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콕을 실천했더니 재난지원금이 남아서 근처 서점에 갔다. 전에 갔던 곳은 문제집밖에 없다시피 해서 다른 곳으로 갔는데 거기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점 구경을 하다 4권을 집어들었는데 9월 말까지는 다 읽고 감상을 남기는 것이 목표!

☕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 책구루, 2018)
먼저 책 만듦새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것 하나, 띠지가 너무 두꺼워서 저자 이름을 가린다. 띠지를 씌운 상태에서는 저자 이름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나름 저자분이 세바시 강연에도 출연하신 분인데 왜 그런건지 알 수가 없다. 띠지를 벗기면 본문 표지 아랫부분이 휑한 것도 단점. 또한 앞표지에 본문인용글이 6줄이나 들어가 있다. 최근 만난 책 중에서 표지가 마음에 안 드는 책 top 3에 넣었다.

이웃님 서재에서 리뷰를 보고 마음에 들어 검색을 해보니 학부모님들 독서모임에서 많이 읽히는 책이었다. 저자분이 12년째 독서 논술 교육에 몸담고 있다고 한다.

목차를 살펴보니 영유아~고등학생을 두루 포괄하는 듯 하지만 주독자층은 중학생 학부모인 것 같다. 조금 더 넓혀보자면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 쯤?

만약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가장 처음에 소개된 슬로리딩(304쪽) 부분을 읽은 다음 초등학생용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요즘 많은 어린이 출판사에서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니 활용해봐도 좋겠다.

(+1)독서교육 책을 몇 권 보지 못했지만 <궁금해요, 모모쌤의 독서테라피>(엄혜선 지음, 애드앤미디어, 2019)가 풍부한 워크북 예시를 제공하고 있다. 대신 이 책은 ‘공부‘가 아닌 ‘심리치료(감정)‘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2)http://me2.do/xHqwfOmk
(창비어린이 독서활동 자료 링크. 창비 말고도 사계절, 비룡소 등의 출판사 홈페이지에서도 교육자를 위한 ‘한 학기 한 권 읽기(=온책읽기)‘자료를 제공한다.)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벨리, 이중원 옮김, 쌤앤파커스, 2019)
유튜브 겨울서점을 보고 카를로 로벨리에 관심이 생겼는데 서점에 카를로 로벨리 책이 이 책 밖에 없었다.
커버가 없는 양장본인데 개인적으로 커버 없는 양장본도 깔끔해서 좋아한다. 사실 이 책 옆에 <코스모스>가 있었는데, <코스모스>보다는 부담이 덜 할 것 같아 선택한 것도 있다. 아직 벽돌책은 무섭다.

☕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문학동네, 2020)
이번에 산 책들 중에서 가장 신간이다. 인터넷서점에서 보았을 때는 그냥 무선제본인 줄 알았는데 무선커버였다.^^;;; 나는 말하기를 못한다. 말을 너무 많이하면 나의 부족한 밑천이 드러날까봐 늘 두렵다.

책의 첫 장을 읽어보았다. 작가는 자신이 내성적인 아이였다고 고백한다. 기시감이 든다. 내가 아는 말 잘하는 사람들 중에서 십중팔구는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말하곤 했다. 진정한 내향인으로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 공산당선언(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책세상, 2002)
나의 인터넷 서점 보관함은 흡사 퇴적지층인데, 지층 중에서도 항상 장바구니에 넣었다 빼곤 하는 책들이 있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임승수, 시대의창, 2016)과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이시카와 야스히로, 홍상현 옮김, 나름북스 2016).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입문서들을 읽을 때 같이 읽으려고 샀다. 원래 책은 읽으려고 사는게 아니라 산 책들 중에서 읽는거라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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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베스트셀러만 읽지만 이 책은 뒤늦게 읽었다. 베스트셀러 1위이면 다들 읽는 것 같아서 굳이 나까지 읽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이 책이 나왔을 즈음 한창 바빴기 때문에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다. 늦게 읽은 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나름 배운 점과 생각한 점을 기록해둔다.

 

표지의 부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에서 알 수 있듯이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은 철학자청년의 대화 형식이다. 덕분에 철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알록달록한 본문 인쇄 또한 이 책이 쉽게 읽히는데 한몫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찾던 것은 '아들러 심리학'이 아니라 기시미 이치로라는 한 철학자의 필터를 통해 걸러진, 말하자면 '기시미의 아들러학'이었음을."(325쪽, 책을 마치고 중에서)

고가 후미타케의 소회처럼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론들은 기시미 이치로라는 철학자가 고대 그리스 철학을 바탕으로 받아들인 아들러 심리학이다. 그러니 정말 말하자면 순수 아들러 심리학이 아닌 '기시미의 아들러학'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이 책을 자기계발서 목적으로 보는 사람은 그냥 이 책만 읽어도 상관없을 듯하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미움받을 용기, 37쪽)

경험의 의미에 관해서 또 다른 심리학자 존 듀이의 교육 이론과 비교해볼 만하다. 듀이의 교육론에서 '경험'은 학생의 경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일 뿐이다. 여기서 목적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 지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듀이는 말한다. 여기서 경험이 수단이라는 점은 같다. 그렇지만 듀이의 이론이 수단(경험)→목적(바람직한 변화)의 순서라면 아들러는 이 순서를 거꾸로 뒤집었다. 목적(마땅한 이유-善)→수단(경험)으로. 아들러에 의하면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목적(善)으로 경험의 의미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타인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일세."(미움받을 용기, 132쪽)

듀이는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밖으로 향하는 이론이며, 아들러는 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안으로 향하는 이론이라는 점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듯하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좋았던 내용 2가지를 꼽자면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91쪽)와 '과제를 분리'하는 이야기(159쪽)이다.

1) 열등감과 열등 콤플렉스는 다르다. "열등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94쪽)이다. 이 콤플렉스는 "자랑하는 사람(101쪽)"이라는 반대의 형태로도 나타나며,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불행을 마치 뽐내듯 말하는"(101쪽) '불행 자랑'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이 세 가지의 건전하지 못한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에서 떠오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 자신도 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다.

아들러는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105쪽)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열등감은 "지금의 나보다 앞서 나가려는 것"(107쪽)을 위한 "노력과 성장의 촉진제"(92쪽)가 된다.

2) '세 번째 밤' 단원에서 철학자는 우리에게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163쪽)다는 것을 인정하고, "타인의 과제는 버리"(167쪽)라고 주문한다. 여기서 부모와 자식 관계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이야기였다.

 

다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개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내용이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타인을 판단하거나 변화시키려 하는 것은 금물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의 내용은 나 자신의 마음의 평화와 자기계발을 위한 심리학이다. 이는 위에 인용한 "타인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132쪽)이라는 구절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또한 철학자는 타인의 변화는 타인의 과제이므로 개입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이 책의 내용(아들러 심리학)을 통해서 인생이 바뀐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무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어디까지나 이 책의 목표는 '행복한 인생'이므로 나에게 맞는 내용만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첫 번째 밤' 단원에서 철학자의 논리와 달리, 나는 개인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경험(트라우마)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굳이 그 경험을 억지로 극복할 필요가 있을까?

 

+

 『미움받을 용기』'첫 번째 밤' 단원 중에서 감정에 대한 내용(40쪽-인간은 분노를 지어낸다)에 흥미를 느꼈다면, 오른쪽의 책 『아들러의 감정수업』이 해답이 될 것 같다. 사실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내가 원래 알고 있던 내용은 『미움받을 용기』와 별로 겹치지 않는다.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책을 검색해보니, 『아들러의 감정수업』의 목차가 내가 접했었던 아들러 심리학과 가장 비슷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다른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보관함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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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ladin.co.kr/m/mEvent.aspx?EventId=206945

★7월 독보적 챌린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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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게으름을 찬양하다니... 천상 게으름뱅이로서 두근두근하며 이 책을 펼쳤는데, 내가 생각한 게으름과 사뭇 달랐다. 작가는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 사회가 조직적으로 근로 시간을 줄여나갈 것을 설득한다. 그리고 남는 여가 시간을 문명과 교육을 통해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뒤따라 나오는 문명과 교육에 대해 논하는 글들이 표제작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뒷받침한다.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란 쉬는 날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빈둥빈둥거리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여가는 비실용적인 학문적, 예술적 호기심을 탐구하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이다. 나처럼 오해하는 독자들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목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만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서로 친절해지고, 서로 덜 괴롭힐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곤함에서 오는 짜증과 여유 없음을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이 글은 옛날에 쓰였지만(찾아보니 1930년대인듯), 그때 당시 기준으로 산업의 발달로 인해 장기간의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상적인 사회로서 누구도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세상을 예로 들고 있다. 하루 4시간이라니.... 지금으로서도 꿈 같은 이야기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얼마전에 본 기억이 났다. 곧 다가올 미래 사회를 십 대를 위해 차근차근 풀어서 설명한 이 책. 이미 십 대가 아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의 6번째 챕터에 기본 소득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나온다.

 

인공지능에 대한 발달로 저임금 노동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가 온다. 이를 위한 사회 보장으로서 기본 소득 제도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재원을 로봇세(Robot tax)로 충당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2017년 빌 게이츠가 찬성하여 유명해진 이론이다. 진짜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생각의 시작점은 다르지만 모두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골자는 같다. 그렇다면 50년 뒤의 미래에는 또 어떻게 될까... 그때에도 과학발달로 노동 시간이 줄어들 것이며 우리는 더 많은 여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이 또 나올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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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전에 독서대를 구입했다. 자취방에 있는 독서대는 5년 전 쯤에 시험공부할 때 사은품으로 받은 나무 합판으로 된 독서대인데 들고다니기 꽤 무겁고 이음새가 플라스틱이라 잘못 다루면 쉽게 망가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조건은 두 가지, 가벼울 것 그리고 접어서 들고다닐 수 있을 것. 네*버에 휴대용 독서대라고 검색하니 꽤 많은 상품들이 나왔다. 휴대용이라고 하면 옛날 다*소에서 팔던 조잡한 플라스틱 밖에 안 떠올랐는데 시간의 흐름을 새삼 느꼈다.
리뷰를 보고 내가 생각한 조건에 맞추어 샀다. 휴대용이라는 점에서 무거운 책을 올려놓는 것은 포기ㅎㅎ (이제 두꺼운 전공책은 읽을 일이 없을테니...)
큰 기대 없이 한달간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잘 사용하고 있다. 가볍고 사진처럼 접었을 때 튀어나오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접히는게 너무 좋다. 내가 살 즈음에 업그레이드 버전도 출시된다고 적혀있었는데 나는 지금 것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 독서대 이야기만 하면 광고글 같으니 책 이야기도 해야지...
요즘 ‘할머니‘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님의 책이 작년 이맘 때쯤 나왔었고, 지금 읽고 있는 ‘나의 할머니에게‘와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까지...전자책 리더기에는 이미 대여해놓은 ‘루거 총을 든 할머니‘도 있다. 우리보다 앞서 인생을 먼저 걸어간 멋진 여성을, 인간을 만나는 일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의 할머니에게‘의 추천사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한명인 오정희 님께서 쓰셨기에 몇 줄 옮긴다.

이 소설들을 읽노라면 스스로도 해석이 잘 안 되는, 늙어가고 있는 나의 모습과 복잡한 내면의 지형도가 보이고 또한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가파르게 살고 있는 딸이, 내가 향해 가고 있는 시간들을 어쨌거나 살아냈던 어머니가 확연히 보인다. 그 새삼스러운 발견에 낯설고 신선한 충격을 느끼면서, 내가 통과해온 세월의 많은 과오와 부끄러움에 대해 조금은 대범해질 수도 있었다.(‘나의 할머니에게‘ 추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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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6-29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대는 옳습니다. 다다익선 아이템 ㅎㅎㅎ

파이버 2020-06-29 15:39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고향집에 하나, 자취방에 하나, 들고다니는 것 하나... 자꾸 증식하지만 척추 건강을 위해 다다익선입니다

비연 2020-06-30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하나 장만했는데 너무 편해서 또 구입해야 할 듯요^^

파이버 2020-06-30 11:3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너무 목이 편해요~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0-07-01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목 독서대를 가지고 있어요. ㅋ

파이버 2020-07-01 19:52   좋아요 0 | URL
원목독서대는 뭔가 독서대의 클래식 같아요 예쁘고 튼튼하고... 저도 언젠가 원목으로도 마련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