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山島 夜吟 한산도 야음

이순신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

憂心輾轉夜 殘月照弓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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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장에서 전개하는 독서운동의 5월달 선정도서는 김훈의 <칼의 노래>이다. 당근 읽어 보았고, 어줍잖은 서평도 올렸던 것 같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 앞에서 무효였다’라는 제목의(물론 소설중에 나오는 문구다). ‘닥쳐올’이라고 하니..‘닥쳐라’가 문득 떠오른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 볼 생각이다. 김훈이 한글 산문 미학의 한 경지에 올랐다는 말은 지당하다고 생각하거니와, 일부 그의 글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인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재독의 가치가 있다는 나름의 계산이다.


김훈이 그려낸 이순신은 광화문 앞에서 긴칼 옆구리에 차고 떡하니 서있는 시원하게 찢어진 눈매의 위풍당당한 이순신이 아니었다. 소설 속의 이순신은 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허무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이순신은 과연 누구인가.....이순신.........순신, 순신, 순신하고 불러보니 그 이름이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이름 같다는 전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그런 생각만 떠오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역시나 잘 모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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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5-0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벌루션 No. 3> 등 더 좀비즈 시리즈에 재일교포 주인공 이름이 '순신'이지요. 일본어로 발음하기 어려울 텐데, 묘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붉은돼지 2006-05-0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설마 성도 이씨는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