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다락방 

오래 전, 병원에서조차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남자를 사랑하여 결혼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고서 한 결혼이라 어떻해서든 사람을 살려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렇게 살아오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짬을 내어 책을 읽고 글을 쓰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아직 짝지우진 못했지만 집을 떠나 있고 우리 두 내외만 삽니다.  두 해 전쯤, 죽을 만큼 많이 아프고 나서 이제는 내가 행복한 일을 하며 살거라고 결심을 했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책읽기 입니다. 

주문한 책이 오늘 왔습니다. 오래 전, 정말 오래 전에 읽었던 <꿈을 찍는 사진관>부터 시작합니다. 온라인으로 사진을 올리는데 제 갤러리 이름이 바로 <꿈을 찍는 사진관>이지요. 

그 책을 읽던 시절은 제 나이 보다 훨씬 젊으신 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그 두 분은  이제 제 곁에 계시지 않고 제 몸을 빌어 다시 두 생명이 제게로 왔으니 이처럼 또 신비로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좀 행복한 중전으로 살아도 될 듯 싶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10-01-2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연해지게 만드는 글이에요!!!!!
이제는 많이 행복하게 사시는 중전님을 위하여 추천도!!!!

제가 갖고 있는 책은 보통의 [불안] 단 한권이에요~.^^;;;
책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세요~.^^

gimssim 2010-01-25 15:51   좋아요 0 | URL
그래요. 이제 좀 더 열심히 책을 읽고 그 흔적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의, 정물화를 보는 듯한 묘사는 많이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