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각시투구꽃의 비밀>에도 등장했지만, 투구꽃 종류들은 대표적인 맹독성 식물입니다. 조금만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고 사망에 이를수 있습니다. 이런 투구꽃 종류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며, 늦여름과 가을에는꺾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우아한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만큼 치명적인식물이죠. - P157

우리나라 산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독초는 천남성입니다. 예전에 사약을 만들 때 투구꽃과 함께 천남성을 사용했습니다. 가을이면 다닥다닥 붙어 열리는 붉은 열매와 그 아래 튼튼하고 굵은 뿌리를 보고 인삼으로 착각하여 중독사고가 발생하곤 합니다. 천남성을 먹으면 마비증세와 언어장애를 일으킵니다.
천남성의 푸르고 깨끗한 잎 때문에 가벼운 사고들이 발생하기도합니다. 천남성은 독성이 강해 벌레들이 잘 먹지 않기 때문에 가시나 털을 만들 필요가 없어 크고 넓은 잎을 마음껏 펼치며 삽니다. - P158

그렇다면 독성 식물에게는 그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버섯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초, 독버섯이라고 모습이나 색깔이 화려하다,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같은 말이 있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식물은 곤충이나 동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또는 경쟁 식물들의 성장을 저해하기 위해 독을 가집니다. 다른 생물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식물이 이런 생화학물질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을 타감작용 이라고 합니다. 식물의 독은 식물의 성장, 발달, 번식에 필수요소는 아닙니다. 그래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비장의 무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요. - P159

도시 재생, 지역 활성화 과정에서 지가와 임대료가 상승하여기존 주민과 상인이 내몰리게 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이 현상은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화두가 되고 있지요. 최악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 특색을잃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밀려나는 원주민, 새롭게 터를 잡은 이들까지 파산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곳은 한정되어 있고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이런 변화의 과정을조화롭게 해결하고, 더불어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식물의 세계에서 그 지혜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 P165

서양에서는 강한 향과매운맛을 가진 육계나무 껍질을 ‘중국 시나몬‘이라고 부르고, 단맛이 나 커피에 주로 사용하는 스리랑카 시나몬을  ‘실론 시나몬‘이라고 구분합니다. 우리가 흔히 ‘계피‘라 부르는 것은 대부분 중국 시나몬입니다.
우리나라 야생에도 녹나무속에 속하는 종들이 자랍니다. 대표적으로 녹나무가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토토로가 이 나무에서 살고 있지요. 녹나무 껍질은 계피로 이용하진 않지만, 이 나무에서는 계피 향과 비슷한 독특한 향이 납니다. 녹나무가 자라는 남쪽 지역에서는 그 향을 즐기기 위해 차를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이처럼 녹나무과 식물들은 모두 그들만의 화학물질인 피토케미컬phytochemicals)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독특한 향을 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월계수, 아보카도, 생강나무 같은 종들도 모두 녹나무과에 속합니다. 녹나무과 식물이 향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잎이나 줄기를 공격하는 해충을 쫓기 위해서입니다. - P174

그런데 왜소나무 아래에 다른 큰 식물들이 자라지 못할까요? 이는 소나무가 만들어 내뿜는 화학물질이 다른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이 화학물질이 바로 피톤치드
phytoncide입니다. 피톤치드라는 말은 파이토phyto, 즉 ‘식물의‘라는 뜻과 사이드cide, ‘죽이다‘라는 뜻이 합쳐진 말로 ‘식물을 죽이는‘이란 뜻입니다. 식물에서나오는 화학물질이 다른 생물을 죽이는 데 사용된다는 의미입니다. 피톤치드는 역설적이게도 사람에게는 이로운 물질입니다.  - P177

사실 수국과 수국백당같이 인간의 손에 의해 모습이 바뀐 식물들은 우리 주변에 흔합니다. 꽃집이나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겹꽃 가운데는 자생종, 즉 지구에 자연적으로 나타나 살아가고 있는 야생종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요. 야생에서홑꽃잎으로 살아온식물을 인간이 아름답게 느끼도록 겹꽃잎으로 바꾼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장미입니다. 우리가 보는 장미는 무수히 많은꽃잎이 겹겹이 겹쳐져 있지만 장미의 야생종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찔레는 다섯 개의 꽃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네이션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원예종들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꽃점을쳐보기도 하는데 꽃잎을 다 뜯고 나면 그 안에 암술과 수술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술과 수술마저도 사람이 꽃잎으로 만들어버렸거나 예쁜 부분이 아니어서 없애버린 것이죠.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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