고 그렇게 애쓰진 않았다, 왠지 카이사리온은 그걸 알 수 있었다. 내 아버지, 내가 아장아장 걷던 아기였을 때 본 그의 얼굴을, 훤칠하고 강인한 그의 몸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너무도 보고 싶은 나의 아버지. 안토니우스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카이사르가 아니다. 지금 내게 조언을 해 줄 아빠가 필요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바람이지.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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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7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들기전에 클레오파트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
북홀릭님의 찐 사랑!아들과 따님 ^ㅅ^

bookholic 2021-12-28 07:16   좋아요 1 | URL
늘 그런 건 아니고요...^^
가뭄에 콩 나듯~~
따뜻한 하루 되세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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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마지막 7<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읽었단다. 올해 독서 목표 중에 하나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끝까지 읽기였는데 미션 하나 클리어했구나. , 그리 어려운 미션은 아니었지. 그저 앞장만 펴면 재미를 따라 읽어나면 되니까 말이야. 이제는 고인이 되셨지만, 지은이 콜린 매컬로 님께 이런 명작을 써 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구나. 특히 7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계획에 없던 것인데,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쓰신 것이라고 하는구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쓸 때 건강이 많이 악화되어 한쪽 눈의 시력도 잃으시고 그랬대. 남편의 도움으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 그럼 오늘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권을 이야기해보자꾸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권은 기원전 41년부터 기원전 39년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단다.


1.

7부의 제목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이니,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주인공인 걸 알 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주인공은 옥타비아누스가 아닌가 싶구나. 카이사르 사후 마지막 공화정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 옥타비아누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 7부의 제목을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그리고 옥타비아누스이렇게 해도 좋았을 것 같구나. 제목이 엄청 길어지긴 하지만

6 <시월의 말>후반부에서는 카이사르가 그리 허망하게 죽고 나서, 후계자로 지목한 옥타비아누스의 활약이 돋보였잖니. 2차 삼두연합이라고 부르는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가 카이사르를 죽인 일파들을 모두 무찌르고 로마의 권력을 잡게 되었잖아. 하지만 누구나 그 삼두연합이 오래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삼두연합 주인공 자신들도 말이야. 각자의 이익들이 부합되어 일시적으로 함께한 것이니까 말이야.

로마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후, 삼두연합은 넓은 로마 제국을 나누어 맡기로 했단다. 안토니우스의 주장이 가장 많이 받아들여졌어. 안토니우스는 돈을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동방을 선택해서 로마를 떠나 아테네로 향했단다. 로마와 이탈리아 본토는 옥타비아누스가 맡기로 하고, 레피두스는 아프리카를 맡기로 했단다. 안토니우스는 돈과 금을 얻기 위해 동방을 선택했지만, 이것은 안토니우스가 얼마나 판단력이 부족하고, 큰 사람이 될 수 없는 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로마의 일인자를 꿈꾸는 자라면, 지금 현재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당연히 로마를 맡아야지 말이지, 로마를 떠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그것도 한낱 황금을 찾아서라니이것을 소설 속의 섹스투스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빠가 생각하는 것과 같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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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섹스투스는 동방을 자기 몫으로 선택한 안토니우스의 근시안적 판단을 믿을 수 없었다. 지성이라는 게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동방이 함정이라는 것을, 끔찍한 낚싯바늘에 매달린 미끼용 황금이라는 것을 눈치챌 터였다. 이 세상의 지배권은 이탈리아와 서방을 다스리는 사람에게 넘어갈 터였고, 그 사람은 옥타비아누스였다. 물론 그것은 가장 힘든 일, 가장 인기 없는 일이었기에 레피두스는 루키우스 안토니우스의 6개 군단을 얻어 아프리카로 황급히 달아났다. 그곳에서 때를 기다리며 더 많은 병력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그 역시 멍청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옥타비아누스는 망설임 없이 가장 힘든 임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장 무서운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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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에 도착한 안토니우스는 생각과 달리 동방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이전에 머무르던 카시우스가 다 쓸어가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었어. 안토니우스의 부하 중에 퀸투스 델리우스란 사람이 있었는데, 델리우스는 안토니우스에게 제안을 했어. 이집트에는 아직 돈이 될 만한 것이 많다고, 특히 금이 어마하게 많다고삼두연합과 카시우스 일당과 전쟁을 할 때 이집트가 카시우스를 도와주었다는 것을 이유를 대고 돈을 뜯어내자고 했어. 그것은 로마에 대한 반역행위이니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안토니우스는 그 의견에 동의를 해서  델리우스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서 클레오파트라를 접견했어.

클레오파트라는 델리우스를 따라서, 당시 안토니우스가 머물고 있는 타르소스로 갔단다. 안토니우스의 요구에 호락호락할 클레오파트라가 아니지괜히 오늘날까지 유명해진 사람이겠니. 안토니우스가 카시우스를 도왔다는 이유로 금을 요구하자, 클레오파트라는 바로 안토니우스의 의중을 파악했어. 돈을 구하러 동방에 왔다가 돈을 구하지 못하지 이집트에게서 돈을 뜯어내겠다는 마음. 단칼에 거절했단다. 당시 카시우스는 동방에 로마를 대표로 온 것이고, 카시우스를 돕는다는 것은 로마를 도운 것이었다고정 금을 갖고 있다면 이집트에 쳐들어와 빼앗아 가라고 했어. 하지만, 이집트에 와서 너희들이 승리해서 아마 금은 못 찾을 거라고 했어. 아무도 모르는 것에 숨겨 놓았는데, 그걸 알고 있는 이들도 적고, 그들은 입을 꽉 다물고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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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당신이 미다스보다도 더 갈망하는 황금의 아주 작은 일부를 제공받는 대가로 말이죠. 이봐요, 안토니우스, 좀 솔직해져요! 날 이곳으로 부른 건 로마 내전 탓에 당신의 멋진 동방이 파산 지경에 이르렀고, 그 탓에 어느 순간 이집트가 거대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였기 때문이잖아요. 말은 똑바로 하세요!” 그녀는 톡 쏘듯이 말했다. “이집트의 황금은 이집트 소유예요. 이집트는 로마의 우호동맹국이고 로마와 협약을 위반한 적이 없어요. 이집트의 황금을 원한다면 당신은 군대를 이끌고 나타나 내게서 강제로 빼앗아야만 할 거예요. 그리하려고 해도 결국 실망하게 될 거고요. 델리우스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작성했던 한심한 미술품 목록은 거대한 황금알 더미에 포함된 하나의 황금알일 뿐이에요. 그 황금알 더미는 꽁꽁 감춰져 있어서 당신은 절대 찾아낼 수 없을 거예요. 그것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나와 내 사제들뿐인데, 당신이 우리를 고문한다 해도 아무것도 알알아낼 수 없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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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클레오파트라는 알렉산드리아로 돌아갔단다. 안토니우스는 작전을 바꾸고 클레오파트라에 친분을 쌓아 금을 얻으려고 했어. 그래서 알렉산드리아로 향했단다. 클레오파트라와 지내다 보니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된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만나는 이유는, 조국 이집트를 위해서였어. 먼저 자신의 아들 카리사리온의 아내 될 사람이 없었어. 이집트의 파라오는 근친간 결혼을 하고 있었는데, 카리사리온은 여동생이 없었거든. 클레오파트라는 카리사리온의 여동생을 낳아줄 사람으로 안토니우스가 적격이라고 했어. 가장 적격인 사람은 카이사리온의 아버지 카이사르였지만,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카이사르의 친척이니 피가 조금이라도 섞여있고 로마에서도 유명인사인 안토니우스도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거지. 그리고 몇 년째 나일강이 범람하지 않아 흉년이 드는 것은 파라오인 자신이 임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그런 이유들로 안토니우스와 사랑을 나누게 된 클레오파트라. 결국 임신에 성공을 했어. 예전에 카리사리온을 임신을 했을 때 오랜 가뭄이 해소된 것처럼 이번에도 클레오파트라가 임신을 하자 나일강이 적당하게 범람하게 되어 오랜 가뭄과 흉년에서 벗어났단다.

안토니우스는 아이를 낳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아테네로 돌아가야 했단다.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거든아테네에는 안토니우스의 아내 풀비아가 와 있었어.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풀비아가 대외적으로 활동을 많이 했던 명문가의 돈 많은 여자였잖아. 그런 풀비아는 안토니우스가 원할 것이라 생각해서 사람들을 조종해서 이탈리아를 내전으로 빠뜨리고 아테네에 왔단다. 옥타비아누스를 어려움에 빠뜨리기 위해서 말이야. 하지만 안토니우스는 화를 잔뜩 내면서 풀비아에게 폭력을 휘둘렀어. 풀비아의 전 남편들은 주로 풀비아에게 주도권을 주던 이들이었는데, 안토니우스는 달랐던 것을 풀비아는 몰랐나 보구나. 안토니우스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한 풀비아는 쓸쓸히 자결하고 말았단다.


2.

, 이제 로마와 이탈리아를 맡고 있던 옥타비아누스의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시월의 말> 이야기해주면서 했듯이 옥타비아누스에는 그를 도와주는 측근들이 있어. 아그리파, 마이케나스, 타우루스, 살비디에누스 등이 그들이었어. 옥타비아누스는 이들에게 적절한 임무를 주고, 자신은 로마 내에서 세력을 확장해 나갔단다. 아직 원로원에는 안토니우스의 세력들이 대다수였거든그런데 이중에 살비디에누스는 옥바티아누스를 돕는 것이 진심이 아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어. 언제든 자신의 이익을 더 취할 수 있다면 배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의 일인자가 되리란 보장도 없고 말이야. 나중에 살비디에누스는 옥타비아누스를 배신하고, 안토니우스에게 달라 붙게 되는데, 안토니우스는 그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 사실을 옥타비아누스에게 알려주었어. 결국 살비디에누스는 반역죄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단다.

로마에는 골치거리가 하나 있었어. 폼페이우스의 아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가 시칠리아를 점령하고 있었거든아직 섹스투스를 없애기에는 옥타비아누스는 역부족이었단다. 시칠리아까지 타고 갈 배도 없었거든... 섹스투스가 아프리카의 곡물을 중간에서 착복하면 로마는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섹스투스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섹스투스의 친척인 스크리보니아와 정략 결혼을 했단다. 옥타비아누스는 벌써 세 번째 결혼인데 모두 정략 결혼이었단다.

, 이제 풀비아가 벌여 놓은 내전을 처리해야 했어.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안토니우스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또 정략결혼. 옥타비아누스는 누나 옥바티아를 이용하려고 했어. 옥바티아의 남편은 얼마 전에 병으로 죽고 혼자였거든. 안토니우스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내 풀비아가 자살하고 혼자였고옥타비아누스는 누나 옥타비아에게 넌지시 의견을 물어봤더니, 이미 오래 전부터 안토니우스를 짝사랑하고 있었더구나. 안토니우스도 옥타비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아주 쉽게 이 결혼을 성사되었단다. 안토니우스가 로마에 돌아오게 되었어. 풀비아가 조종한 사람들이 대부분 안토니우스 측근들이었는데, 안토니우스와 로마로 들어와 옥타비아누스와 손을 잡았으니 더 이상 전쟁의 명분이 없었지.


3.

다시 안정을 찾은 로마…. 옥타비아누스는 우연히 시장에서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있었단다. 옥타비아누스는 그동안 한눈에 반하는 사랑 같은 것은 믿지 않았단다. 하지만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훅 하고 찾아오기도 한단다. 옥타비아누스가 사랑에 빠졌단다. 하지만 그 여자는 유부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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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그래, 신들을 도발하면 어찌되는지 잘 알겠지? 옥타비아누스는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자문했다. 나는 저급한 감상주의를 혐오해왔어. 큐피드의 화살에 맞아 여자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주장하는 사내들을 나약한 인간으로 여겼지. 그런데 여기 내 가슴팍에 화살이 꽂혀 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헤아릴 수 없이 사랑하게 되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어떻게 내가, 늘 이성적이고 초연하던 내가 지금까지 믿어온 모든 것과 상치되는 감정에 굴복한단 말인가? 그 여자는 어느 신이 내려보낸 환영이었어. 그랬어야만 해! 그렇기 않고서야 어떻게 내가! 나는 이성적이고 초연한 사람이라고! 그런 내가 어떻게,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의 파도에 이리도 휩쓸린단 말인가? , 그녀는 내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놓았어! 그녀의 괴로움을 내가 모두 짊어지고 싶었어.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고 싶었어, 여생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어! 리비아 드루실라. 저 가식적인 속물 티베리우스 클라우디우스 네로의 아내. 저 쓰레기통 분가에서 나온 또다른 클라우디우스 집안 남자. 클라우디우스 가문에서도 풀케르 분가는 기이하고 독자적이며 비정통적인 집정관과 감찰관 들을 배출한 반면에 네로 분가 출신들은 그저 하등 볼품없는 인간이었다. 네로도 그랬다. 오만하며 고집 세고 시시한 인간.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가 간청한다고 자기 아내와 이혼해줄 인간이 결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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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타비아누스는 드루실라와 결혼하지 못하면 죽을 것 같았어.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자신이 이혼했단다. 섹스투스와 관계 유지를 하기 위한 정략결혼이었는데, 이혼을 하게 되면 섹스투스가 골치 아픈 존재로 바뀌겠는데? 그렇다고 운명의 사랑을 놓칠 수 없는 법그리고 드루실라의 남편 티베리우스 네로를 찾아가 담판을 지었어. 당신 아내와 이혼을 해라.. 그럼 돈을 두둑하게 줄 것이다.. 이혼 사유도 잘 만들어주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네로는 그렇겠다고 했단다. 그렇게 해서 옥타비아누스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 드루실라와 결혼했단다. 드루실라도 옥타비아누스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이 결혼에 대만족이었단다.

….

여기까지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권의 이야기란다.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2권에서 더 이야기를 해줄게.

오늘은 이만. 메리 크리스마스~~^^


PS:

책의 첫 문장: 퀸투스 델리우스는 호전적이거나 전장에서 전사처럼 싸우는 남자가 아니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당신과 함께하는 매일매일 당신을 더더욱 사랑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그런 유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불명예나 추방령보다 내전이 더 끔찍했다. 또한 그에게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보장해주는 군사적 천재성도 없었다. 옥타비아누스의 방식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존엄을 서서히 갉아먹어, 그가 더는 위협요소가 아니게 될 정도로 그 존엄을 밑바닥까지 추락시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는 옥타비아누스의 별이 점점 하늘 높이 올라갈 터였고, 안토니우스가 아닌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의 일인자가 될 터였다.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므로 오랜 세월이 걸릴 터였다.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그 오랜 시간을 감내할 수 있었다. 그는 안토니우스보다 스물한 살 어렸다. 오, 수년 동안 이탈리아 사람들을 먹이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퇴역병들에게 땅을 마련해주기 위해 고생할 일을 생각해보라!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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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5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크리스마스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ㅎㅎ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bookholic 2021-12-26 05:56   좋아요 1 | URL
ㅎㅎ mini74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드라 답신이 늦었습니다^^
mini74 님도 즐겁게 보내셨죠?
한 주 남은 2021년... 따뜻하게 파이팅하십시오~~~^^
 
세계는 왜 싸우는가? -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쟁과 평화 연대기
김영미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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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세계는 왜 싸우는가>라는 책은 알라딘 인터넷 서점의 책 전문 SNS 북플에서 여러 사람들이 소개를 해주어 알게 된 책이란다. 지은이는 김영미라는 분인데 아빠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이야. 그런데 그 분께서 그 동안 걸어온 길이 엄청나시더구나. 그분을 소개하는 타이틀부터 범접할 수 없는 소개더구나. 국제 분쟁 전문 PD.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분쟁 지역을 직접 취재하시고, 그것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시는 분이라고 하는구나. 어느 특정 방송사 소속도 아니고, 프리랜서그가 만들어낸 다큐멘터리의 리스트를 보니 쉽지 않은 길이지만 꿋꿋하게 걸어오신 것이 느껴지더구나. 김영미 님이 만들어낸 다큐멘터리 중에 본 것은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어. 서른 살 때 동티모르 내전으로 죄 없는 여대생이 죽었다는 기사를 읽고 그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고 하는데 너희들이 만약 이런 길을 가겠다고 하면 아빠는 도시락 싸 들고 쫓아다니며 반대할 것 같구나. 그만큼 위험하고 힘든 길이야.

지은이 김영미 님은 스위스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세계에서 모인 젊은이들이 파키스탄 분쟁에 대한 작은 토론이 벌어졌는데,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그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쓰기로 다음 먹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대상은 중학생인 자신의 아들에게 이야기해주듯이 썼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책이 줄곧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 좋았단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중학생이던 아들은 이십 대 중반이 되었다고 하더구나. 중학교 대상으로 썼다고 하니, 너희들도 조금만 더 크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구나.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왜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뿐만 아니라 세계사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구나.


1.

이 책에 나온 분쟁 지역들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쟁 지역들이야. 오랫동안 뉴스에서 단골로 나오는 지역이란다. 대부분이 몇몇 소수의 지도자들에 의해, 또는 욕심 많은 강대국들에 의해 그렇게 된 것 같구나.

가장 먼저 소개한 나라는 레바논이야. 레바논의 사정을 읽다 보면 아빠가 다 억울하더구나. 레바논은 이슬람교가 54퍼센트, 기독교가 40퍼센트였대. 그들은 오랫동안 사이 좋게 지내고 있었대. 1970년대 이웃 나라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있었는데, 이때 팔레스타인의 난민들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주었대. 그런데 이때 무력 세력이 난민들과 함께 레바논으로 들어온 거야. 그래서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들어온 팔레스타인의 무력 세력을 친다는 핑계로 레바논 베이루트에 무차별 폭격을 했다는구나. 사이 좋게 지내던 레바논 내의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교 세력도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 대립하게 되었어. 결국 내전에 돌입하게 되었단다. 이후 레바논은 이슬람 정권인 헤즈볼라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전쟁을 일으켰어. 많은 민간인 희생이 이어졌고, 헤즈볼라 정당을 이끌던 하산 나스랄라는 UN에 지원을 요청했단다. 이때 한국도 이곳 레바논에 유엔평화유지군의 역할로 동명부대를 파견했다고 하는구나.

….

그리고 요즘 국제 분쟁 뉴스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너희들도 무척 싫어하는 탈레반이 최근 정권을 잡으면서, 탈출 러시가 이루어졌잖아. 아빠도 탈레반에 대해서 자세히 몰랐어. 탈레반은 이슬람 신학생이라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신학생? 학생인데 왜 이렇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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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탈레반은 우리말로 이슬람 신학생이라는 뜻이야. 가장 엄격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라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믿는 거지. 샤리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야. 여성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려야하고, 도둑질을 하거나 간통하면 공개 처형을 해. 지구상에는 이 샤리아 이슬람을 믿는 나라가 여럿 있어.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나 수단, 소말리아도 샤리아를 믿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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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예전에 아프가니스탄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들을 읽고, 예전의 아프가니스탄은 참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단다. 그 소설들을 너무 좋게 읽어서, 아프가니스탄이 잘 되길 바랬는데, 그 책을 읽은 지 10년도 더 되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혼란의 나라로구나. 근세기 가장 큰 테러라고 할 수 있는 뉴욕무역센터를 공격한 알케이다의 배후 빈 라덴이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있었어.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집권하고 있었고뉴욕무역센터를 공격 받은 미국은 그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여 점령하였단다. 그리고 탈레반을 몰아내고 친미정권을 수립하여 개혁 개방에 힘을 썼단다. 그 정권이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려 잘 꾸려나가면 좋았겠지만, 그 정권 역시 부정부패가 판을 치면서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졌어. 탈레반도 싫었지만, 부정부패 친미정권도 싫었어. 미국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가면서 다시 탈레반의 세력이 커지면서 내전을 겪게 되었단다. 계속된 내전으로 많은 희생자가 생기자, 오바마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내에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단다. 단계적으로 철수하던 미군이 모두 빠져 나간 것이 바로 올해였단다. 미군이 나가자마자 탈레반이 정권을 접수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은 더욱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단다. 우리나라 교민들의 극적인 탈출도 올해 있었단다.

….

아프가니스탄이 남쪽으로 접해 있는 나라 파키스탄. 그들의 국경 지역에 넓게 펼쳐진 듀랜드 라인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 지역을 탈레반 세력이 점령하였고, 두 나라 정부도 건들이지 못할 정도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단다. 그러다가 파키스탄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듀랜드 지역의 탈레반을 공격하기로 했어.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의 탈레반 공격은 형식적인 것에 그쳤단다. 탈레반 공격을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을 했다고 했어. 미국은 헛돈만 들어갔구나.

이슬람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아파니 수아파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단다. 그들은 이슬람의 계파들인데 그 설명이 나와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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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슬람교는 무함마드가 1500년 전 창시한 종교란다. 그런데 마함마드가 632 6 8일 메디나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 그 때 이슬람 사람들은 엄청나게 당황했어.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함마드의 장례식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회의가 열렸어. 그때까지 해도 이슬람은 종파가 따로 있지 않은 하나의 교단이었는데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에서 서로 다른 후계자를 내세웠단다. 메카의 이슬람 사람들은 무함마드와 가장 친하고 신뢰받는 친구인 아부 바크르를 후계자이자 지도자로 추대했지. 아부 바크르를 지도자로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수니파란다. 그러나 메디나에서는 무함바드의 딸 파티마와 결혼한 알리가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의 후계자이자 이슬람 지도자로 선출되었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위인 알리와 그의 지지자들이 만든 거란다. 말하자면 무함마드 친구파가 수니파이고, 무함마드 사위파가 시아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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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나라도 일제 침략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고, 마침내 독립을 했잖아. 그런 것처럼 세계 여러 나라 또는 민족들이 여전히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단다. 그들은 여전히 독립 운동을 하고 있어. 그런 나라 중에 최근에 독립한 나라들도 있는데, 그 중에 동티모르란 나라도 있단다. 인도네시아의 근처의 작은 섬나라야. 동티모르는 오랫동안 포르투갈과 일본에 연이어 식민지였어. 핍박도 많이 받았지. 그러다가 독립을 하게 되었는데, 그 기쁨은 9일만에 인도네시아의 침공으로 끝이 났단다. 그 이후에 다시 시작된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그 독립운동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가 그런 나라인줄 몰랐네. 동티모르의 사정이 UN에 전달되면서, UN은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연합군을 동티모르에 파병했단다. 이때 우리나라도 파견했어. 그리고 결국 2002 21세기 들어 첫 번째 독립을 한 국가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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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이라는 나라는 아빠가 어디에 있는지 이번에 알았지만, 뉴스에 나올 때 항상 러시아와 함께 나오기 때문에 대충 그쪽 지역이란 것은 짐작했단다.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인 나라야. 러시아 제정 때 강제로 점령했다가 러시아 혁명 이후 소련 소속에 있다가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독립을 하려고 했어. 다른 연방국가처럼 말이야. 하지만 러시아는 체첸의 독립을 반대하고 강제 점령했단다. 다른 나라는 다 되는데 왜 체첸만? 그건 체전에 검은 꿀 석유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체첸은 약자로 보여 국제 사회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어.

하지만 체첸은 러시아를 상대로 테러를 벌였는데, 그 대상이 아무런 죄 없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대. 극장, 심지어 학교에서도 인질극을 벌였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IS가 체첸 진영에 도와주면서 체첸에 대한 국제 여론은 급격히 안 좋아졌다고 하는구나. 그래도 체첸에 유전만 없더라도 그런 비극이 없었을 텐데. 그깟 대국 러시아의 속 좁은 욕심 때문에

파키스탄과 인도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두 나라의 국경 지역 카슈미르 지역도 국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분쟁지역이란다. 이곳은 분쟁지역이 안될 수도 있었는데, 한 사람의 그릇된 선택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파키스탄와 인도는 원래 한 나라였어. 하지만 두 개의 종교가 계속 분란을 일으켜서 이슬람교인 파키스탄과 힌두교인 인도가 분리 독립을 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카슈미르는 원래 나라였는데 파키스탄과 인도가 분리 독립을 하면서 어느 한 쪽으로 붙어야 했단다. 카슈미르 국민의 70%가 이슬람교이니 파키스탄으로 붙어야 했는데, 당시 왕이 힌두교도라서 인도로 편입하는 결정을 했단다. 이후 카슈미르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오랜 국경 분쟁 지역이 되었단다.

몇 차례 전쟁도 일어나고 그랬어. 파키스탄과 인도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그들의 긴장 상태는 전세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단다. 카슈미르는 양쪽의 간섭을 받는 것이 싫어서 자체 독립국을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는 양쪽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는구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한 사람의 선택으로 인해 카슈미르의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하는구나. 한 나라 또는 한 지역의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로구나.

….

보통 단일 민족이 한 지역에 오래 살아오면 그 지역을 기반으로 나라를 설립하게 된단다. 그런데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여러 나라에 걸쳐 지내는 쿠르드족이라는 민족이 있다는구나. 인원수가 적은 것도 아니고 3500만명이나 되는 단일민족이래.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 등 여러 나라에 걸쳐 있다고 하더구나. 1차 세계 대전 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약속 받고 연합군에 참전했어.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영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단다. 이후 이라크에서 벌어진 잔인한 인종청소 정책에 따라 수많은 쿠르크족 사람들이 죽었대. 터키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터키는 국경을 막고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희생자의 수가 더 컸다고 하는구나.

그들은 다시 한번 기회가 왔어. 중동 지역에 IS 조직이 극성을 부리게 되었을 때, 미국은 IS 소탕작전을 도와준다면 쿠르드 정부를 인정해준다고 했어. 그래서 쿠르드족은 IS 소탕에 올인을 했단다. 그러나 이 약속도 미국이 쓰레기통으로 버렸어…. 여전히 국경 지역을 방황하는 쿠르드족이 불쌍하구나. 비록 둘로 갈려 있지만 나라를 가지고 있는 우리 한민족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3.

세계의 전쟁의 많은 부분이 몇몇 지도자들의 욕심에 일어난단다. 이라크도 그런 곳 중 하나야. 이라크에 풍부한 석유가 없었더라면 그저 조용한 중동의 한 나라일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곳에 풍부한 석유가 있어서, 미국이 개입을 해서 인근 나라들과 전쟁을 계속 하게 되었단다. 때로는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미국이 이라크의 적국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아직도 고등학교 때 이라크와 미국이 지원해주는 쿠웨이트 사이에 벌어진 걸프만 전쟁의 충격적인 기억이 남아 있었단다. 뉴스를 통해 무차별 폭격하는 장면을 보았거든그때는 왜 싸우는지 몰랐는데, 그것이 석유 때문이라니그거 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하다니이해가 안 가는구나.

그밖에 분쟁 지역은 아주 짧게 소개만 할게. 전쟁 이야기만 계속 해 주면, 가뜩이나 겁이 많은 너희들이 잠을 못 자면 안되니까 말이야. 요즘도 자주 탈레반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오면 어떡해? 전쟁 일어나면 어떡해? 물어보는 너희들인데 말이야…^^

그밖에 이 책에서 소개된 분쟁지역은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곳은 아빠가 몇 번을 생각해도 이스라엘이 잘못한 것이라 생각한단다. 그리고 이곳은 시민들은 평화를 원하는 듯하기도 하지만, 이 나라의 정부가 평화를 원하지 않는 곳 같았어. 최근에도 심심치 않게 이 곳의 분쟁 소식은 들려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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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문제는 양쪽의 극단주의자와 정부야. 이들은 서로 비난하고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정치를 하는 거야. 나는 진심으로 이들이 정치적인 문제를 뒤로하고 양쪽의 시민 목소리와 노력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해. 어렵겠지만 이제는 서로 미사일을 주고 받는 통에 아이들이 무서워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엄마들이 아이들을 걱정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게 노력해야 해. 그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로워질 거야. 그러려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지혜로운 해답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해. 지구 저편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우리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 준다면 훗날 그들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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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이아몬드 때문에 분쟁이 일어난 시에라리온의 이야기도 들려주었고, 가난 때문에 해적의 나라가 된 소말리아의 이야기도 해주었단다. 커피와 카카오의 나라 콜롬비아가 어쩌다 카페인의 나라가 되었는지 안타까운 이야기도 실려 있었어. 콜롬비아의 내전은 남아메리카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깊숙이 관여되어 있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일부 지역을 떼어서 파나마라는 나라를 만든 것도 미국이라고 하는구나. 도둑놈 심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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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마르켈탈리아 정글에 모인 게릴라들은 국민 복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서 길을 닦고 아이들이 다닐 학교를 세웠어.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원주민과 흑인, 빈민, 여성 편에 섰지. 하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그들은 국제 공산주의의 첩자들이라고 몰아세우며 소탕 작전에 열을 올렸어. 요즘에는 테러리스트라는 말이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지만 당시는 냉전 시대니까 공산중의라는 말이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지. 공산주의나 테러리즘 이런 말들은 어쩌면 미국이 싸워야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인지도 몰라. 이 논리 뒤에는 항상 미국의 지원이 있었단다. 미국은 공산주의 국제적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콜롬비아의 게릴라를 없애기 위한 플랜 콜롬비아계획을 세웠어.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콜롬비아에 적용되고 있는 플랜 콜롬비아는 게릴라 축출을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콜롬비아의 석유를 노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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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미얀마에 관한 이야기란다. 미얀마는 현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 정권에 대항하며 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 항쟁을 하고 있는 곳으로 뉴스에 많이 나오고 있단다. 이 책은 2019년에 나온 책으로 미얀마의 현재 이야기는 다루지 않고 있지만, 오랫동안 군부독재와 싸운 시민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단다. 시민들의 영웅 아웅산 수 치 여사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었어. 마침내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 국가를 이뤄낸 아웅산 수 치 여사노벨 평화상도 수상했대. 하지만 아웅산 수 치 여사의 이중적인 태도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는구나. 같은 민족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온몸을 다해 헌신했지만, 정작 이민족이었던 로힝야족에 대해서는 인종청소를 했대. 아웅산 수 치 여사가 평생 움직이게 했던 철학은 무엇이었을까? 싶구나. 민족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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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나는 수 치 여사를 보며 아무리 민주화 투사라도 정의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수 치 여사는 아웅 산의 딸로서 살았고 영국에서 공부했지만 인권 의식을 제대로 배우지는 못한 듯해.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야. 세계는 민주화 투사의 배신이라고 말하지만 원래부터 수 치 여사는 로힝야족의 인권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이란다. 세상 사람들은 수 치 여사가 모든 것이 훌륭한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으니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의는 머리로 알더라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단다. 그래서 엄마는 너희에게 정의인권을 제대로 잘 알려 주고 싶어. 배우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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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책에서는 많은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단다. 가슴 아픈 사진들이 많았어. 신나게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 누가 그들을 전쟁터로 내보냈는가? 기성세대일 테고, 몇몇 어리석은 지도자일 거야. 그들의 욕심과 무지함…. 인간의 본능에는 그런 사악함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하구나. 인간은 아직 불완전한 존재임이 확실하구나. 같은 인종까지 치고 박고 싸우고, 자신들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지구를 망가뜨리고책을 다 읽을 때 느껴지는 슬픔은 무얼까?


PS:

책의 첫 문장: 이 책은 아주 우연한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책의 끝 문장: 어른들이 살던 세상은 전쟁과 죽음이 난무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새로운 세상에는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그는 "레바논이 전쟁 중이라 해도 사람은 살아야지요. 아이들에게 예방접종도 해야 하고요. 나는 이스라엘이고 팔레스타인이고 따지고 싶지 않아요. 사람이 살아야 싸우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난 최소한 사람을 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의사니까요."라고 대답해서 내 눈에 눈물이 고이게 했단다. 그분은 내가 만난 의사 중에 가장 아름다운 분이었어. 너희 세대가 자라서 마하르처럼 훌륭한 의사가 많이 나오길 바란단다. 그의 말대로 정치적으로 이스라엘이니 팔레스타인이니 해도 사람이 살아야 싸움도 하는 거야.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라는 것을 실천하는 그를 보며 아마도 레바논 전쟁의 해답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단다. - P45

체첸의 독립으로 막대한 석유 이권을 잃고 싶지 않았던 러시아는 9.11 테러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것을 눈감아 주었단다. 그 대신 "체첸의 반군 지도자가 국제 테러 조직과 연관 돼 있다"며 체첸을 탄압하는 데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어 냈어. 이로써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러시아군은 거리낌 없이 체첸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 냉전 시대에 라이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된 것은 중동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미국과 체첸의 석유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란다. 미국이 러시아의 체첸 인권 탄압을 외면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댜. - P116

전쟁이라 하면 우리는 폭격으로 집이 날아가고 사람이 죽어 나가는 장면만 떠올리지. 그러나 전쟁의 비극은 그뿐만이 아니야. 전쟁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있단다. 미군의 폭격이 아니었다면 네다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다 채우고 태어났을 테지. 네다의 부모는 한 달 동안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네다를 잃고 말았단다. 네다는 아랍말로 이슬을 뜻하는데, 아이는 그렇게 이슬처럼 사라져 갔단다. 아마 네다의 이름은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명단에도 들어가 있지 않을 거야. 지금도 나는 그 가족이 한 달간 네다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전쟁은 그렇게 사람들 가슴속에 큰 상처를 남긴단다. - P187

미국은 콜롬비아에 파나마운하 건설권을 요구했어. 정치적으로 힘이 약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의 정부는 강요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고, 미국에 파나마운하 건설권을 승인해 주었지. 그러자 콜롬비아 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심기가 불편해진 미국은 1903년에 파나마가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선해 버렸어. 느닷없이 콜롬비아가 둘로 쪼개진 거야. 오늘날 파나마는 그렇게 탄생한 나라란다. 콜롬비아는 미국에 파나마와 운하 건설권 모두를 빼앗기고 말았지.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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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18 00: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지요!! 학생들에게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듯해요😄

bookholic 2021-12-18 19:12   좋아요 2 | URL
중고등학생을 위한 권장도서로 선정되면 좋을 것 같아요~~
미미 님, 눈 오는 즐거운 주말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18 00: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 책 읽으셔서 넘 반가워요^^
이 책을 청소년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지났다고 금세 아프간을 잊고 사는것 같아요 ㅠㅠ

bookholic 2021-12-18 19:14   좋아요 4 | URL
다 님들이 먼저 읽고 추천해주셔서~~^^
너무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주말 되시고요~~

mini74 2021-12-18 00: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님 소개로 이 구입했어요. 얼릉 읽어야 하는데 ㅠㅠ . 북홀릭님 정리 👍

bookholic 2021-12-18 19:16   좋아요 3 | URL
mini74님은 이 책 리뷰를 너튜브로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scott 2021-12-18 0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포스팅 쵝오 ,두 세번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아주 우연한 사건에서 시작된 전쟁과 죽음,,코로나로 이제 더더욱 힘겨워진것 같습니다 ㅠ.ㅠ

bookholic 2021-12-18 19:20   좋아요 3 | URL
앗, 제 글은 꼼꼼하게 읽으면 아니되옵니다~~ 오타와 뜬금없는 문맥들이....ㅠㅠ
인류 긴 역사 동안 전쟁을 그렇게 겪어왔는데, 왜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scott님, 즐겁고 여유로운 주말 되세요~~^^

scott 2022-01-07 17: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아들과 따님에게는 👆비밀로 ^ㅅ^

bookholic 2022-01-08 06:46   좋아요 1 | URL
ㅎㅎ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야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mini74 2022-01-07 17: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비밀이 쌓이네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2-01-07 17:37   좋아요 5 | URL
적립금도 쌓입니다 ^^

bookholic 2022-01-08 06:47   좋아요 2 | URL
올해도 비밀이 계속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길~

새파랑 2022-01-07 17: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2년에도 비밀은 계속되는 거겠죠? 축하드립니다 ^^

bookholic 2022-01-08 06:48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비밀은 제가 아닌, 우연이 풀 때까지...^^
책과 함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하라 2022-01-07 17: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새해 기쁘게 시작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bookholic 2022-01-08 06:4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ㅎ
이하라 님도 늘 행복한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01-07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북홀릭님~~ 🥳

bookholic 2022-01-08 06:4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 고맙습니다....
따뜻하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미미 2022-01-07 1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립니다!! 저도 감명깊에 읽은 책이라 더더 기뻐요^^*

bookholic 2022-01-08 06:50   좋아요 2 | URL
이렇게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적립금도 받고 ㅎㅎ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thkang1001 2022-01-07 2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bookholic 2022-01-08 06:51   좋아요 2 | URL
thkang1001 님, 고맙습니다...
thkang1001 님도 여유롭고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2-01-07 2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bookholic 2022-01-08 06:5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겁고 햇빛 가득한 주말 되십시오~~^^

러블리땡 2022-01-08 0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당선작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2-01-08 06:54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러블리땡 님, 즐겁고 러블리한 주말 되시고요~~^^

thkang1001 2022-01-08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2-01-10 0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굿밤되세요♥

bookholic 2022-01-12 08:4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축하 메시지를 이제서야 봤어요...
오늘 엄청 춥던데요..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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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 님의 <변두리 로켓>이란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책 제목이 독특하고, 책 표지 그림이 맘에 들어서 끌렸단다. 아빠는 이케이도 준 님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만, 읽어 보지는 않았어.

이번에 읽은 <변두리 로켓>은 재미있고 회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내용도 많아서 좋았단다. <변두리 로켓>도 시리즈로 4권까지 출간되어 있던데, 계속 읽어봐야겠구나.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서 책 소개를 봤더니 이 책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많은 인기도 끌었다고 하네. 그럼 이 소설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이야기해줄게.


1.

이 소설의 이야기는 변두리 로켓이라는 말 속에 어느 정도 힌트가 있단다. 변두리라는 말이 우리 사회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떠오르게 하는 말이잖니. 변두리라는 말답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대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소기업의 사장이란다. 쓰쿠다제작소의 사장 쓰쿠다. 쓰쿠다제작소는 쓰쿠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인데, 7년 전 쓰쿠다가 물려 받은 것이란다.

사실 쓰쿠다는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그곳에서 하던 일은 로켓 개발이었어. 그런데 자신이 참여한 로켓이 발사 실패하고 말았는데 그 잘못이 어쩌다 자신에게 향하게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단다. 때마침 아버지의 건강도 좋지 않았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이제는 혼자 경영을 해야 한단다. 아버지께서 터를 잘 잡아놓으셔서 회사는 꾸준하게 성과를 냈단다. 대박 같은 것은 없었지만 말이야.

그런데 어느날 대기업을 갑작스런 납품 중지 통보를 받았어. 불량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대기업 지들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 수주를 끊어버린 거야. 갑작스런 통보에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 납품을 위해 미리 원자재도 다 사놓았는데 말이야. , 우리나라의 경우 요즘 이렇게 하면 법의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은 안 그런가? 우리나라도 알게 모르게 그런 만행이 아직도 있나? 아무튼 이 일로 쓰쿠다의 회사에는 타격을 입게 되었단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란다. 쓰쿠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소형 엔진인데 나카시마 공업이라는 또 다른 대기업에서 이 엔진에 대한 특허 소송을 걸어왔어. 특허 소송이란 것이 하루 이틀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빠르면 몇 개월 길면 몇 년씩 걸린단다. 그리고 소송이 걸린 회사의 제품을 섣불리 구매할 수도 없어. 만약 나중에 소송에 지면 구매한 제품에 대한 AS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거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소송에서 지면 회사가 그대로 망할 수도 있거든돈줄이 든든한 대기업이 이렇게 소송을 질질 끌면서, 중소기업을 망하게 해서 접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카시마 공업이라는 대기업이 쓰쿠다제작소에게 그런 작전을 걸어온 것이란다. 쓰쿠다제작소의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이지.


2.

이런 일이 일어나니 당장 주거래 은행에서도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했어. 쓰쿠다제작소의 경리부장인 도노무라라는 사람이 있어. 일본은 은행에서 각 회사에 경리나 회계 업무를 보는 사람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도노무라도 그렇게 은행에서 파견 온 사람이란다. 이 사태의 본질을 뻔히 알고 있는 도노무라는, 성심 성의껏 쓰쿠다를 도와주게 된단다. 쓰쿠다의 사람됨을 알고 존경하고 있었거든. 도노무라의 의견에 따라 회사의 보장성 예금을 깨면 1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했어. 그리고 벤처 회사들을 지원해주는 벤처캐피탈에서 1.5억엔을 빌리면 회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그러니까 1년 안에 나카시마 공업과 소송에서 이겨야 하는 거야. 그러려면 기술 전문 변호사가 필요한데, 쓰쿠다제작소의 전담 변호사 다나베는 기술 변호에 익숙지 않았어. 첫 심리에 대박으로 깨지고 말았단다. 쓰쿠다는 이혼한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어. 사실 며칠 전에 전 아내가 전화를 걸어와서 기술 변호사를 소개해준다고 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거절했거든이젠 회사의 운명이 걸려 있기 때문에 앞뒤 가릴 것 없었어.

전 아내로부터 특허 전문 변호사 가미야를 소개 받았는데, 가미야는 완전 선수였단다. 심지어 적군인 나카시마 공업과 일도 같이 했었대. 그러다가 비윤리적인 행태에 더 이상 같이 일을 안하고 오히려 나카시마 공업에게 손해를 보는 이들의 변호를 맡아준다는 거야. 가미야는 먼저 쓰쿠다제작소의 진단을 해 보았어. 5년 전 쓰쿠다가 쓴 특허가 너무 허술해서 빈 틈이 많다고 했어. 그런 빈 틈을 나카시마 공업에서 노리고 소송을 한 것이라고그리고 다른 특허들도 빈틈이 있으니 특허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쓰쿠다제작소의 특허들을 빈틈없이 다시 등록했단다. 그리고 나카시마공업에 역소송을 걸었단다. 정면승부인 거지.

또다른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이란 회사가 나온단다. 이 회사는 우주 항공 관련 민간 기업으로 스타더스트 프로젝트라는 위성 발사 사업을 하고 있었어.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최근에 수소엔진을 자제 개발하여 시범 비행을 앞두고 있었단다. 그들이 개발한 수소엔진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등록하려고 했더니 이미 세달 전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거야. 분명 개발을 시작할 때 특허 조사를 할 때는 없었는데 말이야. 그 특허를 등록한 회사는 쓰쿠다제작소라는 중소기업이라는 거야.. 아하, 가미야 변호사가 특허를 재정비를 한 효과가 단단히 나타나는구나.

울며 겨자 먹기로 데이코구 중공업에서는 그 특허로 사기로 결정하고, 자이젠 부장이 쓰쿠다제작소를 찾아왔단다. 특허 값으로 20억엔을 제안했단다. 이 돈이면 현재 회사를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는 금액이야. 그런데 쓰쿠다에게 그 특허는 자식과 같은 존재였어. 자식을 돈 주고 팔 수 없는 일이잖아. 쓰쿠다는 거절했단다. 그 대신 특허 사용료를 받고 대여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했단다. 하지만, 그건 또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단다. 1차 협상 결렬.


3.

가미야 변호사의 활약으로 나카시마 공업과 맞소송은 56억엔이라는 화해금을 받아내면서 승리를 거두었단다. 와우다시 회사는 안정을 찾아갈 수 있겠구나. 그런데 데이코쿠 중공업과의 일은 어쩌지? 데이코쿠 중공업의 자이젠 부장은 자신의 상사를 설득해서 대여라도 하자고 했어. 왜냐하면 자신들의 사업에 있어 수소엔진시스템은 필수적이거든. 다시 개발하려고 해도 적어도 2~3년이 걸리고그러면 경쟁사들이 앞서갈 수 있고 말이야.

결국 특허 대여를 하기로 하고 다시 쓰쿠다제작소를 찾아갔단다. 그런데 그 사이에 쓰쿠다의 방침은 또 바뀌어 있었어. 소송에도 이겨서 굳이 특허를 팔지 않아도 됐거든. 그는 자신의 꿈을 다시 이뤄보고 싶었어. 로켓의 부품, 그것도 아주 중요한 수소밸브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납품하고 싶다고 데이코쿠 중공업 자이젠 부장에게 이야기했어. 데이코쿠 중공업 입장에서는 동의할 수 없는 제안이란다. 아빠도 이건 데이코쿠 중공업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로켓의 아주 중요한 부품인데, 그걸 거래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 중소기업에 맡긴다? 쉽지 않을 것 같아. 다른 사업도 아니고 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인데 말이야. 품질이 확인된 자사 제품을 쓰고 싶겠지.

이 건은 데이코쿠 중공업뿐만 아니라 쓰쿠다제작소 직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렸단다. 왜냐하면 수소밸브시스템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이랑 실제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랑은 천지차이거든. 편하게 특허 사용료를 받아도 돈을 벌 수 있는데, 힘들게 그 제품을 만든다고? 그랬다가 로켓이 실패하면 그 책임을 모두 져야 할 수도 있고 말이야. 하지만 직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했지.

그리고 데이코쿠 중공업 자이젠 부장이 스쿠다제작소의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단다. 대기업 수준의 제조 시스템과 품질 시스템이 자신들보다 뛰어나 보였거든. 믿을 만했어. 자이젠 부장은 데이코쿠 중공업 상사들을 설득했단다. 그리고 테스트를 받게 되었어. 쓰쿠다제작소는 데이코쿠 중공업의 깐깐한 테스트 항목들을 모두 합격하였단다. 그렇게 해서 로켓의 중요 부품인 수소밸브 시스템을 납품하게 되었어.

….

그리고 첫 시험 발사발사 준비 과정에서 스크린에 비정상 수치가 확인되어 중단되었단다. 데이코쿠 중공업에서는 그 책임을 쓰쿠다제작소에 떠 넘기려고 했단다. 쓰쿠다제작소의 쓰쿠다와 직원들은 밤을 새가면서 원인 분석을 했고, 그 원인이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만든 필터라는 것을 증명했단다. 데이코쿠 중공업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말이야. 수리를 한 후 다시 시험 발사.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우주 속으로 날아갔단다.


4.

아빠가 짧게 이야기한다고 중간중간 나오는 회사 직원들 사이의 사람 사는 이야기들은 빼먹었는데, 가족 같은 직원들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약간은 뻔한 교훈도 느꼈단다. 그리고 이 책에는 좋은 문구들도 여럿 있었어. 그 중에 아래 글이 좋았단다. 식상하지만 늘 꿈을 가지라고 말이야. 아빠는 그동안 너무 1층에서만 아등바등 살았던 것 같아. 2층은 생각도 못해보고 말이야. 이제라도 조금씩 2층을 쌓아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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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쫓아서는 먹고 살 수 없고, 먹고 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자네도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었을 거야. 그건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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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니,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쏘아 올린 첫 로켓 위성 누리호도 떠오르더구나. 비록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다음에는 꼭 완벽한 성공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상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이제 시작이로군. 아아, 두근두근하는 걸.

책의 끝 문장: 커튼콜이 없는 무대에서 담담하게 뒷정리 작업이 시작됐다.


"손으로 만드는 편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물론 백 퍼센트 다는 아니지만 가능한 부분은 수작업으로 만듭니다. 수작업으로 하면 기계로 만들 때에 비해 생각할 여유가 생기고 발상이 유연해져요. 예를 들어 구멍을 뚫다가 아무래도 조금 옆쪽이 낫겠다고 느끼거나, 조립하기 전에 설계의 미비점을 알아차리기도 하죠. 완성 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확률도 수작업이 오히려 낮고요. 결과적으로 시제품 공정의 효율이 오르는 셈이에요." - P218

쓰쿠다는 인정하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시시하지 않아? 자네가 말하는 확률은 결국 돈을 버느냐 마느냐의 확률이잖아. 하지만 돈만 벌면 될까? 더 큰 꿈을 가지고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확률을 따져봐도 되지 않겠어?"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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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2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품 일드 추천합니다 ^^

bookholic 2021-12-13 00:07   좋아요 1 | URL
제가 본 유일한 일드는 <노다메 칸타빌레>인데요...
또 한번 도전을 해볼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