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다락방
오래 전, 병원에서조차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남자를 사랑하여 결혼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고서 한 결혼이라 어떻해서든 사람을 살려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렇게 살아오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짬을 내어 책을 읽고 글을 쓰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아직 짝지우진 못했지만 집을 떠나 있고 우리 두 내외만 삽니다. 두 해 전쯤, 죽을 만큼 많이 아프고 나서 이제는 내가 행복한 일을 하며 살거라고 결심을 했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책읽기 입니다.
주문한 책이 오늘 왔습니다. 오래 전, 정말 오래 전에 읽었던 <꿈을 찍는 사진관>부터 시작합니다. 온라인으로 사진을 올리는데 제 갤러리 이름이 바로 <꿈을 찍는 사진관>이지요.
그 책을 읽던 시절은 제 나이 보다 훨씬 젊으신 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그 두 분은 이제 제 곁에 계시지 않고 제 몸을 빌어 다시 두 생명이 제게로 왔으니 이처럼 또 신비로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좀 행복한 중전으로 살아도 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