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악서총람>,<신악서총람>을 구입했다. 얼마전에 사놓고 놓고만 있는 <봄의 제전> 프롤로그에 베네치아는 댜길레프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고 댜길레프가 리하르트 바그너처럼 역시 죽기 위해 이 도시로 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베네치아는 내가 꿈에도 동경해 마지않는 도시여서 베네치아 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쫑끗 솔깃하다. 언젠가 필생에 이 도시에 관한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자료들을 가득 모아서 세상에 다시없는 도시에 대한 책 한 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돼지의 시커먼 털 수북한 흉중에 품은 지가 오래되었다.

 

소생이 소시적에 사사로이 사사하였던 장정일의 <신악서총람>이 나왔다. 미리보기로 보니 공교롭게도 처음에 바로 베네치아 이야기가 나온다. 1971년에 뉴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스타라빈스키의 묘지가 베네치아의 산미켈레 섬에 있는데, 이 섬에는 1929년에 죽은 러시아 발레단의 천재 안무가 댜길레프도 안장되어 있다는 이야기. 그리하여 즉각적으로 구입했다. 전작인 <악서총람>은 이미 중고로 팔았는데, <신악서총람>을 구입하려고 보니 역시 구색을 갖추어야 할 것 같아 이것도 다시 구입했다. 뭐 샀다팔았다샀다가 이제는 소생의 주특기가 되고보니 아아아!! 다시 사고야 말 것을 그때 왜 팔았던가!!!!!!!!’ 같은 아둔한 탄식은 전혀 터져 나오지도 않고 담담하니 아무 생각이 없다

 

*예전에 올렸던 <악서총람> 리뷰가 있다. https://blog.aladin.co.kr/733305113/8228023


<기적의 암기법>, <뇌가 좋아하는 공부사전>도 구입했다. 소생이 요즘 나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머리가 썩었는지 석화되었는지 도저히 외워지지가 않는다. 10번 넘게 본 것 같은 단어도 입에서만 뱅뱅돌고 그 뜻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이다. 고루한 소생은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된다. 백이숙제만 십만 번인가 일억 번인가 읽었다는 그 김득신의 정신으로,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우보만리의 정신으로, 마부작침의 정신으로 용맹정진하고자 하였건만...... 가만 생각해보니 이제 남은 생도 뭐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아서 이리 느긋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어쩌면 보다 빨리 성과를 거양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권을 구입했다. 조금이라도 이 썩은 머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파우스트>에 이어 민음세계문학 24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2>를 읽고 있다. 무슨 소리인지 구름잡는 파우스트 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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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11 2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적의 암기법, 뇌가 좋아하는 공부사전, 은 제목부터 어쩐지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점점 나빠지는 기억력과 머리가 걱정이 됩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된다면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잘읽었습니다. 붉은돼지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붉은돼지 2022-06-12 10:01   좋아요 2 | URL
암기력이 너무 떨어진 것 같아서 혹시 하는 마음에 구입해봤는데요..
<기적의 암기법> 아직 조금밖에 못 읽었지만 왠지 조금 도움이 될듯한 느낌입니다.
다 읽은 후에 정말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어요.....진짜 ㅎㅎㅎㅎ

moonnight 2022-06-12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붉은돼지님 악서총람 리뷰를 읽은 기억이 있어서 눌러보니 역시, 댓글도 썼었네요ㅎㅎ;; 신악서총람도 나왔군요. 저도 보관함에 담아봅니다^^

붉은돼지 2022-06-12 17:10   좋아요 2 | URL
6년 전 이군요.... 책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세월은 참 쉭쉭 쉭쉭쉭 쏜살같이 지나갔군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