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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와 저항 - 한국 자유주의의 두 얼굴 우리시대 학술연구
문지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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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자체에 대한 탐구보다는, 한반도에서의 역사적 부침을 개괄적으로 훑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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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탄생 우리 시대의 고전 6
자크 르 고프 지음, 최애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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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의 원죄는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

참회 직전에 죽은 회개자의 영혼은 구원에 이를 수 없는가?

연옥은 바로 이런 물음에 대한 인간 이성의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세계에 피조물의 의지가 간섭하면서 필연적으로 신성을 침범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자유의지의 딜레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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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 자유 시장과 복지 국가 사이에서
토니 주트 지음, 김일년 옮김 / 플래닛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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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먹고 비대해진 국가는 폭력의 한도를 넘어서 자멸하고 말았다. 그 상처를 복지로 감싼 국가는 치유의 흔적이 희미해지자 자유의 역습에 시달렸다. 누더기 국가를 복원하는 일은 공허하지 않은 차선책이다.

1장
한 세기에 걸친 자유방임이 지구촌 구석까지 닻을 내렸을 때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지만 전쟁은 달갑기까지 한 손님이었다. 폐허에 직면하여 벨 에포크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은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고, 시민들은 전체적인 동원과 통제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국가의 활동에 대한 긍정은 번영과 평등의 조화로운 상승 효과라는 장기간의 안정감을 풍족한 샘물처럼 공급했다.

2장
시민이라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대가 저물고 개인의 자유에 주목하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안정은 정체와 동일시되었고 공감은 전복의 외침에 자리를 내주었다. 무엇이든 거부하고 파괴하고 일탈하는 급진주의는 자신에게 활동영역을 제공해 준 따분한 체제를 거부했고 공동체는 급속히 허물어졌다. 이 부정의 언어를 잠재우기 위해 등장한 전통 수호의 기치는 권력을 얻은 후에 국가를 해체하여 민간에게 넘겨주었다.

3장
이윤이 최고의 목표라는 민영화의 물결은 자신을 길러준 도덕의 회복이라는 함선을 난파시켜 버리고 자연질서에 오직 경제적 동기만을 아로새겨놓았다. 국가는 해체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는 듯 했지만, 자본의 질주가 야기한 금융위기는 재차 국가를 소환했다. 비록 국가의 역할이 적극적 행위자에서 수동적 체제 수호에 머무르고 있지만 역사는 합리적 이해관계보다 우둔한 정치적 합의가 낫다는 점을 증명한다.

다르게 말하지 않으면 다르게 사유하지 못한다. 이상의 현실화라는 혁명만을 쫓는 사람은 불완전한 개혁의 가치를 쉽사리 수긍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더 나은 국가의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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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김산해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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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신화이자, 영웅서사인 길가메쉬 서사시는 지금으로부터 4825년 전(2013년 기준)에 쓰여졌다. 히브리의 조상 아브람은 그로부터 689년이 지난 4136년 전에 수메르의 도시국가인 ‘우르’에서 출생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유대인들을 바빌론으로 끌고 갔을 때(약 2600년 전), 히브리족의 창세기 <베레쉬트>가 비로소 쓰여졌다. 태초의 말씀으로 존재하는 유일신 야훼에게 길가메쉬 서사시가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1.구약성서의 분노하는 신 야훼는 수메르 신화의 바람의 신 엔릴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엔릴의 명령은 반드시 집행된다. 엔릴의 성격은 타오르는 불과 같아서 인간과 신의 관계가 타락했을 때 대홍수를 일으켜 인간을 절멸시키려 한다.
2.길가메쉬 서사시는 노아방주 외에도 성서에 등장하는 주요 설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바벨탑 이야기뿐만 아니라 유목과 농경의 대립을 상징하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장자 상속의 전통을 벗어난 에사오와 야곱 이야기 등의 모티프가 담겨있다.
3.길가메쉬의 어머니 닌순신은 암소의 형상으로 나타나며 자애로운 성품으로 자식들을 돌본다. 그러나 구약 성경에서 황소는 우상숭배의 전형이며 이를 섬기는 행위는 죽음의 죄악이다.
4.7은 신성한 숫자이다. 우루크(길가메쉬가 다스린 왕국)의 기초를 세운 현인은 일곱이고, 대홍수 이후 비둘기를 날려보낸 건 일곱째 날이다. 엔키가 인간을 출산하기 위해 만든 여신의 수도 일곱이다.

고대 신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최고 신이 곧 도덕적으로 선한 신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행을 베풀고, 어진 마음씨를 가진 신은 설사 세계를 창조했다 하더라도 2인자의 자리로 밀려나거나, 숨은 신으로 격하된다(창조주 엔키는 엔릴에게 밀려난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 의해 억겁의 형벌을 받는다). 신들의 세계는 인간계의 거울인 셈이다. 길가메쉬 서사시의 세련된 문체와 구조는 아득히 먼 옛날에 대한 현대인들의 맹목적인 편견이 야기하는 야만성과 원시성을 소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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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운동사 -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한윤형 지음 / 텍스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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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운동사  : '참 잘했어요~' 박수 세번 짝짝짝. 어깨를 토닥토닥. 

1. 서두의 '심하게 간추린 언론사'를 보면 저자는 강준만의 저서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각주로 여러차례 확인하는 대목이 있다. 참 인상적이다. 흔히들 남의 글 인용하는 걸 그렇게 세세히 드러내지 않는데, 정치자금 고백하던 김근태 같은 솔직함은 출발부터 글의 신뢰도를 담뿍 높여준다.

2. 함께 느끼고 고민하고 실망했던 역사의 관통지점을 다시 더듬어 나가는 작업이 얼마나 가슴 저린 일인지 깨닫게 된다. 끝을 알면서도 다시 돌려보고 제발 이 지점에서 다른 선택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까지 들었다면 너무 바보같은 일인지...

3. 며칠전에 '위키리크스'라는 단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문득 안티조선이란 말에서 어떠한 감흥도 일지 않는 사람이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해봤다. 안티란 말에서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낄지, 아니면 잊혀진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처럼 새로운 청량감에 들뜰지 궁금하다. 트위터에 폭풍 RT 되듯이 후자의 감흥이 더 널리 퍼지길 바란다.

4. 1쇄임에도 불구하고 오타 한 자 없는 책은 별로 못 봤다. 편집자분들의 수고가 절로 느껴진다. 굳이 매의 눈(-_-)으로 찾아낸 흠결이 363p 아래에서 5번째 줄의 '재판소는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의...' 대목의 띄어쓰기 하나다.

5. 안티조선의 경험을 발판 삼아 삼성타도의 협소함을 극복하고, 전체 언로(言路)를 상향평준화 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마무리에 공감한다.(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ㅎ) 이젠 매트릭스의 복제자가 너무나 많아져서 상대하기도 벅차다. 서로 자폭이라도 해준다면 '참 잘했어요~' 해줄텐데. 

 
6. 386세대가, 참여정부가 그랬듯이 '나의 젊음을 근거로 지금의 젊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한 건 아닌가 되돌아본다. 모양은 비슷해보여도 내용물은 어찌나 다른지 타인 앞에 선 우리는 언제나 겸허함을 잃지 말아야 할게다.

7. 결론 : '정리의 달인' 정달 한윤형 저. 다음 책 기다리겠습니다. 나이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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