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내친 김에 눈에 싸인 자작나무 숲으로 갑니다. 

겨울의 시베리아는 영하 3,40도가 기본이라는데  

여기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영하 25도 정도였습니다. 

사실, 한겨울 시베리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영하 3,40도의 추위와 맞서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끝내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는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정비석의 수필에서 '여인의 속살'이라고 은유한 자작나무, 숲입니다.   

*** 자작나무 이야기가 나오는 정비석의 <산정무한>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저는 '여인의 속살'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고 '아낙네의 살결'이군요.  

비로봉 동쪽은 아낙네의 살결보다도 흰 자작나무의 수해(樹海)였다. 설 자리를 삼가, 구중심처(九重深處)가 아니면 살지 않는 자작나무는 무슨 수중(樹中) 공주이던가! 길이 저물어, 지친 다리를 끌며 찾아든 곳이 애화(哀話) 맺혀 있는 용마석(龍馬石) ── 마의 태자의 무덤이 황혼에 고독했다. 능(陵)이라기에는 너무 초라한 무덤 ── 철책(鐵柵)도 상석(床石)도 없고, 풍우에 시달려 비문조차 읽을 수 없는 화강암 비석이 오히려 처량하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0-07-2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자작나무 숲 환상적이네요.
한여름에 맛보는 시베리아의 겨울~ ^^

gimssim 2010-07-21 22:19   좋아요 0 | URL
더위가 좀 가시는지요?
그 때를 추억하니 마음이 서늘해져 옵니다.

pjy 2010-07-2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이곳에 계셨단 말입니까?? 그야말로 환상적인 곳입니다..
고즈넉하면서도 밤이 되면 도시의 소음과는 다른 감각이 느껴질듯 싶습니다..

gimssim 2010-07-21 22:20   좋아요 0 | URL
밤이 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대지 위에 오직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7-21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중전님~
오가며 자주 뵜었는데,댓글은 처음이네요.

자작나무 숲은 처음 보는데...참 좋다라는 말이 무색하네요.
같은 시점에서 렌즈를 점점 당겨 찍으신 건가요?
(마지막은 차 안에서 찍으신 듯~^^)

gimssim 2010-07-21 22:21   좋아요 0 | URL
네, 반갑습니다.
같은 시점은 아니구요, 마지막 사진은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것 맞습니다.
한 나절을 달려도 저런 숲이었습니다.

꿈꾸는섬 2010-07-2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작나무 숲 정말 환상이에요. 중전님 덕에 멋진 구경 하네요.^^

gimssim 2010-07-21 22:23   좋아요 0 | URL
시베리야의 추위를 견디는 나무지요.
그래서 저렇게 키만 큰듯 보입니다.

굿바이 2010-07-2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들었던 자작나무 숲이군요. 이 숲의 정적이 궁금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gimssim 2010-07-21 23:55   좋아요 0 | URL
추운 곳에선 소리도 얼어붙나, 그런 생각을 잠시 한 기억이 납니다.
그야말로 '정적'이었어요.

후애(厚愛) 2010-07-2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작나무 숲 정말 처음봅니다.
정말 멋집니다!^^

gimssim 2010-07-22 14:10   좋아요 0 | URL
실재로 보면 더 멋져요.
한여름 속에서 한겨울을 추억합니다.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