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게으름을 찬양하다니... 천상 게으름뱅이로서 두근두근하며 이 책을 펼쳤는데, 내가 생각한 게으름과 사뭇 달랐다. 작가는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 사회가 조직적으로 근로 시간을 줄여나갈 것을 설득한다. 그리고 남는 여가 시간을 문명과 교육을 통해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뒤따라 나오는 문명과 교육에 대해 논하는 글들이 표제작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뒷받침한다.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란 쉬는 날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빈둥빈둥거리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여가는 비실용적인 학문적, 예술적 호기심을 탐구하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이다. 나처럼 오해하는 독자들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목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만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서로 친절해지고, 서로 덜 괴롭힐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곤함에서 오는 짜증과 여유 없음을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이 글은 옛날에 쓰였지만(찾아보니 1930년대인듯), 그때 당시 기준으로 산업의 발달로 인해 장기간의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상적인 사회로서 누구도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세상을 예로 들고 있다. 하루 4시간이라니.... 지금으로서도 꿈 같은 이야기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얼마전에 본 기억이 났다. 곧 다가올 미래 사회를 십 대를 위해 차근차근 풀어서 설명한 이 책. 이미 십 대가 아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의 6번째 챕터에 기본 소득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나온다.

 

인공지능에 대한 발달로 저임금 노동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가 온다. 이를 위한 사회 보장으로서 기본 소득 제도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재원을 로봇세(Robot tax)로 충당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2017년 빌 게이츠가 찬성하여 유명해진 이론이다. 진짜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생각의 시작점은 다르지만 모두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골자는 같다. 그렇다면 50년 뒤의 미래에는 또 어떻게 될까... 그때에도 과학발달로 노동 시간이 줄어들 것이며 우리는 더 많은 여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이 또 나올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