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1. 아마도 이 책을 받고 수일 후에 월전 장우성 화백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 같다. 몇몇 출판사에서 우리나라 화가들을 소개한 책들이 출판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월전같은 원로대가들이나(시공사 20인의 한국현대미술가 시리즈 같은), 과거의 화가들(유홍준의 화인열전 같은)에 대한 책이 다수였고, 현대 화가에 대한 소개는 드물었다는 생각이다. 거의 모두가 생소한 면면들이지만 우리나라 현대화가들을 많이 소개받고 보니 반갑다. 미술 소개서 내지 안내서가 대부분 서양미술 - 특히 인상주의 - 중심인 작금의 풍토에서, 물론 적지 않은 부분 이주헌의 명성에 기대고 있겠지만 어쨌든 판매실적에 무심할 수 없는 출판사로서는 나름대로 용기있는 기획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았다 한다. 미술에 관심있는 일반독자들에게는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2. 등장 화가를 모두 세어보니 39명이다. 39명의 작가들 면면을 꼼꼼히 보다가 문득 심심해서 출신성분을 분석해 본 결과, 홍익대와 서울대 출신(대학원 포함하여)이 31명으로 8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8명중 5명은 유학파(이중섭과 김종영도 유학파로 친다면 말이다), 2명은 이화여대 출신, 단 1명이 지방대(전남대)출신인데 누구인고 하니 운동권출신으로 다소 과격하고 파격적인 그림을 - 거실이나 침실에 걸어 놓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 그리는 홍성담 되겠다. 이른바 문화권력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고언이 있듯이 권력이나 돈이나 뭐나 집중되고 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흔히 안배라는 말도 쓰이고는 있지만 지방에 살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지방출신 화가가 너무 적은 것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지 세트 - 전10권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연초부터 시작해서 근 2개월에 걸쳐 장정일 삼국지를 완독하고 나니 실로 감개가 무량~할 것 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내었다는 그런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해서 조금 뿌듯하고 또 뻐근하다. 그러나 저러나 옛날에는 책을 한 권 띠게 되면 책걸이라는 것을 하기도 했던 것인데, 본인으로 말하자면 한 권이 아니라 열권을 읽었으니 떡을 만들어 동네방네 돌리지는 못하더라도 마누라와 소주라도 한잔 던져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감상문이라도 하나 써야할 것만 같은 그런 의무감이 또 든다. 물론 당근스럽게도 고인들의 책걸이란 아마도 기본적으로는 그 책 한 권을 두눈 감고 니라~니라~ 달달달 암송해낼 수도 있다는 것이겠고 모름지기 더 나아가서는 그 책에 담긴 사상과 정신을 실천궁행하겠따는 굳은 다짐을 더욱 굳히는 의식일 것인데..거기에 비하야, 본인이 삼국지 10권을 읽은 과정을 돌이켜 보자면 실로 통탄스럽다. 침대에 드러누워서 책의 대부분을 읽었고(따라서 자연 자는 듯 조는 듯 읽은 부분이 많음), 텔레비전을 보면서 또 책의 많은 부분을 읽었으니 문장이 눈에 잘 들어올질 않고 책장만 넘어가기 일쑤고, 똥을 누면서 또 일부를 읽기도 하고, 책 읽은 페이지를 표시해놓지 않아서 몇장 건너뛰어 읽기도 하고 했던 것이니 고인들의 독서에 견주어 볼 때 참으로 송구스럽고 부끄럽다. 암기위주의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고 또 지당하신 말씀이기도 하다. 연이나 암송하고 있는 시가 한 두편 정도 있다면 그것도 멋있는 일일테고 구십구단은 아니더라도 구구단은 외워야 수학문제를 풀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소시적부터 흠모해 마지 않았던 장정일 선생께옵서 삼국지를 새롭게 쓰셨다고 하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수년전에 - 아마도 장정일 사부께옵서 불란서로 망명하시기 전이지 싶으다 - 본인의 친구 한 명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장정일이 너무 성문제에 집착 하다가 이제 바닥을 쳤으니 그에게서 더 이상 나올 게 뭐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넘의 전망에 본인도 어느정도 공감을 했던 것이고, 어쨌든 그 후 장선생께옵서는 불란서로 훌쩍 떠나셨고, 절치부심 장고 끝에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신 것 같다. <중국에서 온 편지>가 장정일의 포르노소설들과 금번 삼국지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실망스러울 것도 없이 그동안에 숱한 삼국지가 나왔으니 장정일이 ›㎢鳴灼漫 살 찌르는 송곳같은 그런 뾰족한 수가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서문에서 장정일이 매우 호기롭게도 자신이 무슨 대단히 새로운 삼국지를 쓰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 다른 것은 별로 없다. 기존의 촉한정통론에 대한 반론과 이론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들이고, 중화사상에 대한 비판, 동탁이나 여포, 맹획 등 권력투쟁에서 실패한 인사들이나 소위 변방의 오랑캐들에 대한 동정의 눈길도 그다지 새롭지는 않은 것이다. 삼국지 중간 중간에 나오던 한 사건에 대한 평을 곁들인 시문들이 많이 없어져서 오히려 재미와 삼국지 자체가 갖는 어떤 품격이 감해 졌다는 생각이고, 그 시문이 고루한 유교사상과 후안무치의 중화주의를 대변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간을 읽어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라야 할 것이다. 작가가 나서서 이거는 이렇다 저거는 저렇다 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닐까? 중간중간 등장하는 삽화도 본인의 기호와는 부합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그림에 붙은 설명에는 나름대로 새로운 것들이 있기도 했더라. 장사부께옵서는 뭘하자고 어쩌자고 시류에 편승해 삼국지에 손을 대었단 말인가.  포르노 소설이나 쓸것이지..오호 통재 애재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erky 2005-02-24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참 잘 쓰셨네요. 한참 웃다 갑니다.^^

붉은돼지 2005-02-2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rky님. 글 잘 쓴다는 소리를 들으니 깊이 민망스럽습니다. 멀리 계시는군요. 항상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dts] - [초특가판]
빔 벤더스 감독, 라이 쿠더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굵직굵직한 나무등걸 아래 앉아 억만 시름 접어 날리고
결국 끊지 못했던 흡연의 사슬 끝내 떨칠 수 있을 때
그늘 아래 앉은 그것이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는 지층 가장 깊은 곳에 내려앉은 물맛을 보고
수액이 체관 타고 흐르는 그대로 한됫박 녹말이 되어
나뭇가지 흔드는 어깨짓으로 지친 새들의 날개와
부르튼 구름의 발바닥 쉬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사철나무 그늘 아래 또 내가 앉아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내가 나밖에 될 수 없을 때
이제는 홀로 있음이 만물 자유케 하며
스물 두 살 앞에 쌓인 술병 먼 길 돌아서 가고
공장들과 공장들 숱한 대장간과 국경의 거미줄로부터
그대 걸어나와 서로의 팔목 야윈 슬픔 잡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제서야 조금씩 시간의 얼레도 풀어져
초록의 대지는 저녁 타는 그림으로 어둑하고
형제들은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개 벨 것인데
한 켠에서 되게 낮잠 자 버린 사람들이 나즈막히 노래불러
유행 지난 시편의 몇 구절을 기억하겠지

바빌론 강가에 앉아
사철나무 그늘을 생각하며 우리는
눈물 흘렸지요

<사철나무 그늘아래 쉴때는> "장정일"

**************************

  <너에게 나를 보낸다>, <거짓말> 등 주로 야리꾸리한 문제의 변태소설들을 많이 써온 장정일 선생도 이십대 초반 전후에는 이런 시도 조금씩 쓰곤 했었는데, 말인즉슨 이미 희미해진 옛 추억의 자락들을 더듬어 찾는 늙은이의 한숨같은, 허파 깊숙한 곳으로부터 내뿜는 허망한 담배연기 같은, 그런 쓸쓸하고 허전한 시도 꽤 쓰곤 했었더라는 말이다. "사철나무 그늘 아래 또 내가 앉아/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내가 나 밖에 될 수 없을 때" 이 구절이 제일로 마음에 든다. 말인즉슨 정곡을 찔렀는지 아니면 정곡 그 비슷한 어디쯤을 건드렸는지 마음이 짠하고 잘하면 눈물도 날 듯 말 듯 하다.

어제 본 "브에나비스타 쇼설클럽"은 왠지 쓸쓸하고 애잔한 느낌이다. 쿠바 음악에 대해서 본인은 당연 문외한으로 잘 모르지만 그런대로 좋은 느낌이었고, 가사는 아주 재미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뚜라 집에 불이 났다나 어쨋다나, 화재의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감이 웃겨서 조금 웃었다. 흔히 말하듯이,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한결 더 밝은 빛을 내는 법이다. 빛나고 유쾌했던 지난날들을 재현해 보려는 늙은이들의 노력은 쓸쓸하고 애달프다. 육신은 이미 늙어버렸느니 마음만으로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영화를 보다가 문득 위의 시가 생각났다. 그 옛날 본인도 학교옆 신천 방둑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

뜬금없이 형가의 절명시도 떠오른다. 風蕭蕭兮易水寒, 壯士一去兮不復還 (바람은 쓸쓸한데 역수의 물은 차갑구나/ 장사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비장한 각오로 떠난 장사도 결국 돌아오지 못했듯이 한번 지나간 우리 젊음도 결단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중에서

**********************

지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다가 옮겨본다.
어린왕자에 저런 말이 과연 나왔던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책을 뒤져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떤가.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만수산 드렁칡이~ 흥흥~
어쨌든 그 바람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맞다...맞다....

고고하신 옛선비들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명줄을 놓았고 또 거문고의 현을 끊었던 것이다
아하!!! 마음을 얻고 목숨을 버리니
믿음과 사랑이 과연 생명보다 위에 있는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잃은 나그네의 발길이 우왕좌왕해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게 되어있고

횡설수설 곡소리로 울고째는 모든 이야기는 결국 돈으로 귀결되는 법이다.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나 부자는 망해도 삼대를 버티는 법이니

돈이 권력보다 위에 있고, 경제가 정치보다 중요한 까닭 되겠다.

 

돈 나오는 구멍은 한구멍, 돈 들어가는 구멍은 여러구멍

이구멍은 한숨구멍, 저구멍은 눈물구멍, 그 구멍은 똥구멍..으..꾸린내....

로또 당첨되어 금준미주에 옥반가효, 죽지육림 속을 한 번 헐떡여 보자 하하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5-03-3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수라님, 제 방에 신청하시는 거 아니고요.
제가 퍼온 페이퍼에 주소 있으니 알라딘편집실 누르셔서
다시 신청하세요.^^빨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