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평전 - ‘진리’라 불리던 사악한 사제가 예수였을까?
조철수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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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예수가 엣세네파 공동체에서 '진리'라 불리우던 사제이며, 차후에 그들과 결별하고 대립하게 되었다는 전제 하에서
1.예수의 성경 말씀을 전부 이 구도 아래 집어넣고
2. 모든 비유를 이와 관련된 상징으로 해석하며
3. 그 설명을 위해 바리새파의 토라 해석과 엣세네파의 공동체 규약을 장황하게 인용하여
4. 주제에서 벗어나는 예시와 주장을 엄청난 분량으로 담고있다.

차라리,
1. 엣세네파의 실체 해부와 예수와의 관계 추적에 중점을 두거나
2. 토라 해석을 중심으로 축적된 바리새의 미드라쉬 전통을 조명하거나
3. 아예 복음서에 담긴 예수의 말씀 주해라는 점을 분명히 하거나
4. 그도 아니면 당대의 사회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에 힘쓰거나,

한가지라도 제대로 해야 할텐데 저자의 모든 지식을 들이붓고만 있으니 이 정리되지 않은 서재에 들어선 독자들은 당혹감을 금할 수가 없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이 미약하도다.'

성실한 학자의 자세는 충분히 전해지나 방대한 정보 전달 외에 통찰력이 뒷받침된 분석은 결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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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종교사상사 3 (양장) - 무함마드에서부터 종교개혁의 시대까지 신화 종교 상징 총서 3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박규태 옮김 / 이학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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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종교에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깔리면서 점차 율법에 근거하고 제도로 구속하는 정형화가 정착되었다. 하지만 성聖과 속俗을 오가는 이중적 의식은 끊이지 않았으니 세속안에 있어도 성스러움은 영원한 목적이다.

1. 실정성의 확립
디아스포라라는 기약 없는 방랑의 와중에도 유대인들의 결속을 지탱한 것은 시나고그를 중심으로 전개된 유대교의 가르침과 율법 준수였다. 이슬람교는 태생부터 무함마드가 신에게 받은 말씀을 한 점 한 획도 어기지 않고 실생활의 준거로 삼아야 했다. 종교가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가 실생활의 모든 분야를 구속했으니 이를 곧 실정성이라 한다.

2. 신비주의의 면면한 흐름
이러한 실정성은 신도들에게 가치관의 합일과 안정된 생활양식을 부여하고 교세를 넓히는 데 주된 기여를 했지만, 내면의 성스러움에 도달하려는 비의전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궁극의 통찰을 얻으려는 노력은 단지 개인의 초월과 신적 합일뿐만 아니라 신이 부여한 자연질서에 대한 탐구열을 불러일으켜 16세기 이후 자연과학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3. 역逆의 합일合一(coincidentia oppositorum)
수도회의 청빈과 이단의 청빈은 종이 한 장 차이였고, 민속신앙과 마녀제의는 어둠 한 뼘 간격이었지만 공존을 허락받지 못했다. 그러나 종교란 성과 속의 세계, 어느 쪽에서도 발을 뺄 수 없다. 영원에 머무는 신이 시간 속에 들어와 역사적 개입을 하고, 인간의 몸을 빌려 신성을 현현해보인다. 모순을 끌어안는 것이 종교적 인간 실존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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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종교사상사 2 (양장) - 고타마 붓다에서부터 기독교의승리까지 신화 종교 상징 총서 2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최종성 외 옮김 / 이학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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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자 서양이며, 현세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인도 대륙의 종교(및 사상)은 형이상학적 방법론, 이데아론, 유물론, 유일신론, 무의식의 발견 등 온갖 종류의 철학적 사색이 담겨있다.

1. 고통에 대한 긍정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은 수양과 단식, 고뇌와 좌절, 유혹을 물리치는 결심 등 육체적, 심리적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에 기인한다. 특이하게도 인도 사상은 이 고통을 단순히 벗어나야 할 족쇄로 여기지 않고, 해탈에 도달하기 위한 필연적 요소이며, 아울러 고통 또한 실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통해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는 초월성에 주목한다.

2. 인간 이성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경지
해탈은 인간 이성으로 도달할 수 없는 저 너머의 경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자아 안에 있는 지혜는 원초적 실체의 소산이며, 그것의 부분에 불과하나 그 진리로 나아가려는 역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초월의 경지가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 자리에 도달했다는 인식마저 사라진 상태가 바로 해탈의 경지이기 때문이다.

3. "인식"에서 "상태"로의 이행(삼마디)
깨달았다는 "자아의 인식"마저 철저히 지워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붓다의 가르침이다. 일체의 소멸, "인식"이 영원한 현재에 머물러 있는 "상태"가 바로 공空이다. 공은 그저 비어있는 것도 아니고 깨달음으로 채워져 있는 것도 아니다. 원초적 실체를 품은 상태이며, 이는 단순히 "시원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통일과 지복의 "인식"을 겸비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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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종교사상사 1 (양장) - 석기시대에서부터 엘레우시스의 비의까지 신화 종교 상징 총서 1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이용주 옮김 / 이학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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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부터 이미 영성을 표출해 온 인류는 삶의 터전마다 조금씩 다른 생활양식에 영향을 받아 큰 공통점과 미묘한 차이점을 가진 종교의식을 보여준다.

1. 순환하는 우주론과 끝이 예정된 종말론
고대 신앙의 주류는 사계절의 변화와 식물의 생장-소멸이라는 조화를 반영한 순환론이다. 이 관념은 인간 또한 죽음의 강을 건너 불사에 이를 수 있다는 소망(이집트)으로 승화되거나 윤회의 고리에 갇혀 영원히 재탄생해야 한다는 관념(인도)으로 표현되었다. 현세계에 끝이 있고 다른 세상(천국)에서 부활하리라는 종말론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에서 발원한 독특한 사상이다.

2. 인간과 신 사이의 거리감
인간의 가능성을 고찰할 때 신의 숨결을 받은 측면에 주목하면 인간도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수행을 거쳐 신적 진리(gnosis)에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육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측면(진흙)이 우선하면 신과 인간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영웅적) 인간이 지나친 탁월함(arete)을 과시하면 결국 자신의 오만(hybris)에 걸려 넘어져 파멸에 이른다.

3. 신성이 깃든 자연과 역사의 신성화
고대인들은 당연하게도 눈에 보이는 온갖 오묘한 자연 현상을 신과 결부시켜 해석했다. 이 강력한 신들(바알, 제우스)은 창조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려 "숨은 신"(deus otiosus)으로 격하시킨다. 이러한 자연적 범신론이 신성을 훼손한다고 생각한 유대인들은 오직 야훼의 기치를 내걸고 무대를 자연에서 역사로 이동시킨다. 이제 눈 앞에 닥치는 모든 시련과 행복은 하나님의 섭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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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 고대 지중해 세계의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볼프강 슈테게만.에케하르트 슈테게만 지음, 손성현.김판임 옮김 / 동연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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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일반에 대해 수준 높은 지식을 전제하고 있는 본 저서는 학술적인 문장과 세밀한 목차 구분으로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독자는 해석의 지난한 고통을 뚫고 저자만의 통찰과 식견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뒷면에 새겨진 각종 상찬의 향연에 걸맞지 않게 그 만족도는 높지 않다.

저자들은 논문 형식에 맞추어 우선 개념의 추상화를 정립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개별성을 부여한 후에 보편 원리로 확장하여 일반성을 획득하는 전략에 임하고 있다.

이 3요소는 각각이 서로를 받치는 형세인 바, 하나가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균형은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개별성에서 일반화로 넘어가는 지점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구현하는 구간인데, 본 저서는 지나친 개별성에의 천착과 너무나 무난한 일반화의 전개로 둘 사이의 접점이 모호하기만 하다.

성실한 학자의 성실한 노작인 바 인용 자료로서의 쓰임새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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